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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화가 멋을 잃었다는 요설이 유령처럼 홍대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그 방향성을 떠나 10년 넘게 씬의 양적 성장을 견인했던 쇼미더머니도 이제는 역사가 되었다. 편파와 과잉된 대중성으로 인한 오욕이 그 TV쇼의 끝이었기에, 더더욱 그러한 요설이 세인들의 귀를 간지럽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불씨는 꺼져가는가. 태산이 무너지고 대들보가 부러지듯, 열정을 지닌 예인(藝人)들도 시들었는가.
사실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올해 들어 유독 주목이 쏠린 소위 '하류 트래퍼'들은 기술적으로 보나 표현의 수준으로 보나 유감스럽기 짝이 없었고, 이들로 인하여 씬의 이미지는 언제나처럼 부정적으로 재규정당하곤 했다. 더군다나, 해외에서도 힙합이 서서히 사그라드는 분위기가 되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고, 이러한 분위기가 국내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축소적이고 부정적인 부분이 밈처럼 퍼져 자리를 잡아버린 것도 실로 슬프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단언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라고. 전염병이 사그라들며 늦춰졌던 새로운 맥동이 차츰 일어나기 시작했다. 위대한 선배들이 길을 여니, 재기 넘치는 후기지수들도 그 뒤를 따랐다. 이들의 탐구는 더더욱 깊이 뿌리를 내렸고, 그 줄기에서 자라난 열매들은 우리를 배불리 먹이고도 넘칠 정도였다. 이제 우리의 열정이 거름이 되어, 다시금 숲이 일궈질 때가 왔다. 몰락으로까지 오독되던 과도기적 혼란을 끝낼 새 여명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장르 씬에서 일어난 여러 움직임이 바로 그 증거이다.
1. 전투태세는 태정태세문단세 - 서리 크루의 확장과 발전
올 한 해 한국 힙합에 있어 가장 뜨거운 크루를 꼽으라면 단연 서리(30)였다. 연초에 딥플로우의 영입을 알리며 내놓은 이들의 세번쨰 컴필레이션인 <THE FROST ON YOUR EDGE>가 그 신호탄이었다. 언제나처럼 비앙이 정교히 조율해낸 서늘하고 미니멀한 프로덕션 위로 서로의 기술적인 랩이 오고 갔고, 이렇게 밈과 블랙 유머로서 점철되어 직조된 결과물은 크루로서 이들의 개성과 정체성이 비로소 만개되었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특히, 여러 공격적인 언행과 비프(beef)로 자주 논쟁거리가 되곤 했던 손 심바는 크루가 지닌 반항적인 페르소나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랬기에, <DOUBLECROSS MUSASHI>는 상술된 크루의 정체성을 본인의 개성의 일부로서 가장 뚜렷이 드러낸 앨범이 되었다. 프레디 카소의 조력 하에 손 심바가 직접 주도한 프로덕션은 그리셀다와 우탱 클랜의 사이에서 서늘한 한기를 뿜어냈고, 그 위에 더해지는 조소와 공격성은 올해 장르 씬을 통틀어서도 두드러질 정도로 날카로웠다.
이러한 확장과 발전 가운데서도 '늦깎이 신입'인 딥플로우의 활약은 단연 눈부셨다. 올해 초에 비스메이저 컴퍼니가 다시 크루로 전환된 만큼 그 수장이었던 딥플로우의 행보에 자연스레 눈이 쏠렸는데, 그는 이러한 주목에 활발한 협업과 여느 때와 같은 견고함으로 답했다. <THE FROST ON YOUR EDGE>에서 테이크원은 물론 자신과 과거에 악연으로 얽힌 던말릭과 저스디스를 도발한 것으로 시작한 그의 행보는 의외로 디스와 비프보다는 적극적인 화합에 가까웠다. 무엇보다도 긴 시간 조용했던 한국 흑인 음악의 원로인 이현도를 다시금 불러왔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현도는 언제나 당대의 조류에 민감했던 프로듀서인 만큼 이번에는 딥플로우에게 꼭 맞는 드럼리스 프로덕션을 선사했고, 그 덕분에 <Dry Season>은 그 간 건조했던 분위기를 달궈놓을 관록으로 충만한 앨범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드럼리스 사운드에 대한 딥플로우의 열정은 여기에서 그치지는 않았다. 역시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 온 인물인 JJK와 손잡은 <Occam's Razor>가 대표적이다. 딥플로우와 JJK는 여기에 한국에서 드럼리스에 열정을 보이는 플레이어들과 프로듀서를 집합시켜 놓았고, 이를 최대한 정제해 내 끝에 짧지만 날카로운 한 자루 면도날을 벼려내었다. 기술과 태도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빚어낸 결과물은 여러 풍파에도 불구하고 딥플로우가 '언더그라운드'라는 말에 어울릴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해 내었다.
2. 성공? 혹은 실패? - 스윙스의 새로운 실험, AP 알케미
AP 알케미(AP Alchemy)의 출범은 올 상반기 한국 힙합에 있어 최대의 이슈였다. 그간 스윙스가 이끌던 여러 레이블을 하나로 엮어 새로운 화학 작용을 통해 음악적 동력을 탐구한다는, 실로 원대한 발상이었다. 사실 지난해에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던 스윙스였던 만큼, 이러한 거대한 행보와 이에 어울릴만한 거한 호들갑은 자연스레 장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초기에는 이러한 구상이 상당히 훌륭하게 작동되었다. 상반기에 두 차례 내놓은 컴필레이션 앨범인 <AP Alcmemy> 연작은 스윙스의 거대한 이상에 대한 상징과도 같았다. 40팀이 가벼이 넘어가는 거대한 참가 인원들이 세대를 막론하고 어우러진 끝에 고금의, 어쩌면 미래의 힙합까지 한데 구현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그냥노창의 지펑크 위로 진보의 그루비한 보컬이 자연스레 섞이고, 세우의 트랩 비트 위에 스윙스부터 노윤하까지, 베테랑부터 신예까지 어우러지는 그림을 또 어디에서 보겠는가. 시도만으로도 그 의의가 깊지만, 그 시도 이상의 결과물을 창출해낸 훌륭한 프로젝트였다.
이를 기반으로 한 개인 프로젝트들도 눈부셨다. 특히 연세대 힙합 동아리에서 발전한 크루인 오카시(OKASHII)의 영입이 주효했다. 실제로 키드밀리가 오랜만에 내놓은 결과물인 <BEIGE>는 오카시의 미래적이고 실험적인 사운드부터 스탠더드한 사운드까지 아우르며 키드밀리 특유의 청각적 쾌감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수준 높은 작품이었다. 당연히 오카시가 크루 단위로, 또 개인적으로 내놓는 결과물들도 크루의 정체성이 뚝뚝 떨어지는, 미래적이면서도 강렬한 것이었다. 스윙스의 선구안이 또 한건 해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목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 상반기에 불거진 식케이 사단과의 비프가 늘어지며 팬들에게 피로감을 안겼고, 스윙스 개인적으로도 PR에는 딱히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기리보이, 윤훼이 등 기존 인력의 이탈도 여러모로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과적으로 연말인 현시점에는 그 뜨거웠던 주목도 차츰 사그라드는 인상이다. 그렇다고 실망은 이르다. 아직 이 체제는 출범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스윙스가 그간 보여준 추진력과 리더십은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3. BIG NAME, BIG NAME, BIG NAME
대중들의 이목이 쏠릴 만한 베테랑 급 거물들의 귀환은 특히나 반갑다. 특히 빈지노와 이센스가 7월에 경쟁적으로 신보를 내놓자 커뮤니티와 씬의 흥분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사실 두 거인들의 결과물은 흥미로울 정도로 상반된다. 빈지노의 <NOWITZKI>는 확실히 좀 더 아티스틱하고 개인적인 결과물이었다. 스웨덴에서의 송 캠프를 통하여 얻은 낮은 채도의 얼터너티브한 프로덕션을 기반으로, 자신의 그간의 근황과 안온한 현재에 대해 추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NOWITZKI>는 올해 한국 힙합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앨범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반면 이센스의 <저금통>은 보다 장르적이고 본능적이다. 허키 시바세키라는 새로운 동료를 통해 2000년대와 맞닿아 있는 정석적이고 견고한 프로덕션을 구축해낸 뒤, 과거 여러 믹스테이프들을 휘젓고 다니던 시절의 자신을 성공적으로 복각해낸 것이다. 이러한 복고주의를 통해 전하는 이야기가 순도 높은 욕망이라는 부분도 그렇지만, 랩 퍼포먼스의 수준 자체가 여느 앨범보다도 월등하다는 점에서 <저금통>의 성과는 빛난다. 얼터너티브와 정통파, 개인성과 보편성 등으로 상반되는 특징을 지닌 두 결과물이지만, 결국 어느 쪽이 더 우월한지는 정할 수 없다. 그 정도로 두 베테랑의 솜씨는 여전히 맵다.
4분기에 연이어 귀환한 과거 비비드(VV:D) 크루의 일원들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사실 팝 지향적인 방향성을 지닌 이들인지라 커뮤니티에서는 자주 언급되지는 않지만, 사실 이들이 2010년대 초중반에 한국 힙합의 메인스트림을 장악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그 시절과 지금의 그들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가령 실로 오랜만에 돌아온 로꼬의 경우 자신의 유약한 면을 탈장르적인 면까지 끌어안아 유연하게 그려내었는데, 이는 과거 어느 정도의 자부로 가득했던 <LOCOMOTIVE>나 <BLEACHED>는 확연히 구별되는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과거의 지향을 성공적으로 유지, 확장시킨 결과물도 있다. 복고주의적인 면부터 팝적인 부분, 실험적인 부분까지 크러쉬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아우른 <wonderego>가 대표적이다. 어느덧 한국 흑인 음악씬에서 연말의 아이콘처럼 되어버린 자이언티가 <Zip>을 내놓으며 오래간만의 비비드 크루의 대행진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양화대교" 이후로 지속적으로 드러내온 재즈와 팝에 대한 애정은 이 앨범에서 비로소 완성되어 만개하였다. 덜어낼 부분을 최대한 덜어낸 정갈하고 담백한 매력은 우리에게 있어 최고의 연말 선물이 되어주었다.
4. 새로운 축이 온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레이블들이 해체 수순을 밟았고, 당장 올해 초에도 비스메이쳐 컴퍼니가 해체되었다. 물론 이것이 장르 씬의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010년대 초에도 소울 컴퍼니와 빅딜이 해체되었고, 그 자리를 하이라이트 레코즈와 일리네어 레코즈, 저스트 뮤직이 채워내지 않았던가. 비록 팬데믹 사태로 인하여 야러모로 늦춰진 감이 있지만, 어느덧 이 씬에 새로운 축이 될 신세력들이 할거하기 시작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움직임은 이미 작년에 출범한 스꺼러갱 비즈니스(Skrrr Gang Business)일 듯 싶다. TNF 크루의 두 주역인 랍온어비트(lobonabeat!)와 빌스택스가 주축이 된 이 레이블은 상반기에 <Trapstar Lifestyle>이라는, 최근 장르 씬의 최전선을 한데 모아놓은 걸작으로 산뜻하게 포문을 열었다. 이 여세를 모아 하반기에는 현재 가장 뜨거운 신예인 오이글리(oygli)를 영입하는데 성공했으며, 나름대로 깔끔한 퀄리티의 컴필레이션을 내놓는 등 현재 트랩 씬의 새 주역이 될 준비를 마쳤다.
식케이의 새 행보도 여러모로 논쟁적이었다. 여러 피처링에서 스윙스를 저격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식케이는 하이어 뮤직과의 계약이 종료되고 얼마 안 되어 KC라는 새로운 레이블을 런칭하고 여기에 친한 레이블 후배인 김하온을 끌어들였다. 언제나 최신 트렌드의 반영에 민감했던 이들답게 레이지(Rage)를 자기 나름대로 수용하는가 하면, 식케이 자신의 팝적인 개성을 잘 드러낸 <POP A LOT>을 내놓는 등 KC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행보를 걷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스윙스와의 디스전이 본격화되자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되었다. 디스전에 능했던 스윙스가 이들에게 새긴 'Korean Copycat'의 낙인은 이들에게 깊은 상처로 남았다. 이 낙인을 식케이는, 그리고 KC는 이겨낼 수 있을까. 시간과 이들의 행보가 판단할 일이다.
하지만, 신생 레이블 중 가장 왕성했던 이들은 역시 나즈카 레코즈(Nazca Records)였다. 비스메이져의 프레쉬 블러드이자 오랫동안 서로의 파트너였던 큐엠(QM)과 프레디 카소(Fredie Casso)가 손을 맞잡은 뒤, 앰비드 잭(Ambod Jack), 우건 등 재야의 신예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큐엠의 작가주의적 지향에 걸맞게, 이들 역시 뚜렷한 서사를 통해 평범한 음악가 지망생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등 뛰어난 가사적 능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프레디 카소의 작업량은 왕성함이라는 워딩으로도 부족할 정도였다. 올 한해 드럼리스 사운드가 필요한 곳에는 거의 언제나 프레디 카소가 있었다. 플레이어들과 적극적으로 콜라보 앨범을 내고, 총괄적인 비트 프로듀싱도 여럿 하다 보니 그는 올해 105개가 넘는 곡을 프로듀싱했다. 한 해의 광적인 허슬을 통해 한국의 드럼리스 사운드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것이다. 내년에도 큐엠의 새로운 정규를 비롯해 왕성히 움직일 예정이라고 하니, 이 새로운 서사적 집단의 앞날을 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5. 실험은 계속된다
지난해에도 공공구, 이현준 등 실험 지향적인 아티스트들의 명작이 여럿 있었고, 해외에서도 제이펙마피아(JPEGMAFIA) 등 익스페리멘탈 힙합 아티스트들이 적극적으로 하입되며 씬의 트렌드도 차츰 익스페리멘탈로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씬의 베테랑들 중에서도 익스페리멘탈 힙합을 차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MC 메타가 올해 내놓은 싱글들이라거나, 넋업샨의 첫 솔로 정규인 <Not Really Now Not Anymore>이 대표적인 예시다.
특히 이전에 큰 지명도를 얻지 못했던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떠오르는 드럼리스 프로듀서인 선 진(Sun Gin)이 비슷한 지향을 지닌 두 늦깎이 신인인 격과 덥덥이를 끌어들인 <Akestra>라거나, 이테가 도박중독과 같은 자신의 인생의 그림자를 끄집어낸 <소리선> 등은 올해의 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기성 아티스트들도 이에 호응하듯 역동적인 시도를 이어갔다. <선전기술 X>에 드러난 오도마의 실험은 특히나 본격적이었다. 전자음악과 재즈가 섞인 기괴한 프로덕션도 그렇지만, 특히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광고주'들을 모은 뒤 이들의 광고와 선전을 펀딩 참여자들에게 한정으로 풀어버리는 독특한 마케팅이 음악과 엮이며 시너지를 냈다. 일전에도 '얼터너티브 케이팝'을 표방하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지닌 바밍 타이거의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집단적 다양성과 천재성,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돌아온 힙노시스 테라피의 전자적 쾌락과 광란에 이르기까지, 플레이어와 프로듀서들의 실험으로 더더욱 풍성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6. 더 깊게, 더 거칠게
이번 결산에서 언급된 앨범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올해에는 장르적 깊이로의 회귀에 몰두하는 결과물들이 두드러지는 한 해이기도 했다. LBNC 출신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대표적인데, HD블랙은 리비도와의 합작은 물론 프로듀서 앨범도 여럿 내놓으며 힙합의 다방면에 능한 모습을 보였다. HD블랙과 협업했던 플레이어 중 키츠요지의 사례는 특히나 놀랍다. 다양한 프로듀서들과의 1MC 1PD 앨범들로 대표되는 허슬로 자신의 색을 넓혔고, 이는 그간의 허슬에 대한 받지 못한 보답, 그리고 이에 대한 울분으로 점철된 웰메이드 앨범인 <#freekitsyojii>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한국적 페르소나의 장르적 구현에 능하다는 이들의 장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괄목상대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례도 있다. 올해 10월은 사실상 스카이민혁이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장르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으로 쌓아 올린 노력은 끝내 재능이라는 벽을 넘어서 한 뛰어난 아티스트를 해방시키고야 말았다. 붐뱁, 멤피스 랩 등 공격적인 음악적 형태와 이전의 작업물들을 넘어서는 짜임새, 여전한 '야마'에 이르기까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마침내 만개해낸 역량은 그간의 스카이민혁을 지켜본 이들이라면 깊이 감동할 만한 것이었다. <해방>이 지니는 가치는 아직 진정성과 노력, 열정이라는 해묵은 듯한 가치가 아직도 녹슬지 않았다는 희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진정성은 알앤비 씬에도 이어졌다. 오션프롬더블루(oceanfromtheblue)의 <NEWRNBERA>는 제목부터 야심에 차있었다. '알앤비의 새 시대'에 걸맞게 <NEWRNBERA>에는 알앤비 씬에서의 최신 유행이 다양하게 모여 있었다. 다양한 세대의 아티스트들과의 적극적인 교류에 이르기까지, 오션프롬더블루는 그간의 허슬을 통한 노하우를 <NEWRNBERA>에 온전히 담아냈다. 장르 간의 경계선이 흐려지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기초와 근본으로의 회귀는 굉장히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반(反)이 단편적으로 끝날지, 아니면 지금의 트렌드와의 교류 끝에 새로운 합(合)을 빚어낼지, 우리는 앞날을 바라보며 기대해야 할 것이다.
대마불사(大馬不死)
대마는 죽지 않는다!!
2023은 회자될 만한 한 해로 남겠네요
좋은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씬의 축소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가운데, 오히려
양질의 앨범들은 정말 쏟아져 나온 해였던 것 같아요.
개추드립니다
여담으로 제가 개인리뷰어들을 좋아해서 악귀님 리뷰들 예전부터 일부러 읽는편인데 글이 점점점 더 더 맛있어지심
까야 정리 너무 잘해주셨네요
문장이나 표현들이 아주 예술이네요
바로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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