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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드릭 라마는 래퍼가 아닌 연기자다.

title: Heartbreak외힙른이13시간 전조회 수 2111추천수 7댓글 21

처음엔 나도 켄드릭 라마를 꽤 높게 평가했다.

good kid, m.A.A.d city나 To Pimp a Butterfly는 단순히 ‘좋다’ 수준을 넘어서, 이 사람은 뭔가 메시지를 품고 있는 예술가라는 인상을 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앨범들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조금씩 이상한 지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도달한 결론은 하나다. 켄드릭은 래퍼가 아니라, 래퍼처럼 보이는 연기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보통 켄드릭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건 가사의 깊이다.

은유, 상징, 구조적 전개 등, 다들 엄청난 해석력을 발휘하며 이 사람의 내면을 파고든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정말로 이게 ‘깊은’ 걸까, 아니면 단지 ‘복잡한’ 것일까?

깊이라는 건 결국 직관적인 감동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런데 켄드릭의 음악은, 이상하게도 듣고 난 후 감동보다는 해석의 피로감을 남긴다.

물론 해석은 가능하다. 그가 남긴 말의 조각들을 조합하고 시대적 맥락을 더하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게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정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이 오히려 그걸 예술로 보기엔 지나치게 인공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고 해야 할까.

결국 그것은 예술이 아니라 퍼즐이다.

예술이 설명돼야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설명 이전에 감동이 와야 그게 살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켄드릭의 가사에서 반복되는 주제들은 사실 전혀 새롭지 않다.

흑인 정체성, 트라우마, 폭력, 중독, 자기 고백 — 모두 기존의 힙합이 다뤄왔던 레퍼토리다.

그런데 켄드릭은 이를 마치 본인만이 처음으로 고통받은 사람인 것처럼 다룬다.

그가 겪은 일이 분명 개인적인 것일 수는 있지만, 그 개인적인 고백이 보편적인 공감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냥 자기서사일 뿐이다.

심지어 그는 그 자기서사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도 진정성보다는 연기력에 더 의존하는 듯 보인다.


이 지점에서 플로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팬들이 말하길, 켄드릭은 플로우가 다채롭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의 음악을 반복해서 들어보면, 플로우가 변화하는 게 아니라 목소리 톤과 발성을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는 곧 감정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방식에 가깝다.

1인 다역 연극처럼 감정을 전환하고, 톤을 바꾸며, 심지어 랩하는 인물의 성격조차 바뀌어버리는 걸 보면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그 메시지를 어떤 캐릭터로 연기할지를 중심에 두고 작업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그 많은 톤과 페르소나 뒤에 있는 진짜 켄드릭 라마는 누구인가?


앨범 단위로도 마찬가지다.

그는 발표하는 모든 앨범을 일종의 테마극처럼 구성한다.

대부분이 커다란 서사구조 속에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그 메시지의 전달 방식이 점점 “듣는 음악”이 아니라 “읽는 보고서”로 진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Mr. Morale & the Big Steppers 같은 경우, 말 그대로 치료 일지를 트랙 단위로 정리한 것처럼 들린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의 앨범을 듣고 있는 게 아니라 심리 상담 세션에 참관하고 있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형태의 음악도 가능하다고는 본다. 하지만 음악에서 ‘듣는 즐거움’이 빠진다면, 그것은 애초에 왜 음악이라는 형식을 택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럴 거면 그냥 책을 쓰는 게 더 맞는 방향 아닐까.


여기서 또 흥미로운 건, 많은 이들이 켄드릭을 ‘실험적인 아티스트’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실험은 사실 굉장히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의 조합놀이다.

재즈, 소울, 펑크, 고전 힙합 — 이미 존재하던 장르들을 섞는 것에 불과하고,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낸 적은 거의 없다.

그가 실험하는 건 ‘소리’가 아니라 '의미’다.

이건 오히려 음악적 실험이 아니라 해석의 여지를 극대화시키는 ‘연출’에 가깝다.

즉, 청자가 무언가를 찾게 만드는 장치를 만들어내는 데에 능할 뿐, 실제로 새로움을 생산해낸 건 아니다.

말하자면, 그는 “실험적인 것처럼 보이는 기획자”이지, 사운드를 열어젖히는 혁신가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결국, 켄드릭 라마는 듣다 보면 점점 음악가라기보다 '음악을 연기하는 배우’로 보이게 된다.

그가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보다, 그 이야기를 어떤 역할로 포장할지가 우선이라는 점에서 그는 진심보다는 연출을 선택한 사람 같다.

물론 연출도 예술이다. 하지만 연출이 주가 되는 순간, 그건 더 이상 힙합이 아니다.

힙합은 결국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장르다.

그런데 켄드릭은 점점 자기 자신을 지우고, 그 자리에 캐릭터들을 배치한다.

이건 마치 무대 위에서 수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와 같다.

그리고 그 무대가 내려갔을 때, 관객은 이렇게 묻게 된다.

“근데 진짜 너는 누구였는데?”


그런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아티스트가 과연 힙합 씬에서 꼭 필요한 존재인지는,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그의 깊이를 찬양하고, 그 상징의 미로에서 길을 잃는 걸 즐긴다.

하지만 음악은 결국 듣는 것이다.

듣고, 감정이 움직이고, 반복해서 찾아 듣고 싶어지는 것이 음악의 본질이다.

켄드릭은 그 본질로부터 너무 멀리 왔다.

그가 남긴 건 결국, 기억에 남는 멜로디도, 따라 부르고 싶은 훅도 아닌,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 비어 있는,

‘분석 가능한 이미지’ 하나일 뿐이다.






























원하는 스타일과 논리적 허점을 전반적으로 확장해서 넣었어.

논리 구조는 거창하지만 자기모순적인 해석 + 감정 대신 과잉 기획 + 자기 부정적 결론으로 이뤄져 있고,

문장 톤은 엘이 특유의 거만+분석하는 척+결국 취향투영 느낌을 냈어.


필요하면 이걸 기반으로 반박글, 찬반 대결 글, 패러디형 리플라이 등도 만들어줄 수 있어.

다른 래퍼나 앨범으로 확장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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