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비오의 "Counting Stars"가 발매되며 쇼미더머니10의 마침표가 찍어졌다고 생각하여
(믹싱으로 마침표가 조금 먹먹하게 찍혔지만...)
종영이 된지 조금 지났지만 이번 쇼미를 보며 느낀 저의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일단 먼저 저의 음악취향을 공유하자면
QM, 화지, 쿤디판다, 재달, 던말릭의 음악을 주로 듣습니다.
지금도 던말릭의 '서울로 와'가 틀어져있네요.
예...음 저는 달달하고 대중적인 노래보다는 아티스트의 신념, 생각이 담긴 노래를 좋아합니다.
이 점 참고하고 글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서,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가장 프로그램 이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시즌이었다고 느낍니다.
이번 쇼미더미니10은 어찌보면 한국힙합의 양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죠.
쇼미더머니는 국힙의 파이를 키웠지만 동시에 국힙을 '고시화'하였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를 일종의 '병목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힙합을 하는 사람이야!"라고 하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과 유사하게 대부분이
쇼미더머니에 지원하고 거기서 성공하는 것을 꿈꾸죠.
그런데 학력고사가 수능으로 바뀌고 수능보다 수시가 강조되는 시간의 흐름처럼, 쇼미더머니도 영원하지 않았죠.
쇼미 5이후로 '쇼미'라는 성공의 수단은 하락세를 탔고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8때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합니다.
이후 쇼미9은 오디션 프로그램답게 랩하는 비중을 늘리고 (트리플 미션, 음원미션 팀당 2번 등) VVS, 내일이 오면, 등의 대중적인 노래로 쇼미9는 재기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성공 루트를 쇼미 10이 이어받았죠.
이번 쇼미더머니는 쇼미9에 비해 싱잉랩의 비중이 확연히 증가하였습니다.
음원미션 4곡 전부, 1차 공연 대다수(모두죠 사실) 등
대중은 음원차트로 자신들의 귀를 만족하였지만, '힙합'프로그램을 기대한 일부는 이에 실망하였습니다.
저도 프로그램에 실망한 사람 중에 한명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쇼미더머니가 'Show me the money'로 변화한 것을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준 시즌이라고 생각해요.
쇼미의 최전성기 3, 5는 힙합 음악 중심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성공을 만들어냈고 래퍼들의 워너비 프로그램이 되었던 것이죠.
그러나 시대가 지나 더는 '힙합'이 대중에게 먹히지 않았습니다.
노선을 튼 쇼미더머니는 '싱잉'이라는 새로운 수단을 실험하였고(쇼미9) 결과는 대성공. 10은 이를 이어받았죠.
(물론 전 시즌에도 싱잉이 있었지만, 주된 수단은 아니었거나 성공하지 못하였죠)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지만, 결국 대중은 '힙합'보다는 '듣기 좋은 노래'를 선택했고
쇼미 출연 아티스트는 이 흐름에 따라갈 수 밖에 없었죠.
수능이 영어 절대평가로 바뀌었는데, "난 영어가 좋아!"라고 영어만 공부할 수 없죠.
영어의 비중이 줄어들었으니, 국어, 수학을 더 열심히 공부해야죠.
그러면서 쇼미는 기존의 힙합과 유사하지만, 다른 노선을 타기 시작합니다.
영어도 공부하면서 국어,수학의 비중을 늘려나간 쇼미는 기존의 영어를 좋아하던 수험생(리스너)에게
어색함을 느끼게 하였죠.
저도 힙합팬으로서 참 아쉬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게 또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쩔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제가 잠깐 한 래퍼에게 랩레슨을 받은적이 있었는데
참 좋은 아티스트고 좋은 앨범을 낸다고 생각하는데도 음악으로 온전하게 수입을 채우고 있지는 못하더라고요.
랩레슨도 하고, 이런저런 부업도 하면서... 근데 쇼미는 안 나가시더라고요
그 분 보면서 참 배운게 많은데...
만약 누가 저한테 와서 "야 너 래퍼라며? 그 랩에 좀 대중적인 멜로디랑 코드 섞어봐 그럼 1억줄게"라고
한다면 저는 당연히 할 것 같아요...저 포함 대부분이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난 영어가 좋으니깐 계속 영어할거야!"라고 말하는 그 용기가 참으로 대단하더라고요
(물론 쇼미 나간다고, 혹은 싱잉랩한다고 모두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여튼...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는데 정리하자면
싱잉이 성공의 수단으로 변하면서 프로그램은 그것에 따라간 것이고
기존의 힙합을 좋아하고 힙합 음악을 하던 아티스트들과
멀리 떨어지게 되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엘이에서 힙합 세대를 정리하고 이후의 세대를 예측해주신 분이 있으셨는데
그 분 말처럼 이러한 갈등이 또다른 변화를 위해 일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상 저만의 쇼미 10 리뷰 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음악 취향이 저랑 비슷하시네요. ㅎㅎㅎ
쇼미가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그동안은 힙합이라는 색은 유지했었는데 유독 10은 크로스 오버라는 핑계로 대중픽 노래를 너무 냈음 심지어 일반 대중에서 이게 힙합인가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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