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을 유튜브에 자주 검색했던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봤을 수도 있는 DAYDONTCRY (전 BROKEN RADIO CLUB)의 정규 1집 [웃는 세상]이 나왔기에 가볍게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기존 한국사람 노래 커버 올라왔던 걸 보면 좀 가벼운 EMO적 사운드에 락적 요소를 결합하거나, 아예 핌프락 같은 느낌으로 재해석해서 돌려놓은 노래들이 있었기에 그런 느낌일 거라고 지레짐작했으나, 아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참여진을 본다면, MY HOMIE TAR가 4번 트랙 'Calling Me'를 프로듀싱했고, DONTWORRYANU가 믹스/마스터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FLAVORDASH, Jungsinmart가 각각 5,6번 트랙에 피쳐링으로 참여했습니다.
가장 크게 다가온 지점은 K-lil peep을 지향점으로 놓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름이 DAYDONTCRY인 것도 릴핍의 CRYBABY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릴 핍의 어둡고 우울한 가사, 이모적 사운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특이한 점은 가사에 영어가 거의 없고 대부분 한국어로 가사가 이뤄져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사운드적으로 한국어가 이런 장르에서 맛있게 붙기 힘든데, 이를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꽤나 의미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앨범의 분위기는 '웃는 세상'이라는 제목과 상반되게 꽤나 어둡고 우울합니다. 사운드 자체도 그렇고, 가사도 NP의 연애, 사랑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타인에 대한 불신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재미있게 다가왔던 건 앨범이 풀어내는 하나의 이야기가 나름 오밀조밀하게 잘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지독한 자기 불신에 걸린 나, 이런 나를 좋아하는 너, 설마 좋아한다는 그 말이 진심일까 싶어 점점 마음을 열게 되지만 사실 거짓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너의 그 말이 거짓인 것을 알면서도 너에게 집착하게 되는 나의 모습을 입체감 있게 그려냈다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돈워리아누의 마스터도 역시 깔끔하고, 두 피쳐링도 재미있게 붙습니다. 특히 Jungsinmart는 첫 정규부터 돈워리아누와의 듀오 앨범, 그리고 이번 피쳐링까지 확실히 특색있고 앞서나가는 느낌입니다. 주목해야 할 루키라고 생각되네요.
저는 4번 트랙 'Calling Me' 를 가장 좋게 들었습니다. 특히, 나에게 매달리는 너를 밀어내려는 듯 받아주려는 듯 하는 가사와, 대조되게 밝아진 사운드가 집착받는 것이 내심 기쁜 나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물론 MY HOMIE TAR의 프로듀싱도 확실히 좋았구요.
꽤나 두서없이 말했지만, 결론적으로 제 입장에서는 즐겁게 들은 앨범입니다. 시간을 내서 꼭 들어야 한다-라고는 못 하겠으나 한 번쯤 들어봄직한 앨범이다-라고 정리를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 추천 트랙 - Calling me, 죄인, Romeo, Pass
개인적 추천 트랙은 있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앨범이 주는 서사가 재미있는 앨범이기에 한번 통으로 돌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러닝트랙도 20분 남짓으로 짧은 편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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