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몇 가지 커뮤니티를 돌면서 자주 느낀 건데요.
힙합판이 쇼미 덕에 커지긴 했지만
아직 다수의 대중이 느끼는 힙합 문화는 여전히 삼류 양아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요.
머니스웩이라던가 가사에서 느껴지는 공격성이나 분노, 욕설 같은 것들이
힙찔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되어 버리고, 그러한 특성들을 조롱하는 댓글들이나 게시물이
많은 추천을 받는 꼴을 한두 번 본 게 아니거든요.
마닷 사건 이전에도 심심찮게 본 광경이고, 다른 분들도 엘이만 하시는 게 아니라면 마찬가지이실 거에요.
결국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속도에 비해 씬이 커지는 속도가 좀 더 빨랐던 거 아닐까 싶습니다.
이유야 뭐, 다 아실거고...
마닷에서 도끼로 이어지는 사건은 결국 언제고 터질 게 터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전부터 래퍼들 하는 꼬라지가 맘에 안들었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거든요.
유명한 비프리 결혼식 사진이 지금까지도 잊을만 하면 올라오면서 조롱거리가 되는 것부터 그렇고요.
이 민감한 순간에, 실제 사정이 어땠는지는 그렇다쳐도 도끼의 워딩이 그리 좋지 못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가 힘드네요. 어머니를 건드려서 빡친 나머지 말이 거칠어질 수 있었던 사정은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물어뜯기기 좋은 단어를 골랐어요. 정치적인 감각이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너무 감정을 곧이곧대로 표출하게 된 것 같아 안타깝네요. 그저 도끼가 이 순간을 잘 넘어가길 바랄 뿐입니다. 그 말 한마디로 정의되기엔 이룬 것도, 보여줄 것도 많은 아티스트니까요.




공무원이 직업의 최우선이 되는 나라니까 당연히 경직되고 보수적이 될 수 밖에 없지만요.
"저희 엄마는 사기친 적 없고, 법적 절차를 밟았을 뿐이고, 돈을 왜 안 갚았냐고 하시면... 저한테 오시면 갚아드릴게요. 저는 몰랐구요. 저랑 대화한 적 한번도 없어요"
오시면 갚아드리겠다: 잠적했다는 것에 대한 답답함의 표현
밥값: 알았다면 갚아드렸겠고, 기사 나오기 전까지 본인은 몰랐는데 현재의 본인에게 그 돈이 얼마나 큰 돈이라고 그걸 안 갚아서 가족이 사기를 쳤니, 잠적했니 소리를 듣겠냐는 답답함의 표현
'돈 빌린 사람이 빌려준 사람 찾아가서 사과하고 갚아야지 여기로 오면 돈 주겠다가 뭐냐?' 라고 한 문장만 보고 반응할 게 아니라, 잠적했다는 의문에 대해 자기는 항상 여기 있었다는 답답함의 표현이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연락 온 적 없다가 지금은 연락 닿아서 피해자랑 연락하고 있다고 했구요. 자기가 빌려서 떼먹은 돈 아니고, 사람들이 마닷 사건처럼 사기치고 잠적한 냥 몰아간 점에서 도끼도 최초에는 피해자였어요. 답답한 걸 표현하려다보니 피해자가 모멸감을 느낄 수 있는 단어를 선택했구요. 근데 도끼 엄마와 도끼를 분리시켜 생각해보면 이 사건에서 도끼가 최초에 피해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아예 무흠결을 바라는 것 같아요.
흥분해서 대응을 잘못했다고 힙합이 어쩌고, 평소에는 디스 잘만 하더니 너네 이럴땐 왜 디스 안 하냐... 평소에 힙합 안 들으시던 분들도 사회적인 이슈 있으면 "야야 거기 시끄럽게 소리지르는 놈들 돈자랑할 바에야 차라리 사회적인 문제에나 소리질러라. 야 나 답답한데 사이다 먹게 디스곡 한번 써봐~ 에잉... 안한다고? 그게 힙합이냐?" 힙합을 창작이나 예술의 일종으로 대우 안 하는거 너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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