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Beloved!, Paradise!, Jazz!]를 통해 더욱 확실히 자신의 음악적 세계를 확립한 McKinley Dixon이 올해는 [Magic, Alive!]라는 앨범으로 돌아왔다. 본작은 올해 최고의 음반 중 하나로 뽑혀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 앨범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작과의 비교가 필수적이다.
전작에서는 재즈를 전면에 내세운 비트 위에 시적인 가사를 얹어 가족의 화합과 가족애를 중심으로 한 친밀한 서사를 구축했다. 반면 본작에서는 오케스트라적 요소가 더욱 강화되었다. 전작의 미니멀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쓰였던 재즈 사운드를 좋아했던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가 아쉬울 수 있으나, “We’re Outside, Rejoice!”의 트럼펫 기반 재즈 힙합은 이전 스타일을 그리워하는 청자들도 만족시켜 준다.
사운드적 확장뿐 아니라 서사적 측면에서도 확장이 이루어졌다. 본작은 전작보다 콘셉트 앨범에 가까운 구조를 띠며, 이야기의 흐름이 더 시나리오적으로 전개된다. “Watch My Soul”과 “Sugar Water”에서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마법의 힘을 빌린다는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가 등장하는데, 이는 전체 서사를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한다.
중반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Recitatif”의 pt1에서는 영원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며, 밤하늘이 자신의 피부색을 숨겨준다고 말하며 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화자의 정서를 보여준다. pt2에서는 반대로 빛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드러내며, 폭력과 생존을 재인식하는 복합적 태도를 담는다. “Run, Run, Run Pt II”는 이러한 부정적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표현하고, 이어지는 “We Outside, Rejoice!”에서는 현실로부터의 해방감과 환호를 경쾌한 재즈로 담아낸다. 코러스와 함께 등장하는 색소폰은 이 정서를 한층 강화한다.
그러나 앨범은 이 지점에서 해방의 기쁨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로 다음 트랙인 “All the Loved Ones”에서 다시 떠나간 친구의 이야기를 꺼내며, 기쁨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공허와 상실은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는 현실로부터의 탈주만으로는 완결에 도달할 수 없으며, 삶과 기억의 순환성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F.F.O.L”은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코러스의 가사는 저항의 대물림을 암시하며, 켄드릭 라마처럼 Dixon이 음악을 통해 새로운 저항의 형식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Listen Gentle”은 이러한 메시지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아이에게 마술을 보여주며 깨달음을 전달하는 듯한 코러스와, 과거를 회상하며 교훈을 전하는 벌스의 구조가 이를 뒷받침한다.
타이틀곡 “Magic Alive!”에서 그는 공동체의 회복과 이를 통한 작은 변화를 강조한다. 마지막 트랙 “Couldn’ve Been Different”에서는 과거의 순수함을 그리워하며 현재 커뮤니티 내 폭력에 절망하며 위태로움을 느낀다.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다는 어린 시절의 꿈이 이루어졌음에도, 공동체의 붕괴라는 재앙을 맞이한 것이다. 날개를 통해 꿈, 우정, 사랑 등의 희망을 비유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삶을 지탱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도 드러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Blu가 맡은 포스터 속 영웅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며, 자신을 믿으라고 조언한다.
정말 오랜만에 트랙 하나씩 분석하며 들었던 앨범이다. 본작은 폭력과 상실이 만연한 세계에서도 기억, 우정, 자기 믿음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다채로운 악기 운용과 시적인 가사로 전달한다. 이전 작품에 비해 재즈적 요소가 줄어든 점은 아쉽지만, 서사의 확장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어우러져 앨범 전체가 하나의 드라마처럼 보이게 하는 구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하지만 앨범의 메시지는 동일하다. 이전 작들과 본작을 통해 Dixon은 다시 한 번 사랑과 화합의 필요성을 노래하였다. 극단화와 혐오가 만연한 우리 사회를 위한 하나의 문화적 해답으로 말이다.




잘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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