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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결산 한국힙합음반 초이스 by 쟈이즈 (스압)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2023.12.31 21:11조회 수 3520추천수 32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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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쟈이즈입니다

2023년의 끝자락에서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음반 연말결산도 11년째를 맞이하였습니다. 사실 올해는 패스할까?도 생각했는데 여기서 끊기엔 너무 아깝기 때문에 먹을시간 잘시간 씻을시간 줄여가며 작성했습니다. 그러니까 더럽고 추하게 개추요청 한번 하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식 방금 개추라고 했어..!!

 

이번에 다뤄볼 장수는 200언저리입니다. 2023년에 새로이 발매된 피지컬을 다루는 자리이며, 바이닐은 제외하고 USB와 음원 다운로드 코드가 존재하는 카세트테이프 포맷까지 포함하여 산정하였습니다. 200장 언저리라고 한 이유는 세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 아마 초기 버전에서는 대략 190장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 본 글의 리스트는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기 때문에 미리 200장 때려박았습니다ㅅㄱ. 재작년에 130, 작년에 150.. 올해는 거기에 50장이 더 얹어졌습니다. 누가 한국힙합 망했대..? 물론 수년 전 발매된 앨범이 올해 피지컬 프레싱 된 케이스도 있지만 올해 발매된 앨범만 따져보아도 양질의 작품이, 사운드풀 또한 굉장히 다채롭게 나왔음을 확인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리스트 중에는 여러분들이 아니 이게 왜 블랙뮤직인데?’ 라고 할 법한 작품들도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리스트 안에는 블랙뮤직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제가 생각했을 때 이게 왜 블랙뮤직인데?’ 싶은 작품 또한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그래도 너무 뜬금없는 작품들은 제하였으니 아무쪼록 광의의 범위로 산정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나아가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 리스트는 아직 미완성이기도 합니다. 미처 구하지 못했거나, 구매했는데 아직 배송 오지 않은 작품들도 있기에 본 리스트에 아직 몇몇 앨범이 없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앞으로 본 결산글에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각 음반들의 번호도 없앴어요중간에 앨범 하나 추가되면 번호들이 싸-악 뒤로 밀려버리니까 수정하지 귀찬아짊...,,

 

그럼 본격적으로 글 시작하겠습니다.

 

분량이 미친 듯이 길기 때문에 스크롤 맨 아래로 내려서 추천 먼저 박아주시고..ㅎㅎ

2024년 새해동안 아껴드시면서

함께 2023년의 블랙뮤직씬을 돌아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2024년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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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맨(Donutman) <R A I N B O W> 2017.9.28.

 

6년의 시간을 넘어 2017년 발매되었던 도넛맨의 첫 정규앨범 <R A I N B O W>가 피지컬로 발매되었습니다. 급변하는 장르 트렌드 속에서도 언제나 담백하지만 탄탄한 스타일을 고수하였던 그의 랩 스타일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며 이 안에서 자신의 음악적 신념과 태도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R A I N B O W> 이후에도 도넛맨은 여러 앨범을 발표하며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지만,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면모가 가장 잘 담겨있는 작품은 아마도 이 앨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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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Paloalto) <Summer Grooves> 2018.7.27.

 

2018년 발매되었던 팔로알토의 정규앨범입니다.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팔로알토의 모든 정규 앨범들이 CD로 발매되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만세!! <Summer Grooves>는 타이틀에 걸맞게 여름과 어울리는 느긋한 바이브 속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부단한 노력 끝에 얻은 성과와 이 보상을 즐길 수 있는 잠시의 여유, 이것들이 모여 그가 언제나 견지하고자 했던 건강한 삶의 자세가 갖춰지게 됩니다. 이 메시지가 팔로알토의 탄탄한 랩, 다채로운 프로덕션과 한데 어우러져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시즌 앨범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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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볼프, 하이프(LO VOLF , HAIF) <Money Baby> 2019.3.21.

 

<Money Baby>에는 트랩 뮤지션 로볼프와 프로듀서 하이프(혹은 하이프하이프)와의 합작입니다. 로볼프의 지나치리만치 개성적인 면모가 앨범에 잘 녹아있습니다. 특유의 과격하고 경박한 스웨깅은 물론,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추임새는 약간 난잡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를 로볼프라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받아들인다면 꽤나 재밌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미 다른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은 하이프의 사운드 또한 인상적. 이것이 어우러져 <Money Baby>는 한때 국내 장르씬을 휩쓸었던 멍청트랩(..)류의 앨범 중에서도 독특한 흥취를 지닌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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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KWAII) <Flowering4> 2020.9.18.

 

2020년 발매되어 많은 호평을 받았던 콰이의 <Flowering4>. 침잠한 무드 아래에서 그만의 시니컬한 시각과 조소어린 언어로 풀어내는 현실은 굉장히 차갑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뭉그러진 프로덕션과 날카로운 톤의 콰이의 랩이 어우러져 묵직한 인상을 만들어냅니다. 그 어떠한 바이오그래피 없이 평단의 호평과 입소문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씬에 뚜렷이 새긴 콰이의 데뷔작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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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엠(QM) <돈숨>(재발매) 2020.12.12.

 

많은 팬들의 염원 끝에 드디어 <돈숨>이 재발매되었습니다. 음악적 성공과 물질적 성공 사이의 괴리로 인하여 큐엠이 느꼈던 당시의 좌절감이 작품에 절절하게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불구하고 그는 고립이라는 결정을 내렸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을지언정 큐엠이 계속해서 내비쳤던 음악적 뚝심은 시간이 흐른 후 빛을 보기 시작했고, VMC로부터 뻗어나온 그의 정신은 이제 자신이 설립한 레이블 나즈카 레코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다시 듣는 <돈숨>은 굉장히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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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백 <인간 쓰레기 매립지 2021 MIXTAPE> 2021.11.20.

 

<인간 쓰레기 매립지 2021 MIXTAPE>는 올해 <KB2>가 나오기 전까지 권기백이라는 뮤지션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유의 과격한 워딩과 공격적인 태도는 이 앨범에서도 여전하지만 이 안에는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관악구, 신림동에 대한 츤데레(?)같은 애정이 담겨있습니다. 확고한 소재와 주제를 중심삼아 지펑크 중심의 사운드로 꾸려낸 프로덕션, 그리고 한 층 정갈해진 그의 랩 퍼포먼스 덕분에 권기백이 발표한 수많은 작품 속에서도 가장 특색있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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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힘찬(vusglacks) <was the milk enough?> 2021.12.9.

 

vusglacks의 매력은 켜켜이 쌓아 만들어나가는 화음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만들어나가는 멜로디컬한 보컬은 낯선 매력을 선사함과 동시에 신성한(?)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프로덕션 역시 앨범의 버라이어티함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shift66 크루 소속 뮤지션들이 락과 힙합 사이의 경계를 애매하게 흐려놓은 프로덕션을 즐겨 사용하였고, 이것이 그들의 매력이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was the milk enough?>는 앞서 이야기했던 음악적 매력과 합쳐져 톡톡 튀는 매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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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힘찬(vusglacks) <어쩌다가 이까지 왔나> 2022.2.18.

 

shift66 소속 vusglacks, 편힘찬이 2022년 발표한 앨범입니다. 트랩-싱잉을 메인으로 내세웠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경쾌하게 내달리는 락 사운드가 앨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아래 편힘찬 특유의 화음을 켜켜이 쌓아 만들어나가는 보컬이 울려퍼집니다. 여기서 빚어지는 산뜻하지만 멜랑콜리한 감정이 인상적. 그동안 보여주었던 보컬 퍼포먼스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락사운드와도 제법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들어보니 상상 이상으로 잘 어울립니다. 4곡이라는 짧은 일탈이었지만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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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래빗(OHIORABBIT) <> 2022.3.19.

 

오하이오 래빗의 음악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크루 서리(30)의 멤버로서는 굉장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개인 결과물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굉장히 차분하고 사색적이면서 음악적으로는 장르의 틀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 또한 마찬가지. 이번에는 그가 직접 프로듀싱한 잔잔한 사운드에 먼저 이목이 쏠립니다. 그리고 이 위에 자신의 덤과 같은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올려놓습니다. 오하이오래빗의 랩과 보컬 퍼포먼스는 변화무쌍하게 흘러가기에 앨범 전체적인 인상은 잔잔하지만 흐름에는 다이나믹함을 품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래빗의 유니크한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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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탈(ILLTAL) <적응> 2022.6.22.

 

한국힙합의 오랜 팬이라면 일탈이 드디어 새로운 앨범을 낸다고 했을 때 열광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0년 발표한 <Naked>로부터 12년의 시간이 흘러 발매된 두 번째 정규 <적응>은 이제 음악에서 조금 멀어져 사회인의 삶을 사는 일탈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자신의 뮤지션 네임과 달리 사회의 시스템에 점차 적응해가는 모습을 담아낸 셈. 그렇기에 작품은 일상의 언어로 이뤄져 있지만 그렇기에 그 속에서 일탈이 꼬집어내는 은연의 문제들이 듣는이들의 폐부를 더욱 아프게 찌르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며 특유의 날카로운 랩 퍼포먼스는 다소 무뎌진 듯 하지만 그의 언어에에 깃든 생각들은 여전히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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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노(Jambino) <^___^> 2022.6.23.

 

에잇볼타운 소속 잠비노가 2022년 발매한 앨범입니다. 잠비노 특유의 앳된 톤으로 뻗어나가는 랩-싱잉이 앨범의 분위기를 발랄하게 이끌어나갑니다. 자신의 일상을 다양한 사물과 상황에 빗대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코리아드러그딜러라는 하드코어한 곡명과는 다르게 들어보면 이 안에 깃든 발칙한 비유가 인상적이고 이것이 잠비노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___^>라는 타이틀처럼 가볍고 통통 튀는 소재와 분위기 속에서 멜로디컬하게 뻗어나가는 잠비노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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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j-hope) <Jack In The Box (HOPE Edition)> 2022.7.25.

 

BTS의 멤버들이 국방의 의무 이슈로 잠시 그룹 활동을 중단한 상황. 다르게 말하면 각 멤버들이 각자의 개인적인 음악적 역량을 드러내기 좋은 시기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제이홉의 <Jack In The Box>는 작년 발매된 앨범이지만, 올해 HOPE Edition이라는 이름 아래 리패키지되어 CD로 재발매되었습니다. 거칠고 저돌적인 제이홉의 랩스타일과는 달리 <Jack In The Box> 면면의 내용은 희망과 사랑 같은 밝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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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싸이코(Mopsycho) <KOREAN TRADITIONAL G> 2022.7.26.

 

양아치스러운 감성이 가득한 모싸이코의 정규 1집입니다. 오토바이를 벗삼아 달려가나는 그가 거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되어 여기까지에 이르게 된 이야기, 특히 학교를 뛰쳐나오기까지의 서사를 랩으로써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비장한 프로덕션 속 그가 경험하였던 이야기가 날카로운 랩을 통해 그려지며, 이후에는 다소 멜로우한 분위기 속에서 랩-싱잉을 통해 가족과 관계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긴 분량 속에서 펼치는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모싸이코의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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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애(Jue) <6 Shots> 2022.8.1.

 

알앤비 보컬리스트 주애의 데뷔앨범입니다. 6잔의 술로 묘사되는 앨범의 각 트랙은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재 삼아 이야기를 진행해나갑니다. 다양한 무드를 조성해내는 사운드 아래 주애의 선명한 보컬은 자신이 이 자리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당당히 밝히는 듯 합니다. 나아가 중간중간 숨어있는 과감한 가사와 절묘하게 비틀리는 멜로디라인 역시 장소가 장소인만큼 독특한 감흥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6 Shots>은 장르팬들이 주애라는 신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깃든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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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Loopy) <The Django Tape> 2022.8.27.

 

루피의 새로운 믹스테입 <The Django Tape>은 타이틀처럼 영화 속 황야의 무법자(원제: 장고로부터 모티프를 따왔습니다. 모티프가 된 영화의 골자가 복수인 것처럼 앨범 역시 활동의 공백기 동안 루피가 겪었던 여러 가지 갈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공격적인 랩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장고의 기관총마냥 특유의 담백하지만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루피의 랩에는 팬들이 바랐던 그의 미덕이 고루 갖춰져 있습니다. 짧고 굵게 즐길 수 있는 반가운 복귀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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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베이비(Street Baby) <Street Baby> 2022.9.7.

 

수많은 랩 네임을 거쳐 드디어 스트릿베이비라는 이름으로 정착한 그가 발표한 첫 정규앨범입니다. 그렇기에 <Street Baby>는 뮤지션으로서의 리부트이기도 합니다. 자기자신을 스트릿베이비로 재정립하는 과정 속 스트릿베이비가 어떠한 뮤지션인지를 트랩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장한 트랙 프로덕션 속 길거리에 내던져져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삶의 우여곡절이 재치있는 가사들과 어우러져 인상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Street Baby>의 면면을 보자면 그가 의도하고자 했던 래퍼로서의 독특한 아이덴티티의 정립은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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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Kvsh) <Sin City> 2022.9.18.

 

캐시의 정규 2집입니다. 그래픽 노블 씬 시티에서 모티프를 따온 듯 침잠하고 어두운 무드가 작품을 휘감고 있습니다. 캐시의 여린 톤으로 펼쳐나가는 멜로디컬한 보컬은 다소 살풍경한 분위기와 대비되어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무드 속에서도 그가 선보이는 보컬 퍼포먼스에서 특유의 산뜻한 무드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캐시의 매력이 잘 담겨있지만 이 속에서도 그의 또 다른 음악적 면모를 만날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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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오피셜보이, 재지문(unofficialboyy , Jazzy Moon) <철한자구> 2022.10.1.

 

언오피셜보이의 네 번째 정규작이자 프로듀서 재지문과의 합작입니다. 언오피셜보이는 또 다른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다시 자신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근본을 되짚어보기로 결심한 듯 합니다. <철한자구>는 본격적인 붐-뱁 무드를 지향하는 작품인데다 전체적인 프로덕션 또한 재지문이 전담하다보니 과거 배디호미시절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작중에서 내비치는 메시지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감정과 열정을 굳게 간직하리라 다짐합니다. 커리어동안 건드려보지 않은 스타일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던 언오피셜보이가 선택한 근본으로의 회귀는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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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클럽(ghvstclub) <LOVE EXPOSURE>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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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클럽(ghvstclub) <LOVE EXPOSURE (2nd-Issue)>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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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클럽(ghvstclub) <LOVE EXPOSURE (3rd-Issue)> 2022.10.17.

 

2023년은 많은 신인 뮤지션들이 장르팬으로부터 하입을 받은 한 해였고, 이중에서도 고스트클럽이 몰고 왔던 파란은 여느 뮤지션들보다 컸습니다. 2022년 발매된 데뷔작 <LOVE EXPOSURE>는 고스트클럽 특유의 퇴폐적이고 우울한 감성이 가득합니다. 일본의 영화 러브익스포저로부터 모티프를 따온 듯한 작품에는 그가 경험했던 삶과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있고, 이는 원작만큼의 파격스러움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몽롱한 무드 속 고스트클럽이 펼쳐나간 싱잉은 많은 장르팬들의 입소문을 타 번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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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번역 중 손실>(일반판) 2022.10.25.

 

작년 텀블벅 한정반으로 발매되었던 이현준의 정규 2<번역 중 손실>의 피지컬이 일반반으로 발매되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세운 가치관을 중심으로 서사를 풀어나가는 작품들을 많이 들어봤습니다만, <번역 중 손실>만큼 일관된 태도와 내러티브를 견지하며 동시에 음악적 다양성을 내포했던 작품은 드물었습니다. 이현준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사람 사이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로부터 빚어낸 개인적 사유는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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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램프(Kramp) <Kill Them Three Times> 2022.11.15.

 

<Kill Them Two Times>를 잇는 크램프의 새로운 믹스테입입니다. 특유의 허스키한 날것의 톤, 그리고 일부러 흘리는 듯한 발음으로 트랙을 질척하게 기어가는 크램프의 랩은 여전히 독특한 느낌을 제공합니다. 더불어 전작과 같이 특유의 매섭고 숨막히게 만드는 분위기가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가는 믹스테입입니다. 활동이 뜸한 코홀트니만큼 크램프의 앨범을 반가워했던 사람들 역시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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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Ruru) <나의 XX을 도와줘> 2022.11.17.

 

멘헤라는 더 이상 바다 건너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존재가 아닙니다. 루루의 데뷔 앨범 <나의 XX를 도와줘>는 허무주의와 우울감에서 비롯되는 멘헤라적 무드가 녹아있는 작품입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얀데레적 집착과 내면의 우울감, 그리고 이런 부정적인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극단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충격적인 내용에 가려져 있지만 루루의 청량한 톤으로 자아낸 랩-싱잉은 퇴폐적인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며 몇몇 곡에서 보여주는 프로듀싱 또한 심플하지만 준수합니다. 과연 다음 작품에서는 어떠한 정신나간(?) 모습을 보여줄지 살짝 기대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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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HYUN SEO) <ABOUT MY DARK CLOUD Part.1> 2022.12.18.

 

보컬리스트 현서의 앨범입니다. 산뜻한 무드 아래서 지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들로 이야기를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그려내는 현서의 보컬은 프로덕션과 달리 선굵은 톤으로 뻗어 나가는데 단순한 멜로디와 더불어 묵직하게 청자들의 귀에 내리꽂힌다는 점이 특이한 부분. 전체적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팝-알앤비 앨범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10월 즈음에 파트2가 뒤이어 나왔고 역시 피지컬이 발매되었습니다만..

현재 배송중이므로 추후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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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느와르(VAN NOIR) <YÉGAKDOSHI> 2022.12.23.

 

예각도시예각은 에펠탑의 뾰족한 끝을 의미합니다. 신인 반느와르의 첫 정규앨범 <YÉGAKDOSHI>는 그가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겪었던 차별과 친했던 친구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이러한 아픔을 겪지 않도록 모두가 심리적 경계를 허물고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앨범의 프로덕션을 전담한 콘다의 사운드는 이러한 반느와르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무드를 제공하며 청자들에게 몰입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지만 그만큼 날카로운 창끝이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앨범입니다. 좀 더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스토리텔링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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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다(Conda) <> 2022.12.24.

 

2022년 말과 2023년 초는 프로듀서 콘다의 활약상이 유달리 빛났습니다. 두 번째 정규앨범인 <> 또한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콘다는 언제 찾아올지 가늠할 수 없는 성공의 때를 기다리는 이들을 비가 올 때까지 춤을 추며 기도하는 인디언의 모습에 빗대어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수많은 뮤지션들의 목소리를 빌려 이야기를 전개해 나감에도 콘다가 주조해내는 프로덕션이 이들을 효과적으로 한데 묶어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의 서사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올곧이 나아가게 됩니다. 콘다의 번득이는 프로듀싱은 자신만의 무대에서도 힘을 잃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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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테코(PATEKO), 제이씨 유카(Jayci yucca), 키드 와인(kid wine)

<어서와요 키카코 하우스 2> 2022.12.29.

 

드와인과 제이씨 유’, 그리고 파테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키카코 하우스가 다시 한 번 뭉쳤습니다. 여름의 무드를 그려낸 전작과 대비되는 겨울을 이미지로 하여 계절과 어울리는 따스한 감성의 곡들을 담아냈습니다. 하지만 이 안에서 세 명의 뮤지션이 빚어내는 팝-발라드 감성은 전작의 결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정석적인 후속작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구성 역시 간소하기 때문에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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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엠, 프레디카소(QM, Fredi Casso) <Empire State Motel> 2022.12.30.

 

큐엠과 프로듀서 프레디 카소의 합작입니다. 큐엠이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중에 잠시 머물게 된 장소, 엠파이어 스테이트 모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큐엠의 전작 <돈숨>이 돈을 좇는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돈을 쓰러가는’ 4집에 앞서 잠시 머물다 가는 이야기입니다. 성공으로부터 얻어낸 잠깐의 단맛을 맛볼 것이라 예상한 이 앨범에서 드러난 그의 태도에는 홀가분함과 즐거움보다는 찝찝함, 두려움이 앞서고 있습니다. 프레디 카소의 드럼리스 프로덕션 역시 이러한 텁텁한 분위기를 배가하고 있습니다. 빼어난 사운드 아래 여전히 자신의 뚝심을 지키려 하는 큐엠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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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드디어 2023년도 발매된 앨범 시작!
모두들 화장실 한 번 다녀오시고 커피 한 잔도 가져오시고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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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보이17(ChERRYBOY17) <BLACK STREET> 2023.1.3.

 

체리보이(동정남)’라는 뮤지션 네임처럼 그가 발표하는 앨범에는 힙합퍼로서의 스웨깅과 동시에 동정을 떼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 또한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만의 독특한 매력...인가? 아무튼 이번 <BLACK STREET>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체리보이17은 단순한 섹무새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 컨셉을 일차원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기민하게 활용할 줄 아는 뮤지션입니다. 자기가 마주한 상황들을 기믹에 버무려 재치있게 풀어나간다는 점이 작품의 재미포인트. 독특한 컨셉,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실력과 가사 센스를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이 앨범의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지옥의 크리스마스들으면서 섹무새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여기가 지옥이 아니고 어디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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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95(Odd95) <브레이브 하트> 2023.1.12.

 

오드95의 세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초기 시절을 연상케 하는 경쾌한 락 사운드와 보컬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던 오드95의 고민은 그의 커리어 내내 이어져왔지만 이번에는 <브레이브 하트>라는 타이틀에 어울리게 곧은 결심을 한 모양입니다. 물론 이런 그에게도 사랑의 아픔은 찾아왔지만.. 그가 보여주었던 경쾌함이 돋보이는 캐주얼한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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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 <데모> 2023.1.16.

 

개인적으로 연초에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었습니다. <데모>는 발언대에 오른 탱이 우리에게 외치는 한 편의 연설과도 같습니다.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지독한 슬픔과 고난들을 어떠한 꾸밈과 비유 없이 직설적으로 내뱉고 있습니다. 콘다의 프로덕션 역시 직설적인 탱의 외침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며 호응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탱이 외치는 삶의 태도는 청자들에게 더욱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모노톤의 강렬한 커버아트만큼이나 깊은 인상을 남겨준 수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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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민 <Double-sidedness> 2023.1.18.

 

김승민이 코즘(Cosm)에 입단한 이후 발표한 새로운 EP입니다. 사랑의 양면성을 주제로 한 작품이니만큼 사랑의 어두운 면을 다룬 다크사이드, 그리고 정반대 측면의 브라이트 사이드로 나뉘어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갑니다. 원래 거칠고 딥한 톤으로 랩과 싱잉 모두 준수하고 개성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그답게 이번 앨범 역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들을 갈무리하여 담아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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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Viann) <CAFE TAPE 02> 2023.1.26.

 

프로듀서 비앙의 컴필레이션 앨범입니다. 비앙이 운영하는 카페 테이프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음악들로 꾸려져 있습니다. 카페의 시그니쳐 메뉴가 우주를 연상시키는 영롱한 케이크인 만큼 작품의 분위기 역시 몽롱한 무드의 프로덕션으로 마치 우주를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 무드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참여한 많은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퍼포먼스 또한 인상적입니다. 특정 장소를 모티프로 삼은 컨셉 앨범이니만큼 이 앨범을 들어본다면 카페 테이프의 분위기가 어떠한지 대략적으로 상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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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TOIL), 지스트(Gist) <TOAST> 2023.1.27.

 

프로듀서 토일과 래퍼 지스트의 합작입니다. 그래서 타이틀도 토스트(TOAST). 이 얼마나 간결하고 명확한 타이틀인가.. 깔끔하게 주조된 토일의 프로덕션 위 지스트의 듣기 편한 랩-싱잉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가볍게 듣기 좋은 팝-랩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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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찬 <Object> 2023.1.31.

 

보컬리스트 구원찬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트랙마다 각각의 사물을 주제 삼아 사랑과 관련된 감정을 대입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구원찬의 편안하고 하늘거리는 보컬이 haventseenyou이 주조해낸 산뜻한 질감의 프로덕션 위에 내려앉고 있습니다. 선공개 싱글이었던 허수아비또한 앨범 중 유일하게 피셔맨이 프로듀싱한 곡이지만 앨범의 흐름에 잘 녹아들고 있는 인상. 언제나처럼 구원찬이 이끌어내는 특유의 편안한 감상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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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DADA) <97's BABY> 2023.2.1.

 

신인 보컬리스트 다다의 첫 앨범입니다. <97's BABY>라는 타이틀처럼 97년생인 자신에 대한 소개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다다는 차분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그리고 이러한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아가며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를 이야기합니다. 타입비트를 적극 활용한 프로덕션 위 담백한 보컬에 담아낸 갓 어른이 된 다다의 세상 이야기는 또 다른 개성넘치는 뮤지션의 등장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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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EPIK HIGH) <Strawberry> 2023.2.1.

 

어느덧 에픽하이도 결성 20주년이 넘는 원로(!)그룹이 되었습니다. <Strawberry>는 지난 EP와 소품집 앨범처럼 소박한 구성으로 이들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소소하게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곡의 포맷으로 구성된 트랙은 몇 없지만 이런 속에서도 기존과 약간 다른 스타일을 선보이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소소한 새로움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에픽하이만의 감성이 잘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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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소년(OTBY) <BOYHOOD> 2023.2.3.

 

문어소년의 두 번째 정규입니다. <BOYHOOD>라는 타이틀처럼 래퍼를 꿈꾸었던 한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문어소년의 밝고 힘찬 랩이 그려나가는 이야기에는 소년의 노력과 좌절이, 나아가 결국 꿈을 포기하고 평범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문어소년이 들려주는 이러한 한 편의 이야기는 마치 오디오북을 듣는 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이번에도 콘다(!)의 프로덕션이 이러한 구성이 돋보이도록 최적의 사운드를 준비해두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뻔해보일 수 있는 이야기지만 뻔하다는 것은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될 법 합니다. 그렇기에 어렸을 적 어떠한 꿈을 좇아보았던 어른들에게 <BOYHOOD>는 꽤 여러 의미를 가지게 되는 작품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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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다 <Heaven(금기)> 2023.2.8.

 

이바다의 새로운 EP입니다. 심장을 죄는 듯한 이바다 특유의 고혹적인 보이스가 더욱 짙어졌습니다. 특히 노래로써 상대방을 유혹하고 파멸로 이끄는 존재에 자신을 빗댄 세이렌은 그의 뇌쇄적인 매력이 극대화된 트랙이기도 합니다. 천국(Heaven)과 금기라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타이틀로 자리한 이유도 이바다의 목소리와 그것이 이끄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자연스레 이해되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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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 <푸른 밤> 2023.2.14.

 

쇼미더머니 프로그램에서 여러모로 인상적인 음악성으로 주목을 받았던 유자의 데뷔 앨범입니다. <푸른 밤>은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앳된 톤의 퍼포먼스, 그리고 이로부터 비롯된 독특한 분위기가 앨범 단위로 확장된 결과물입니다. ‘이별이라는 주제를 유자만의 개성을 담아 풀어나가고 있는데 헤어짐을 다룬 작품이다보니 자칫하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울해질 수 있음에도 특유의 밝고 단순한 모습 덕에 아기자기한 느낌 가득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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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Dok2) <The Core Tape Vol.1> 2023.2.17.

 

근래 들어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청자들과의 거리감이 다소 느껴지는 도끼지만 올해 그가 보여준 행보는 다른 뮤지션들 못지 않게 열렬했습니다. 이러한 허슬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The Core Tape 시리즈의 시작이 된 <The Core Tape Vol.1>. 프로듀서 홀리가 전담하여 빚어낸 사운드 속에서 도끼는 이전과 달리 마음의 평화와 같은 정신적인 측면으로서의 자기를 조명하는데 더욱 집중합니다. 그렇기에 지난 도끼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앨범이기도 하죠. 하지만 탄탄한 랩 퍼포먼스는 여전합니다. 도끼의 새로운 면모와 힙합을 향한 여전한 사랑을 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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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30) <THE FROST ON YOUR EDGE> 2023.2.19.

 

벼랑 끝에 몰린 서리. 하지만 절벽에서 떨어지는 이들은 서리가 아니었따데박스... 이들이 방송에서만 이야기하였던 본격적인 공격태세가 음악으로, 앨범 단위로 확장된 작품입니다. 여전히 무겁고 텁텁한 분위기 속 호전적인 태도는 여전하며, 그럼에도 각종 밈을 활용한 유머러스한 가사가 뒤얽혀 서리 크루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아가 신입(!) 딥플로우의 가세까지 더해지니 공격성이 배가되고 무게감 역시 늘어났습니다. 언제나 소신으로 똘똘 뭉쳐있기에 언제나 시끄럽고, 그렇기에 언제나 힙합의 순수재미를 몰고 다니는 크루의 멋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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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라마제이(YOORYEONG, LAMAJ) <THE YOOLAM LP> 2023.2.20.

 

HMD 레코즈 소속 유령과 라마제이의 합작입니다. 타이틀처럼 2021년 발매된 <유람>의 후속작이지만 이번에는 구성을 좀 더 보강하여 정규앨범의 형태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유령은 전작 <유람>과 같이 모든 곡을 영어 가사로 소화하고 있으며 프로듀서인 라마제이 역시 좀 더 정석적인 샘플링에 입각한 프로덕션으로 비트를 채우고 있습니다. 정통 붐-뱁 힙합의 사운드를 추구하며 담백하지만 인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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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백(BebaeK) <ARRIVE> 2023.2.22.

 

뮤지션 비백의 두 번째 EP입니다. 서정적인 무드를 띠는 프로덕션 위 자신의 다양한 감정들을 이모-랩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래퍼로서의 비백의 모습이 두드러지는 작품이지만 특유의 얇은 톤과 멜로딕한 랩의 운용 때문에 싱어로서의 비백은 어떨지 한번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ARRIVE> 자체는 꽤나 단선적인 느낌을 주고 있지만 비백의 하드웨어 자체는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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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CAMO) <Pressure Makes Diamonds> 2023.2.22.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카모가 드디어 자신의 첫 정규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Pressure Makes Diamonds>는 모두가 으레 예상할 법한 그의 음악적 매력이 담겨 있습니다. 해외의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한 프로덕션 아래 카모가 펼쳐나가는 랩과 싱잉은 평소 카모가 보여주는 감각적이고 강렬한 비주얼과 합을 맞춰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앨범은 전체적으로 장르씬의 트렌디함을 카모의 것으로 체화한 작품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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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폴트(ZePault) <ZE> 2023.2.27.

 

고등래퍼4 출연한 적이 있던 신종민 군이 자신의 뮤지션 네임을 루이스 키드에서 제폴트라는 이름으로 바꾼 후 발표한 데뷔 앨범입니다. 예전에는 락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싱잉을 위주로 곡을 꾸려나갔지만 <ZE>에는 비단 락에 머물지 않는 다양한 스타일의 프로듀싱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올려놓았습니다. 그렇기에 제폴트라는 뮤지션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실력적인 면에서는 루이스 키드 시절보다 확연히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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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건(#Gun) <#reGUN> 2023.2.28.

 

살아있었구나 샵건!!!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쇼미더머니 출연 후 알음알음 싱글을 발표했던 그가 3년 만에 결과물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소속사와의 계약과 자신의 본격적인 복귀를 알리며 <#reGUN>이라는 장대한 타이틀까지 붙인 더블싱글 입니다만 내용물은.. 앞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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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비(Taeb2) <TIME SELLER> 2023.2.28.

 

태비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싱어로서의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던 지난 작품들과 달리 이번 <TIME SELLER>의 태비는 래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정적인 무드 속 싱잉을 메인으로 하는 태비의 곡 운용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이전작들에 비교해보면 “Dabbbb”과 같이 좀 더 본격적인 랩을 보여주는 곡들도 수록되어 있어 그의 다채로운 면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후 12월에 발표한 앨범 <LOVE SELLER>가 원래 스타일로의 회귀에 가까웠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TIME SELLER>는 태비의 디스코그라피에서 더욱 의미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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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엠, 크루셜스타(QM, CRUCiAL STAR) <> 2023.2.28.

 

쇼미더머니에서의 인연이 큐엠과 크루셜스타 두 뮤지션의 합작을 야기하였습니다. 두 뮤지션의 음악적 성향은 얼핏 달라 보이지만 <>을 들어보게 된다면 상상외로 잘 어울리는 조합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작품의 타이틀만 보면 물질적인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으레 떠오를 법 하지만 두 뮤지션은 이를 뛰어넘어 금보다 소중한 정신적 가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크루셜스타의 타이트한 랩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라 더욱 반갑기도 합니다. 클래식한 구성의 비트와 어우러져 <>은 역설적이게도 2023년에 좀처럼 보기 힘들어진 정통 힙합 사운드가 깃든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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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현(BIG Naughty) <호프리스 로맨틱> 2023.2.28.

 

<호프리스 로맨틱><낭만>의 무드를 잇습니다. 소년이 겪었던 사랑의 열병을 그려낸 전작과 달리 이번 앨범은 실연의 아픔을 담아낸 작품이기도 합니다. 풋풋한 소년의 모습을 지나 사랑의 아픔을 알고 난 후 조금 더 성숙해진 모습과 표현들이 작품이 풍기는 쓸쓸한 분위기를 한 층 짙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자신의 음악이 힙합이 아니라 공언했던 것처럼 이번 앨범 역시 팝-알앤비와 발라드 사이의 음악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기서 보여주는 빅나티만의 대중성과 음악성의 절묘한 조화는 충분히 인상적인 지점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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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오(GRIO) <SYNOPSIS> 2023.3.1.

 

프로듀서 그리오의 두 번째 EP입니다. 약간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최근 노엘과 애쉬 아일랜드, 아우릴고트를 비롯한 다양한 뮤지션들의 곡에 참여하면서 활동량을 늘리고 있는 뮤지션입니다. 스트링과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여러 악기를 직접 연주하여 만들어내는 사운드를 통해 팝한 감성을 그려내는 것이 그리오가 만들어나가는 비트의 특징이니다. 이러한 경향은 그의 개인 앨범인 <SYNOPSIS>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다양한 보컬리스트와 랩-싱어들의 참여로 특유의 분위기를 잘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감성적인 팝 사운드가 그의 주특기이다보니 앞으로 그의 이름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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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백, 히라(Kwon-Kibaek, HIRA) <정희라권기백합작앨범> 2023.3.4.

 

권기백과 희.. 아니 히라의 합작앨범입니다. 타이틀도 심플한 <정희라권기백합작앨범>! 히라의 날카로운 하이톤의 랩과 권기백의 거친 로우톤이 대비되며 만들어지는 절묘한 조화가 인상적입니다. 듣는 사람이 불안해질 정도로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퍼포먼스로 시작해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정돈되는 이들의 랩 퍼포먼스에서 한껏 에너지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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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씨 유카, dnss(Jayci yucca, dnss) <LOVE AND THE CITY> 2023.3.8.

 

제이씨 유카와 프로듀서 단세스의 합작입니다. 단세스가 주조해내는 산뜻한 프로덕션, 그리고 유카의 보컬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담백한 결과물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조합을 통하여 들려주는 이야기 역시 이러한 무드의 작품에서 으레 들을 수 있는 보편적인 사랑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팝-발라드 앨범입니다. 그리고 이 두 뮤지션은 얼마 후에 전혀 정반대의 성향을 띤 작품을 발표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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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 주애(Hookuo, Jue) <미소예찬> 2023.3.8.

 

프로듀서 후쿠오와 보컬리스트 주애의 합작 앨범입니다. 후쿠오 특유의 레트로한 프로덕션과 주애의 약간 허스키한 톤의 보컬 조합이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앨범의 바이브 역시 복고지향적이지만 그렇기에 에잇볼타운의 뮤지션들이 만들어나가는 독특한 흥취가 앨범에 생생히 서려있습니다. 나아가 트랙마다 녹아있는 장르 역시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슴슴하지만 버라이어티한 작품으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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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온어비트(lobonabeat!) <Trapstar Lifestyle> 202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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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온어비트(lobonabeat!) <Trapstar Lifestyle (Deluxe)> 2023.5.22.

 

수상한 트래퍼의 더더욱 수상한 정규. 디럭스 버전까지 나오니까 더더더욱 수상해지는 앨범입니다. 심플하지만 바운스감 있는 비트 위에서 랍온어비트는 자신의 향락적인 삶의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사운드 측면으로는 굉장히 간소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지만 다양한 소스와 변용, 그리고 짧은 러닝타임으로 구성된 곡 덕분에 다채롭다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그가 내세우는 삶의 가치관은 우리의 삶과는 굉장히 이질적이지만 오히려 그 덕에 랍온어비트라는 뮤지션의 개성, 그리고 매력이 배가되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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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왼(Owen) <P.O.E.M. IV : Tyler Durden> 2023.3.12.

 

오왼의 시그니쳐 앨범인 P.O.E.M.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입니다. 영화 파이트 클럽에 등장하는 타일러 더든에 동화되어 바라본 삐딱한 세상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부조리한 면모들을 통렬히 꼬집으며 나아가는 오왼의 메시지는 작품의 말미에서 평화와 사랑으로 귀결됩니다.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고 이것들을 뒤집어버리고 싶어했던 타일러 더든처럼 오왼 역시 자신 주변의 모든 것들이 바뀌기를 소망하지만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내면의 평화를 지향하는 셈이죠. 그의 음악적 동료인 서페이스 아래 작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산뜻하게 마감되었지만 이 안에 내포된 메시지에는 언제나처럼 오왼만의 뼈있는 생각들이 가득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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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 보이(Cosmic Boy) <Can I Not ?> 2023.3.15.

 

프로듀서 코스믹 보이의 Can I?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모든 것이 서투른 어린 어른들에게 따스한 응원과 위로를 건네는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코스믹 보이가 언제나 보여주었던 편안하고 따스한 질감이 묻어나는 사운드가 가득합니다. 여기에 알앤비 보컬리스트들과 랩-싱잉 퍼포먼스를 전문적으로 펼치는 뮤지션들을 초빙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앨범의 컨셉과 어울리는 사운드와 피처링진의 참여로 코스믹 보이의 어떤 작품보다 확고한 인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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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냅(Beatsnap) <EnRoute> 2023.3.15.

 

드러머 김영진과 프로듀서 이주원의 프로젝트 그룹인 비츠냅의 앨범입니다. 두 뮤지션 모두 많은 블랙뮤직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한 바가 있는 만큼, <EnRoute>는 이들이 빚어내는 연주와 샘플링의 조화가 어우러진 곡들로 작품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재즈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힙합의 작법을 통해 폭넓은 사운드스케이프를 만들어내며 다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편안한 무드 속 이들이 만들어나가는 소리를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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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쿤스트(CODE KUNST) <Remember Archive> 2023.3.16.

 

사실 이제 코드 쿤스트를 힙합이라는 장르에 묶어두기에는 너무도 다양한 풀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프로듀서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Remember Archive>는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며 코드 쿤스트자기 자신을 주제로 다양한 사운드를 풀어나가는 작품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코드 쿤스트는 이 안에서 자신의 길을 함께 걸어온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기억들을 되짚어나가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여전히 침잠하고 몽롱한 무드를 띠는 그의 사운드지만 모두가 함께하는 자리이니만큼 이 속에 깃든 바이브에는 편안함과 희망찬 무드 역시 섞여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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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엘(TRADE L) <UNSTEADY> 2023.3.17.

 

커리어의 시작은 래퍼였지만 이후의 행보는 갈수록 싱어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지는 트레이드엘. 이번 신작 <UNSTEADY> 역시 알앤비의 색이 좀 더 진하게 묻어나고 있습니다. 싱어로서의 면모가 좀 더 다듬어진 듯 이번 앨범에서는 지난 앨범에서의 모습보다는 좀 더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려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군데군데 기존에 선보였던 랩 퍼포먼스와의 적절한 배합을 통해 조금 더 버라이어티한 인상을 지닌 작품으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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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심바(Son Simba) <DOUBLECROSS MUSASHI> 2023.3.20.

 

올해도 손심바의 칼끝은 모두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DOUBLECROSS MUSASHI>는 이러한 자신의 태도를 한 편의 시대극의 형식을 빌려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손심바는 그저 적들을 베어넘기고 베어넘기며 자신이 쓰러지는 그 날까지 이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 이야기하며 자신의 음악적 스탠스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프로듀서 프레디 카소와의 합작으로 태어난 프로덕션은 이러한 살풍경하고 텁텁한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손심바가 지향하는 서리류()가 무엇인지를, 나아가 그의 뚝심 있는 태도가 그대로 투영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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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모엘(Kimo:L) <STARDUST 2> 2023.3.20.

 

데뷔 EP였던 <STARDUST>를 잇는 키모엘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웅장한 사운드로 구성된 프로덕션 아래 키모엘의 랩이 에너제틱하게 내달리고 있습니다. 앨범을 이루는 프로덕션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과잉의 미학이 기저에 깔려 있지만, 이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구현하기 위한 흔적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키모엘의 랩 퍼포먼스 역시 이에 맞춰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한껏 보여준 느낌. 조금 더 다듬어진다면 분명 멋진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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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BOBBY) <1st Single 'S.i.R'> 2023.3.21.

 

바비가 솔로로서 발표하는 더블싱글입니다. 경쾌하게 내달리는 사운드 위 바비의 시원시원한 랩과 싱잉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근데 난 분명 CD를 샀는데 포토북이 메인이고 CD는 곁다리인 느낌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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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말릭(DON MALIK) <MADE IN SEOUL> 2023.3.23.

 

<PAID IN SEOUL>의 정신적 시퀄입니다. 전작이 성공을 갈망하는 던말릭의 야망을 다뤘다면, 이번 <MADE IN SEOUL>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그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다루는 작품입니다. 드디어 성공의 끈을 거머쥔 던말릭의 모습은 어떠한지, 그리고 그의 내면은 어떠한 상황인지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던말릭의 랩은 타이트하고 이 속에서 흘러가듯 지나가는 던말릭의 이야기를 즐기면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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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이티즈, 비모카, 스클비(DJ Tiz, VIMOKA, SKRRVVY) <RE:FRESH> 2023.3.23.

 

세 명의 베테랑 뮤지션이 해외 투어를 염두에 두었던 ‘RE:FRESH’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앨범입니다. 사실 타이틀과 여기에 깃든 의도와는 달리 디제이 티즈가 주조하는 프로덕션은 언제나의 그가 보여주었던 샘플링 기반의 클래식한 붐-뱁 사운드로 채워져 있습니다. 비모카와 스클비의 랩 퍼포먼스 또한 꽤나 정석적인 편. 다만 이러한 셋이 빚어내는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편안한 무드를 야기하기 때문에 리프레시라는 당초의 목적과는 꽤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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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즈(Tamiz) <@goodboytamiz> 2023.3.25.

 

래퍼 타미즈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지금까지 발표해왔던 수많은 EP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음악성이 한데 집약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유의 순박함을 곁들인 재치있는 표현과 랩 퍼포먼스는 유지하되 장난스러운 모습을 한 층 덜어내고 좀 더 자기자신에 집중하며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그의 또 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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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트보이(TOAST BOY) <삭이꾼> 2023.3.25.

 

불과 얼마 전, JJK를 향한 디스로 잠깐의 풍파(?)를 일으켰던 토스트보이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레게풍의 쫀득한 랩-싱잉 퍼포먼스가 트랩 비트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독특한 흥취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트랙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진중함이라곤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는 가벼운 모습이 중독적인 멜로디라인과 어우러져 그만의 개성이 묻어난 결과물이 만들어졌습니다. 토스트보이의 작업물은 원래 전체적으로 가벼운 무드를 띠고 있었고 이번 <삭이꾼> 역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앨범으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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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클레프(Jclef) <O, Pruned!> 2023.3.27.

 

제이클레프의 새로운 앨범은 우리의 예상과 사뭇 달랐습니다. <flaw, flaw>이후 5년 만의 앨범 단위 결과물인 <O, Pruned!>는 제이클레프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깊은 사유와 메시지보다는 당시의 편안한 감정을 더욱 조명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작품에는 그저 푹 쉬며 힐링하는 그의 모습이 담겨있고, 주변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고마움이 어쿠스틱한 프로덕션 아래 그려집니다. 타이틀이 가지치기(prune)인 만큼, 나쁜 생각들을 쳐내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제이클레프의 소소한 신변잡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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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HIGA) <Transit> 2023.3.28.

 

밴드 히가의 EP입니다. 꿈의 다양한 면면을 소리로써 그려나가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결국 꿈이라는 것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흘러갈 수 있는 것. 그렇기에 히가가 만들어나가는 소리들 역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결국 <Transit>는 우리가 언제나 바라는 평온하고 따스한 꿈과 달리 쉴새 없이 변하는 무드를 통해 기묘한 경험을 체험하게끔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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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dori) <Cinema Pt. 1> 2023.3.30.

 

신인 알앤비 보컬리스트 볶음...이 아닌 도리의 데뷔 앨범입니다. 팝한 감성의 프로덕션 위에서 펼치는 도리의 잔잔한 보컬은 편안한 무드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도리가 어떠한 뮤지션인지를 알려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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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Curlly), 페이디(Paiddy) <BASTERDS> 2023.4.3.

 

컬리와 페이디의 합작앨범입니다. 트랩비트 위주로 꾸려진 프로덕션 아래서 익살스레 서로의 벌스를 주고받는 두 뮤지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초반부 미니멀한 소스로 구성된 BMTJ의 비트 아래 타이트한 랩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초반부 구간이 인상적입니다. <BASTERDS>라는 타이틀답게 둘의 눈 밖에 나는 것들은 앨범에서 먹잇감이 됩니다. 이후 후반부로 갈수록 보여주는 다양한 심상 역시 주목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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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모쉬핏(Lil Moshpi) <TO GO> 2023.4.3.

 

그루비룸 휘민의 래퍼로서의 얼터 에고인 릴 모쉬핏의 더블싱글입니다. 새로운 앨범 <Return Of The Hustle>을 발표하기 전의 맛보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피지컬의 경우 ABCD와의 협업으로 바라클라바 세트와 함께 출시되었습니다. 근데.. 앨범 언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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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GIRIBOY) <KISS ME> 2023.4.5.

 

빅나티와 함께 작업한 기리보이의 새로운 싱글입니다. 프랭키 밸리의 “Can't Take My Eyes off You”의 유명한 그 구간을 오마주한 훅과 더불어 사랑의 감정을 그려내는 산뜻한 곡인데... 어느샌가부터 모든 음원사이트에 내려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싱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이렇게 된 건지는 기리보이만이 알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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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원비츠(J1BEATZ) <ANTIPODE UNION : SESSION 1> 2023.4.6.

 

오픈마켓 힙합 비트 공유 플랫폼인 제이원비츠의 주도하에 제작이 진행된 컴필레이션 앨범입니다. 오픈마켓에서 활동하는 신인 프로듀서들과 현재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래퍼들의 조합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시너지는 꽤나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참여한 래퍼들의 라인업이 한 장의 작품에서는 쉽게 모이기 힘들어보일 정도로 다채로운 라인업이다보니 이 기묘한 리스트만으로도 꽤나 흥미롭습니다. 각각의 싱글들이 한 장의 앨범으로 합쳐진 컴필레이션인 만큼, 각 트랙이 만들어나가는 조합을 즐기면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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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 덥덥이(Sun Gin, , dubdubee) <Arkestra> 2023.4.8.

 

드럼사운드를 배제한 채 전자음으로 이를 대체하는 네오붐-뱁 작법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한 가운데, 프로듀서 선진과 래퍼 격, 그리고 덥덥이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Arkestra>는 반드시 주목해야 할 작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프로듀서 선진이 만들어 나가는 건조한 프로덕션이 작품을 수놓고 덥덥이와 격의 서로 대비되는 랩 퍼포먼스가 이 위를 가로질러 나갑니다. 성지순례를 위해 사막을 횡단하는 열렬한 신도처럼, 이들의 음악은 각자가 추구하는 열망을 좇아 부지런히 나아갑니다. 드럼리스 붐-뱁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한 때, 세 뮤지션이 빚어낸 텁텁한 찬가는 수많은 동류의 작품 속에서도 맹렬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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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루, 히로(Toru , HIRO) <HiToru2> 2023.4.9.

 

작년에 발매된 <HiToru>의 뒤를 잇는 토루와 히로의 두 번째 합작 앨범입니다. 통통 튀는 비트 위에 귀에 착 달라붙는 랩-싱잉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효합니다. 사운드의 결은 비슷하게 유지하되 이 속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프로덕션이 인상적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사운드와 더불어 통통 튀는 가사 역시 앨범에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작품이 빚어내는 발칙한 바이브가 꽤나 즐거운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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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기(Coogie) <DIFF> 2023.4.14.

 

전작 <I Got A Feeling> 이후 2년 만에 나온 쿠기의 신작입니다. 바운스감 넘치는 프로덕션 위 쿠기의 랩과 싱잉이 어우러져 앨범을 수놓습니다. 타이틀 <DIFF>'did it for fun’의 줄임말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처럼 큰 의미와 줄기 없이 그저 음악 그 자체를 즐기는 그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메인스트림 앨범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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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준(KAZUN) <Prologue : X> 2023.4.17.

 

신인 뮤지션 가준의 데뷔앨범입니다. 자신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는 의미로 정한 타이틀 <Prologue : X>는 앞서 발표했던 두 곡의 싱글처럼 팝-펑크 스타일의 프로덕션 위에서 시원하게 내달리는 가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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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BLOO) <Fox and the City> 2023.4.18.

 

블루 특유의 퇴폐적인 분위기는 여전하고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 역시 이러한 바이브를 잘 살려줄 수 있는 프로덕션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언제나 보여주었던 싱잉 대신 좀 더 비중이 늘어난 랩 또한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언제나처럼 펼쳐나가는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들보다 돈 벌러 갔다 잃었다같은, 블루만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트랙들이 좀 더 와닿았습니다. 이전에 잘 보여주지 않았던 그의 면모기도 하고요. 언제나처럼의 블루를 대변하는 작품이지만 그 속에서도 소소한 변화점 또한 돋보이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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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디(Agust D) <D-DAY> 2023.4.21.

 

BTS 슈가의 또 다른 음악적 페르소나인 어거스트 디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앞선 두 장의 믹스테입과 어우러져 어거스트 디 트릴로지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더불어 이번 정규앨범까지 포함하면 슈가는 그룹의 멤버 중 가장 많은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이 되기도 하고요. 작품의 성격은 그가 지난 발표했던 작품들과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곡마다 그만의 다양한 사유를 담아냈다는 점에서는 앞서 다뤄본, 꿈과 희망패키지 그 자체였던 제이홉의 작품과는 상반된 특색을 띠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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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TAEYANG) <Down to Earth> 2023.4.25.

 

빅뱅이 사실상의 해체를 선언한 후 각자가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가운데, 음악적으로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낸 뮤지션은 태양이었습니다. 더욱이 태양 개인 앨범으로 따져도 굉장히 오랜만에 나온 솔로 앨범이라 반갑기도 합니다. <Down to Earth>는 태양이 과거부터 보여주었던 탄탄한 실력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독립적인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태양의 또 다른, 2의 행보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해서 앞으로가 굉장히 기대되는 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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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쓴(TOMSSON) <KOREAN CHEF II> 2023.4.27.

 

풀렝쓰 구성의 전작을 발표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또 다시 새로운 정규 앨범을 발표한 탐쓴. 전작 <KOREAN CHEF>가 셰프 탐쓴이 요리하는 메인디시였다면 이번 <KOREAN CHEF II>는 디저트의 느낌이..라고 하지만 탐쓴은 이번 앨범에서도 로컬힙합이 가지는 진중한 가치를 내세우며 디저트에도 꽤나 진심인 애티튜드로 임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탐쓴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대구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자부심, 그리고 정통 붐-뱁을 지향하는 우직한 태도와 랩이 인상적인 클래식한 느낌의 작품으로 마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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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왼(오왼) <love is> 2023.4.29.

 

전작과 짧은 텀을 두고 발매된 오왼의 신작입니다. 타이틀처럼 사랑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에게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감성적인 무드가 조명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야기하는 주제 덕분인지 랩과 싱잉, 그리고 이를 통해 풀어나가는 이야기들 역시 다소 뭉그러져 편안한 감상을 이끌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언제나 날카롭고 모난 모습을 보여주었던 오왼의 디스코그라피였기에 <love is>는 다른 의미로 유독 눈에 띄는 앨범이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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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사이코시스:> 2023.4.29.

 

전작 <천사>에서 완성되었다시피 한 그만의 독특한 바이브는 이번 <사이코시스:>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없을, 종잡을 수 없는 사운드는 그가 내면에 지니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최성의 가장 히트작이기도 했던 <전설>과 여러모로 맞닿는 느낌. 장르를 초월하여 최성만의 바이브를 오롯이 전달했다는 점에서 <사이코시스:> 또한 그의 커리어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 되었다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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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마 얼칸 <누구나, 아무도> 2023.5.2.

 

얼터너티브 보컬리스트 고타마 얼칸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여러 뮤지션 네임을 거쳐 고타마 얼칸이라는 이름에 정착한 그는 <누구나, 아무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확립합니다. 스트링 사운드 중심으로 꾸려진 사운드 위 공간감 있게 울려퍼지는 고타마 얼칸의 보컬은 사랑하는 이와의 헤어진 후의 감정을 절절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목말라같이 랩 퍼포먼스를 펼치는 곡도 있지만 그의 진가는 포크향 짙게 배인 사운드 위에 울려퍼지는 보컬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 수많은 신인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뮤지션입니다. 모두 고타마 얼칸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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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99(Navi99) <Cruel Winter> 2023.5.3.

 

크루 나비99의 데뷔 컴필레이션 앨범입니다. 작품 곳곳에서 크루 서리(30)와의 음악적 유대를 수시로 강조하는 것처럼, 이들이 만들어나가는 <Cruel Winter> 역시 텁텁하고 묵직한 인상을 선사합니다. 이들만의 특색이라면 전자음을 위시하여 래퍼들의 목소리를 갖은 방법으로 변주하여 버라이어티함을 배가하였다는 것? 집단으로의 첫 움직임으로써 굉장히 준수한 결과물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비주얼라이징을 비롯 외연적인 확장에도 열정을 보이고 있는 집단이기에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크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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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 아일랜드(ASH ISLAND) <ROSE> 2023.5.3.

 

두 장의 정규앨범을 거치며 이제 애쉬 아일랜드는 이모-힙합의 영역에서 그 누구도 쉬이 넘볼 수 없을 위치를 이룩한 뮤지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그가 발표한 세 번째 정규 <ROSE>는 지난 작품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의 불안한 내면의 감정을 증폭시키듯 과잉된 사운드 대신 한 층 차분한 프로덕션이 앨범을 채우면서 자연스레 애쉬 아일랜드의 싱잉 퍼포먼스 또한 폭 가라앉은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는 피지컬 안에 동시에 수록된 <More ROSES>에서도 마찬가지의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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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Colde) <Love Part 2> 2023.5.4.

 

2019년 발매했던 파트 1에 이어 3년 만에 발표하는 Love 시리즈의 새로운 파트입니다. 사랑에 관련된 곡들로 작품을 꾸렸다는 점은 파트1과 다를 것 없지만, 이번에는 사랑의 블루한 이면, 이별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중점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우울한 무드에 침잠하지 않고 헤어짐이라는 소재를 다방면으로 펼쳐놓아 톡톡 쏘아붙이는 느낌 또한 가득합니다. 콜드의 기교없이 담백하지만 청자들의 귀에 확 와닿는 보컬이 이러한 이야기들에 집중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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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라우드(chilloud) <MOONROCKSTAR> 20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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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팝 뮤지션 칠라우드의 세 번쨰 정규작입니다. 여전히 과잉된 전자음들이 어지러이 앨범을 수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명확하게 와닿는 칠라우드의 목소리 덕에 이번 <MOONROCKSTAR>는 그가 전달하는 이야기들에 좀 더 쉽게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은 하이퍼팝보다는 카와이 트랩 계열의 감상 방식으로 접근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 칠라우드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결이니만큼 신선한 느낌으로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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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드(jerd) <BOMM> 2023.5.6.

 

저드에게 봄은 고통의 계절입니다. 껍질을 깨고 나아가는 새로움이 깃들어 있는 계절이지만, 이 과정 속에서 거쳐야 하는 아픔은 필연적이기 때문이죠. <BOMM>은 저드가 자신의 안에 깃들어있는 아픔을 이겨내려 부던히 애쓰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장르의 구분을 짓지 않는 다채로운 사운드를 통해 그려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지닐 수 밖에 없는 우울이라는 감정을 저드만의 시각과 표현으로 다뤄낸 성장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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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잭키드(Hijvc Kid) <HIJVC KID ll> 2023.5.7

 

드릴 뮤지션 하이잭키드가 새로이 발표한 EP. <HIJVC KID>의 뒤를 잇는 후속작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날카롭지만 단단한 발성의 랩 퍼포먼스로 쉴새없이 쏘아붙이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저지클럽을 비롯한 좀 더 다양한 풀의 사운드에서 노니는 그의 랩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포인트. 1년의 시간을 넘어 그의 퍼포먼스가 좀 더 발전했다는 느낌도 들기에 점차 이런식으로 사운드풀을 확장하다 보면 그의 새로운 모습 또한 발견할 가능성이 높기에 앞으로의 모습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뮤지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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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이(MIRANI) <The Drift> 2023.5.9.

 

가족의 안녕을 위해 성공을 갈망했던 순박한 소녀가 이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The Drift>는 타이틀처럼 드리프트 빡세게 꺾은 미란이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한 층 어두워진 무드만큼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나아가 선보이는 랩 퍼포먼스 또한 이에 맞춰 타이트해진 미란이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급격한 이미지 변화에 적응이 되지 않을 법도 하지만 결국 <The Drift>에 실린 음악을 통해 미란이의 이러한 변신은 설득력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가 어떤 뮤지션인지를 쉽게 단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여 미란이가 다음에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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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성수브릿지(UNDER SEONGSU BRIDGE)

<UNDER SEONGSU BRIDGE II> 2023.5.9.

 

팔로알토의 샷-아웃 이후 언더성수브릿지만의 에너제틱함과 독특한 개성이 널리 알려졌고, 이에 힘입어 각 멤버들은 각각이 순조롭게 한 명의 뮤지션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체급이 커진 이들이 다시 모여 만들어낸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이 바로 <UNDER SEONGSU BRIDGE II>입니다. 전작과 같은 패기는 다소 누그러진 듯 하지만 음악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더욱 성숙해진 멤버들의 모습이 이번 앨범에 담겨 있습니다.

 

여러모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 건 좋은데...

USB에다가 왜 MP3 파일만 집어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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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STi) <ride out> 2023.5.13.

 

앨범 단위로는 4년 만에 신작을 발표한 스티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스티가 만들어나가는 음악들은 담백함이 포인트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ride out> 또한 이러한 기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랩과 보컬을 두루 선보였던 그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가 더욱 두드러지는 느낌. 스티 특유의 깔끔한 마감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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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스쿨티쳐(Old School Teacher) <동서고금(東西古金)> 2023.5.15.

 

이전까지 발표한 올드스쿨티쳐의 작품들은 힙합음악을 만드는 고등학교 선생님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음악을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바운더리를 넘지 못하고 주제 역시 선생님이라는 입장에서 풀어나갔던 곡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정규앨범인 <동서고금(東西古金)>은 이 틀을 깨고 뮤지션으로서의 포지션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루는 주제 역시 좀 더 다각적이고 힙합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한 느낌입니다. 그렇기에 이 앨범은 그의 커리어하이임과 동시에 터닝포인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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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비타(DeVita) <Naughty> 2023.5.17.

 

드비타의 새로운 앨범 <Naughty>는 그의 지난 작품들을 생각한다면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메인스트림 지향적인 프로덕션과 더불어 대부분의 트랙이 굉장히 도발적인 가사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 하지만 가사의 수위만 약간 높아졌다 뿐이지 전체적으로 즐겁게 들을 수 있는 팝 앨범으로 마감되었습니다. 드비타의 새로운 음악적인 면모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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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지(kuzi) <Joyrider's Avenue> 2023.5.18.

 

쿠지의 두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조이라이더(Joyrider)라는 본인의 또 다른 자아에 의탁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산뜻한 사운드 위에 담백한 쿠지의 랩-싱잉이 편안한 무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모든 곡들의 가사가 영어로 이뤄져있다고 해서 오.. 해외파인가 생각했는데.. 영어를 좋아해서 독학으로 꾸려낸 가사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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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핵(D-Hack) <내일의 D> 2023.5.21.

 

디핵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그가 선보이는 음악들은 보통 일본풍의 멜로디가 적극 차용된 카와이 계열을 베이스로 하고있는데 <내일의 D> 역시 이러한 기조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발랄한 무드의 프로덕션과 이에 대비되는 다소 거친 디핵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디핵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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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HIPHOPPLAYA) <HAN 2023> 2023.5.24.

 

주기적으로 컴필레이션 앨범을 선보이며 씬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장르 커뮤니티 사이트 힙합플레이야. 2023년에는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고 HAN 프로젝트를 런칭하였습니다. ‘세계에 한국 힙합만의 멋을 알린다는 취지로 론칭된 이번 프로젝트.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라인업과 장르 트렌드를 적극 차용한 프로덕션으로 의외의 시너지를 발하는 컴필레이션을 만들어 냈습니다. 구성 역시 5분짜리 프리스타일 트랙을 때려박는 등 경파한 구석도 있습니다. 본래 취지에 들어맞는 결과물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선함만은 확실한 컴필레이션 앨범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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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테코, 키드 와인(PATEKO, kid wine) <Patek on Wine> 2023.5.24.

 

키카코 하우스의 가 선보이는 팝-발라드 앨범입니다. 전체적인 프로덕션은 알앤비나 힙합에서 접할 수 있던 사운드라기보다는 좀 더 팝에 가까운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에 결국 <Patek on Wine>은 장르의 문법과는 한 층 동떨어진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앨범의 전체적인 마감이 설겁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기 때문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앨범임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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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밀리(Kid Milli) <BEIGE (Balck Ver.)> 202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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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밀리(Kid Milli) <BEIGE (Pink Ver.)> 202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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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밀리(Kid Milli) <BEIGE (Green Ver.)> 2023.5.30

 

<BEIGE>는 방대한 분량 속에 키드밀리의 모든 것을 담아낸 키드밀리 전시회입니다. 그동안 그가 보여주었던 다채로운 스타일이 한 장의 앨범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마지 전시회의 섹션처럼 작품을 큰 구간으로 나눈 다음에 유사한 스타일의 곡끼리 섹션으로 묶어 차례차례 들려주고 있는데 이것이 앨범의 자연스러운 감상을 유도하게끔 배치되어 있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여러모로 음악 면으로나 구성 측면으로나 많은 신경을 썼다는 점이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BEIGE>는 키드밀리의 커리어하이가 된 작품이면서 동시에 2023년 발매된 작품 중 손에 꼽을 만한 퀄리티를 지닌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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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스(xooos) <Made In Heart> 2023.5.30.

 

알앤비 보컬리스트 수스의 데뷔앨범입니다. 댄서블한 리듬 속에서 발랄한 모습을 선보였던 지난 두 곡의 싱글과 달리 차분한 무드 속에서 사랑과 관련한 다양한 감정들을 풀어나갑니다. 작품의 분위기에 따라 수스의 보컬 역시 한층 톤-다운된 텐션으로 곡들을 이어나가는데 이러한 보컬 퍼포먼스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수스가 어떠한 뮤지션인지를 알 수 있는 모난 곳 없는 데뷔작이었습니다.

 

 

 

(음반 실종이슈로 사진 미촬영 88.. 조만간 업데이트할게요 흑흑)

모도(MODO) <Canopy> 2023.5.31.

<Canopy>의 메인 컬러는 초록색입니다. 이는 어렸을 적 모도의 집 대문 색깔이기도 하고, 아버지의 술병 색깔이기도 하면서, 나아가 자신의 성장을 옥죄는 거대한 무언가의 가리개(캐노피)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렸을 적 이야기로 시작해 여러 고난을 겪으며 성장한 모도가 다시 어렸을 적을 회상하는 순환적 구조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모도는 자신이 직접 직접 빚어낸 사운드 속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초록색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사유에 빗대어 솔직하고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도라는 뮤지션을 장르팬들에게 각인시키는 아주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그나저나 결산 마무리 직전에 정리하다보니 촬영 사진도 음반도 보이지 않아 연말 결산 최초로 부득이하게 사진 없이 글부터 업데이트하게 되엇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사진도 올리겠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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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재우(Lil Jaewoo) <릴재우는 살아있다> 2023.6.4.

 

신인 뮤지션 릴재우의 첫 번째 정규 앨범입니다. 힙합을 사랑하는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으로서, 또한 공연 기획자로서의 릴재우의 모습이 작품에 담겨 있습니다. 그가 펼쳐나가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랩과 프로덕션은 특별한 기교없이 직설적이지만, 그렇기에 자신이 겪었던 뮤지션으로서의 삶과 애환이 청자들에게 곧이곧대로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언뜻 들어보면 유쾌히 넘어가는 분위기 덕에 간과할 수 있겠지만, 이 안에는 릴재우의 음악적 애환이 절절하게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처지지 않고 여전히 너스레를 떨며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힙합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이 열정이 식지 않은 한 무대 위의 릴재우는 계속 살아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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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투하우(YURYEONG, 2HOW) <STRAY DOGMA> 2023.6.9.

 

랩퍼 유령과 프로듀서 투하우의 합작앨범입니다. 본디 정통 붐-뱁을 지향했던 유령이지만 투하우의 독특한 프로덕션 세계와 만나 굉장히 독특한 흥취를 풍기는 작품이 탄생하였습니다. 나아가 대부분의 곡들을 영어로 소화했던 라마제이와의 합작인 전작 <THE YOOLAM LP>와 달리 한국어 랩을 선보인다는 점 역시 개인적으로 반가운 부분. 슴슴하지만 묵직한 랩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유령의 랩과 투하우의 독특한 비트가 어우러져 인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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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요한 <Shining Star> 2023.6.13.

 

예전에는 한요한과 기타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로 생각하곤 했지만, 이제 그는 기타 든 무사시로서의 면모보다는 락스타로서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층 더 팝스타에 가까워졌다고 해야되나. <Shining Star>는 이러한 제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한요한 특유의 팝적인 감성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지리스닝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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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이브 펑크(ALIVEFUNK) <SHAM> 2023.6.17.

 

근래 많은 뮤지션들의 곡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프로듀서 얼라이브 펑크의 두 번째 앨범입니다. 공간감 가득한 프로덕션을 통해 몽롱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관계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려는 듯 작품에는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하여 얼라이브 펑크가 건네고자 했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앨범과 관련된 소개를 접하면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결국 관계라는 것은 깊으나 얕으나 하나의 접점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SHAM>을 듣는 것 또한 얼라이브 펑크와의 링크가 이어지는 셈이죠. 그러니까 그가 주조해낸 양질의 사운드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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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노메코(PENOMECO) <[ Rorschach ]> 2023.6.19.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 릴리즈되었던 페노메코의 [ Rorschach ]가 한 장의 피지컬로 합쳐져 발매되었습니다. 로흐샤르 심리검사법에서 차용한 앨범 타이틀처럼, 그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다양한 생각들이 음악을 통하여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안에 담긴 페노메코의 랩은 그 어느때보다 본격적입니다. 다양한 스타일의 랩 퍼포먼스 아래서 그야말로 랩 하는 페코메코의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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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JUTO) <THE EMOTION> 2023.6.24.

 

보컬리스트 유토의 신작. 자전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냈던 지난 작품들과 달리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본디 유토의 음악들이 감성적인 부분을 터치했던 만큼 제 옷에 어울리는 주제를 만난 느낌. 산뜻한 프로덕션과 적당히 선굵은 유토의 싱잉이 어우러져 시원하게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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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코바(Yescoba), 허다니엘(HEO DANIEL) <PLANGERS> 2023.6.25.

 

예스코바와 허다니엘의 합작 앨범입니다. 두텁고 몽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호준의 프로덕션에 힘입어 정통 이모힙합으로 마감해냈습니다. 근래 락사운드와 결합한다던가 하는 변종(?) 이모-힙합이 성행하는 가운데 두 뮤지션(과 프로듀서)이 보여주는 찐한 무드의 이모-힙합은 오히려 색다른 감정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예스코바와 허다니엘의 랩 퍼포먼스 역시 비슷한 궤를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가 벌스를 주고받는 와중에도 분위기의 흐트러짐 없이 일관된 무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좀 더 침잠하고 느물한 이모를 바라왔던 장르팬들은 더할나위없이 환영할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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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테(ITÉ) <소리선> 2023.6.25.

 

뮤지션 아이테가 이름을 이테로 바꾼 이후 발표한 첫 앨범입니다. “도박중독이라는 중심소재 아래 자신이 이 때문에 어떻게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어떻게 여기로부터 벗어났는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많은 프로듀서진의 풍성한 사운드, 그리고 더욱 발전한 이테의 랩 퍼포먼스를 통해 이러한 이야기들이 더욱 몰입감 있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중독이라는 키워드에 한창 민감한 시기, 이테가 입 밖으로 꺼낸 용기 있는 자전적 앨범입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와중에도 이테는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에서 자신을 꿋꿋이 지켜나가려 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소리선>은 이테의 커리어하이를 이룩하게 된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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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M1NU) <Now I know> 2023.6.27.

 

미누의 두 번째 정규 앨범입니다. -뱁의 향이 짙었던 지난 정규앨범과 달리 그가 주로 선보이는 이모 랩-싱잉으로 회귀하였습니다. 작품의 프로덕션 역시 sym과 함께 미누가 직접 꾸려낸 작품이기도 합니다. 프로듀싱 역시 미누가 선보이는 싱잉과 랩 퍼포먼스의 기조를 따라가기에 한 층 잔잔한 무드를 보입니다. “Seeed!”같은 트랙에서는 본격적인 랩 퍼포머로서의 모습 또한 보여주고 있지만 작품에서 보여주는 모든 스타일이 미누만의 담백함으로 한데 묶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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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씨 유카(Jayci yucca), 단세스(dnss) <S3X AND THE CITY> 2023.6.29.

 

-발라드 앨범 <LOVE AND THE CITY>에 이어 제이씨 유카와 단세스가 발표한 <S3X AND THE CITY>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트랩 사운드로 가득한 앨범입니다. 단세스의 본격적인 트랩 프로덕션도 프로덕션이지만 랩-싱잉이 주무기였던 제이씨 유카의 본격적인 랩 퍼포먼스를 맛볼 수 있는 앨범이라는 데서 꽤나 신선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조금 단선적이던 전작과 비교해서 두 뮤지션이 빚어내는 의외의 케미스트리, 그리고 여기로부터 비롯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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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모리벳(moribet) <전파납치> 2023.6.29.

 

khc와 모리벳이 선사하는 익스페리멘탈 앨범입니다. 첫 트랙의 제목처럼 하나의 거대한 농담과 같은 작품입니다. 수많은 사운드들이 찢어졌다 합쳐지고를 반복하며 점차 원형을 잃어가고, 이 안에서 새로운 소리들이 만들어집니다. 본래 전달되어야 할 소리를 가로채 이를 자기 입맛대로 주무르고 이 어그러진 결과물들을 청자들에게 전시한다는 점에서 <전파납치>는 정말 이들의 행위와 잘 어울리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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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훼이(YUNHWAY) <YUNHWAY> 2023.6.30.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팝-랩 싱어로서의 윤훼이와 활동 초깃적 보여주었던 그의 모습에는 큰 격차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걸은 첫 정규앨범 <YUNHWAY>는 후자의 모습에 좀 더 집중하는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난해하고 복잡한, 하지만 위더플럭이라는 이미지에 걸맞는 모습들로 이야기를 채우고 있습니다. 좀 더 독특한 무드 속에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드러내는 데 집중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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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상반기 끝!!! 아따 겁나 길다...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 하고
커피 리필하고 옵시다
 
이제 하반기 앨범들 시작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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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JAEHA) <ALBUM ABOUT U> 2023.7.1.

 

재하의 새로운 EP입니다. 중반부에 잠깐 등장하는 스웨깅 트랙을 제외한다면 타이틀처럼 앨범을 듣는 이에게 헌사하는 사랑 노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계속 앨범을 거듭할 때마다 다듬어져가는 재하의 보컬 톤에 귀에 가는데 이번 <ALBUM ABOUT U>에서는 이 마감의 정도가 더욱 매끈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감미로운 랩-싱잉을 주무기로 듣기 편하게 좋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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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Beenzino) <NOWITZKI (일반반)> 202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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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Beenzino) <NOWITZKI (한정반)> 202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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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Beenzino) <NOWITZKI Demo> 2023.7.3.

 

모든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며 변하기 마련. 모두의 청춘을 대변했던 빈지노 역시 자신이 견지하던 삶에 대한 시각을 조금 바꾸어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NOWITZKI>는 사랑하는 반려자와의 만남 이후 30대의 삶을 살아가는 빈지노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다채로운 무드 아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그려나가는 이야기들은 그가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을 뚜렷이 가리키고 있습니다. 예측불허의 퍼포먼스 또한 이러한 서사적 넘실거림을 더욱 생동감있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명실상부 올해 최고의 힙합앨범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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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클럽(ghvstclub) <Misfits> 20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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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클럽(ghvstclub) <Misfits (Re-issue)> 2023.7.5.

 

장르팬들의 입소문을 알음알음 탔던 <LOVE EXPOSURE>에 이어 발표한 <Misfits>는 고스트클럽이라는 이름을 장르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전작의 멜랑꼴리함과 괴기스러움을 간직한 채, 전보다 더욱 발전한 퍼포먼스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전작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타이트한 랩 퍼포먼스를 통해 퇴폐적인 분위기를 더욱 죄게 만드는 초반부에서 이 진가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물론 특유의 랩-싱잉에서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스트클럽 본인이 빚어내는 기괴함이 더욱 꿈틀대는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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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시(OKASHII) <ANTIVANDALISM> 2023.7.7.

 

AP 알케미 설립 직후, 스윙스가 눈독들였던 그 집단! 오카시의 두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사람들이 이들의 음악을 미래적이라 칭하는 만큼 굉장히 독특한 바이브를 보이는 작품입니다. 전자음 위주의 프로덕션을 꾸리되 하나의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다채로운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만큼 낯설게 다가올 여지 또한 존재합니다. 모든 랩 퍼포먼스가 영어 가사로 이뤄진 점 또한 이에 한몫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개성적인 멤버들이 한데 어우러져 뿜어내는 이 반골 기질 가득한 에너지에는 낯섦에 따른 거리감보다는 묘한 이끌림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매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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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youra) <꽤 많은 수의 촉수 돌기> 2023.7.7.

 

보컬리스트 유라(youra)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언제나의 유라가 그러하였듯, 이번 앨범 역시 의중을 파악하기 힘든 모호한 서술과 묘사로 굉장히 낯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만동과의 합작으로 빚어낸 전작 <이런 분위기는 기회다>와 같이 재즈 사운드가 작품에 고급진 무드를 조성하는 가운데, 유라의 보컬을 통해 빚어내는 단어의 조합들은 얼핏 들어보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이 앨범에서 유라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을 미친 듯이 파고들거나, 아니면 귀에 들려오는 흘로가는 사운드를 그냥 곧이곧대로 즐기는 겁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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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데호(CADEJO) <FREEVERSE> 2023.7.8.

 

<FREESUMMER>, <FREEBODY>를 잇는 자유 3부작의 피날레! 블랙뮤직 밴드 까데호의 세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기존의 세션 멤버 3(이태훈, 김다빈, 김재호)와 더불어 총괄 디렉팅의 이승준까지 가세해 4인조로 거듭난 이들의 자유로운 유영이 장장 1시간 50분 가량의 대장정을 일궈냅니다. 마음과 손 가는 대로 흘러가는 이들의 연주는 멈출 줄 모릅니다. 5분이 넘는 트랙은 예사고 은모래같이 장장 8분에 달하는 곡까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런 속에서 복잡한 생각은 오히려 해가 됩니다. 우리는 <FREEVERSE> 안에서 어떠한 깊은 의미를 찾기보다는 그저 앨범을 틀어놓고 이들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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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센스(E-SENS) <저금통> 2023.7.13.

 

모두가 오랜 시간동안 기다려온 이센스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저금통>에는 그야말로 이센스의 랩의 정수가 담겨있습니다. 다른 수식어 필요 없이 이센스가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그냥 랩으로 돈 버는 앨범입니다. 프로듀서 허키 시바세키가 빚어내는 다양한 무드 아래서 그는 자신이 세운 규칙 아래 자신의 금전적 성공에 대한 기준과 이를 이뤄내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힙합의 원초적인 재미가 듬뿍 담긴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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뎁트(Dept) <Persona> 2023.7.16.

 

프로듀서 뎁트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보통 달마다 더블 싱글을 낸 후 연말에 이를 한데 묶어 앨범을 발표하곤 했는데 (올해도 연말에 <Goodbye 2023>을 발표했죠) 이런 왕성한 활동 속에서도 올해 중순 <Persona>라는 또다른 새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여전히 뎁트만의 산뜻한 분위기의 프로덕션은 여전하며 그의 작품에 언제나 참여하는 보컬리스트들이 자리를 빛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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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키(SPARKY) <탈의실> 2023.7.21.

 

신인 스파키의 강렬한 데뷔 앨범입니다. <탈의실>이라는 타이틀처럼 스파키는 자신의 몸에 걸쳐있던 부정적인 경험담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걷어내는 과정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나아가 스파키의 음악이 차별화되는 지점은 다이나믹한 멜로디라인을 동반한 랩-싱잉으로 이끌어나가는 예측불허의 전개입니다. 마치 다양한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트랙마다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스파키의 퍼포먼스는 참신한 모티프와 더불어 청자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상큼발랄함 속 깃들어있는 잔혹함은 어쩌면 스파키를 정의할 수 있는 표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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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비드 잭(Ambid Jack) <프로이디안> 2023.7.22.

 

이번에 나즈카 레코즈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앰비드 잭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뱁의 향이 짙게 배인 트랙 안에서 앰비드 잭은 자신에 대한 과시와 내면의 불안함을 병렬적으로 늘어놓고 있습니다. 뮤지션의 첫 정규앨범으로서는 사운드적으로나, 서술적으로나 꽤나 정석적인 방침을 취하는 작품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앰비드 잭이라는 뮤지션이 지니고 있는 역량과 스타일을 오롯히 파악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은 꽤나 준수하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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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BRWN) <(Yours Truly)> 2023.7.23.

 

데뷔 이래 수많은 앨범 단위 결과물을 발표해 온 보컬리스트 브라운이지만 정규앨범은 이번 <(Yours Truly)>가 처음입니다. ‘너의 진심이라는 부제처럼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대와의 관계에서 고뇌하는 브라운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앨범의 프로덕션을 담당한 욜로돌로-인스가 만들어 나가는 공간감 있는 사운드가 브라운의 가녀리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보컬 톤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무드를 자아냅니다. 그동안 발표했던 많은 EP에서 보여주었던 독특한 무드가 압축된 후 정제되어 이번 작품이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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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준(NO:EL) <TRIPONOEL> 2023.7.26.

 

(?) 자숙 끝에 드디어 앨범 단위 결과물을 들고 씬에 복귀한 장용준 a.k.a 노엘. 인디고뮤직에 다시 돌아오며 발표한 정규 3<TRIPONOEL>은 이전에 그가 간간히 시도해왔던 이모 계열의 사운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팬으로 연결되는 그녀에게 전달하는 참회록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작품은 앨범이 그려내고자 하는 무드와 어울리게 지난날의 그의 실수(?)에 대한 후회와 자책, 그리고 이에 비롯된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분명 그의 잘못된 행동으로부터 비롯된 감정이기에 이러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생생함은 느껴지지만.. 역시 이를 통해 그를 어떻게 판단할 지는 이를 듣는 분들의 몫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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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이크(L-like) <It’s on me> 2023.7.27.

 

프로듀서 엘라이크가 DJ와 프로듀서 중심으로 멤버들이 구성된 솔라빔레코즈에 입단한 후 발표하는 앨범입니다. 엘라이크 특유의 맑고 청량감 느껴지는 사운드가 앨범을 채우고 있습니다. 인스트루멘틀과 몇몇 피처링진이 참여한 트랙들로 간소하게 꾸려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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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C <The PIRATE> 2023.7.27.

 

크루 YNC의 첫 컴필레이션 앨범입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래퍼들이 뭉칭 크루라 그런지 굉장히 다채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들이 어떠한 것인지를 그득히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지 하나의 수식어로 설명하기 힘든, 다양한 스타일의 뮤지션들이 포진한 크루다보니 각 멤버들의 작품 또한 하나하나 살펴볼 맛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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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비(YUNB) <이별일기 2> 2023.8.4.

 

몇 년 전 발표했던 동명의 전작의 컨셉을 잇는 일기장입니다. 전작 <이별일기>에 이어 이번에는 이별 이후에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이로부터 비롯된 이야기들이 소상히 담겨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그렇듯 강한 남자(!)라는 윤비의 이미지와 다르게 꽤나 담백하고 심플한 퍼포먼스로 작품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감성적인 무드를 바탕으로 한 컨셉 앨범이기에 좀 더 차분하고 진중한 윤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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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케이(Sik-K) <POP A LOT> 2023.8.9.

 

사실 음악 외적인 이슈로 장르팬들의 입에 더 오르내렸던 식케이지만 <POP A LOT> 역시 한번쯤은 체크해 볼 만한 팝-랩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적 트렌드를 기민하게 흡수했던 그였고(너무 과하게 흡수해서 문제였던 적도 있었지만..) 이것이 그만의 색에 맞게끔 체화되는 모습 또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트렌디한 팝을 식케이 식으로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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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딜리버리(Soul delivery) <Peninsula Park> 2023.8.11.

 

<FOODCOURT>를 통해 인상적인 조합을 선보였던 세셔니스트 그룹 소울 딜리버리가 다시 한 번 뭉쳤습니다. 런던의 페닌슐라 공원으로부터 다시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에는 산뜻함과 자유로움이 묻어있습니다. 마치 공원을 한바퀴 산책하듯, 앨범을 자유로이 거니는 이들의 음악은 주변의 사물들로부터 영감을 얻어낸 재밍으로 트랙들을 하나하나 완성시켜 나갑니다. 런던의 지역들을 곳곳이 거닐었던 기억들이 음악으로 승화하는 순간을 그려냅니다. <Peninsula Park>는 음악으로 그려낸 네 뮤지션의 여행기이자 청자들에게 선사하는 감미로운 음악의 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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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도, 딥플로우(D.O & DEEPFLOW) <Dry Season> 2023.8.14.

 

2023년 한국힙합씬 또 다른 더블 D의 역습! 살아있는 전설로 살아가는 이현도(D.O.)와 베테랑 딥플로우의 합작입니다. <DRY SEASON>은 이미 한국 장르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바 있는 프로듀서가 작금의 장르 트렌드와 만났을 때 발현되는 시너지를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네오붐뱁 특유의 사운드와 건조한 무드는 유지하되, 다른 프로듀서들의 접근법과 달리 각종 소스를 풍성하게 채워넣는 D.O의 프로덕션은 기존 경향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독특한 풍미를 제공합니다. 딥의 랩은 말할 것도 없겠죠? 기존 드럼리스 붐-뱁씬의 흐름에 또 다른 활기를 불어넣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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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Na-Ul) <Soul Pop City> 2023.8.14.

 

나얼이 진행하고 있는 ‘Soul Pop City’ 프로젝트의 두 번째 싱글입니다. 지난 싱글과 달리 좀 더 대중적인 감성으로 접근하는 수록곡 “Word”에는 나얼만의 소울풀함이 녹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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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네(UNE) <The Lost Diary> 2023.8.16.

 

타이틀처럼 다이어리 포맷으로 발매된 피지컬이 인상적인 으네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사랑의 감정에 우왕좌왕하는 속마음이 담겨있는 일기장이기도 합니다. 어디로 흘러갈 지 모르는 으네의 생동감 넘치는 보컬이 통통 튀는 프로덕션과 만나 기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킵니다. 특히 다이나믹하게 떨어지는 멜로디라인이 다채로운 전자음과 뒤섞여 독특한 인상을 남깁니다. 음악적인 부분과 외적인 피지컬까지 어우러져 귀여움이 한껏 묻어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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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노시스 테라피(HYPNOSIS THERAPY) <DANCE THERAPY> 2023.8.18.

 

짱유와 제이플로우의 그룹 힙노시스 테라피. 이들은 작년 전자음 그득한 최면치료를 통하여 청자들을 환각의 세계로 이끈 바 있습니다. 이 다음으로 이들이 행하는 요법은 바로 춤 치료(DANCE THERAPY)! 전작과 달리 랩이나 보컬같은 언어수단보다는 사운드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한 듯한 인상입니다. 짱유 또한 이번에는 제이플로우와 함께 프로듀싱에 적극 가담했다는 점 또한 포인트. 사운드 자체를 즐기면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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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보이17(ChERRYBOY17) <MY NAME IS CHERRY BOY 17> 2023.8.18.

 

<BLACK STREET>의 완전판이라고 자처하는 작품이니만큼, 여러 방면에서 전작의 폼을 강화한 매무새가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여전히 찌질한 동정남기믹은 유지하되, 이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은 한 층 더 다채로운 스킬로 채워져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기믹에 경도되지 않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또한 확실합니다. 아직은 그만이 내세우는 유머러스한 아이덴티티가 유효하게 먹혀들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든 생각인데 체리보이가 드디어 거사(..)를 치르게 되면

과연 이 이름을 유지할지가 궁금해졌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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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프리(B-FREE) <FREE THE MANE 'END OF AMEN'> 2023.8.19.

 

누구나 인정하는 명반으로 시작해 극렬한 호불호가 같리는 작품으로 마무리가 된 세 장의 FREE THE BEAST 시리즈. 그리고 이 뒤를 잇는 작품 <FREE THE MANE 'END OF AMEN'>은 세 장의 FTB 시리즈를 선보이며 쌓아올린 비프리의 복합적인 이미지가 압축된 자리이기도 합니다. 날것의 분위기를 띠는 프로덕션은 유지하되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삶에 대한 자세를 좀 더 진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뉴웨이브 레코즈 특유의 바이브가 넘실대지만 비프리만의 깊은 사유가 어우러지만 탄생한 독특한 테이스트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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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NSW yoon) <GRATEFUL> 2023.8.22.

 

방송을 통해 드릴 뮤지션으로서 이름을 알렸던 NSW 윤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사실 앞서 드릴 뮤지션이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단지 하나의 스타일에 묶이지 않은 다양한 랩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윤의 모습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믹스테입처럼 짧은 구성의 곡들을 다량으로 배치해놓은 것 역시 특이한 지점. 물론 하나의 이미지에 국한되는 것을 지양하기라도 하는 듯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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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호스텔(Youth Hostel) <Youth Hostel vol.2 Black&Orange> 2023.8.27.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신인 듀오 유스호스텔의 두 번째 정규입니다. 프로듀서 정보익(이하 익보)와 래퍼 한지원으로 구성된 이 팀이 만들어나가는 사운드는 아날로그한 향이 가득합니다. 익보로부터 주조되는 차분한 느낌의 세션, 그리고 한지원의 담백한 랩이 어우러져 작품 전체적으로 듣기 편한 인상을 선사합니다. 처지지 않는 텐션으로 산뜻한 분위기를 일관성있게 이끌어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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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토(jayvito) <Buzok> 2023.8.28.

 

제이비토의 새로운 믹스테입입니다. 구성은 단 3곡뿐이라 맥시 싱글에 견줄 정도의 간소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안에 그만의 개성이 듬뿍 담긴 곡들이 들어있습니다. 이전 작업물과 달리 목소리에 한껏 톤을 가미해 비틀린 인상을 심어주며 전자음 가득한 사운드 안에서 메시지보다는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에 집중하게끔 만듭니다. 일렉과 힙합의 경계 사이에서 독특한 인상을 심어준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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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왼(Owen) <REDRUM> 2023.9.6.

 

사랑과 평화를 외쳤던 오왼이 또다시 스스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REDRUM>은 여전히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과 가짜가 난무하는 힙합씬을 바라보며 외치는 오왼의 일갈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몰아치는 랩과 가사들로 자신의 합당한 분노를 쏟아내지만 이것이 그의 기본적인 태도가 되지 않게끔 진정하는 모습 또한 보이고 있기에 복합적인 감상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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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진트(Verbal Jint) <K-XY : INFP> 2023.9.7.

 

전작 <변곡점>에서 자신의 또 다른 음악적 도약을 시사한 바 있는 버벌진트. 이 발걸음이 이끈 다음 장소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이었습니다. <K-XY : INFP>는 자신의 실제 이별을 바탕으로 한 한 남자의 지질한 사랑이야기입니다. 주제 측면에서 아무래도 <GO EASY>를 비롯한 그의 과거 팝-랩 앨범과 비교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별이라는 주제가 작품 전체의 흐름을 관장하고 이 구성 또한 꽤 견고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인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랩은 잘하지만 사랑에 아직 서툰 한국의 INFP 남자 버벌진트의 본격 자아성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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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99(Navi99) <ㄴㅂㄱㄱ> 2023.9.9.

 

앞서 선보인 크루 컴필레이션 앨범 <Cruel Winter>를 지나 뒤이어 발표한 두 번째 크루 앨범. 멤버 중 래퍼 시월과 오드럼프, 프로듀서 mpt만이 참여한 작품이기에 전작과 같은 다채로움은 줄어들었지만 역으로 나비99라는 크루의 이미지가 좀 더 선명하게 다가가고 있는 작품이라 할 만 합니다. 나비99라는 집단의 캐릭터성이 어떠한지를 더욱 공고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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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백 <KB2> 2023.9.10.

 

이미 그동안의 커리어에서 수많은 수작들이 있지만 간혹가다 보여주는 유독 날것의 퍼포먼스 덕분에 권기백의 음악적 역량에 대한 부분은 과소평가 받은 부분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상을 단번에 뒤집은 회심의 역작이 바로 두 번째 정규 앨범인 <KB2>입니다. 비단 과격하기만 한 것이 아닌, 나름의 삶에 대한 시각과 성찰, 그리고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희망과 열정에 대하여 노래하는 이 작품은 권기백의 커리어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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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Car, the garden) <Harmony> 2023.9.12.

 

천의 이름을 가진 남자, 킨더가든의 새로운 정규 앨범입니다. 사실 피아노와 스트링 사운드를 기반한 인디-록에 가깝긴 합니다. 하지만 칼든강도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메이슨 더 소울 시절의 소울 향이 묻어있습니다. <Harmony>는 전체적으로 폭 가라앉은 무드 속에서 삶과 일상 속 불협화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하모니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러한 모순을 담아낸 작품에는 여전히 메이트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감성이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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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현(Huh) <Voice tool tip.txt> 2023.9.14.

 

허성현이 새로이 선보인 작품은 깊이보다는 다양성을 내세우는 듯 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를 전시하는 카탈로그같은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그렇기에 <Voice tool tip.txt>의 프로덕션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채로운 사운드로 채워져있고, 허성현은 이 안에서 자신의 랩이 어떻게 운용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허성현의 새로운 면모를 다각적으로 탐구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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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립(ilipp) <FINALE> 2023.9.15.

 

신생 레이블인 오디너리 레코즈 소속 아일립의 데뷔 앨범입니다. 알앤비 보컬리스트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작품 안에서는 랩-싱잉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얇은 듯 하지만 확실한 선이 있는 로우톤의 싱잉을 통해 사랑과 관련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펼쳐나갑니다. 이후에 소개할 같은 레이블의 하츠도 그렇고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보컬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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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00) <개의 노래> 2023.9.17.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00(영영)의 두 번째 EP입니다. 전작 <IC 2 SEOUL>로부터 이어지는 뮤지션으로서의 열정이 이번 작품에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시선은 좀 더 현실적인 면으로 옮겨져 힙합에 대한 사랑과 현실적인 여건 사이에서 비롯된 내적 갈등이 앨범의 중심서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 층 발전한 역량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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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E) <A Love Supreme> 2023.9.18.

 

쏠의 감성으로 예전의 명곡들을 리메이크한 앨범입니다. 예전에 그의 앨범을 이야기할 때 음악이 예쁘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번 리메이크 작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곡의 감성을 존중하되 쏠만의 테이스트가 한 스푼 첨가되니 모든 곡들이 예쁘게 변했습니다. 단순한 커버곡에 그치지 않고 쏠과 이 앨범을 만들기 위해 모인 세션들의 노력으로 <A Love Supreme>은 색다른 맛의 리메이크 앨범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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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소울(Summer Soul) <Dear.R> 2023.9.20.

 

알앤비 싱어 썸머 소울의 더블 싱글입니다. <Dear.R>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R로 시작하는 두 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감미롭고 통통 튀는 무드 속에서 사랑의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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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디(Hoody) <항해> 2023.9.21.

 

후디는 언제나 자신의 팬들에게 깔끔하면서도 믿고 들을 수 있는 작품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정규 2집인 <항해> 역시 마찬가지. 타이틀이 가져다주는 싱그러움처럼 후디의 보컬은 언제나처럼 은은함이 깃도는 깔끔한 톤의 보컬로 자신의 삶의 대한 여정과 이 속에서 느끼는 아름다움들을 노래합니다. 그가 지니고 있는 삶의 자세와 이를 통해 건네는 메시지까지 어우러져 <항해>는 건강하고 산뜻한 팝-알앤비 앨범으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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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GEMINI) <Love Sick> 2023.9.22.

 

음원 릴리즈 전부터 오우야한 컨셉아트 덕에 꽤나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제미나이의 세 번째 EP입니다. 원래부터 감미로운 톤의 보컬과 다이나믹한 멜로디로 청자들의 귀를 잡아끌었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아프로비츠 프로덕션과 만나 유니크함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더욱이 기존에 발표했던 곡들 역시 이번 작품과 어울리는 무드로 어레인지를 거쳐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존 제미나이 특유의 감미로운 보컬과 다이나믹한 멜로디를 좋아했던 분이라면 이번 작품도 즐겁게 들으셨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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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민혁(Skyminhyuk) <해방> 2023.10.2.

 

이제 그 누구도 스카이민혁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해방>은 지금껏 그가 갈고 닦아온 실력을 분출하는 터닝포인트이자 또 다른 시작점입니다. 지금까지의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며 느꼈던 씬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면에 자리하는 솔직한 내면을 한 장의 앨범에 담아냈습니다. 아마 2023년 장르팬들을 가장 놀라게 만들었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놀라움과 찬사가 어울릴 만큼 스카이민혁의 피나는 노력은 <해방>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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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식스, 한양(Hway6 , H4nyang) <FourSix> 2023.10.3.

 

래퍼 한양과 Hway6의 합작 앨범입니다. H4NYang(한양)4Hway66이 합쳐져 46(FourSix)라는 타이틀이 만들어진 듯? 튠이 잔뜩 가미된 두 뮤지션의 랩 퍼포먼스가 앨범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래퍼로서의 야마가 가득한 전반부와 내면의 이야기들을 펼쳐놓는 후반부가 어우러져 두 뮤지션들의 다양한 면모가 앨범에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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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마인드(Easymind), 오딘(oddeen) <Cells Impact> 2023.10.6.

 

프로듀서 오딘과 래퍼 이지마인드의 합작입니다. 각종 전자음들을 조립 및 분해하며 기묘한 사운드스케이프를 형성하는 오딘의 프로덕션과 건조하고 담백하게 이어나가는 이지마인드의 랩의 충돌은 교통사고로 정의할 법 합니다. 그렇기에 앨범 <Cells Impact>는 사고로 인해 부서진 차 모형을 판매하는 곳으로서 정의되기도 합니다. 마치 이 찌그러진 조합을 하나의 작품으로 긍정하는 듯한 두 뮤지션의 무심한 조합은 난해해보이지만 신기하게도 자꾸 마음이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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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피알 이안(DPR IAN) <Dear Insanity> 2023.10.6.

 

잠시 마이토(MITO)와의 관계에서 벗어난 DPR 이안이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전작 <Moodswings In To Order>에서 그 존재가 드러났던 Mr. Insanity와 관련된 번외작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던 전작들과 달리 좀 더 드라마틱하고 격정적인 사운드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흐름은 <Dear Insanity...>를 지나 이안과 마이토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의 결말을 아마 곧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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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드러미언스(Homo Drumiens) <Garden of A-den> 2023.10.10.

 

올초 발매되었던 <Arkestra>가 평단과 장르팬들로부터 많은 주목과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가운데, 이로부터 파생된 크루 호모 드러미언스가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인간 그 자체가 리듬, 드럼이 된다는 그룹의 의미처럼, <Garden of A-den>은 이들의 빚어내는 랩과 사운드로 직접 드럼과 같은 그루브를 재현해 내는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운드의 중심을 구성하는 댓츠라잇의 비트 아래 각자의 개성 뚜렷한 세 명의 래퍼가 번갈아가며 벌스를 내뱉습니다. 네오붐-뱁이 언더그라운드의 주류로서 자리매김한 가운데 보여준 이들의 움직임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아로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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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BOBBY) <ROBERT> 2023.10.10.

 

첫 싱글에 이어 발매된 바비의 첫 EP입니다. 4곡의 짧은 구성으로 이뤄져 있지만 이전까지 단편적으로만 보여주었던 바비의 랩 스킬이 한껏 부각되는 작품이기에 한번 들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각 곡에 참여한 구성원과의 파격적인 조합 때문에 (정상수라던가 정상수라던가..) 더더욱.. 바비의 랩을 앨범 단위로 즐길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의외의 시너지 또힌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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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더메뉴(off the menu) <Every Point of View> 2023.10.11.

 

밴드 오프더메뉴의 첫 정규 앨범입니다. 이름처럼 장르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다채로운 사운드를 선보이는 밴드입니다. 사실 일렉트로닉과 소울 위주의 사운드를 꾸려나가는 밴드라고 하지만 인디 락부터 시작해 알앤비까지 그냥 진짜 온갖 장르에 발을 담궈보는 중이고 <Every Point of View> 역시 이러한 일환으로 다채로운 사운드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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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Viann) <HAJIMA (Blue)>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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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Viann) <HAJIMA (Purple)> 2023.10.12.

 

언제나 다른 뮤지션의 곡에서는 가면을 쓰고, 자기 본 무대에선 변태력을 마음껏 뽐내는 프로듀서 비앙. 이번 <HAJIMA>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조차 타이틀에 하지마!!라고 박을 정도로 전자음 중심의 자기 취향 그득한 사운드가 앨범을 휘감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이 독립으로서 존재하는 비앙의 존재감이 더욱 살아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원래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더 하고 싶어지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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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기(ChanKy) <Let's bounce> 2023.10.13.

 

신인 뮤지션 찬기의 데뷔앨범입니다. 이제 갓 음악을 시작한 뮤지션이니만큼 여러 부분에서 설익은 티가 많이 나기는 합니다. 하지만 작품의 모든 프로덕션을 혼자서 꾸려나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의 퀄리티가 나온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생각합니다. 이제 갓 커리어를 시작한 뮤지션인만큼, 나아가 랩과 프로덕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신인이기에 앞으로 어떠한 작품을 만들어나갈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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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건 <26, , 서울거주, 무직> 2023.10.14.

 

큐엠이 이끄는 나즈카 레코즈에 새로이 합류하면서 동시에 발표한 우건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그는 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신의 무너져가던 삶과 이를 새로이 바로세우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를 풀어내는 우건의 랩은 다소 딱딱하고 건조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서사에 몰입하게끔 만들어 줍니다, 그가 만들어나가는 이야기와 맞물려 그리고 앨범의 프로듀서인 프레디 카소는 우건의 이야기, 그리고 감정선에 따라 청자들이 쉬이 몰입할 수 있게끔 그만의 무대를 주조해냈습니다. 이제 몸을 뉠 새로운 집에서 우건이 그려나갈 음악은 어떨지 기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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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플로우\(DEEPFLOW), JJK <Occam's Razor> 2023.10.15.

 

올해 딥플로우의 활약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그 화룡점정을 찍은 작품이 바로 또 다른 베테랑 JJK와의 합작 <Occam's Razor>일 것입니다. ‘불필요한 과정을 잘라내고 최대한 간결한방향성을 추구하는 오컴의 면도날 이론을 타이틀에 차용한 것처럼, 앨범 역시 불필요한 수식어 다 걷어내고 그저 랩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많은 네오붐뱁 프로듀서들의 사운드 역시 이들의 증명과정을 보태고 있습니다. 복잡한 설명 없이 왜 두 명의 래퍼가 아직도 씬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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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hartts) <archive> 2023.10.17.

 

오디너리 레코즈 소속 알앤비 보컬리스트 하츠의 두 번째 EP입니다. 같은 소속사의 아일립과 달리 하츠의 보컬은 조곤조곤 읊는 듯한 잔잔한 톤이 특징입니다. <archive>는 이러한 하츠의 보컬 톤에 맞추어 은은하고 잔잔한 프로덕션 아래에 사랑과 이별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전시해 나갑니다. 자극적인 부분 없이 슴슴하게 흘러가는 작품이지만 전작 <hi>와 비교해보면 좀 더 멜로디컬해진 하츠의 싱잉이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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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꼬(LOCO) <WEAK> 2023.10.17.

 

<WEAK>는 타이틀 그대로 로꼬 내면에 자리하고 있던 고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가 앨범을 오랫동안 발표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죠. 로꼬는 언제나처럼 깔끔한 딕션과 안정적인 톤을 활용한 랩으로 이 고민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청자들이 쉽게 몰입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고민들을 돌파할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바로 자신의 나약함을 긍정하고 이를 발판삼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 로꼬의 내적 성숙이 자리한 반가운 두 번째 정규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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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마(O'Domar) <선전기술 X> 2023.10.18.

 

수년 전 그가 씨앗을 뿌리며 일궈놓은 밭은 이제 시간이 흘러 각종 미디어 매체가 난립하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하여 각자의 사상을 설파하기 시작합니다. 프로파간다의 홍수 속에서 오도마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선전기술 X>는 거짓이 진실로 호도되고 어떠한 것이 진정한 가치인가를 혼란스러워 하는 시대상으로부터 나아가 한국힙합씬의 면까지 낱낱이 훑고 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3년 한국힙합씬에서 가장 맥시멈하고, 과대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마저 하나의 컨셉으로 승화시키는 무척 인상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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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30) <BOLD CREW BOOTLEG> 2023.10.24.

 

올해 초, <THE FROST ON YOUR EDGE>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입증한 크루 서리(30)가 갑작스레 선사하는 깜짝 부틀렉입니다. 비교적 간소한 구성으로 이뤄져 있지만 커버아트의 MF DOOM 가면이 씌워진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서리 특유의 찐하고 묵직한 분위기, 여기에 뒤따라오는 위트가 잘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더욱이 앨범에서 AI의 힘을 빌려 잠시 현세에 돌아온 MF DOOM의 샤라웃까지.. 음악적 쾌감이 가져다주는 재미와 소소한 어이없음을 두루 갖춘 해학이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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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버(Tabber) <Madness Always Turns to Sadness> 2023.10.25.

 

3년 만에 발표한 태버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전작의 기괴함과 으스스함을 좀 더 덜어내고 팝적인 무드 한 스푼이 가미되어 청자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무거운 분위기가 좀 덜어졌다고 해도 태버의 보컬 톤 자체가 전달하는 묵직함은 여전합니다. 이 안에서 태버는 자신의 감정들을 작품 안에서 즉흥적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태버의 보컬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성이 감정이라는 이름 아래 집약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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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GIRIBOY) <소설 쓰고 자빠졌네> 2023.10.26.

 

드디어 기리보이도 정규 10집 힙합 뮤지션의 대열에 합류하였습니다. 발라더로서의 면모가 더욱 부각되었던 최근 작품들과 달리 이번 <소설 쓰고 자빠졌네>는 과거의 팝-랩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기리보이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독특한 발상으로부터 빚어낸 비유와 신선한 서술방식은 여전하기 때문에 기리보이의 팬들이라면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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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yourbeagle) <I'M FINE> 2023.10.27.

 

유어비글로도 알려진 김미정의 두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지난 정규 앨범 <Volume up!>과 마찬가지로 래퍼보다는 싱어로서의 모습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나아가 중반부에서는 랩-싱잉, 후반부는 팝-펑크까지 선보이며 좀 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청량한 음색으로 한데 묶여 자연스럽게 김미정의 음악으로써 재생됩니다. 전보다 더욱 다채로워진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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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노시스 테라피(HYPNOSIS THERAPY) <PSILOCYBIN> 2023.10.27.

 

제이플로우와 짱유가 행했던 최면치료와 춤치료는 성공적인 효과를 보는 듯 했습니다. 이에 뒤이어 발표하는 정규작 <PSILOCYBIN>은 다시 한 번 이들이 행하는 음악을 통한 마인트컨트롤입니다. 작품을 정신없이 휘젓는 제이플로우의 전자음은 짱유와 객원 뮤지션이 전달하는 메세지의 선명도를 흐리며 몽환적이고 사이키델릭한 무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자음의 향연은 역설적이게도 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평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우리를 다시금 환각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습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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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EPIK HIGH) <Screen Time> 2023.11.1.

 

올해 초 발표한 EP에 뒤이어 에픽하이가 발표한 싱글. 지난 <Face ID>처럼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기 전 미리 발매하는 맛보기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타이틀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이 예상할 수 있듯, 에픽하이만의 감성이 살아있는 팝-랩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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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이치원(pH-1) <POP OFF> 2023.11.2.

 

스프레이와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피에이치원의 새로운 믹스테입입니다. 작품의 뼈대를 이루는 큰 줄기는 없지만 다채로운 분위기 속 피에이치원이 어떠한 뮤지션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OP OFF>라는 타이틀처럼 이리저리 튀어나가는 피에이치원의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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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SINCE) <THE SOLOEST> 2023.11.6.

 

<SOLOEST>EST는 솔로 뮤지션 중 자신이 최고라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증거. 신스의 두 번째 정규작인 이번 앨범은 1인 기획사인 고업레코즈를 런칭한 이후 그가 보여주는 본격적인 행보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여전히 강렬한 랩과 그 이면의 여린 감성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제시하며 랩과 싱잉으로써 자신의 상황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구조적으로는 여러모로 1집과 비슷한 인상을 띠고 있지만 더욱 발전한 신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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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쉬(Crush) <wonderego> 2023.11.14.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오랜만에 복귀한 크러쉬에겐 창작욕이 가득합니다. 세 번째 정규 앨범이자 그동안 발표했던 wonder 시리즈의 뒤를 잇는 <wonderego>는 크러쉬가 보여줄 수 있는 그만의 미학이 듬뿍 담긴 작품입니다. 다채로운 바이브 아래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wonder 파트와 내면의 감정에 좀 더 집중하는 ego 파트로 나뉘어 양과 질 모두를 만족하는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어째서 크러쉬가 한국 알앤비 씬의 최전선에 있는지를 증명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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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마(THAMA) <WOOOF!> 2023.11.16.

 

데뷔 앨범 <DON'T DIE COLORS>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따마의 두 번째 정규앨범 <WOOOF!>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청자들을 놀라게 만들고 있습니다. 폭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슴슴한 매력을 보여주었던 전작과 달리 다이나믹하고 산뜻한 사운드가 앨범을 채우고, 이 위에 올라탄 따마의 퍼포먼스는 앨범을 자유로이 뛰놉니다. 넘실대는 변화 속 따마의 부드럽지만 묵직한 보컬은 제멋대로 튀어나갈 수 있는 작품의 사운드를 한데 묶어내며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끌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는 음악의 매력을 소울풀하다는 단어로 정의할 수 있었다면, 이번 <WOOOF!>를 통해 컬러풀하다는 수식어를 추가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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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니 디(CHANNY D) <Me Myself and I> 2023.11.17

.

프로듀서 채니 디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약간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지만 팔로알토의 <Dirt>의 인터루드에서 보여주었던 피아노라인, 그리고 비와이의 눈에 띄어와 같은 곡을 프로듀싱한 뮤지션입니다.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힙합의 사운드가 어우러진 프로덕션 사운드가 굉장히 인상 깊습니다. 굉장히 풍성한 사운드를 선보이는 뮤지션이기에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가 되는 뮤지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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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넬로(punchnello) <묻다.(bury.)> 2023.11.21.

 

<묻다. (bury.)>는 펀치넬로의 내면을 마주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겪었던 우울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조금 더 가라앉은 무드 속 솔직하게 이야기들을 펼쳐나갑니다. 이러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어쩌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기도 했기에 청자들 역시 그의 이야기에 귀를 더 기울이게 됩니다. 한번쯤은 털어내고 가야했던 개인사니 만큼 이 앨범을 계기로 아팠던 일들은 훌훌 털어내고 다음에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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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현(BIG Naughty) <ICN > YVR> 2023.11.23.

 

낭만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풀어나갔던 빅나티의 사랑, 그리고 이를 통한 어른으로의 성장은 <ICN > YVR>에서 대단원을 맞이하게 됩니다. 올해 중순 즈음 공연장에서 벌였던 행동, 그로부터 비롯된 비난과 감정들로부터 이번 작품의 서사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팝-랩 측면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그의 실력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다만 커리어와 작품을 거듭할수록 감정이 과잉되어 발산회는 구간이 심심찮게 보이는데 이것이 서동현만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질지는 각자의 기준에 따라 조금 달라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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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타운(UPT) <Back II Analog> 2023.12.1.

 

한국힙합사를 이야기할 때 빠져선 안되는 존재이기도 한 업타운. 이 그룹이 정연준을 중심으로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신작을 발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Back II Analog>는 베스트앨범의 형태를 띤 작품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새로운 멤버들이 참여한 신곡은 몇 곡 뿐이고, 대부분의 트랙들은 기존 정연준이 프로듀싱했던 곡들이 리마스터링되어 수록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런 기회를 통해 업타운이 보여주었던 시간을 뛰어넘는 음악성이 다시 재조명되는 기회가 생겨 반갑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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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준(NO:EL) <23'F/W> 2023.12.4.

 

<TRIPONOEL>에 이어 노엘의 시그니쳐기도 했던 시즌 앨범 또한 다시 돌아왔습니다. 2년 만의 시즌 앨범인 <23'F/W>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모 계열의 랩-싱잉이 주가 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앨범은 <TRIPONOEL>의 감상선을 따라가되 노엘이 이야기하고팠으나 파편화되어 이야기할 기회가 없던 다양한 주제들이 한 장의 작품에 모인 앨범으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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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송(hyeminsong) <Reborn> 2023.12.5.

 

<약보단강>을 포함한 지난 두 장의 프로덕션 작품에 이어 새로운 정규를 발표한 프로듀서 혜민송. 이제 그만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사운드가 어떠한 것인지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혜민송은 이모힙합의 공식을 단선적으로 따랐던 과거의 비트메이킹에서 나아가 이번 작품에서 각종 샘플과 사운드 소스를 배합한, 익스페리멘탈 힙합에 가까운 복합적인 사운드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다각적인 방향에서 접근하는 사운드는 풍성한 감상의 폭을 만들어내고 여기에 참여한 다채로운 풀의 뮤지션들이 펼치는 퍼포먼스가 풍요로움을 배가합니다. <Reborn>은 타이틀처럼 혜민송이 프로듀서로서의 새출발을 기념하는 리부트의 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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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Heize) <Last Winter> 2023.12.7.

 

올해도 헤이즈는 역시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매년 EP 이상의 규모로 앨범을 발매하는 하슬에 리스펙을.. 헤이즈의 겨울 시즌을 겨냥한 미니앨범입니다. 유건형부터 시작해 파테코, 키드 와인, 구름까지 아우르는 프로듀서진들로부터 빚어낸 다채로운 사운드 위에서 헤이즈는 자신의 선명한 톤의 보컬로 사랑에 상처받은 쓸쓸한 이들의 겨울을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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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노(Jambino) <podo> 2023.12.14.

 

3장의 EP를 거쳐 드디어 첫 정규 1집을 발표한 잠비노입니다. 전작 <^___^>에서 보여주었던 천진한 감성을 유지하되 좀 더 메인스트림의 향이 풍기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더욱 풍성한 프로덕션과 참여진을 만났을 때 생기는 시너지 효과를 맛볼 수 있다는 것. 이 속에서도 잠비노가 만들어나가 특유의 무드는 빛이 바래지 않습니다. 그동안 잠비노가 보여주었던 자신만의 유니크한 바이브가 <podo>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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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GIRIBOY) <별책> 2023.12.15.

 

<별책>이라는 타이틀처럼 10<소설 쓰고 자빠졌네>의 뒤를 이어 나온 부록 느낌의 10.5집입니다. 신곡 트리와 공연에서 선보였던 기존 곡들의 밴드 어레인지 트랙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별책>이 저스트뮤직에서 발표하는 마지막 앨범이기도 한 만큼 기존 트랙들에 수록된 곡이라 할지라도 가사 한줄한줄이 우리에게 건네는 인사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기리가 없는 JM은 꽤나 허전할 것 같지만 그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https://blog.naver.com/okonechu/223308628627

https://www.instagram.com/zyaez_biros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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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
  • 1 12.31 21:18

    나도 쟈이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2.31 21:19
    @공ZA

    나도 공ZA님같은 사람이 대구 십어용..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

  • 1 12.31 21:19

  • 1 12.31 21:20

    와 시디 양이 미쳤네요 저게 다 얼마야..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 1.1 01:50
    @나머지는나머지

    이자식감히개추하고햇ㅆ겟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총가격은 잊기로 햇슴미다... ㅎ.ㅎㅎㅎ..ㅎㅎ..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 @쟈이즈

  • 1 12.31 21:26

    부러워서 손톱 깨물면서 봤습니다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1 01:50
    @유성직매

    헉... 손톱 깨물면 안대요 흙흙... 새해복 많이 받으셧스면 좋겠습니다!!

  • 1 12.31 21:33

    정성추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1 01:49
    @JW256

    꺄~ 감사합니다아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오오!!!

  • 1 12.31 21:34

    올해도 기다렸습니다. 매년 정말 잘 챙겨보고 있습니다.

    항상 쟈이즈님 글로 1년을 정리하는 느낌이네요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1 01:49
    @Timelapse

    크 기다려주셨다니 나 진짜 감덩의 눈물 뚝뚝 떨어지구잇서서 이걸로 타자치는중읾...

    Timelapse과 같이 기다려주시는 분들 덕분에 더더욱 힘냈구 보람차네용헤헤헿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 1 12.31 21:39

    제 앨범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그저 respect!!!!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1 01:48
    @릴재우

    릴재우님의 행보 저두 언제나 리스펙하면서 응원하고 있습니당!!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 12.31 21:47

    꼭꼭 씹어먹어야지…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1 01:47
    @Writersglock

    앨범하나당한번씩돌려들으면서천천히읆미하긔...

    새해복마니받긔...

  • 1 12.31 21:47

    넘 많다!!!!

     

    덕분에 모르는 앨범들도 알아갑니다..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1 01:47
    @loding

    저중에 덕분에 알아가는 작품들도 많이 잇스니 이거시 상부상조 아닐가오,,>!>

    새해 복 많이 받구 올해두 잘 부탁드려요옹!!

  • 1 12.31 21:50

    진짜 집 조심하셔야 될듯..와...ㅋㅋㅋ

    인간 아카이브 ㄷㄷ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1 01:46
    @끄적끄적

    ㅋㅋㅋㅋ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당 언제나 남을 믿지 않는 개썅마이웨이태도로

    소중한 자산 지켜나가도록 하갯슴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새요옹!!!

  • 1 12.31 23:00

    언니 진짜 존경해요 👍👍👍 저한테 치킨 사줄 돈은 남기고 피지컬 구매 즐기세요~!!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 1.1 01:45
    @예리

    어머 이 기집애 여기서 티내지 말랬잖니! @_@ 새해 복 많이 받으렴!!~!~!

  • 1.1 14:36

    잘봤습니다!

    근데 몇년뒤면 연간 300장 돌파하실지도..ㄷㄷ

  • 1.1 17:09

    Screenshot_20240101_171511_Instagram.jpg


    모도 반응ㅋㅋㅋㅋㅋㅋㅋ

  • 1.1 21:12

    아 훔처가고싶다

  • 1.1 21:50

    아따 길다잉

  • 1 1.1 22:07

    헐 오카시 피지컬이 있었구나

    왜 몰랐지??

     

     

  • 1.19 15:04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 Let's bou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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