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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Kendrick Lamar (4)히오스는니얼굴이다2025.04.17 23:16조회 수 360추천수 8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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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는 조그마한 물고기, 그런 하찮고 가냘픈 존재가 아니다. 목에는 금박의 체인이, 집도 몇 채에, 통장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0들이 수없이 찍혀있다. 그렇다. 그는 이제 큰 물고기다. 이 크나큰 바다에서 그는 더 이상 의미없는 먼지 같은 존재가 아니다. 자신만의 바다에서 무위도식하며 떵떵거리던 그는 어느 날 종잡을 수 없을 정도의 크나큰 사실을 자각한다. 도저히 자신이 떠안아 품을 수 없는 - 구역질이 날 듯한- 진실을 의식한 그는 바다 위로 자신의 몸뚱아리를 내던진다. 그 후, 그는 자신이 자각한 것이 진실이었음을 깨닫는다.

 

Vince Staples, 냉철의 가사와 오밀조밀한 플로우로 무장한 실력파 래퍼. 청소년기부터 온갖 폭력과 범죄에 노출되어 살아오던 그는 주변 인맥을 계기로 래퍼의 길을 택해 첫 믹스테잎 <Shyne Coldchain Vol. 1>을 발매하며 씬에 몸을 던졌고,  첫 정규 앨범 <Summertime '06>로 방점을 찍으면서 씬의 슈퍼 루키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래퍼로서의 인정과 부를 거며쥐면서 블랙 커뮤니티 내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슬슬 몸집이 커진 그는 자신의 폭력적인 과거와 여전히 후드에서 폭력적인 삶을 살고있는 흑인들을 터부시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것들을 180도 달라진 지금의 자신과는 완전히 분리되있는 것들이라고 치부하려 했지만, 그것들의 비린내가 너무나 가까이서, 정말 가까이서 풍겨온 것이 아니겠는가?  Vince Staples는 이상한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 바다가 전부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말이다. 그 초현실적인 자각에 그는 하나의 이론을 정립하기 시작한다.

 

Vince는 개러지 비트와 덥한 베이스 위에 자신의 이론을 세윤다. 자신이 살고 있던 바다가 고작 한 평의 어항이었음을 깨닫고, 그 어항의 벽 이면에는 끝없이 어두운 심연의 바다가 존재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자신이 무위도식하던 바다가 한낱 어항이었을 뿐이라니. 비린내나던 그것들의 몸뚱아리가 내것과 그리도 닮아있었다는 것을. 그 깨달음의 두통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항을 넘어 탈출해온 그는 더 구역질나는 사실에 직시한다. 어항에 갇힌 것은 자신뿐이 아닌 수 많은 게토, 후드 동네들의 흑인들이었다는 것을 지각해버린 것이다.

 

Vince Staples는 그렇게 하나의 이론을 정립했고, 우리에게 그 이론을 읽어보인다. 흑인들은 그저 '어항'이라는 시스템 아래에서 눈 먼채 서로를 폭력으로 몸져누이며 아등바등하던 물고기였을 뿐. 그리고 잘났던 자신도 그저 대가리만 큰 '물고기'였다는, 그 역겨운 이론을 전한다.


https://rateyourmusic.com/~kmming_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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