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o2k의 PXE는 2021년에 발매된 미니 앨범으로, 총 러닝타임은 17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짧은 길이 안에 독특한 사운드 실험이 가득 담긴 프로젝트다. 이 앨범은 기존 Drain Gang 사운드보다 훨씬 더 밝고 가벼운 톤을 취하고 있으며, 하이퍼팝, 글리치팝, 클라우드랩 등 여러 장르적 요소들이 섞여 있다.
앨범의 핵심은 극도로 처리된 보컬과 미니멀한 사운드 디자인이다. Ecco2k는 오토튠을 강하게 걸거나 목소리를 얇고 흐릿하게 만들고, 이를 비트보다 앞세우지 않게 믹싱해서 전체적으로 몽롱하고 공허한 분위기를 만든다. 비트는 기본적으로 드럼이 거의 없거나 약하게 들어가 있고, 신스 멜로디와 반복적인 코드 진행이 중심을 이룬다.
특징적인 건 곡 구조가 전통적인 힙합이나 팝과 다르게, 후렴 없이 짧게 끊기거나 갑작스럽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트랙들이 하나의 완성된 서사보단 짧은 스케치처럼 작동하게 만든다.
또한, 이 앨범은 2holis의 작업물과도 유사성이 있다. 둘 다 감정을 직접 표현하기보단, 음질의 왜곡과 보컬의 흐릿한 배치를 통해 감정의 뉘앙스를 전달한다. 말하자면 '속삭이는 정서' 같은 느낌이다.
PXE는 전통적인 장르 구분이나 곡 구성에서 벗어나, 실험적인 믹싱과 감정 전달 방식으로 완성된 앨범이다. 입체적인 비트나 뚜렷한 메시지를 기대하기보단, 사운드의 질감과 분위기를 중심으로 접근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하이퍼팝이나 클라우드 기반의 실험적인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들을 가치가 충분한 앨범이다.
스크랩
이건 안 들어봤는데 감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