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X) 장문주의) 당신의 이어폰/헤드폰 소리를 무료로 더 좋게 만들 수도 있는 법

*주의 당연하게도 매우 주관적인 영역이며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음덕질을 나름 오래 해온 사람으로서 최근 Audiophile 커뮤니티의 흐름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선요약: 안드로이드 유저는 Wavelet 어플을 받아서 AutoEQ (자동선택으로 변역됨) 기능을 키고 본인의 이어폰/헤드폰 모델을 선택해서 음악을 감상하면 됩니다. (단, 삼성뮤직, 유튜브 뮤직 등등 몇몇 오디오 어플에만 적용되고 설정에서 레거시 모드를 키면 사운드 전역에 적용되지만 버그가 있어서 됐다 안됐다 할 수 있음) 그리고 애석하게도 맥은 있지만 아이폰은 사용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어폰/헤드폰은 FR(Frequency Response) 측정치가 존재합니다. 이는 20Hz~20kHz를 순차적으로 재생시켜서 (Sweep) 그 데시벨을 측정한 그래프입니다. 간단하게 낮은 주파수대의 데시벨이 높으면 저역이 많은거고 높은 주파수가 높으면 고역이 많은거죠. 대표적으로 저역이 과다하면 중역대를 침범해서 보컬이 마스킹되고 (베일 뒤에서 들리는 느낌) 소리가 지저분해집니다. (물론 그런 사운드를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명기로 유명한 HD600의 측정치. 깊은 울림을 주는 극저역대가 빠지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비교군은 2018 하만타겟)

타켓 커브라는건 가장 이상적인 FR 그래프 입니다. Free Field Target, DF(Diffused) Target, Harman Target 등등 여러 타겟이 있고 제가 음덕질 시작할때만해도 DF Target을 최고로 쳐줬는데 몇년 전부터는 하만 타켓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럼 하만 커브란 무엇인가 하면. 하만 커브는 Sean Olive, Elisabeth McMullin 박사가 공동연구한 타켓 커브로 무반향실에서 플랫한 소리를 내는 스피커를 기준점으로 잡고 거기서 시작해서 조금씩 튜닝해서 (저,중,고역대를 조금씩 올리거나 내리면서) 본인들의 타켓 (하만)과 다른 타겟에 맞춘 (DF 타켓 등등) 소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어떤 소리를 더 선호하는지 조사해서 도출된 일종의 선호도 반영 곡선입니다. 이 연구는 2013년에 시작돼서 2019년 까지 몇번의 수정을 거친다음에 종료되었습니다. 

                                                  [13년도 하만타겟 그래프]

두 박사님의 2013년도 연구 논문: https://www.aes.org/e-lib/browse.cfm?elib=16768

당연하게도 하만타켓은 만능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매니아들의 가장 큰 불만은 18년도 곡선이 하드 리스너가 아니라 일반 리스너 상대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저역대가 좀 과장되었다는 것이죠. 저도 이 의견에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18년 하만은 제가 듣기에 좋긴 하지만, 저역대 상한선인거 같아요. 저기서 조금이라도 더 얹으면 중역대를 침범해서 마스킹이 일어나던가 소리가 지저분해집니다.

그래도 헤드폰 리뷰어들 Oratory1990, Crinacle, Headphone Show, Rtings.com, DMS 모두 하만 파생 타겟을 씁니다. Crinacle은 하만타켓에서 900Hz 아래는 아예 플랫하게 다리미질해서 쓰고 Headphone Show는 고역대에선 18년도 하만 저역대에서는 13년도 하만을 쓰고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측정치를 아예 보지 않는 리뷰어들 Joshua Valour, Z Reviews 가 추천하는 이헤폰들을 보면 다수의 측정치가 하만 타켓 언저리에 있습니다.

당연히 측정치가 전부는 아니고 저 위에 리뷰어들도 대부분 객관적 사운드 리뷰 / 주관적 사운드 리뷰 파트를 나누어서 진행합니다. 그래도 많은 리뷰어들이 호평하는 이헤폰과 대조해보면 상당히 유의미한 객관적인 지표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주관적인 영역이니까 본인이 하만의 소리를 싫어하면 뭐 그대로 끝이죠. 다만 Headphone Show의 Andrew는 많은 사람들이 하만 타켓을 좋아하지만 아직 접해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나온게 Auto Eq 프로젝트입니다. 위에 리뷰어들의 측정치를 바탕으로 본인의 이헤폰을 eq해서 하만타켓을 모사할 수 있도록 하는 거에요. 사용법은 서두에 써둔대로 안드로이드 유저는 Wavelet 어플을 받아서 AutoEQ(자동선택으로 변역됨) 기능을 키고 본인의 이어폰/헤드폰 모델을 선택해서 음악을 감상하면 됩니다. (단, 삼성뮤직, 유튜브 뮤직 등등 몇몇 오디오 어플에만 적용되고 설정에서 레거시 모드를 키면 사운드 전역에 적용되지만 버그가 있어서 됐다 안됐다 할 수 있음) PC 유저는 Equalizer APO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저는 둘 다 애용중) 구현 가능한데 안드로이드 보다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깃허브 가면 설명법도 나오고 하만타겟 말고 다른 헤드폰 모사하기, 저역대 올리기 등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방법 나오니까 들어가 보세요. 해달라는 사람 많으면 PC 사용법도 올려보겠습니다.

                                                [Wavelet 사용 예시]

                                         [PC, Equalizer APO 사용 예시]

Auto Eq 프로젝트 깃허브: https://github.com/jaakkopasanen/AutoEq

참고로 만약에 하만 타겟의 사운드가 마음에 들었다면 AKG K371이 eq 없는 상태에서 하만에 가까운 소리를 내면서 가격도 저렴한 헤드폰입니다. (이미 모사할 수 있는데 왜 사냐고 한다면 모사는 그저 모사일 뿐이고 원래 측정치가 타겟에 가까울수록 모사의 정확도가 올라가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HD600의 극저역 롤오프 같은 경우는 Eq로 채우기 힘듭니다)

그리고 마음에 안든다면. 그냥 본인이 듣고싶은대로 들으면 됩니다. 결국 중요한건 측정치가 아니라 본인이 즐기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