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힙합을 좋아하지만, 지금까지 통으로 들어본 엘범이 10개 좀 넘는 정도의 힙뉴비입니다. 여기서 처음 쓰는 글이 MMLP 리뷰인 것만 봐도 아시겠지만, 저는 엄청난 엠빠입니다. 사실 요즘은 익스페리멘탈 힙합에 빠져있지만, 거기에 대해선 지식이 거의 전무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가장 잘 알고 많이 들어본 엘범이 MMLP이다 보니 그냥 이것을 리뷰해보기로 했습니다. 가끔씩 자신과 많이 다른 의견을 가진 리뷰들에는 '음알못'이나 '막귀'라는 댓이 달리는데요. 전 진짜 음알못에다 리뷰도 처음 써보니 엉터리여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서론이 정말 너무 길었네요. 이제 시작해보겠습니다.
최고의 곡: Stan
최악의곡: Amityville
최애곡: The way I am
최고의 순간: Remember me?-> I'm back
요약: 밤에 불끄고 미친듯이 흔들어 재끼면서 듣다가 귀신 나오면 그 귀신을 개패버릴 엘범
이 엘범은 전성기 슬림 셰이디의 광기를 가장 적나라하게 들어낸 엘범이다. Kill you나 I'm back에서 나오는 엄마에 대한 가사, 자기 아내를 죽이는 상황을 혐오스러울 정도로 적나라하게 묘사한 Kim, Mashall Mathers에서 나오는 무수한 F-word의 향연 등 내가 이사람을 좋아해도 되는게 맞나 싶은 역겨운 가사를 자랑하지만, 그것을 가볍게 덮어버리는 에미넴의 미친 랩실력과 환상적인 닥터 드레의 비트는 이 엘범에 잡아먹힐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처음부터 나오는 음담패설로 가득찬 인트로와 바로 다음 나오는 MMLP 내에서도 수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Kill you는 이 엘범은 전작 SSLP보다도 더 정신나간 수위가 될것이라 확신을 시켜버리고, 그 다음 트랙 에미넴식 스토리 텔리의 정수 Stan에서는 갑자기 분위기가 잔잔해지더니 흥미로움->쌔함->ㅈ됨->허탈의 전개가 정말 소름돋는다. 그저 좀 어두운 사랑노래인 Dido의 Thank you 를 이런 식으로 재해석한 에미넴의 천재성은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그 다음 Stan의 분위기를 한번에 깨며 '이제 내 할 말 시작한다'라는 느낌을 주며 전개되는 Who Knew->The way I am-> The real slim shady의 전개는 에미넴의 사회에 대한 팩트 폭격을 선사하며 그런 가사의 수위를 지니면서도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저 세 곡 중 첫 2곡에서는 '니놈들이 범죄 저지른건 내 노래 탓이 아닌 순전히 너희 탓이다.'라며 폭력적인 아이들을 만든 책임을 부모와 사회가 아닌 한낱 래퍼에게 떠넘기는 사회의 태도를 지적하고, The real slim shady에서는 '어차피 너네 안에도 나같은 생각을 하는 놈이 있잖아?'라며 우리에게 잠재된 slim shady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 다음 나오는 Remember me?와 I'm back의 전개에서는 에미넴의 미친 광기가 다시 한번 들어난다. Remember me?의 음산한 비트와 광기에 젖은 래핑, 그리고 광기의 정점을 찍는 아웃트로 다음 자연스럽게 I'm back으로 넘어가는 광기어린 연출은 정말이지 경이롭다. 그 다음 자신의 본명을 제목에 박아둔 Mashall Mathers에서는 유명해 지니까 붙는 놈들 디스하며 추가로 자기 엄마와 아이돌, 다른 래퍼들까지 모조리 디스해버리는 모두까기 인형으로서의 에미넴의 면모가 드러난다. 그 다음 나오는 '그 스킷'은 이미 이 모든 것을 겪은 청자를 또 당황시키게 만든다. 그 이후 나오는 Drug ballad는 지금까지 모조리 광기와 분노로 차있던 엘범 분위를 잠깐 동안 전환한다. 물론 그러면서도 범상치 않은 가사는 변하지 않아 아직도 넘쳐나는 소재의 음담패설로 청자의 귀는 쉬어도 머리는 못 쉬게 만든다. 그 다음 곡인 Amityville는 이전 트랙들에 비해 너무 쳐지는 래핑으로 약간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이 래핑으로 곡의 분위기는 슬로우모션을 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비트가 이에 맞게 달라졌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트랙의 마지막 벌스에서는 갑자기 래핑이 다시 원래의 강렬한 래핑으로 돌아와 이 엘범 내에서도 매우 광기를 잘 뿜어내며 다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다. 그리고 나오는 트랙 Bitch please II에서는 래퍼들의 엄청난 라인업 답게 완벽한 벌스들과 음색 깡패 Nate dogg의 엄청난 훅으로 이전 트랙에서 꺼졌다 다시 켜진 불씨를 그대로 이어나간다. 그 후 가장 혐오스러운 트랙 중 하나인 Kim에서는 아직까지도 새로운 소재로 청자를 경악하게 만든다. 자장가 같은 시작과 그 후 나오는 피아노, 그리고 대망의 "Sit down bitch!"와 함께 드랍되는 단연코 이 엘범 중 최고라는 생각이 드는 광기와 분노의 에너지로 가득찬 비트, 에미넴이 직접 연기한 Kim의 비명소리와 자세한 스토리텔링이 이 엘범 광기의 정점을 찍게 만들며 이 트랙은 이 미친 광기의 엘범인 MMLP 내에서도 최대의 역겨움과 광기, 분노를 담아낸다. 그리고 나오는 Under the influence에서는 전에 나온 Who Knew와 같이 청자들이 다시 이전 트랙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게 하며 집중력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대마의 마지막 트랙, Criminal에서는 강렬한 인트로와 함께 훅이 끝나자 마자 나오는 동성애 혐오의 향연과 쉴 틈 없이 쏟아지는 폭력적이고 성적인 가사들이 청자를 맞이한다. 그후 중간에 나오는 스킷에서는 에미넴이 은행에서 강도를 저지르며 은행원 한명을 쏴죽이고 다시 곡으로 돌아오며 주변 사람들을 모조리 쏴죽여버린다. 그 후 '젠장 내가 하는 말 절반은 그냥 다 너네 빡치게 하려고 지어낸 거야!'라는 메세지를 끝으로 훅이 나오며 마지막에 들리는 총소리로 엘범의 아웃트로를 장식한다.
이 엘범은 전성기 에미넴의 최고 역량을 보여주는 작품이며 정말 도를 넘은 가사들로 수많은 논란을 만들어내며 에미넴을 단순히 한철장사하는 어그로꾼이 아닌 당시 씬에서의 최강자로 만들어버리게 된다. 이 엘범이 힙합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엘범 중 하나라는 것을 보면 더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닥터 드레가 이 엘범에서 최선을 다해 비트를 찍은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 엘범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2001만 봐도 닥터 드레는 분명히 더 좋은 비트를 찍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MMLP는 이미 역사에 길이 남을 명반에 이름을 올렸지만, 닥터 드레가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엘범이 탄생하였을 지 아쉬움이 따르는 부분이다.
점수: 10/10
네! 여기까지 힙뉴비에 MMLP 리뷰입니다. 이런 모자란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여기에 이런 글을 쓴 이유는, 힙잘알인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제 힙력을 키우려는 것입니다. 모자란 부분들이 있다면 댓글에 써주시고, 그냥 평범한 소감들도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엠빠로서 비트에 대한 의견은 동의를 안 할 수가 없네여. 근데 또 그래서 에미넴 특유의 감정이 실린 가사가 더 잘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제 기준 외힙 역대 앨범 1등
amityville은 비자르가 곡 퀄리티 조금 망친듯합니다
조금이 아니라 아예 망침
중딩 땐 뭣 모르고 비자르 파트 좋아했는데 고딩되고 들으니 별로
그래도 정이 들어서..
옛날생각나네
난 오히려 드레 비트가 앨범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함
앨범 특유의 음산하변서 재치있는 바이브를 프로덕션에 잘 녹여냄
웨스트코스트 사운드를 차용하면서도 2001마냥 너무 뽕끼스럽진 않게 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
이후 에미넴 비트 꼬라지들 보면 드레가 이때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한건 맞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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