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온전히 음알못의 관점에서 쓴 앨범 감상문임을 알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Let's Start Here.》을 듣기 전, Lil Yachty(릴 야티)에 대해 찾아본 결과, 본작이 그의 커리어의 큰 분기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분기점이랄만한 것을 살펴보려면, 그 사람의 분기점 이전의 모습은 어땠는지 아는 것이 응당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Let's Start Here.》 이전의 릴 야티에 관해 간단히 알아봤다.
릴 야티는 소위 말하는 사운드클라우드 래퍼('SoundCloud'라는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에 자신의 음악을 업로드하며, 그들의 음악은 주로 분노, 우울, 약물, 자살충동과 같은 감정적인 주제의식을 가진다.) 출신이다. 하지만 여타 다른 사운드클라우드 래퍼들과 릴 야티가 구별되는 점이 있는데, 그것은 그가 스스로 '버블검 트랩(주로 아동과 청소년을 겨냥한 팜 음악을 칭하는 '버블검 팝'이라는 표현에서 차용)'이라고 일컫는 자신만의 유쾌한 음악 스타일이다.
릴 야티의 그런 음악 스타일 때문인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런 음악적 변신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고상하게 표현해서 음악적 변신이지, 《Let's Start Here.》이전의 음악들과 《Let's Start Here.》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은 정도의 격변을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힙합이라는 틀 안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하면 음악적 변신이라는 소리 정도에서 그칠지도 모르지만, 릴 야티는 아예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다른 장르를 들고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이키델릭 록은 어떤 장르일까? 나도 깊게는 알지 못하지만 찾아본 바에 따르면,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신을 드러내는, 환각을 일으키는 듯한' 느낌의 록 음악이라고 하며, 마약으로 인한 환각 상태일 때의 의식 상태를 표현하려는 실험적인 음악이라고 한다. 그렇다보니 굉장히 몽환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며, 소위 말하는 약 빤 듯한 느낌도 든다고 한다.
그럼 릴 야티는 왜 갑자기 이런 음악적 시도를 했을까? 그건 그의 말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I think I created it just because I really wanted to be taken serious as an artist,
제 생각에 이 앨범은 아티스트로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졌으면 해서 만든 것 같아요.
you know. Not just some SoundCloud rapper, not some mumble rapper. Not some guy that just made one hit.
왜 있잖아요, 그저 그런 사운드클라우드 래퍼나 멈블 래퍼가 아니고, 히트곡 만들어서 한 번 뜬 그런 사람이 아니라요.
I wanted to be really taken serious because music is, like, everything to me.
저는 정말 제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졌으면 하는데, 왜냐하면 음악은 제게 모든 것과 같거든요.
I respect all walks of music, not just rap and hip-hop, everything.
저는 그저 랩이랑 힙합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음악을 존경해요.
So I think I wanted to make something to show the world just how great it was to me.
그래서 저는 음악이 저에게 얼마나 훌륭한 것이었는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 앨범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 Lil Yachty in the Listening Party of 《Let's Start Here.》
《Let's Start Here.》을 둘러싼 이런 외적 배경을 알고 들으면 이 앨범이 더 와닿는다. 이건 1번 트랙 "the BLACK seminole."에서부터 확실히 느낄 수 있다.
Sex symbol, the Black Seminole
섹스 심볼, 블랙 세미놀
- Lil Yachty in "the BLACK seminole."
앨범의 시작부터 릴 야티는 자신을 블랙 세미놀(18세기 말부터 플로리다에서 세미놀 원주민과 동맹을 맺고 함께 살아온 아프리카계 탈노예 공동체로서, 자신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국 정부에 맞서 싸웠다.)에 비유한다. 이는 블랙 세미놀족이 노예 생활에서 탈출해 자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유를 찾으려는 것처럼, 릴 야티가 사운드클라우드 래퍼라는 꼬리표를 떨쳐내고 하나의 고유한 아티스트로서의 가치를 찾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는 본작에서 자신이 다루는 사이키델릭 록을 듣는 우리들의 모습을 표현한다.
What's wrong? What's wrong, Mr. Man?
무슨 일 있어? 뭐가 문제인거야, 아저씨?
Your eyes are low
당신 눈이 풀려있어
And you're walking with both hands on your head
그러곤 두 손을 머리에 얹은채 걷고 있지.
His response, he's on a clean, clean high
하지만 대답하길, 자긴 완전히, 정말 기분 좋은 상태래.
Both feet up on the ground
두 발은 땅을 디디고 있지만
But his head's way, way, way in the sky
머리는 하늘을, 하늘을 향하고 있는 걸.
- Lil Yachty in "the BLACK seminole."
과장을 보태지 않고, 릴 야티의 말처럼 나는 여기까지 들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여태까지 느껴본 적 없는 음악이라고 해야할까. 베이스 신스가 만들어내는 공간감과 떠오르는 듯한 신디사이저, 거기에 어울리는 릴 야티의 독특한 보컬까지, 진짜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건 새발의 피였다.
No time to joke around, the kid is now a man
장난칠 시간은 없어, 그 아이도 이젠 어른이거든.
And the sadness is filled with remarkable sounds
슬픔은 잊기 힘든 소리들로 가득 담겨져
This part I've seen in my dreams
이 부분, 분명히 내 꿈에 나왔었지
Love is not a lie, it just feels like a Tarantino movie scene
사랑은 거짓이 아니야, 그냥 타란티노 영화처럼 느껴질 뿐이지.
- Lil Yachty in "the BLACK seminole."
두 번째 벌스에서 릴 야티는 자신도 이제 어른이라며 인정을 바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이 꿈꿔 왔던 순간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사랑을 타란티노의 영화에 빗대어 언급하는데, 내가 타란티노의 영화를 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이 부분은 어떤 의미로 하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본작의 큰 주제 중 하나가 사랑이기에 분명 어떤 의미가 있는 가사라고 짐작된다.
이 두 번째 벌스가 끝남과 동시에 일렉기타 연주가 시작되고 잠시 잠잠해졌다가 Diana Gordon(다이애나 고든)의 워드리스 보컬(가사 없이 목소리를 악기처럼 사용하는 것)로 첫 트랙이 끝마치게 된다. 내가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가? 정말 음악을 들으면서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여운이 남는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마치 폭풍이 지나간 듯한, 다 듣고 나서 벙찌는 기분이었다.
앞서 말한 듯이, 이후 릴 야티는 2번 트랙에서부터 쭉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나하나 다 짚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기억에 깊이 남은 부분만 몇 가지 뽑아봤다.
Ooh, don't ask no questions on the ride
나한테 그 길에 오를 거냐는 질문은 하지 마.
Making eye contact is suicide, yeah
눈을 마주치는 건 거의 자살행위,
When I'm alone with my thoughts, I'm terrified
혼자 생각 속에 잠겨있을 때, 겁을 먹고 말았지.
That's why I need you here, just by my side, yeah
그게 바로 네가 필요한 이유야, 그냥 내 옆에 있어줘.
A quick zoom to the moon, come on and ride, yeah
달까지 줌을 땡겨, 빨리 떠나자고.
~
Fill my void (Fill my void)
내 공허함을 채워줘..
Fill my void (Fill my void)
내 공허함을 채워줘..
fill my-
채워줘..
- Lil Yachty in "the ride-"
2번 트랙 "the ride-"에서 릴 야티는 '그 길(직장을 다니고 승진을 하는 등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적으로 정해진 길)'을 걸어가며 눈을 들지 못할 바(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살 바)에 자신은 달(자신만의 목표)로 떠나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여정에 앞선 두려움과 공허함을 이야기하며 '너'에게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Run out, running out of time
다 되어가, 그 시간이 되어가.
Run out, running out of time with me
다 닳아가,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닳아가.
Stay up with me
나랑 함께 있어줘,
Stay up and watch the sun
일어나서 태양을 바라봐.
Baby, lay up with me
부탁해, 내 옆에 누워줘.
Stay up with me
나랑 함께 있어줘.
You been on my mind
넌 내 마음 속에 있었어.
And lately it feels like it ain't much time left
근데 이젠 얼마 안 남은 것 같네,
Run your lips into mine
네 입술을 내게 맞춰줘.
Stronger when we unite.
우리는 둘일 때 더 행복하거든.
- Lil Yachty & Justine Skye in "running out of time"
3번 트랙 "running out of time"에서는 릴 야티와 '너'는 함께 있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조금 더 노골적으로 함께 있고 싶어한다.
I wanna be where you are
너와 함께하고 싶어
I just can't walk away, you drive me crazy, ah
마냥 발을 돌릴 순 없어, 넌 날 미치게 해
I lose it, lose it!
널 잃었어, 잃어버렸어
- Lil Yachty & Diana Gordon in "drive ME crazy"
8번 트랙 "drive ME crazy"에서도 역시 서로 함께 하고 싶어함을 이야기하지만 앨범의 중반부이다 보니 "running out of time"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We could live a dream life, wild, oh
우린 꿈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거야,
Got me feeling like a teen again, yeah
다시 학생 때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지,
It's feeling like it's teenage love
풋풋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거든
If you feel the same way, then say some'
너도 같은 생각이라면, 말 해줘
Say some'
말 해줘
Say something, oh
무슨 말이라도 해줘
I can make it worth your while if you say some'
네가 말만 해준다면, 뭐든 해줄 수 있어
- Lil Yachty in "sAy sOMETHINg"
10번 트랙 "sAy sOMETHINg"에서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대답을 갈구하는 릴 야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나르시시즘과 육체적 사랑을 다룬 "pRETTy", 권태라는 감정 속에서 '집'으로 표상되는 정서적 안정감에 대한 '너'와의 갈등을 엿볼 수 있는 "THE zone~", 찬란했던 사랑의 감정을 기억하려는 "WE SAW THE SUN!", 지금 느끼는 사랑을 최대한 음미하려는 "paint THE sky", 그리고 '너'에 대한 나의 감정을 의심하는 "sHouLd I B"까지, 릴 야티는 앨범 전반에 걸쳐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각도로 바라본다. (하나하나 따지며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러면 글 분량이 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없는 게 아쉬울 뿐이다.)
알다시피 사랑은 대중음악에서 아주 흔하게 보이는 주제다. 그럼에도 이 앨범에서 릴 야티가 다룬 사랑이 내게 특별했던 이유는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장르와의 결합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이키델릭 록은 환각에 빠진 듯한 감각 상태를 표현하려는 음악이다.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표현하는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을 할 때, 감각적으로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울렁이는 감정들. 릴 야티가 다룬 그런 여러 입체적인 사랑의 감정이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특이한 장르에 잘 어우러졌기에 내게 본작이 더욱 인상깊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본작이 사랑만을 다룬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5번 트랙 ":(failure(:"과 9번 트랙 "IVE OFFICIALLY LOST THE VISION!!!!", 마지막 트랙 "REACH THE SUNSHINE."에서 릴 야티는 각각 실패와 충동, 자기고백을 이야기한다.
You know, I realized that, you know?
들어봐, 또 깨달은 게 있어.
Some people can't feel what they haven't seen
어떤 사람들은 직접 보지 못한 건 느끼지 못해.
So, there's no point in me trying to explain my troubles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내 문제점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It's not that I don't think anyone cares but
물론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 건 아니겠지만.
I think, like, it's up to me to fix or deal with them, you know?
내 생각은, 수정하거나 조율하는 건 자기 몫이라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I kinda look at everything like, well
나 지금 모든 걸 보고 있는 듯이 말하고 있네,
No matter what, I mean, it, it could be worse, you know?
어쨌든, 내 말은 이것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거야.
~
But Failure, aw man, failure, that took time to understand
하지만 실패는 말이야, 음.. 실패, 나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했어.
You know? Like failure doesn't mean defeat
혹시 알고 있어? 실패가 패배를 의미하는 건 아니야.
But more so, like, try again, shit
단지 더, 더욱 노력하라는 의미인 거거든.
Shit, try even harder
그냥 더 열심히 할 뿐이야.
Revise your steps and rewrite your future
전략들을 수정하고 미래를 다시 계획하는 거지.
Failure to me isn't, like, always a neagative thing
나한테 있어서, 실패가 항상 부정적인 건 아니었어.
But more so, more so, like, just a way to relook at things
음... 그냥 뭔가 어떤 사물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길이었을 뿐이야.
You know, you never know how close you are to success
알겠지? 네가 성공에 근접했는지는 절대 알지 못한다는 건 꼭 명심해.
- Lil Yachty in ":(failure(:"
5번 트랙 ":(failure(:"에서 릴 야티는 자신이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야기한다. 실패는 패배의 의미를 갖지 않을 뿐더러 지금의 실패 너머에는 성공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실패를 밟고 올라서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제목에도 failure(실패) 앞뒤로 우는 이모티콘( :( )과 웃는 이모티콘( (: )이 나열된 듯하다. 이 트랙은 몽환적인 앰비언스 패드와 드론 사운드에 잔잔한 기타와 피아노 소리를 배경으로 한 스포큰워드로서, 다른 트랙들과 구별된다. 그렇기에 릴 야티에게 《Let's Start Here.》이 어떤 의미인지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9번 트랙 "IVE OFFICIALLY LOST THE VISION!!!!"은 본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다. 샘플링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친 질감의 현악기 신스와 총격같은 소리, 어지러운 비명소리로 시작해서 사정없는 드럼 사운드를 지나 'Fuck!'하며 릴 야티의 보컬이 들어오는 부분은 들을 때마다 흥분되는 것 같다. 릴 야티의 첫 번째 벌스 이후 피아노와 함께 시작되는 다이애나 고든의 보컬이 점점 분위기를 고조시키다가 릴 야티가 'I've officially lost the vision'라고 하며 토해내는 듯이 뱉는 마지막 벌스는 마약에 의한 환각 상태와 충동이라는 감정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았다. 앨범 최고의 청각적 쾌감은 덤.
I've officially lost vision
보는 눈을 잃어버렸어
I've been sent to a mental prison
정신 병동으로 보내졌지,
I've been forced to make some terribly bad decisions
난 어쩔 수 없이 나쁜 결정을 해버렸어
All these voices in my head, I need an incision
머릿속이 목소리로 가득 차 있는 기분이야, 열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I can see the sky falling, ah, illusion
하늘이 무너지는 걸 봤어, 환각이었지만.
This little tiny sheet of paper could change your life
이 종이 한 장이 너네들의 삶을 뒤집어 놓을 수 있어
It's chemically proven,
화학적으로 검증된 말이라고..
It's chemically, uh
화학적으로..
- LIl Yachty in "IVE OFFICIALLY LOST THE VISION!!!!"
이름을 언급한 이상, 이쯤에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트랙리스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본작에는 꽤 많은 피쳐링이 있다. Teezo Touchdown(티조 터치다운)부터 시작해서 Justine Skye(저스틴 스카이), Fousheé(푸셰), Diana Gordon(다이애나 고든), Daniel Caesar(다니엘 시저)까지. 다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돋보였던 건 다이애나 고든이었다. "the BLACK seminole."부터 "drive ME crazy", "IVE OFFICIALLY LOST THE VISION!!!!"까지, 참여한 모든 트랙에서 씬스틸러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개인 작업물도 찾아보고 싶어질 정도였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REACH THE SUNSHINE."에서 릴 야티와 다니엘 시저는 솔직해지기 위한 자기고백을 하는 것 같았다.
Speak with your mind
네 진심을 말해봐
It's only us left
우리 둘 뿐이야
Dividing time, living between the lines
시간을 나누고, 그 사이에서 살아가
Only one goal
단 하나의 목표
To reach the sunshine
태양까지 닿기 위해
~
At first I didn't believe it
처음엔 나도 믿지 않았어
But why shouldn't I? I'm a bad man (Bad man)
하지만 믿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난 이미 나쁜 사람인걸
Hmm, I'm bad
그래, 난 나빠
I'm a bad man
난 나쁜 사람이야
- Lil Yachty & Daniel Caesar in "REACH THE SUNSHINE."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나눈다는 말이 선과 악을 나눈다는 말로 들렸다. 나에게는, 태양까지 닿기 위해서 선의 시간뿐만 아니라 악의 시간마저 인정하고 직시하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즉 자신의 악한 마음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겠다는 자기고백으로 들렸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어떤 맥락에서 마지막 트랙에 이런 메시지를 넣은 건지 모르겠다. 물론 내 해석이 틀려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마지막 트랙인 만큼 끝의 2분 가량은 앨범의 감흥이 정리된 여운으로 남기에 아주 좋은 여백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릴 야티의 앨범 《Let's Start Here.》을 들어봤다.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장르를 아예 처음 들어봤기에 앨범을 듣고 찾아보면서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극호'였다. 요즘 유행하는 레이지 장르도 청각적 쾌감을 중시하는 힙합 장르라고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들어왔는데, 나는 레이지보다도 이 앨범의 사운드가 더 좋았다. 트랙 각각만을 뽑아 들어도 좋지만 이 앨범만큼은 앨범 단위로 듣기를 바란다. 트랙 사이사이가 끊기지 않고 연결되어서 감흥 역시 끊기지 않고 끝까지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끝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이야기하고 싶다. 릴 야티가 직접 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을 향한 그의 순수하고 강렬한 욕구가 이런 명반을 만들어내는 데에 있어 밑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또 앨범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실패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 그 관점을 바탕으로 끝내 증명하는 그의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나 또한 그를 본받아 나의 목표를 향한 강한 욕구와 실패를 반면교사 삼는 관점을 가지고 꼭 원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et's Start Here.》 가사해석
https://hiphople.com/album/24650315?_filter=search&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let%26%23039%3Bs+start+here.
야티 목소리가 사기
캬싸발야티는무조건개추다
앨범커버 너무 잘어올리는듯요
정말 좋아하는 앨범인데
글 참 좋네요 개추..
이것은 종게인가 외게인가
이렇게 앨범 들으면 참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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