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서는 완전 쌩초보들을 위해 현 힙합 씬에서 메이저로 인정 받는 아티스트들의 기본적인 앨범들을 추천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어서 힙합 씬에서 대표적인 명반으로 통하는 앨범들을 살펴봅니다.
가장 먼저 Kanye West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입니다. Kendrick Lamar의 <To Pimp A Butterfly>, Nas의 <Illmatic>과 함께 "힙합 앨범 중 가장 개쩌는 명반을 뽑아라"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반이에요.
본작이 고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서 그의 모든 음악적 역량이 집합되었다는 점일 것 같습니다. 1,2집에서 힙합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며, 얼터너티브 힙합의 시작을 알리고, 3집에서는 팝과 힙합의 접목을 통하여 대중적인 사운드를 구사하였으며, 4집에서는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발아를 일궈내고, 싱잉 랩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시대를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본작에는 그의 이 모든 업적이 하나로 뭉쳤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본작이 평가될 때마다 꾸준히 등장하는 단어인 "맥시멀리즘"을 빼고 보아도, 본작은 음악 그 자체로 훌륭합니다. "Runaway"나 "Devil In A New Dress"는 힙합으로도 아트 록이나 얼터너티브 록처럼 긴 시간의 러닝타임을 아름답게 구성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고, 힙합이라는 장르의 한계를 뚫고, 록이나 팝, 바로크 뮤직들과의 합이 부자연스럽지 않음을 보여주었지요.
앨범이 발매되기 전의 Kanye의 상황을 알고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바마가 병신이라고 욕을 하고.. 대통령이 욕을 한 것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음에도 그 대상이 Kanye였기에 대중들의 연호를 받았으며, 약혼녀와의 파혼.. 모친상 등등.. 당시 그의 상황은 참담했어요. 그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이러한 위대한 앨범이 일궈져 나왔다는 것은 분명 인상적입니다. 당시 Kanye의 상황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나무위키를 참조..
아무튼, 본작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힙합 앨범이라든지하는 그런 수식어들을 제외하고 들어보아도 그 음악 자체가 훌륭하기에, 힙합에 입문하고자하는 분들께는 더할 나위 없이 꼭 들어봐야할 앨범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아름다운 음악이에요.
Kanye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가 힙합이라는 장르를 초월하여, 음악 시장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는 명반으로 평가 받는다면, Kendrick Lamar의 <To Pimp A Butterfly>와 <good kid, m.A.A.d. city>는 힙합이라는 장르의 범주 내에서 극도로 끌어올린, 힙합으로써의 미학을 선보이는 명반입니다.
우선, 본작을 듣고자하건대, 가사 없이 듣는 것은 사실상 본작들을 50%만 이해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꼭 가사를 함께 보며 들어야한다고 생각해요. 두 앨범 모두 스토리텔링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에, 그리고 그 스토리텔링이 이뤄지는 가사가 너무나도 뛰어나기 때문에, 가사와 함께 듣는 것은 선택 아닌 필수입니다.
두 작품의 기본적인 배경을 알려드리면, <good kid, m.A.A.d. city>는 미국의 컴튼이라는 도시에서 앨범의 제목대로 좋은 아이가 미쳐돌아가는 도시에서 살아남고,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앨범이고, <To Pimp A Butterfly>는 컴튼이라는 도시에서 미국 전역의 흑인 사회라는 광범위한 범위로 대상이 커지고, 그에 맞춰 흑인 사회에 대한 고심 깊은 통찰과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앨범입니다.
두 작품 모두 가사적인 성취가 뛰어나기에, 가사를 보면서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음악 자체도 뛰어난 앨범들이기도 합니다. <good kid, m.A.A.d. city>는 당시, 그리고 현재에 이르는 힙합의 사운드를 센치하고, 유기적으로 엮어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를 지닌 앨범이고, <To Pimp A Butterfly>는 재즈와 펑크를 중심으로 흑인 음악의 총체를 보여주는, 말 그대로 위대한 음악성을 지닌 앨범입니다.
두 앨범 모두 길이가 긴 축에 속하는 앨범들이기에, 초심자분들이 듣기에는 다소 헤비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으나, 가사와 함께 천천히, 하나의 책이나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시면서 들어보시면 분명 두 앨범이 지닌 위대함을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good kid, m.A.A.d. city>가 조금 더 트렌디한 사운드를 갖추었으니, 이 앨범부터 들어보시면 좋겠네요.
Nas의 <Illmatic>도 감히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본글에서 소개한 앨범들 중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앨범이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언급되며 "힙합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의 큰 영향을 남겼습니다. 뉴욕에서 자라난 Nas가 당시의 삶과 환경을 시적이고 사실적인 언어로 담아냈기 때문에, 그 속에서 힙합이라는 장르의 본질과 매력을 가장 진하게 느끼실 수 있을 텝니다.
Nas 디스코그래피 역사상 가장 뛰어난 프로듀싱이 돋보이는 앨범이고, Nas의 랩은 사실 여태까지 꾸준히 전설적이었으니 말 다 한 셈이죠. <good kid, m.A.A.d. city>와 <To Pimp A Butterfly>와 똑같이 힙합이라는 장르 안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를 이뤄낸 앨범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힙합에 있어서 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릴만 한 앨범인 것 같아요.
이렇게해서 현 힙합 씬에서 가장 위대한 명반들로 꼽히는 앨범 4장을 소개해보았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섭렵하셨다면 웬만한 앨범들은 다 소화 가능하실지도..? 다음 글에서는 메이저도, 그렇다고 언더그라운드라고 치기도 애매한 래퍼들의 앨범을 소개해볼 예정입니다.
다음글엔 Exmilitary 기대해도 되나요
이제 1.5장임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후후 잘먹겠습니다!
배따숩게 드시길
이제 슬슬 제뿌리 나올때 된것같은데
영떡 안 좋아함
혹시 어젠가 그제 올리신 글 삭제하신 거 있으신가요?
제가 댓글 달았었는데 없다고 떠서...
넹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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