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엘이하다가 한참 눈팅만 하던 사람인데,
의외로 요번 디스전에서 딥플로우를 옹호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제가 생각했던 것이랑 완전히 반대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짧고 쓸데없는 글을 써봅니다.
일단 제 소개부터 하자면(시비방지용) 데이즈 얼라이브도 vmc도 엄청 좋아하던 사람으로서, 이 사태가 그리 달갑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던말릭은 할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배고파야 힙합이냐?'고 반박하실 분들이 많은데 그것보다 던말릭이 하고싶었던 말은 언더그라운드가 지키던 가치 '순수함, credibility(keep it real)'같은 얘기를 하고싶었던 것 같아요.
'싸구려 힙합양산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고, 나와 맞지 않는 음악을 하지않고 나는 오직 나의 음악만으로 나 자신을 증명할 것이다. 그것이 부든 명예든', '돈에 굴복하지 않고, 나의 행보와 신념을 지키겠다.' 라는 것이 한국 언더그라운드의 태동부터 불과 몇년전까지 나오던 음악을 들어보면 흔히들 노래하는 주제였죠.
특히나 vmc나 피타입 같은 경우는 쇼미더머니를 대놓고 까는 노래들을 낼 정도로 쇼미를 싫어했죠. 래퍼가 다른 래퍼에게 평가받고, 쇼미 직후 그깟 한탕 장사를 위해 악마의 편집을 당하기도 하고 질질짜는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그런 멋 없는 태도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했었죠.
던말릭은 그런 신념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지켜나가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심어준 멘토들도 쇼미더머니에 나가고 고등래퍼에 나가서 마음에도 없는 칭찬하는걸 봤을 때 그 실망감이 오죽했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던말릭을 언더그라운드에 끌어놓은 장본인인데
아 서문이 너무 길었네요ㅠㅠㅠ
각설하고 제가 딥플로우의 디스곡이 훌륭한 라이밍을 갖음에도 불구하고 별로라고 생각한건, 던말릭은 예의는 안 갖췄더라도 자신이 실망한 적절한 이유를 담아서 또 진심을 담아서 노래한 느낌인 반면에 딥플로우는 거기다 대고 비아냥거리고 너무 감정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톤은 평상시랑 비슷해서 잘 못 느끼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가사 하나하나보면 딥이 얼마나 빡쳤는지 저는 생생히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싸움은 감정적인 진흙탕 싸움이 꿀맛이지만, 나름대로 언더그라운드의 터줏대감으로서 그 뒤를 이을 후배 래퍼의 진심을 그런식으로 뭉개뜨린건 정말 실망이네요.
좀 더 구체적으로,
던말릭 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 또는 대답이라기 보단, '니 까짓게? 날 디스해'하는 전형적인 꼰대마인드가 노래에 너무 녹아있고, 던말릭의 진심담긴 문제의식에 대고 마치 던말릭의 성격 문제인 것처럼 비아냥 대는게 너무 멋 없었습니다.ㅠㅠ(bitch라인은 정말 개인적으론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ㅜㅜㅜ)
딥플로우는 일단 마음을 열어서 왜 던말릭이 자신을 디스했을까 먼저 생각해보면 좋겠네요.
정말 딥플로우 vismajor부터 양화까지 앨범 나올 때마다 열심히 들으며 항상 응원했던 팬으로서 정말 간절히 바라네요...
p.s. 제가 딥플로우한테 가장 실망했던 것을 안 적어놨네요. 던말릭이 미국에서 인종차별 당했던 문제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것. 설령 던말릭이 그것을 이용해서 마케팅을 했더라도, 피해자인 던말릭한테 책임이 있다는 듯이 말하는 것. 정말 실망이였어요 상구형 ㅠ




요번에 hiphople에서 한 인터뷰는 저도 의외였는데, 평소에 던말릭이 하던 말들이나 행동들을 보면 노이즈마케팅보단, 자기 하고싶은 말을 가장 직설적으로 전달하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한거 같네요
말그대로 디스곡이라 굳이 자신이 던말릭이 내논 곡에대해 빡치는데 상대가 듣고싶어하는 대답을 깔끔히 해준다기보다 똑같이 빡치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을거 같고요 그 마음에 니 까짓게 한게 꼰대인가 싶네요. 그렇게까지 따지고 따지면 던말릭도 꼰대죠.
저도 다른건 다 잘들었는데, 큐엠 페이 문제랑 미국 인종차별은 딥플로우가 영점조절을 잘못한것 같네요. 이거 던말릭이 물고간건 잘한듯.
디스곡은 서로 디스리스펙이 듬뿍 담긴 곡인데, 서로 정중히 얜 이거 질문했는데 왜 대답안해주냐? 라든가 너무 비아냥댔다 그런 태도를 지적하는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슬릭이 왜이러헥 욕먹나 싶었습니다. 딥플로우가 리스펙 좀 넣었다고 정중히 넵 죄송합니다. 이랬어야 하나.. 서로 비아냥 거렸는데 말이죠.
딥플로우가 엉뚱한데 디스한것처럼 어쩌면 누가 보기엔 던말릭이 디스한 의도 자체가 이해안가고 그게 엉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거에요. 다만 그 디스곡의 태도가 엉뚱하다는건 저는 정말 이해안가요. 아니꼬운 것에대한 비아냥, 헐뜯기든 그 사람이 리스펙을 담아서 했든. 디스곡인걸요.
그리고 그냥 이건 길게 안쓸랍니다. vmc는. 쇼미를 지적하는 스탠스를 취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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