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는 에디오피아에서 나와 예맨으로 건너갔다. 이후 오스만 제국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유럽은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신대륙에서 커피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다.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은 커피 농사에 종사하며 학대와 핍박을 받았다. 그래서 커피를 흑인의 눈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이티, 카리브해에 위치한 히스파니올라 섬의 서쪽 지역으로서 독립 이전에는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이름은 생-도맹그, 사탕수수와 함께 커피 플랜테이션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던 곳이다. 이 플랜테이션을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고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데려오게 된다.
아프리카에서 나온 커피의 이동과 함께 아프리카 흑인들도 강제로 이동하게 되었다. 디아스포라, 난생 처음 밟는 땅에서 그들이 받은 것은 폭력과 굶주림이다. 인간성은 지워지고 정체성은 짓밟혔다.
프랑스 혁명과 인권선언, 모든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선언하여 전 유럽을 흔들던 이 때에 지구 대서양 건너 한 작은 섬의 흑인들 또한 혁명을 일으킨다. 그 결과는 성공이었다. 역사상 유일하게 성공한 노예 혁명이자 최초의 근대 흑인 정부였다. 그러나 영광스러운 훈장의 대가는 참혹했다. 막대한 배상금과 경제 위기, 이후 내부적으로 치열한 권력 다툼과 분쟁으로 아이티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인구 대부분이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갱들이 나라를 장악해 서로 총격전을 벌이는 양상이 지금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낮에 납치는 기본이고 대통령마저 안전하지 못한 나라가 바로 아이티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온 한 소년이 있다.

네로와 히틀러
폭군들의 이름 사이사이에는 파괴적인 현실이 중첩되어 있다. 폭력은 일상이다. Mach-Hommy, 그는 고추와 양파 그리고 총과 함께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1080p의 화질로 시청한다. 방화범과 사기꾼, 총기 난사와 성범죄, 마약 그리고 인간들을 말이다. 그는 썩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화도 있고 무관심도 있다. 아무렇지 않게 난잡한 언어를 뱉어낸다. 특히 구린 음악과 헤이터를 상당히 싫어한다. 총을 쏘며며 불법 밀매, 또 여자와 논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자랑스러워 한다.
노래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그리젤다. 한 번 외쳐주고, 둔탁한 드럼, 건조한 샘플링 그 위에서 떠든다. 갱스터 가사를 쓰다가 말장난 한 번 해주고, 은유 한 번 해주고, 펀치라인 한 번 써주면 된다. 명품과 비싼 차들의 이름을 나열하지만 August Fanon은 딱히 관심이 없어보이는 포장지로 값비싼 노랫말을 포장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모금 행사를 명목으로 한 상류층의 파티는 고급 샴페인과 파리제 드레스, 고가의 목걸이 그리고...생중계되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생중계되었다. 부와 사치의 과시는 빈곤한 상황과 충돌한다. 그건 누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뉴저지의 임대 아파트에 사는 청년들에게 복지 혜택은 받아본 적이 없는 헛소리이다.
이렇게 불평을 한 번 해주고 다시 폭력적 일상으로 돌아간다. 다시 총을 손질하고 거리를 누비며 법을 피하고 쾌락을 즐긴다.
아이티의 독재자 장 클로드 뒤발리에의 아내인 미셸 베네트는 부패와 타락으로 유명했다. 문란한 사생활에 대한 소문과 사치와 향락에 대한 루머는 사람들을 분노케 했다. 부부는 도망쳤고 독재 정권은 붕괴되었다. 하지만 음란과 타락은 계속되고 그건 지금 Mach도 보고 있고 듣고 있고 밟고 있는 현실이다. 현실은 위정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람에 대한 분노와 상황에 대한 분노가 섞여버렸고 그 결과가 바로 현실이다. Mach는 딱히 컨셔스하지 않다. 그는 돈을 사랑하고 여자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다. 그는 잘난 놈이며 또한 잘난 척한다. 그는 거칠고 때론 섬세하다. 이 말만 들으면 그냥 인간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숨길 수 없는 냄새가 난다. 이 냄새는 폭력과 빈곤, 무질서, 21세기의 그림자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듯한 아이티의 향기이다. Haitian Body Odor, 아이티인의 체취를 포르토프랭스에서 뉴저지까지 흩뿌린다.




사운드로만 듣고 넘길 아티스트가 아닌데 따로 찾아보기에 엄두가 안나서 이런 글로나마 지식을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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