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Simz - Sometimes I Might Be Introvert (2021)
가족, 성공, 그리고 침묵. Little Simz는 본작 <Sometimes I Might Be Introvert>에서 이 세 가지를 붙잡고 씨름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앞길을 달려가지만, 동시에 그 그림자 속에 가려진 내면의 소리는 점점 더 커진다. 그녀는 성공을 통해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을까? 그리고 그녀가 침묵을 선택했던 순간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앨범의 서사는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전개된다.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시작하는 첫 트랙 <Introvert>에서부터 Little Simz는 이미 자신이 걸어온 길을 조망한다. 세상이 그녀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스스로 느끼는 고립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목소리는, 마치 고전적인 영웅 서사의 서두처럼 강렬하다. "싸워야 하는가, 아니면 도망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녀는 이미 싸움을 시작했다.
그 뒤를 잇는 <Woman>에서는 성공을 거머쥔 흑인 여성들에게 보내는 찬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단순한 축하가 아니다. 이 곡에는 사회가 그들에게 부여한 기대와 그 기대를 넘어서야 하는 현실이 동시에 녹아 있다. 단순한 여성 찬가를 넘어, Little Simz는 강인함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앨범의 감정적 중심축이 되는 곡은 단연 <I Love You, I Hate You>다. 아버지에 대한 애증을 노골적으로 풀어내면서도,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다. 오히려 거리를 두고 차분하게 서사를 풀어나간다. "내가 이렇게 강해진 이유가 당신이라면, 내가 이렇게 외로운 이유도 당신이다." Simz의 목소리는 결코 울부짖지 않지만, 그 말의 무게는 곡이 끝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음악적으로 <Sometimes I Might Be Introvert>는 Simz의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다. 클래식한 오케스트레이션부터 펑크적인 리듬, 그리고 심플한 붐뱁 비트까지, 그녀는 모든 사운드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하지만 그 화려함에 비해 그녀의 랩은 절제되어 있다. 과시하지 않는다. 흘러넘치는 감정을 내던지는 대신, Simz는 마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듯 자신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펼쳐낸다.
그리고 마지막, <Miss Understood>에서 그녀는 다시 혼자가 된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질문은 남는다.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남들도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앨범이 내린 결론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Little Simz는 그 침묵 속에서도 가장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Album Rating: 4.8/5.0
Favorite Tracks: Introvert, Woman, I Love You, I Hate You
단연 21세기에 활동하는 최고의 여성 래퍼..
잘 읽었습니다
절대 과장이 아니죠.. 굿굿
사랑해요
캬 이건 더 많은 사람이 봐야 한다
뮤지컬 보는거 같음
바이닐 소장 마려운 앨범
저도 마침 용돈 받으면 구매할 생각입니다..
이것은 개추요
와 진짜 잘 쓰셨네
적당한 거리를 둔단 표현이 엄청 와닿네요
절대 그 상황에 취하지 않는 것 같음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도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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