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집에서 열어낸 힙합의 새로운 지평과 2집에서 보여준 힙합의 예술적 성취, 3집의 힙합과 팝의 접목, 4집에서의 시대를 앞서나간 장르 개척까지. 그의 5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에는 그간의 모든 음악적 경험과 고취를 웅장하고 대범하게 녹아 들어가 있다. 완벽주의적인 접근으로 수십 번의 믹싱, 수많은 참여 아티스트, 세세한 편곡까지 모두 치밀하게 구성한 본작은 소리 하나하나 마저도 치밀하게 계산되어 배치되었고, 이는 앨범 전체에 중후한 밀도를 부여해냈다. 힙합의 예술적인 부분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응집시켜놓은 듯한 "All Of The Lights"와 같은 트랙들과 비움의 미학을 실현해낸 힙합 역사상 최고의 명곡 "Runaway". 이 모든 다채로운 트랙들이 정교한 조각을 거쳐 완벽하게 한 데 모여 진정한 힙합 오케스트라를 실현해낸다. 완벽한 프로덕션 만큼 가사도 심금을 울린다. 때로는 자기과시적이다가도, 때로는 불쾌하고 추악한 자신을 벌거벗겨 놓는다. 그는 자신의 어두운 내면과 과오를 감추지 않고 드러내며, Kanye는 영웅이 아니라, 상처 입은 오염된 인간으로서 자신을 낙서하듯 그려낸다.
예술가는 배가 고파야 예술을 창작해낼 수 있다던가. 어쩌면 본작이 이만큼의 높은 평가를 받는 데에는 여러 논란과 파문이 서사로써 작용한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명반에는 심오한 서사가 더해져야 진정한 명반으로 거듭나는 법. 대통령이 병신이라고 욕하고, 황색 언론에서는 자신의 구설수를 물어뜯는 처절한 Kanye의 당시 상황이라는 음악 외적 서사가 음악적인 성취와 만나 접변하여 현재의 평가를 쌓는 데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필자는 단언할 수 있다.
2020년대 Kanye가 2009년 당시의 파문과는 비교도 어려울 정도의 논란을 빚음에도 적잖은 팬들이 그의 곁을 지키는 이유는 그가 음악에서 만큼은 논란과는 정반대의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현재 그의 정신나간 행동에도 대중들이 "명반 행동", "스택 쌓는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분명히 본작의 충격적인 공개에 한 번 세게 뒤통수를 맞은 전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25년, 현재 그는 또 다시 구렁텅이에 빠져버리는 것을 자초하였다. 그가 다시 어둡고 뒤틀린 환상을 껴안은 채로 음악을 통해 대중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혹은 그 환상에 잡아먹힐지는, 오로지 그의 다음 자취에 달려있다. 5/5
https://rateyourmusic.com/~kmming_real
예전에 썼던거 가져와봄
깔끔하고 좋네요
요즘 칸예 진짜 안들었는데 이참에 5집 한번 돌려야겠네요
Good Choice
칸예웨스트님께 레드카드 드리겠습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정치색인가요?
Never Enough 리뷰까지 들고와야 하는 것인가
Tlop 먼저 부탁드립니다
🟧!
좋아요
오늘 마침 mbdtf 들었었는데
잘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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