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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더비2 = 힙합 폭주 (살짝 긴 리뷰)

Yowohn2022.02.23 05:42조회 수 1185추천수 8댓글 7

'왜 프더비2를 들으시나요? 그거 음악도 시끄럽고 가사가 너무 저급하던데'


'프더비2 건강에도 존나 좋아요!!! 프더비2 계속 들어! 대가리 다 박살내!'

 

 

 

비프리는 스킷을 정말 잘 쓰는 아티스트기때문에, 프더비2에 왜 그 폭주스킷이 들어있는지 고민해봤습니다.

 

그런데 좀 알것같습니다.


프더비2는 어쩌면 아주 잘 깔아놓은 긴 고속도로 (1시간 남짓의 비트 진행)에서

 

비프리와 고등학생들이 양카튜닝된 스포츠카와 쇼바올린 바이크를 타면서 폭주 땡기는 모습인것같습니다.


 

 

제도권 내의 자동차 덕후들이나 바이크 동호회 사람들이 모이면

 

엔진에 대한 매카닉이나 주행성, 혹은 미묘한 디자인 에스테틱의 차이에 대해서 논합니다.

 

하지만 그런 점잖은 토론은, 양아치 폭주족들에겐 개풀뜯어먹는 노잼 꼰대소리입니다.

 

당장 발산하고싶은 욕망과 에너지는 넘치는데 인생과 세상은 미래도 답도 없고 허망할뿐이라는 괴리에 끼어있으면

 

그냥 5분뒤에 죽을것처럼 양카튜닝하고 쇼바 올리고 나팔소리 내면서

 

'씨발 다 필요없어 이게 최고야!!'

 

하는 원초적 쾌감에 취하는것이 가장 진실된 순간입니다.

 

그와중에 아이러니하게 말도안될만큼 멋진 주행과 묘기가 나오면,

 

두개골이 쩍 하고 열리는듯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대가리를 박살).

 

그리고 그 쾌감을 힙합엘범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낸게 프더비 2인것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더비 2를 못느끼겠다고 하는 분들도 이해합니다.

 

 

 

폭주감성은 분명 제도권 내의 모터 팬들이 믿는 '좋은 차, 좋은 드라이빙'의 기준들에 어긋납니다.

 

그런데 그런 고상한 토론은 어쩐지 결국 드라이빙의 원초적 쾌감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가는것같을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본래 드라이빙이 주는 쾌감이 싸구려 양아치 폭주현장에서 발견되고 구원됩니다.

 

 

 

힙합 팬들은 고상하게 모여서

 

'좋은 라임, 좋은 그루브, 고급스러운 박자타기, 비싼 사운드 엔지니어링, 똑똑한 가사, 날카로운 문학성...'

 

등을 논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힙합이 가진 원초적 에너지가 (쿤디판다의 표현을 빌리면, 힙합이 가진 '씨발'이) 왠지 등한시될때가 있습니다.

 

프더비2는 힙합 폭주를 통해 그 원초적 에너지를 완벽하게 그려낸것같습니다.

 

 

 

다만 단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면, 굳이 이름을 '프더비2' 로 붙인것입니다.

 

예전에 비프리가 '전설의 고향'을 통해 엿보여준 프로덕션에 (좋은 의미로) 문화충격을 받았었는데

 

그게 Free from Hell을 거쳐서 프더비1에서 완성되는걸 보고 입이 점점 더 크게 떡 벌어졌었습니다.

 

하지만 그 스타일은 프더비1에서 마무리를 지은것같고,

 

프더비2는 그 이후 나온 뉴웨이브 컴필 엘범들과 오히려 결이 비슷한것같네요.

 

 

 

Epik High Is Here의 경우 상편(pandemic)을 만들고 하편(post-pandemic)을 발매하려다가

 

코로나가 생각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상편과 하편의 연작으로서의 연계성이 약해진 모양이더라구요.

 

그래서 엘범이 상당히 훌륭했음에도 불구하고 하편이라는 네이밍이 '던져놓은거 마지못해 회수하는 의무감'에 붙은 감이 있었는데

 

프더비2는 왜 프더비2인지 아리송합니다.

 

 

*** 이 글은 절대로 폭주문화에 대한 옹호가 아니며 폭주는 아주 아주 위험한 행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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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2.23 07:38

    인스타 보니까 남한테 피해를 주면서 사는 것 같던데..

  • 2.23 07:43

    폭주 최고! 폭주 짱!

  • ㄹㅇ 그냥 원초적인 쾌감을 느껴야 하는 앨범인듯

    근데 말씀대로 앨범 제목을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 2.23 10:11

    폭주 다뚜ㅕ!!

  • 2.23 12:04

    A4EB84D4-13A6-42C0-A0C0-3F181B6936E4.png

    폭주 스킷만 놓고 얘기 해보자면.. 듣자마자 바로 예전에 뉴스에서 90년대 00년대 폭주족 인터뷰 했던 내용들이 생각났었네요..물론 듣는이들에게 불쾌감을 조성하였거나 나쁘게 작용 됐을 수 도 있다고 생각하지만..적어도 스킷 이후에 재생되는 트랙들에서 90~00년대 폭주족처럼 무질서하고 원초적이고 단순무식하며 이 트랙에서 만큼은 내가 짱이라는걸 예고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는 생각이 들었었네요. 물론 폭주 자체는 사회에 없어져야 할 나쁜 행위가 맞죠. 그래서 폭주(나쁜 행위)를 음악에 빗대어 음악에서 만큼은 자유롭게 표현 할 수 있는 나쁜 음악이라 지었다고 예상을 해보네요..

  • 2.23 14:59

    폭주문화의 음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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