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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Releases — 02

title: lovelessuma馬20시간 전조회 수 158추천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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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 Bedroque, <Unmusqiue>

<Rage, Experimental Hip Hop, Digicore>

 

https://www.youtube.com/watch?v=KtyEdtUmcPQ

 

    2020년, Playboi Carti의 <Whole Lotta Red>에서 Jane Remover의 <Revengeseekerz>에 다다르기까지, 잠깐의 유행 끝에 금세 사그라질 것만 같았던 레이지란 장르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변화와 실험을 꾀해가며 그 계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레이지는 앞서 언급한 Jane Remover와 Ken Carson으로 대표되는—과잉스러운 EDM 사운드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광란의 흐름으로 정착하였다. 얼마 전 deadAir에 입사한 루시 베드로크(Lucy Bedroque)의 새로운 믹스테입 <Unmusique> 역시 이러한 흐름에 완벽히 뛰어들기에 이른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루시 베드로크의 음악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한국의 MMORPG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몽환적인 이미지를 착안해 소위 'Maplekore'라 불리는 목가적인 사운드 일 테다. 그러나 <Unmusique>에서 그는 그러한 감수성을 과감히 덜어낸 채, 보다 정제되고 과격한 형태의 음악을 구현해낸다. “Ultraviolet”는 설탕 덩어리 같은 신스와 미친 듯한 템포로 폭발을 유도하는 본작의 하이라이트 트랙이며, “2010 Justin Bieber”에서 그는 비트를 갑옷으로 기능하게 만들며 광란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또한 <Unmusique>에는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의 레이블 데뷔 앨범이니만큼, cranes, skai, ivvys, 9lives, egobreak와 같은 많은 프로듀서들이 힘을 보태 Gigi Masin, Linkin Park, Green Day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샘플링의 비트들이 가득하다. Pitchfork의 평론가 Kieran Press-Reynolds는 앞선 문장에서 언급한 현재의 레이지를 가리켜 'Rage 2.0'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과연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심장 한가운데에서 가장 미친 듯이 뛰고 있는 인물은 바로 루시 베드로크이다.

7.4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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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c & Juicy J, <Live and in Color>

<Boom Bap, Jazz Rap, Chipmunk Soul>

 

https://www.youtube.com/watch?v=BlsbT8EUTA8

 

    종합적으로 흥미로운 작품이다. <Live and in Color>는 로직(Logic)과 쥬시 제이(Juicy J) 두 아티스트 모두의 새로운 시도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로직은 본작의 전곡 프로듀싱을 담당했고, 쥬시 제이는 기존의 멤피스 힙합/트랩 스타일에서 벗어나 재즈풍의 부드러운 비트 위에서 랩을 내뱉고 있으니 말이다. 앨범 중간중간에 다수의 인터뷰 트랙들을 배치시키고, 두 아티스트가 유연하게 랩을 주고받는 순간 역시 본작이 가지는 장점 중 하나이다. 특히 인터뷰 트랙들에서 두 아티스트가 본인의 삶과 가족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는 순간들은 진솔한 감정을 더하며 앨범에 깊이를 더한다. 그래도 여전히 인터뷰 트랙들은 앨범에 8개나 수록될 정도로 크게 비중을 차지할 만큼의 가치는 없어 보이며, 나아가 그러한 인터루드 트랙들을 제외한 여타 트랙들 역시 무언가 색다르다 할만한 순간 없이 유사한 문법을 유지한 채로 흘러간다. 또한 개인적으로 쥬시 제이의 멤피스 랩 스타일 음악만을 소비해와서 그런 것인지, 재즈 랩이라는 장르는 쥬시 제이에게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새로운 시도와 감동적인 순간들은 제쳐두고, 그 어떤 음악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음악 그 자체라는 것. 이는 현재 꾸준히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두 아티스트가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일 테다.

5.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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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ongjayar, <Paradise Now>

<Alté, Alternative R&B, Dance-Pop>

 

https://www.youtube.com/watch?v=Q5hZRrci8h4

 

    2016년의 <Home>, 2020년의 <Which Way Is Forward?>가 발표된 이후 오봉자야(Obongjayar)는 많은 아티스트들과 프로듀서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후 그는 Little Simz의 <Sometimes I Might Be Introvert>에서 모습을 비추었고, 런던 기반의 프로듀서들과 협업하기도 하며 많은 경험들과 음악적인 지식들을 축척해왔다. 그리고 그는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Paradise Now>에서 Yeti Beats, Beach Noise를 비롯한 히트 메이커들의 손을 잡으며 보다 폭넓은 사운드를 구축해 내었다. 탄자니아에서 유래한 댄스 음악 장르 싱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낸 "Talk Olympics", 군악 드럼과 마림바 사운드가 뒤섞인 분노로 가득 찬 "Life Ahead", Frank Ocean과 Moses Sumney를 연상시키는 "Moon Eyes" 등등. 오봉자야는 때때로 남성성을 뒤틀며 몸을 흔들기도 하고, "Jellyfish"와 같은 트랙들에서는 무능한 정치인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등 절규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Paradise Now>는 그가 본인의 감정들을 실험적인 사운드 속에서 풀어낼 때 그 정점에 닫게 된다. 춤을 추게 하는 리듬 뒤편에는 불신과 분노, 욕망과 희망이 뒤엉켜 있으며, 그 모든 감정은 실험적이되 결코 어렵지 않은 언어이다. <Paradise Now>는 바로 그 균형 위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동시대적인 목소리를 들려준다.

7.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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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Michel & Antony James, <Egotrip>

<Jazz Rap, Conscious Hip Hop, Chipmunk Soul>

 

https://www.youtube.com/watch?v=Jm0E2nsGe50

 

    해외 여러 음악 커뮤니티에서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수많은 하이프를 얻은 이후, 단숨에 수많은 이들의 극찬을 얻으며 근 5년간 가장 갑작스럽고 또 가장 성공적인 데뷔를 이룬 존 미첼(John Michel)과 앤서니 제임스(Antony James). 1MC-1PD 구조로 이루어진 이들의 콜라보레이션 앨범 <Egotrip>은 극적이고 투박하다. 자아에 대한 내적 고찰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본작 속의 화자는 본인이 완전무결한 인물이라고 믿으며 타인의 도움을 거부하나, 끝내 앨범의 클라이맥스인 "world's end"에서 본인의 속죄와 변화를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이러한 서사적인 컨셉을 가지고 운영되는 앨범이기에—래핑과 프로덕션 양면에서 모두 훌륭한 연출력이 돋보이는데, 그중에서도 앤서니 제임스의 칩멍크 소울 기반의 프로덕션은 앨범의 지루함을 상쇄시켜줌과 동시에 그 농도를 어느 정도 얕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Egotrip>은 여전히 두 아마추어들의 시작일뿐이고, 그렇기에 본작에서 미숙함이 여럿 감지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하이프에는 저만한 이유가 있는 법. <Egotrip>은 올해 최고로 극적인 랩 앨범들 중 하나, 나아가 올해 최고의 랩 앨범에 당당히 거론될만한 수작이다.

7.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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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rkast., <While The Iron Is Hot>

<Jazz Rap, Abstract Hip Hop, Lo-Fi Hip Hop>

 

https://www.youtube.com/watch?v=EaD_v3G6LOg

 

    While the iron is hot. 쇠뿔도 단김에 빼라. 오클랜드 출신의 래퍼 오버캐스트.(Ovrkast.)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While The Iron Is Hot>에는 그 제목처럼 모든 순간들에 주어지는 기회와 아이디어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2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 재즈 샘플과 붐뱁을 기반으로 한 비트 위에 오버캐스트.의 내밀한 감정과 생각들이 녹아들어 있는데, 나아가 로파이한 믹싱이 입혀져 더욱 단단하고 섬세한 이야기가 구축된 모양새다. 여기서 본작과 여타 재즈 랩 앨범들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재즈 랩과 로파이 힙합의 '지루하다'는 큰 단점을 상쇄시키기 위해 앨범 곳곳에 스킷 트랙들을 배치시키고, 여러 피처링 아티스트들을 기용하고, 나아가 일정한 퀄리티의 훌륭한 트랙들을 나열하는 것. Vince Staples와 함께한 "Strange Ways"는 그러한 본작만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낸 앨범의 핵심적인 트랙이다. 짧은 시간 안에 본인의 이야기와 서사를 확실하게 펼쳐 보인 오버캐스트., <While The Iron Is Hot>은 그러한 젊은 유망주의 조용하지만 확실한 한 방이다.

7.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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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Glock, <Glockaveli>

<Trap, Southern Hip Hop, Memphis Rap>

 

https://www.youtube.com/watch?v=N5LhpADybpw

 

    <Glockoma 2>의 성공 이후, 많은 힙합 팬들은 키 글락(Key Glock)의 다음 행보와 이미 몇 차례 예고된 그의 새로운 앨범 <Glockaveli>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몇 달간의 예고 이후 마침내 베일을 벗은 <Glockaveli>는 정확히 예상 범위 내에서만 운영되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의 랩과 플로우는 여전히 정제된 채로 근사하게 흘러가고 있으며, 피처링 없이 홀로 앨범을 이끌어나가는 태도 역시 그의 캐릭터가 훌륭히 반영된 시도였을 테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Glockaveli>는 <Glockoma 2>의 아류격 앨범으로만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트랙들이 유사한 구조와 분위기로 이어지며 뚜렷한 전환점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다소 단조롭게 다가오며, 몇몇 샘플링은 오히려 기존 명곡과의 비교를 불러일으켜 힘을 잃는다. <Glockaveli>가 실패한 앨범이란 소리는 아니다. 여전히 본작은 준수한 멤피스 랩 음반이고, 단지 지나치게 예상된 범위 내의 음악만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키 글락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이제는 틀 안에서의 반복을 넘어서는 실험이 필요하다.

7.0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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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Smith, <Based On A True Story>

<Pop Rap, Trap, Christian Hip Hop>

 

https://www.youtube.com/watch?v=jWYQmPZrkOk

 

    사실 윌 스미스(Will Smith)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Chris Rock의 따귀를 때린 사건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아니었다. Kanye West의 VMA 난입 사건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도 아니었고, Jay-Z가 Solange에게 엘리베이터에서 폭행당한 영상만큼 흥미롭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전 세계의 매스컴과 커뮤니티는 본 사건을 과도하게 해석하며 윌 스미스를 2022년 최고의 화제의 인물로 만들었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건은 밈과 조롱거리로 소비되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윌 스미스는 20년 만의 정규 앨범 <Based On A True Story>에서 이 반응들을 유머나 자기반성의 소재로 삼기보다, 인생을 뒤흔든 대속의 시련처럼 받아들인다. 앨범은 상담실에서 들을 법한 자기 계발 문장과 유치한 쇼튠풍 프로덕션, 막연한 투쟁 서사로 가득하며, 그중에서도 "Rave In The Wasteland", "You Can Make It" 같은 곡들은 종교적 이미지와 피상적인 회복 서사만 반복한다. 앨범의 가장 비극적인 순간은 "You Lookin’ For Me?"의 불안정한 내면만이 부각되는 자기방어적인 가사이다. 왜 이 앨범이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은 끝내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Based On A True Story>는 한때의 해프닝일 뿐이었던 사건을 굳이 비극으로 만들어버린 형편없는 감정극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2.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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