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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힙합이다

title: Young Thug (Punk)박근호구다2023.06.09 00:09조회 수 11171추천수 125댓글 55

부산에 골목촌. 어딘지는 이야기 하지 않겠다

빼곡히 붙어져있는 옆집들에 방음조차 제대로 될까 싶은 동네

몇일전에 하루종일 비가 오던날

타일시공을 하는 나는  비를 최대한 덜맞기 위해 아무데나 가까워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비가 오면 그 물기로 인해서 코팅이 벗겨질대로 벗겨져 미끌거리는 타일 바닥에 허름한 식당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밥을 시킨다

제육볶음 4개 나오는데 상당히 오래 걸리더라

배가 너무 고픈 나는 이모님에게 한번 여쭈어 보았다

"이모님 나오는데 오래 걸리나요?"

 

"있어봐요 12시부터 오픈인데 빨리 온 사람이 문제지"

 

불친절하다 기분나쁘다

 

기분 나쁜걸 참으며 밥을 먹는데 음식맛은 또 괜찮더라

 

다 먹고 나서 계산 할려고 정확한 금액을 현금으로 꺼냈는데 화를낸다

 

"콜라값 2천원은 왜 빼먹노?"

 

" 아맞네 콜라값 줄게요"

 

"계산은 정확해야지 총각아"

 

기분 나쁘다 다신 안온다

 

비가 조금 사그라들면 가자고 

앞에 흡연용 재떨이가 있길래 거기서 사람들이랑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우리가 먹었던 가게로 애가 한명이 들어간다

 

속으로 말리고 싶었다 저아줌마 무섭다고..

 

담배 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내 눈은 계속 그 식당에 꽃혀있었는데

 

멀 샀는지는 모르겠지만 애 몸통만큼 채워진 비닐봉다리를 가지고 가는 아이에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쉬는거 부터 무라 뎁혀서 묵고 "

 

하고는 들어간다 

 

"근호야 내일은 어디서 물래?"

 

"여기요 형님" 난 저가게가 궁금해졌다

 

다음날 똑같은 인원 똑같은 메뉴 

 

하지만 달라진 아줌마에 대한 시선

 

다시 계산을 할때쯤에 물어본다 물론 이번에는 현찰을 넉넉히 챙겨서

"어제 저희 밥먹고 들어가던 애 여기 뭐사러 왔던거예요?

 맛있는 냄새 나서 나도 사가게요"

 

"공기밥 사러 온 애 말하는거예요?"

 

"공기밥 아니던데? 비닐봉지 채로 들고간애 있잖아요"

 

"그애 맞아요"

 

"그럼 거기 있는 봉다리는 뭐예요?"

 

"근처 사는 앤데 부모님 일한다고 바빠서 밥 못해놓고 갈때는 여기서 공기밥 사서 가요

 그리고 그냥 햄이랑 국 하나 뎁혀서 같이 주는거지"

 

"그돈은 그럼 그집 부모님한테 받아요?"

"먼 돈을 받아 그냥 먹으라고 주는거지 "

 

"좋은일 하시네요 이모님"

 

어릴때 골목 주택에서 살았던 내가 그 분위기를 아는데 

 

하도 빽빽히 붙어있다보니깐 모르고 싶어도 그 집에 분위기를 안다

 

그리고 남몰래 위로하기도 하고 

 

그리고 일을 마치고 저녁에 줄자를 하나 가지고 간다 

아직 영업을 하기를 바라면서 

실비집이다 보니 아직 할것이다는 확신

 

역시나 아직 한다 

 

이모님한테 가서 여쭙는다

"이모님 여기 바닥 많이 미끌거리던데 비오면 사람들 안미끄러워해요?"

"타일이 오래 되가꼬 미끌거립니다 근데 왜요?"

 

"제가 이거 안미끄러운 재질로 타일 붙여드릴까?"

 

"머한다꼬요?"

 

의심하는 눈초리 낯선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대한 불신. 당연히 이해가 간다.

 

"애 밥 못묵는다고 챙기주는 이모님 마음이 예뻐서요 쉬는날 바깥에만이라도 해줄게요 이거 사람 넘어진다"

 

"해주면 좋지요 돈들어요?"

 

"안들어요"

 

월요일날 영업을 쉰다고 해서 가서는 시공을 해주고 왔다

1686235920782.jpg

1686235943563.jpg

 

 

쉬는날인데 뭔일인가 싶어서 와봤는 이모님은

 

이때서야 그냥 완전히 믿으시고는 고생했는데 배고프다고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고 가라면서 라면을 하나 해주셨다

 

또 한번 더물으신다

"뭐할라고 이런거 해줍니까? 돈아깝구로"

 

난 꾸준히 자비로 이런 공사들을 아직도 하고 있다

 

왜 이렇게 크면서 더 오지랖만 넓어졌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데

 

어릴때 길거리에서 사는게 힘들어서 펑펑 울면서 주저 앉아 있을때가 한번 있었는데

 

차에서 내려서는 니 왜 울고 처자빠져있냐고 니 집 어디냐고 타라면서

 

타고 가면서 이유를 묻길래

 

돈이 없어서 서러워서 운다고 하니깐

 

우는걸 끝까지 다 듣고 있다가 집에 도착하니깐 나한테

 

5만원 주고 가면서 힘들어도 이겨내라 남자새끼가 멀 질질 짜고 있냐고 하면서

 

그랬던 그분이 멋있어 보여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을까?

 

나이가 들수록 각박하다는걸 알아채고 있는 내가

 

사람 냄새라는게 아직도 있다는 한줄기 희망이라도 가지고 싶어서일까? 

 

나도 답을 모르기에 

 

그냥 대충 이야기 하고 떼운다

 

"좋은일 하면 좋은게 돌아와야죠"

 

 

 이센스가 말했다 존나 고생하고 열심히 하는 애들

고생했다고 너 존나 멋있다 라고 이야기 해주는게 힙합이라고


난그럼 힙합이다

 

 

 

 

신고
댓글 55
  • title: Young Thug (Punk)박근호구다Best글쓴이베스트
    10 6.9 00:25

    31살 유부남 tmi 들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와이프는 몰라야해요

  • title: Young Thug (Punk)박근호구다Best글쓴이베스트
    5 6.9 12:41

    관심이 있으신거 같아서 이야기만 해드리자면

    제 사수는 악덕이였습니다

    한달에 차비 명목 8만원 주고 그렇게 3개월간 레미탈 2포씩 곰방만 했구

    1년정도 됬을때 기공들 하는것만큼 해도 25만원이던 시절

    15만원만 저를 주고 10만원씩 가로채서 가더군요

    뭐 현재는 11명의 팀원들을 데리고 있고

    기본 12만원부터 시작

    달에 280~300 챙겨갈수 있게 해주고

    기름값으로 조금더 얹어주네요

  • title: 2Pac (2)WassupBest베스트
    4 6.9 00:20

    엘이 문학

  • 6.9 00:14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볼 때마다 너무 멋있네요 진짜... 정말 고생 많으시다고 악수 한 번 해드리고 싶습니다

  • 6.9 00:16

    글 조온나 잘 쓰시네요 개추

  • 4 6.9 00:20

    엘이 문학

  • 6.9 00:23

    멋있네요 저도 제가 받았던 좋을 것들을 갚아가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 6.9 00:23

    상남자

  • 또 당신입니까 goat...

  • title: Young Thug (Punk)박근호구다글쓴이
    10 6.9 00:25

    31살 유부남 tmi 들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와이프는 몰라야해요

  • 6.9 01:11
    @박근호구다

    와 밑줄 진짜 ㅋㅋ 개멋지네요

    선한 영향력이 이런게 아닐까 싶네요

    저도 힙합이도록 노력하며 살게요 진짜

  • 6.9 00:27

    눈물을 흘리며 기립박수.😭😭

  • 6.9 00:28

    닉네임이랑 시공 얘기 보니까 전에 썼던 글 생각나네여 힙합 ㅇㅈ

  • 6.9 00:38

    힙합이 여기 계셨네

  • 6.9 00:42

    힙멘

     

  • 6.9 00:42

    형님 존나 멋있으십니다 형님처럼 살고싶네요 동기부여 감사합니다

  • 1 6.9 00:47

    작성글이 포인트 필요하시다는 글 있길래 감동받아서 있는 포인트 다 보냅니다 !

    (좋은일 하면 좋은게 돌아와야죠💜)

  • 6.9 00:42

    화이팅입니다!

  • 6.9 01:06
  • 2 6.9 01:49

    가사에 뭐?

    마약? 갱? 금발태닝쌔끈빠끈 핫걸? 거리에서 약국 팔아?

     

    다 필요없다.

     

    이분의 삶이 ㄹㅇ 힙합이다.

  • 씨발 오늘부터 형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노원구 동식이라고 합니다 행님

  • 6.9 02:06

    선생님 글 보면 항상 존경심이 생겨나요... 뭔가 마음속으로는 저렇게 멋있고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저는 선생님처럼 헌신적으로, 정말 대가없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더 존경스러워집니다

  • 6.9 02:42

    이게 힙합이지 Bet it back

  • 6.9 03:04

    힙합

  • 6.9 04:01

    힙합 그 자체..

  • SNS으로 맨날 푸씨짓 하고 돈자랑 하는 래퍼들 보다 힙합이신거 같습니다 멋지시네요

  • 6.9 05:45

    힙합맞습니다

  • 6.9 06:07

    븅신들 이상한 사고치는 게 힙합이 아니라 이런 게 힙합

  • 6.9 06:15

    글에 쿠세가 없고 건조한데도

    술술 읽히게 하는

    재능이 있으시네요

  • 6.9 06:43

    멋이네요..

  • 와 이런서사는 딱 앨범감인데

  • 6.9 07:40

    선한 영향력의 정말 좋은 예시네요… 멋지십니다

  • 6.9 07:58

    멋있다…

  • 6.9 09:04

    이 문화를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 6.9 10:05

    YOU ARE "HIPHOP"

  • 1 6.9 10:54

    언제고 서울쪽으로 오시면 연락주십시오 피자 한판

    대접할게요 존경합니다

    저도나중에 제가게 차리면 결식아동들한테

    공짜로 피자도 주고 하고싶네요

    눈물이나네여

  • 6.9 12:12

    인테리어 타일 시공하시나요??타일은 혈연이나 지인 아니면 배우기 힘들지 않나요?ㄷㄷ( 저같은 경우는 타일 배우고싶어서 기공한테 연락했더니 하루 경험해보는 댓가로 일당안주고 밥만줄테니 한번와봐라 이지랄 거리는사람도 본적 있어요... 조공을 소모용으로 쓰고버리는 양아치들도 많은듯) 그런 찬스가 아니셧다면 좋은사람 만나셧거나 끈기가 엄청 대단하신분 같네요 돈 많이 버시고 항상 그 태도 간직하시길 바랄게요

  • title: Young Thug (Punk)박근호구다글쓴이
    5 6.9 12:41
    @Sky To The Limit

    관심이 있으신거 같아서 이야기만 해드리자면

    제 사수는 악덕이였습니다

    한달에 차비 명목 8만원 주고 그렇게 3개월간 레미탈 2포씩 곰방만 했구

    1년정도 됬을때 기공들 하는것만큼 해도 25만원이던 시절

    15만원만 저를 주고 10만원씩 가로채서 가더군요

    뭐 현재는 11명의 팀원들을 데리고 있고

    기본 12만원부터 시작

    달에 280~300 챙겨갈수 있게 해주고

    기름값으로 조금더 얹어주네요

  • 6.9 12:16

    그렇게 사는거 쉽지 않은데 진짜 존경합니다

  • 6.9 12:56

    힙합이다!

  • 6.9 12:57

    글 잘읽었습니다. 좋은일 가득 생기길 바랍니다.

  • 6.9 14:03

    당신같은 분들 덕분에 세상이 따뜻해집니다 감사드립니다

  • 6.9 14:12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힙합이시네요

  • 6.9 15:04

    엘이 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본 모든 게시물 중 제일로 감동적입니다. 리얼힙합 추천 오지게 박고 갑니다.

     

    댁내 항상 행운과 평화가 깃들기를 소망합니다.

  • 6.9 15:15

    "좋은일 하면 좋은게 돌아와야죠"

     

    신이 만든 우주의 법칙을 알고 계시는 군요 분명 배로 받을 날 이 오실겁니다 할렐루야

  • title: Kanye West (2)tls
    6.9 15:59
  • 6.9 17:03

    늘 존경합니다.

  • 6.9 17:09
  • 이게 힙합이다

  • 6.9 18:44

    Hiphop🤙

  • 6.9 19:27

    그저 갓...

  • 6.9 19:53

    struggle and hustle ㄷㄷ

  • 6.9 23:27

    항상 멋지십니다

  • 6.10 02:27

    이거 힙합 맞습니다

  • 1.7 22:16

    성지순례

  • title: Young Thug (Punk)박근호구다글쓴이
    1.7 23:24
    @무친개

    넹?..

  • 1.8 01:05

    God bless u brother. MOVE THE WORLD.

  • 1.8 08:11

    존나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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