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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Sweatshirt - Live Laugh Love 피치포크 리뷰 해석

title: Stevie Wonder공ZA2025.08.28 18:15조회 수 1356추천수 7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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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Sweatshirt는 다시 랩으로 중심을 옮기고 있다. 사실 십대 시절부터 그는 늘 그 위치에 있었고, 마치 Aaron Judge의 홈런처럼 당연시되는 움직임이었다. 몇 년 전, Drakeo the Ruler 리믹스에서 블루 스트립과 Ksubi 진을 읊던 순간부터¹ 그는 일종의 힙합 부트캠프에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미시간 랩 신의 가벼운 플렉스부터 Ultramagnetic MCs의 두드리는 듯한 언어 실험까지, 흡수의 폭은 넓었다. 그 결과물은 “Real hiphop”과 El Cousteau의 “Words2LiveBy” 같은 협업 트랙에서 드러난다.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며, 진지한 어조와 여유 있는 태도가 교차하는 순간—'Free Gaza, we on the corner like Israelites' 같은 구절—들이 이 과정의 증거다.

신작 <Live Laugh Love>는 <I Don’t Like Shit I Don’t Go Outside>의 성장 선언이나 <Some Rap Songs>의 전면적인 재구성만큼 노골적인 야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그 결여는 필연적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작업에서 그는 불편함과 동시에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감정 속으로 파고들며 정체를 피한다.

제목 <Live Laugh Love>는 T.J. Maxx 진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투적 구호²를 비튼 듯 보인다. 음악은 희미하게 기억나는 꿈처럼 흘러간다. 24분 남짓한 러닝타임 안에 대화 단편, 내부 농담, 농구 레퍼런스, 재활용된 가사, 어린 시절 기억, 자기 발견이 압축되어 있다. 단어의 의미 못지않게 발화 자체의 소리와 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arl <Buhloone Mindstate> 시절 De La Soul의 괴상한 기행을 완전히 되살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비슷한 부조리와 의식의 흐름을 수용한다. 흐릿한 “Gamma (Need the <3>)”에서 그는 Dave Trugoy를 향해 짧게 샤라웃을 보낸다. 오프닝 “gsw vs sac”에서는 'Jiggy bricklayer like J Hov breaker breaker they can’t close'라며 무겁고 압축된 랩을 선보이지만, 그것을 의도적으로 가볍게 들리게 만든다.

앨범의 긴장은 따뜻하면서도 불안정한 비트에서 비롯된다. 롱아일랜드 출신의 프로듀서 Theravada의 프로덕션은 닳아 해진 농구공처럼 거칠다. 상당수 트랙이 실제로 그와 Earl이 픽업 게임 직후 녹음된 것이라 한다. 동시에 그루브는 여자친구와 느린 춤을 추는 듯한 여유를 담고 있다. “Infatuation”은 달콤한 피아노 리프와 소울 루프가 반복되지만, 비트의 끊김과 왜곡이 불안을 남긴다. “Forge”는 흐릿한 펑크 샘플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듯하다가 배경의 비명과 자동차 소음이 개입하며 긴장을 만든다. 여기서 Earl은 'I’m playin’ bae I’m still in love with you let’s get in the tub'이라고 랩하며 애정과 책임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I Don’t Like Shit I Don’t Go Outside>가 흔히 ‘슬픈 Earl의 앨범’으로 불린다면, <Live Laugh Love>는 ‘행복한 Earl의 앨범’이라 불릴 여지가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단순하지 않다. 결혼과 아버지가 된다는 기대에는 ‘망쳐버리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항상 그림자처럼 붙는다. 그럼에도 그는 특유의 농담으로 긴장을 희석한다. “exhaust”에서는 2 Chainz의 훅을 비틀며 'Ya love stank bitches that’s your fuckin’ problem'이라 내뱉는다. “Crisco”에서는 어린 시절의 분노를 다시 꺼내놓지만, 그 직전 'Get these white girls out my home like Babyfather'라고 외쳐 순간적인 해방감을 만든다.

플로우는 이전보다 더 느슨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그 결과 특정한 감정이 더 선명히 드러난다. “Static”의 마지막에서 'It didn’t shock me'라 말하기 전의 짧은 멈춤은 단순한 허세를 MF DOOM식의 냉소적 설교로 바꾼다. 그는 여전히 DOOM의 억양을 품고 있지만, 그것을 동시대 레퍼런스와 뒤섞어 자신의 방식으로 변환한다. “Heavy Metal aka ejecto seato!”에서 'Affogato cream and coffee, wally walker out the bottle drinkin’, I never got on LinkedIn' 같은 라인은 캘리포니아 스트릿 랩—특히 WhoHeem의 “Dum Hands”—을 연상시키는 무의미한 듯 의미 있는 넌센스다. “Live”에서는 Black Noi$e의 불길한 비트 위에서 흐릿한 발음을 늘어뜨린다. Backwoodz의 어두운 공기와 StepTeam 드럼의 튀는 리듬이 뒤섞이며³, 곡은 더 내밀하게 들린다.

모든 요소가 지나치게 많아 보일 정도다. <Live Laugh Love>는 감정과 스타일이 절반씩 섞인 앨범이며, 동시에 힙합 키드로서의 Earl과 성인으로서의 Earl을 함께 담아낸다. 그는 친구들을 향한 샤라웃과 개인적인 연애의 디테일을 앨범 곳곳에 새겨 넣는다. 아들과의 정서적 연결도 중요한 축을 이룬다. 이런 터치포인트들 덕분에 끝없는 연상과 펀치라인은 잔상에 머문다. 그러나 몇몇 순간은 강하게 붙잡힌다. “Heavy Metal aka ejecto seato!”에서 아들이 태어나기 전 꿈속에서 아기가 천장을 걷는 장면을 회상하는 대목, 그리고 “Tourmaline”에서 'She found me on the streets, she vowin’ to keep my feet grounded for my sweet child'라며 나른하게 읊조리는 순간이 그렇다. 수많은 음악적·개인적 영감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그가 의도한 모든 세부를 잡아내지 못한다 해도, 응축된 열정은 분명히 감지된다.

¹ Earl SweatshirtDrakeo the Ruler의 “Ion Rap Beef (Remix)”에 참여해, 그 벌스에서 'blue strips'와 'Ksubi jeans'를 언급한 순간. Pitchfork 리뷰는 이를 Earl이 자기 음악을 재훈련하는 시점으로 해석.

² <Live Laugh Love>라는 제목은 미국 소매점 T.J. Maxx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액자 문구를 연상시키며, 다소 진부하고 상투적인 인생 격언을 비틀어 차용한 느낌을 준다는 의미.

³ 여기서 Backwoodz의 어두운 공기는 저음 중심의 음산한 사운드, 긴장감 있는 질감, 음향적 공간을 뜻하며, 트랙의 심리적 무게와 내밀함을 형성한다. StepTeam 드럼의 튀는 리듬은 불규칙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킥과 스네어 패턴, 재즈나 펑크적 요소가 섞인 비트를 의미하며, 곡에 변칙적이고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부여한다. 이 두 요소가 뒤섞임으로써, 단순한 비트와 배경음이 아니라 서로 충돌하고 보완하면서 독특한 긴장감과 내밀한 청취 경험을 만들어낸다. 결과적으로, 곡은 청자를 가까이 끌어들이며, Earl Sweatshirt의 흐릿한 플로우와 결합해 은밀하고 내밀한 감정적 공간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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