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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표절 논란으로 인해 빛이 조금 바래긴 했으나, 여전히 한국 힙합을 논하는 데 있어 프라이머리를 빼놓을 수는 없다. 2000년대에는 프라이머리 스쿨로 대표되는 재즈 힙합과 빅딜 레코즈의 중핵으로서의 붐뱁 프로듀싱이 주목받았고, 이러한 내공을 바탕으로 아메바 컬쳐에서는 흑인 음악의 거의 모든 바운더리를 오가며 레트로한 프로듀싱으로 대중적 인기를 확보하였다. 이후에도 아이돌 보컬들과 팝적인 음악을 시도하고('Pop'(2017)) 전자 음악적인 요소도 시험해 보고('신인류'(2017)), 락이나 블루스적인 방향으로 틀기도 하는 등(OST 작업들) 커리어 내내 프라이머리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거듭했다. 이 중 프라이머리 스쿨의 키보디스트이자 프로듀서인 스코어와의 협업은 프라이머리의 모든 디스코그래피 가운데서도 가장 재즈의 향이 진한 작품으로, 2000년대의 프라이머리를 논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프라이머리와 스코어는 이 앨범을 힙합 앨범이라기보다는 컨템퍼러리 재즈에 가깝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 말대로 프라이머리의 드럼 시퀀싱과 기타, 그리고 스코어의 건반이 큰 뼈대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재즈 연주자 들의 연주나 래퍼 혹은 보컬의 퍼포먼스가 섞이며 재즈와 팝, 힙합이 혼재하고 있는 이 앨범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랩 배틀이나 댄스 배틀을 모티브로 하여 김지석과 배선용, 두 연주자의 색소폰과 트럼펫이 경쟁적인 조화를 이루는 'Street Dancer'나, 아예 재즈 보컬리스트와의 협연으로 퓨전 재즈적인 방향을 모색한 'Paradise'와 'Who Am I?'가 이러한 앨범의 방향성을 드러내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윤하 등의 가수와 협업하며 가요 방면에서 내공을 쌓은 스코어가 주도권을 잡은 'No Way'나 '돌아갈래'같이 대중적인 알앤비에 가까운 접근을 취한 트랙들이나, 마일드 비츠의 훌륭한 샘플링이 더해져 제이 딜라 풍의 재즈 붐뱁으로 완성된 'City Soul'같은 트랙들이 앨범을 더 풍성하게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칫 난해해질 수 있는 앨범을 좀 더 쉽게 만드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연주 앨범으로 기획된 앨범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호화로운 라인업이 참여한 형태로 앨범이 완성되었다. 특히 당대의 가장 중요한 신예들이었던 도끼, 이센스, 사이먼 도미닉, 언터쳐블의 활약이 인상적인데, 랩과 보컬을 오가며 깔끔한 맛의 퍼포먼스를 남긴 사이먼 도미닉과, 특유의 동물적이고 자연스러운 엇박 플로우로 김지석의 색소폰과 극강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이센스, 17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완성도 높은 허스키한 톤과 라이밍을 보여준 도끼의 활약은 단연 독보적이다. 베테랑들 가운데서는 예리한 톤으로 유려한 그루브를 뽐내는 션이슬로우와, 멜로디컬한 플로우가 인상적인 TBNY가 존재감을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S#ARP의 서지영과 노을의 나성호가 참여했다는 부분에서 의외성이 보이는데, 재지한 곡에 어울리는 섬세한 음색으로 나름의 존재감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비록 보통의 재즈에 비하면 조금은 쉬운 앨범이지만, 프라이머리의 재즈에 대한 애정은 이 앨범에서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다. 힙합의 드럼에 재즈 연주가 더해졌다는 컨셉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Doo-Bop'(1992)이나 구루의 'Jazzmatazz Volume 1 (An Experimental Fusion of Hip-Hop and Jazz)'(1993)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군데군데의 팝적인, 어찌보면 약간은 통속적일 수도 있는 접근으로 꽤나 성공적인 로컬라이징을 보여주었다. 한국에서의 재즈 힙합이 대부분 샘플링에 그 근간을 두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본 앨범이 지닌 희소성과 가치는 더더욱 빛난다. 프라이머리의 빛나는 디스코그래피 가운데서는 존재감이 약할 수도 있는 앨범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재조명 받아야 되는, 한국 재즈 힙합을 대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명작이다.
P.S. 최근 프라이머리는 Pphk라는 밴드를 통해 다시금 연주에 기반한 사운드를 시험하고 있다. 2022년 내로 결과물이 나온다고 하니 기대해보자.
Best Track: Street Dancer (With 김지석, 배선용), Beautiful Struggle (With E-Sens, Simon Dominic, 김지석), City Soul (With Dok2, Simon Dominic, Mild Beats)
재즈 힙합 다이스키 헤으응
힙합엘이 여러분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상대방의 그... 호흡, 화합
아니.
샤빱두비뚜밥 두비두비두비두비 뚜비두밥 사바두비두봐 샤바다 두붸둡
이거야.
아주 맛있는 앨범
아주 맛나는 알범
원래 연주 앨범으로 예정되있었군요..신기
애초에 재즈에서 말하는 Jam을 의도한 앨범이라고 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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