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병의 시대도 어언 2년이 되어가는 현재까지 사람이 죽고 사는 현장에서 그 시기를 보낸 나는 지금 지쳤습니다
헛웃음기라도 장전하고 퍽코비드를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혼돈을 겪어온건지 따위을 말하자면 더 말이 길어지니 생략 하고 …
나는 지금은 사장되어버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입니다 이후에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심각한 알러지로 갖은 고생을 지금까지도 , 그 중간에 백신으로 유명세를 탄 아나필락시스라는 에피소드로 목졸려 죽는거 같은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간것까지 어쩐지 접종자의 불명예만 남았습니다 지금도 언제 재발해 내 숨통을 끊을지도 몰라서 허벅지에 꼽는 응급주사를 품에 안고 살아갑니다 알만한 사람이라 다행인 부분
부스터샷 맞아라 맞아라가 붐인 며칠전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문자하나를 받았습니다
AZ 를 맞은지 육개월이 얼마남지 않았다 백신접종 증명 효력을 유지하려면 14일안에 부스터 샷을 맞아라
부스터샷을 맞지 않으면 미접종자 취급이다 라는 말이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고 결국은 목숨걸고 부스터샷을 맞았습니다 내 천직이라 생각하고 내가 사랑하는 내 일을 위해서 내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며칠동안이나 멍석에 말아서 흠씬 두드려 맞은거 같은 몸 상태로 오늘 다른 아이들보다 아주 천천히 다르게 그래도 씩씩하고 아름답게 크고 있는 늦게 품에 안은 만큼 더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의 센터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아들과 약속한 대로 귀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도시 철도,
또래보다 등치는 배는 커서 오지랖 많은 넘들에게 초등학생이냐는 우스갯질문을 받지만 실제로는 세돌쟁이 , 큰 아이가 이미 말을 하지 못함으로도 앞서 말한 오지랖쟁이들에게 많은 의문의 시선과 쓸데 없는 질문들을 받습니다 필요없는 참견과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평가들까지 아주 신명들 나셨습니다
사람들이 다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 싶을때 이어폰만큼 도망가기 좋은 곳도 없지만 근래에 나는 너무나 지쳐서 이어폰마저 침묵이 필요했습니다
음악을 듣는것에도 지쳤죠
열차에서 내리기 싫은 천하장사도 하겠네 싶은 우리 건강한 아들을 설득하기에 실패 , 결국은 20키로 아들을 들쳐 안고 백신 기운에 몽롱한 몸을 일으키는데 …
어디선가 아주 크게 “(딩딩딩딩) 예 니가 (딩딩딩딩) 스..틸 퍽킹.. (딩딩딩딩)…” 아주 익숙한 곡의 인트로 비트가 들려옵니다 잊고 지냈지만 바로 알아챈 그 곡 그때 그시절의 힙합
퇴근길 사람많은 열차안에서 말도 안되게 울리는 배경음악에 드디어 백신 부작용으로 환청까지 듣는가 하고 자조하는데
훤칠한 흑인 아마 , 동생인 실제로 스피커폰으로 노래를 크게 틀고 앉아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 ????
요즘 길거리에 천지인 박치기 공룡들 만큼 매끈했던 내 이마에 나이탓이라고 믿고 싶지않게 자리잡은 표정주름이 간만에 다림질을 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내린 시간은 겨우 10초, 인트로뿐이라도 이 곡을 확신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눈치채신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곡은 Dr.dre 의 still dre 입니다
열차문은 금세 닫히고 열차는 떠났지만 신나는 여운과 위안이 남았습니다
여기서 지금 이렇게 닥터드레라니 스틸드레라니
참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하하하
“딩딩딩딩” 전문가는 아니라 이 소리가 어떤 악기로 내는 소리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그 것과 상관없이 몸을 흔들수 밖에 없는것은 분명하니
청소년 보호법의 보호가 미약했던 내가 소년이던 그 시절 세월을 미리 맞이한 외모덕분에 들락날락 이던 어둡고 시끄러운 그때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잠깐
사람마다 취향이 갈리는 세상 모든 분야에서 특히나 음악만큼은 취향차이가 극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전 힙합입니다 장르안에서의 세분화 된 취향은 차치하고 역병이 번진것마냥 시끄럽더라도 이글을 읽은 당신들도 결국엔 힙합일겁니다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아마 갤럭시로 추정되는 블랙케이스의 핸드폰 음량을 최고조로 사람많은 열차안에서 스틸드레를 감상하던 이름 모를 흑인 동생에게 감사를
앞으로 나는 그래왔던것처럼 많은 오지랖들의 시선을 뭉개고 나아갈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나마 먹고사는 걱정은 없는 나도 필요한 침묵이 아마 어디서 무얼하고 사는지 모르는 다른 이들도 가끔씩 필요하겠지요 그래도 결국 여기있는 우리는 다들 그 침묵을 깨는 게 힙합일겁니다
전쟁같은 북새통에도 마침내 힙합이나 들으며 위안받고 흔들거리길 바라며
그럼 이만
무슨말을 하실려는지 모르겠지만 필력 좋으신듯
내 취향은 결국 힙합이더라 빵디나 흔들자 하는 아재이야기입다
와 시발 이거 존나 힙합이다
누님 진짜 멋있으시네ㅔ요
이거 힙합이네요
낭만뒤지네요
아무 소설이나 집어서 중간을 읽은 느낌이네요
ㄹㅇ
응원합니다 살아갈 힘을, 때로는 방향성과 동기까지 나에게 던져주는 힙합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님이 낯선 흑인 청년한테 우연히 살아갈 힘을 얻으셨듯이 저도 별 생각 없이 읽은 글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받아가네요 감사합니다 좃같은 세상 잘 살아봐야죠
모두 힘냅시다!
세상이 우울한 만큼 더 이겨내봅시다! 힙합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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