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넛이라는 아티스트 자체는
음지에 있을 때 쓴 곡들과, 어느정도 성장한 자아가 드러나는 Higher than e-sene,
쇼미더머니 나와서 부른 내가 할 수 있는 건으로 이어지는 서사가,
그 이후로 적절하게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만..
블랙넛이라는 아티스트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열등감이라고 했을 때,
그 감정을 예술로 승화시키기에는 저속한 가사가 아주 좋은 재료가 됐죠.
멋을 부릴 때 천박한 가사를 쓰면 멋이 안나지만, 블랙넛은 멋 부리는 노래를 한 건 아니니까요.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가사도 많았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정도가 심했기 때문에 초창기의 곡들은 즐겨 듣기에 거부감이 좀 있는데
Higher than e-sens 정도 오면, 가사가 저속할뿐이지 담고 있는 주제가 너무 희망차서 좋았어요.
"빈지노란 노래를 낸 게 후회돼, 난 걔보다 더 클 수 있는데"가 곡을 관통하는 라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주제를 블랙넛이라는 아티스트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혀서 내놓은 거죠.
덕분에 열등감이라는 키워드와, 그걸 극복해나가는 자신감이 매우 리얼하게 담겨졌다고 생각합니다.
초창기의 비윤리적인 가사들로 인해서 양지에서 성공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점과는 별개로
이런 아티스트가 가진 서사가 이후 행보에서 잘 이어지지 못한 게 너무 아쉽습니다.
쇼미더머니 끝나고 1년 후 쯤, 이런 서사를 담아낸 정규 하나 내줬으면 존나 멋있었을 텐데.
전 배치기가 더 좋읐음
말씀하신 노래들처럼 평소에 쌓아놓은 열등감을 터트리는 곡들에게서 매력을 느꼈는데, 요즘은 그냥 그런 캐릭터가 되어버려서...
중간에 제대로 된 솔로 앨범이 뭐 하나라도 나왔었다면 혹시 몰랐을 텐데 아쉽네요
진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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