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 우리의 영웅은 본인이 이룩한 신화로부터 멀어지고자했다.
yeezus는 여러 면에서 dark fantasy의 대척점에 도달한 앨범이다. 전작이 니키의 인트로 나래이션 이후 웅장하고 압도적인 중창으로 시작했다면 이번 앨범은 기이한 전자굉음으로 문을 연다. 그리고 그 차이는 앨범이 진행되면 심화된다.
dark fantasy는 황홀한 일체감으로 무장한 작품이였고 샘플들은 정교하게 결합했고 사운드는 켜켜이 중첩되었다. 곡들은 그 차체로도 빛났지만 마치 행성들처럼 칸예라는 태양의 중력에 종속되어 있었다. 곡들이 내는 빛들은 dark fantasy라는 앨범이 가지는 강렬한 빛이 반사된 듯 느껴졌다. 가히 맥시멀리즘, 더 크고 화려하게의 정점이라 칭할 수 있다.
반면 yeezus는 어떤가?
사운드는 정신없이 사납고 칸예는 조증과 우울증을 오간다. 그리고 이 앨범에는 테크노와 다프트 펑크, 전자음악, 성가대, 신스음, 노이즈 등이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결합했다. 아니 그냥 같이 존재해있다. 이 작품은 미니멀리즘에 가깝고 아이디어들은 키메라처럼 기형적으로 붙어있다.
그러니까 dark fantasy가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구심력으로 힙합의 구성요소들을 완벽하게 조합한 작품이라면 yeezus는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려는 원심력으로 힙합이 아닌 것들을 난폭하게 병렬한 앨범이다.
yeezus는 당연히 힙합앨범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힙합과 이질적인 요소들로 가득차있다.
on sight서 흉폭하게 진행되던 테크노사운드 다음에 성가대 사운드가 연결되며 black skinhead는 중독적인 리듬과 칸예의 래핑, 숨소리가 기묘하게 합성되어있다.
new slaves의 신스사운드는 노이즈가 실린 현악소리와 감미로운(?) 가창으로 대체된다.
i'm in it에서의 저스틴 버논의 절묘한 노래는 독특한 래핑과 함께하고 있으며 blood on the leaves에서 칸예의 랩은 전자음을 씌운 목소리와 폭발적인 리듬과 나아간다.
이렇듯 이 앨버의 곡들은 서로 조화롭게 결합할 수 없는 것들을 나열하고 배치한다.
가사 역시 그렇다.
재능에 걸맞는 자신감부터 본인을 신에 비유하는 오만방자함, 우울, 분노, 욕망 그리고 테르모필레 전투의 300이 로마인이라는 멍청함까지 사운드와 마찬가지로 괴상하게 앨범에 담겨있다.
칸예는 yeezus에서 전자음, 테크노, 성가대, 노이즈, 신스를 선택해서 배열하고 조립했다. 이 앨범은 스핑크스같이 여러 요소들이 하나의 존재로 끼워져있다. yeezus는 칸예라는 복잡한 인간의 내면스케치이면서 혁신적인 사운드로 가득찬 미래의 음악이다.
무엇보다 칸예 웨스트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기념비이다.
Yeezus > mbdft
Yeezus > mbdft
개추
1265
당연히 mbdtf보단 별로여도 mbdft보단 좋은게 맞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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