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트랙 - <POP OUT>
이 곡은 이번 앨범에서 카티가 보여주고 싶은 모든 정수가 응축된 액기스 같은 곡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리스너들에게 앨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진입장벽이기도 합니다.
요새 카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목소리를 매우 다양하게 구사한다는 것인데, 이 곡에서 카티는 앞서 공개된 2024나 ALL RED 등에서 보여준 피치 다운된 보컬 대신 본연의 생목소리를 활용합니다.
이는 과거의 하이톤 보컬과는 또 다릅니다.
이 곡에서 카티는 주로 라이브 공연에서 보여주던, 목이 찢어져라 내지르는 괴성 톤으로 랩을 하는데, 저는 이것이 어찌 보면 진짜 카티의 목소리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정식 발매 전, 공연에서 선공개된 적이 있는데, 당시의 비트는 WLR의 Stop Breathing을 연상시키는 깔끔하고 볼륨감 있는 신스, 그런 신스를 뚫고 나오는 강력한 808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식 발매된 음원의 비트는 헤드셋으로 몇 번만 들어도 귀에서 피가 날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마치 라디오 주파수가 뒤틀렸을 때 나는 노이즈를 연상시키는 끔찍한 볼륨의 신스가 오히려 드럼 소리를 묻어버릴 정도인데, 과연 들으라고 만든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 버전보다는 이 비트가 더 마음에 듭니다.
공연에서 얼마나 턴업될 지를 생각해보세요.
총 34곡이나 되는 이번 앨범에서 이 곡보다 시끄러운 트랙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카티의 음악을 감상할 때 시끄럽다는 표현은 칭찬이나 다름없기에, 사운드에만 적응한다면 앨범의 그 어떤 곡보다도 맛있게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노래를 틀자마자 나오는 이 끔찍한 사운드에 영원히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을 거에요.
강렬한 레이지 장르에 익숙해진 리스너일지라도 말이죠.
하지만 저는 여기까지가 카티가 의도한 바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이 앨범의 1번 트랙이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이건 카티의 개미털기에요.
'나는 개지랄을 떨 건데, 못 놀거 같으면 그냥 꺼져'입니다.반대로 놀 줄 아는 사람에게는 앨범 내내 엄청난 흥분감을 안겨주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는데, 야구로 치면 테이블세터가 출루는 안 하고 솔로 홈런만 주구장창 치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주자 출루가 없어 썩 유쾌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점수는 계속해서 따고 있는 느낌?
2번트랙 - <CRUSH>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을 노래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건 Interlude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1분 50초가 될 때까지도 카티는 랩을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비트가 아주 조금씩 디벨롭되고, 추임새와 챈트만 반복됩니다.
피처링인 트레비스 스캇은 딱히 벌스가 있지는 않고, 중간중간에 추임새만 합니다. 근데 이 추임새가 크게 임팩트가 있는 것도 아니라, 아예 묻혀버렸습니다. 처음 들을 땐 피처링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 진 잘 모르겠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 되게 싫어합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너무 길어요. 3분짜리 트랙 주제에 랩이 꽉꽉 차있으면 모를까, 2분 가까이 동안 잔잔하게 비트 들려주다가 랩 몇마디 하고 곡이 끝납니다.
심지어 2분동안 기대감 자체는 최대치로 올려놨는데, 드랍이 되는 구간이 아예 없습니다.
악기가 빠지는 구간도 크게 없고, 비트 체인지가 되는 것도 아니에요. 디스토션도 없어요.
진짜 개답답해하면서 '나오겠지.. 나오겠지' 하다가 노래가 끝나요.
이 곡 다음 트랙도 그다지 빵빵하진 않은지라, 처음 앨범 들을 땐 3번트랙 듣고 끌 뻔했습니다.
여기서 기대감이 다 빠졌기 때문이죠.
3번트랙 - <K POP>
타악기 소리가 4번 나온 뒤 갑자기 시작되는 비트, 비트가 켜짐과 동시에 나오는 랩.
요새 많이 보이는 구성이죠? 인트로 따윈 없는.
저는 좋아합니다. 도파민이 바로 돌거든요.
이 곡 카티 목소리는 처음 들었을 땐 되게 신기했습니다.
생목은 아니고 리버브가 걸려 있긴 한데, 피치다운한 톤인데도 불구하고 음역대가 되게 높기 때문이죠.
이 곡 이후로 거의 이런 톤으로 랩하는데, 선공개되었던 곡들이랑은 묘하게 다릅니다.
이 보컬이야말로 퓨처가 크게 연상되지 않는, 카티 스스로의 정체성이 돋보이는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랩은 그냥 많이 들어본 카티 랩입니다.
그게 싫진 않아요. 무난한 곡일 뿐. 딱히 새롭진 않지만,
늘 먹던 담백힐 맛이였습니다.
애틀랜타 느낌 물씬 나는 따라하고 싶어도 못하는 발음 끝처리 + 평범한 진행보다 살짝 앞서나가는 박자감.
이거 따라하고 싶어도 못해요. 수많은 카티 카피캣들 노래가 맛이 없는 이유입니다.
비트가 살짝 독특해요. 평범한 트랩 비트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재미난 사실이 있습니다.
오픈 하이햇이 진짜 개많아요.
다음에 이 곡 들을 때 드럼에 집중해 보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4번트랙 - <EVIL J0RDAN>
이 곡 같은 경우에도 인트로가 몹시 길죠? 1분이 넘어간 뒤 랩이 시작됩니다.
물론 이 인트로를 패스하고 들을 생각은 진짜 하나도 없어요.
딱 '아... 지루한데?' 싶은 순간에
마돈나 보컬 샘플이 치고 들어와요.
그 뒤에 킥이랑 연계되는 드르릉 8연타.
그 뒤에 로블록스 Pvp 총소리.
여기서 그냥 끝납니다.
이 뒤에는 생각보다 심플해요.
중독적인 드르릉 소리랑 무난하게 맛있는 드럼.
특유의 박자감으로 비트를 꽉 채우는 카티의 랩.
그 위에 양념을 야무지게 치는 Swamp izzo.
플로우가 바뀌는 상황도 거의 없고, 심플한 진행으로 노래를 끝마치지만, 전혀 지루하진 않습니다.
총소리가 짜치다고 하는 사람들도 이해는 갑니다만, 제가 느끼기엔 웃음 포인트긴 해도 분위기를 깨거나 하진 않습니다. 적절하게 치고 들어와요.
이 곡에서 은근히 재미난 포인트는 가사입니다.
WLR까지만 해도 말도 안 되는 거 많았거든요?
한 구절을 8마디씩 돌려쓰던 카티가 Disrespect이라는 고오급 어휘를 활용합니다.
5번트랙 - <MOJO JOJO>
에이까리아 닛댓 백투더 쀼쩌 까리 아닛댓 뿔 앨리언 까리
아닛댓 삡...삡...삪...삡! 🔥 🔥 🔥 🔥 엑사떠레시얼 까리...
켄드릭이 아주 싸발적입니다. 워스트 트랙.
글 쓰느라 다시 듣기 싫어요.
저싸익때 까리 유노오~ 🤑🤑🤑
6번트랙 - <PHILLY>
스캇 벌스는 그냥 지루합니다. 스캇의 가장 큰 장점이 턴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토튠끼고 국어책 읽는건 우리 할머니도 할 수 있어요.
스캇이 아니라 타이달라싸인인 줄 알았습니다.
비트 자체가 이 앨범에 잘 안 맞습니다. 카티한테는 더더욱 말이죠. 뭔가 벌처스2에 들어있을 것 같은 감성이에요.
막 진짜 구리다 싶진 않은데, 저는 이 곡은 그냥 앨범에서 빼고 듣습니다.
여러분도 그냥 그러시는게 나을 듯합니다.
7번트랙 - <RADAR>
메트로부민 이새끼 진짜 좃같은 싸발놈입니다.
이런 개쩌는 루프를 만들어놓고, 귀찮았는지 드럼을 개대충 찍었어요.
808은 아예 없는 거 같고, 스네어도 개맛없고, 클랩 짝짝거리는 구간은.. 토가 쏠립니다.
카티 랩은 경지에 올랐습니다. 제대로 돌아있어요. 간만에 WLR 시절 하이톤으로 랩하는데, 어우 너무 좋습니다.
중간에 로우톤 카티가 잠깐 나왔다 들어가는데, 재밌고 좋았습니다.
SWAMP IZZO가 15번이나 나오는데, 분위기 띄우는 타이밍에 잘 들어가서 과하진 않습니다.
여러모로 앨범 최고의 곡이 될 수 있었는데, 메트로부민 이새끼를 잡아다가 엉덩이를 존나 후려쳐야 되요.
비트메이커 주제에 드럼만 찍어서 드레이크 디스곡 낼 정도던 양반이 뭐가 힘들어서 근무태만이야?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