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일반

(힙글X) 지난 주말

잠자2022.10.31 16:10조회 수 634추천수 5댓글 8

모두들 잘 지내셨는지. 

그리고 좋은 음악들 많이 들으셨을지. 

 

여기 계신 분들의 반응을 보고 여러 곡들을 들어봤습니다.

또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오랜만에 찾아 들어본 곡들도 있었습니다. 

 

슬롬. 저는 'Be'나 'Freak'같은 곡을 좋아해서 그쪽으로 기대했지만 앨범 전반적으로 감성적인 느낌. 

근데 또 다른 싱글 앨범들 찾아보니 원래 감성적인 게 많았습니다.(그러므로 제 기대가 틀린 것) 

개인적으로는 잘 만든 시티팝의 느낌이었습니다. 

'아니라고'의 경우 이런 감성의 곡이 오랜만이었고, 

'Letter Sent To You'나 'Umbrella' 같은 인스트루멘탈 곡들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분은 비트가 좀 찰진 텍스쳐라 좋은 것 같습니다. 한편 약간 심심한 느낌도 살짝. 

 

짱유와 JFlow의 <Hypnosys Therapy>와 이현준의 <번역 중 손실>도 듣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HT'는 힙합이랑 테크노 섞인 느낌이라 재밌었습니다.(어쩌면 Hiphop과 Techno의 줄임말일지도...)

이건 좀 달리고 싶을 때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아침에 듣기엔 정신 사나웠습니다. 

나중에 그 주파수와 비트가 적응되면 폭발할 듯 좋아할 앨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번역 중 손실>은 여러 아티스트의 느낌이 있어서 재밌었는데, 기본적으로 카녜의 자식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모든 부분이 되게 균형있게 좋은 느낌인데 무엇보다 앨범 제목이 너무 캐치합니다. 

기리보이가 심리학을 파면 이런 느낌인가 싶었습니다. 

당연히 최종 결론일 수 없고 더 들어봐야 할 듯 합니다.  

 

뜬금없이 프라이머리 1집에 '축하해'도 생각나서 또 들었네요. 

이게 토요일에 친구 만나러 강남을 오고가며 들은 음악의 감상이었습니다.

 

그러다 이태원 소식을 접했습니다. 

생지옥이 따로 없더군요. 

비현실적이다 못해 초현실적인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부상자 분들은 피터지고 꺾인 모습이 아니라 마냥 부어있는 느낌이었고, 

자동차들은 잘못된 시공에 온 것마냥 벙쪄있는 느낌이었는데, 

또 소방차의 빨간색이 너무 강렬했고 사람들은 아직도 열광적이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처음 볼 땐 사망자 발표는 없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목격자라고 한 남자분이 나오셔서 얘기하는데, 

자꾸 죽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얘기 하시더군요. 

뭔가 싶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사망자가 146명. 오늘 최종은 153명. 

 

어제 저녁엔 여자친구랑 경복궁 근처 걸으면서 장난도 쳤고, 낙엽도 보고, 
사진도 신나게 찍어재끼고 하는데 하늘에 구름은 또 유난히 예쁘더군요.
해질녘 오렌지색 네온 구름. 고개는 마음과 함께 낮게 깔려있었습니다. 
 

저는 모두가 너무 슬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안 슬픈데 슬프라고 그러는 것도 감정의 왜곡이라 정신 건강에 그리 좋은 것 같진 않습니다. 

그들을 슬퍼하기엔 우리의 연대가 너무 파편화 되어있으니까 노력한다고 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수 틀리면 칼질하는 세상인데. 

다만 인스타그램에 사진은 못 올리겠더군요. 

친구들의 안부가 확인되어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만큼 

다행이라고 생각해도 되나 하는 질문도 커졌고.

이래저래 싱숭생숭 했습니다. 

 

좀 아쉬웠던 주장들도 있었습니다.

- '후진국형 사고'라는 단어가 뭔가 신경쓰였습니다.

어쩐지 이런 일이 일어나면 국가 하나를 후진국이라고 내려치는 것 같아서...   

- 놀다 죽어 걱정 받는거에 대한 억하심정도 생각보다 많더군요. 

- 외국명절 운운하는 것도 좀. 그럼 일단 자동차랑 양옥부터 조지고 가야하는데.

흥선대원군도 싫어하겠다 싶었습니다.  

 

나머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여기는 편이었습니다. 

근데 뭐 저것도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나온 주장들이라고 생각해보면, 

결국 각자가 어떤 결론들을 내리며 일상으로 착륙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어쨌든 저희는 저희의 일상을 담담하게 가져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돌아가신 분들께서 무척 고통스러우셨을 것 같았다는 점을 짐작 정도만 하게 됩니다. 

늦었지만 편히 숨 쉬시길. 

 

또 우리는 당장 오늘의 공부도 무탈히 끝내시고, 퇴근 하시고,

고생한만큼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친구들 만나 욕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내 생각 숨기지 않고, 

어쨌든 이번 한 주도 잘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월요일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신고
댓글 8
  • 10.31 16:58

    글 잘 읽었습니다

  • 잠자글쓴이
    1 10.31 17:23
    @함뿍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내주십쇼...!

  • 1 10.31 17:21

    저도 언론에서 떠드는 '후진국형 사고'라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상의 완전무결한 이상 국가를 '선진국'이라고 전제하고 하는 말인지.. 당장 명백한 선진국이라는 유럽, 미국에서도 압사 사고는 빈번한데

  • 잠자글쓴이
    10.31 17:26
    @20원이여

    저도 말씀하신 "전제"가 걸렸던 것 같습니다. 거 뭐 그렇게 얘기하면 뭐가 해결이 되는건지... 사람들이야 뭐 그럴수도 있다고 치는데 그걸 뉴스에서 듣고 있자니 "어휴 븅신들..."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 title: The WeekndSID
    10.31 18:13

    저는 어릴 때 "산사람은 살아야지" 이 말이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 30대 중반에 신경써야할 사람들과 생업, 미래에 대한 고민들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런 제 나이가 되서 저 말을 다시 되새기니 어렴풋이 그래도 이해가 갑니다.

    삶은 흘러가고 어찌됐든 살아가집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도 곧 죽을것처럼 살아가다가 지독한 죄의식과 함께 밥을 씹어 삼키잖아요.

    슬픈사람도 있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모두 담담하게 일상을 다시 맞이하게 될겁니다.

    슬픈일임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똑같이 고개를 숙이고 같은 눈물을 흘릴 수야 있겠습니까?

    그저 또 어떻게든 괴로운 이 기억이 시간이 흐려지기만 바래야죠..

  • 잠자글쓴이
    10.31 23:17
    @SID

    말씀 들어보니 어쩌면 나이 들수록 감정이 무뎌지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상황에 마음 쓸 수 없게 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아직 사실 상황 해석은 잘 안됩니다. 슬퍼하기에도 괜찮기에도 너무 많은 것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마음마져 너무 추워지시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10.31 21:13

    모두가 슬퍼할 필요가 없다 이 부분이 좀 공감가네요

     

    당장 저도 딱 이태원 사고 일어날때 코로나 증상 나타나고 (결국 양성판정까지 받았고요) 제 몸이 너무 아프니까 슬프고 뭐고 할 겨를이 없더라고요

  • 잠자글쓴이
    10.31 23:19
    @Jablo

    몸이 건강하셔야합니다. 건강해야 슬프든 화가나든 하지 이게 건강이 무너지면 정말... 자기 건강과 안녕에 신경 쓰는 게 나쁜 건 아니니까 꼭 회복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꿀잠을...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일반 [공지] 회원 징계 (2025.06.21) & 이용규칙 (수정)2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6.20
인디펜던트 뮤지션 프로모션 패키지 5.0 안내1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3.01.20
화제의 글 그림/아트웍 안녕하세요, 10년 만이네요. 기억하시나요.5 톨제이 4시간 전
화제의 글 음악 힙합은 발전했는데 세부장르에 대한 존중이 없네2 title: 아링낑낑 (2)BOBOLE 2025.06.29
화제의 글 일반 솔직히 요즘 음악 꼬라지 보면 국힙은 걍 몰락한거임15 title: 털ㄴ업 (2)포라 22시간 전
217630 음악 [LIVE CLIP] 조니 쿼니 (JOHNY KWONY) - ‘롱디 (Prod. Johny Kwony)' Live Clip 코홀트닌자들다어디감 2022.10.31
217629 음악 보기중에서 프로젝트 앨범 2개 고르면 뭐 고르시나요?11 이데아 2022.10.31
217628 일반 이루다 힙잘알이네요24 dlrowortsa 2022.10.31
217627 음악 오왼 - 정규 앨범 [Cry] 발매.6 코홀트닌자들다어디감 2022.10.31
217626 일반 트랩앨범 추천받습니다23 title: J. Cole (2)Orcaaaa 2022.10.31
217625 음악 내가 엄선한 2010년대 국힙 탑스터 10개8 title: Kanye WestLustrover 2022.10.31
217624 음악 Lazy Palace - 싱글 "펖펖" 발매.4 SANF91 2022.10.31
217623 음악 '혐오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들4 title: 수비20원이여 2022.10.31
217622 음악 dirt가 명반이 될 수 없는건 짧은 트랙 수 보다도9 플로우 2022.10.31
217621 음악 오도마 밭3 일리지노 2022.10.31
217620 일반 K-올드힙합 스타일의 뮤비 추천좀요10 너가래퍼면언젠가 2022.10.31
일반 (힙글X) 지난 주말8 잠자 2022.10.31
217618 일반 '혐오할 자유' 라는 말이 싫다11 title: Kanye West (2)Destreza417 2022.10.31
217617 일반 윈도 나니뽭 런ㅊ 때애앤쓰! title: Playboi Carti (MUSIC)Yeisdumbasf 2022.10.31
217616 일반 가오가이 모텔 프리스타일 원조4 2022.10.31
217615 음악 저스디스 찢붙16 title: Takeoffrt이지헌 2022.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