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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버린 재를 보며 추억하는 희나리 - Mac Miller [ Balloonerism ]

saeronkim2025.01.17 01:28조회 수 1540추천수 22댓글 21

오늘의 앨범!

 

- 시작

반갑습니다. 이번에는 작년부터 전 세계의 힙합 팬을 기대하게 했던 Mac Miller의 두 번째 사후 앨범,

[ Balloonerism ]을 실시간으로 리뷰해보겠습니다. 

 

- 리뷰 : 타버린 재를 보며 추억하는 희나리

Mac Miller가 [ K.I.D.S ]로 힙합 씬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는 분명 아주 활활 타오를 준비를 끝마친 장작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우리가 원했던 맥 밀러의 음악에 비하면 비교적 약하게—역동적으로 타오르는 캠프파이어보다

잔잔히 타오르는 담뱃불과 같은—천천히 타오르고 있었죠. 그러다 우리는 갑작스레 한 줌의 재로 변해버린 그의 소식을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가 소리를 끈 채 영화를 보는 것도, 아침을 맞이하며 하품을 하는 그의 모습도,

그를 한순간에 덮쳐온 물 속에서도 헤엄쳤던 그의 모습을 모두 보았죠.  과연 무엇이 그를 재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분명히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그가 떠나간 지 5년이 된 지금,

우리는 열렬히는 아니었지만, 잔잔하게 타오르던 그 조그맣던 희나리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Balloonerism ]은 그가 가장 힘들었던 [ Faces ] 발매 시기 이전 서서히 더 깊은 곳으로 향하는 듯한,

그가 아직 자신에 대한 탐구와 질문에 해답을 내놓기 전인 21-22세 그의 모습을 생생히 녹화해둔 것 같은 앨범이에요.

당시의 그는 아직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었고, 이는 앨범의 후반부로 갈 수록 더 생생히 느껴집니다.

앨범 초반 그의 모습은 아직은 철부지 같은 모습이에요.

"슈퍼모델 여자들이 내 수영장에서 오디션을 보고 있어",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괜찮을 거야", "불가능한 건 없어"

이러한 가사들은 그가 한창 젊음을 만끽할 어린 나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대마초를 피우며

약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하죠. 

그리고, 앨범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는 점점 불안정해집니다. 

Funny Papers 에서의 "오늘 누군가 죽었어", "요새 나는 깊이 잠들 때만 평화를 맞이해"와 같은 가사들과 갈 수록 어두워지는 비트들의 분위기들이 그가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빠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 같죠. 

특히 앨범의 마지막 트랙 Tomorrow Will Never Know 에서는 후반부 5분 가량 전화벨 소리,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를 의도적으로

공간감 있는 사운드로 배치해 마치 약물을 투약한 듯한 기분을 청각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11분이라는 긴 길이에도 듣는 동안

계속해서 청자를 압도감에 빠지게 만듭니다.

 

헬륨이 담긴 풍선을 실수로 공중에서 놓아버리면 풍선은 위로 끝없이 날아가다 터지게 되죠.

그 터진 풍선이 대기권을 항해했을지, 지구로 빠르게 낙하하다 타버려 재가 되어 공기에 뒤섞였을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어릴 적 우리는 아마 그 풍선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을 겁니다. 맥 밀러는 자신의 위치에 놀라 숨으려다 자신의 사람들,

그리고 건강한 자신이라는 풍선을 놓쳐 버렸고, 또 그에게 그 풍선은 너무도 소중했나 봅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그 풍선을 따라 터질 걸 알면서도 끝없이 날아가는 운명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저는 이 앨범을 듣고 제 자신과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손에 쥔 풍선을 끝까지 지킬 것입니까?

만약 그 풍선이 저 위로 날아가 버리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여러분이 지키고 싶은 풍선은 무엇입니까?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하루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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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 title: Flower BoysanghyunkimBest베스트
    3 1.17 08:28

    좋네요!

  • 1.17 01:30

    와 벌써

  • saeronkim글쓴이
    1.17 01:30
    @따흙

    들으면서 썼습니다 ㅎㅎ

  • 1.17 01:50

    맥밀러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거 정규들 다 정주행 하고 마지막에 듣는게 좋을까요

  • saeronkim글쓴이
    1.17 01:55
    @카티야앨범내

    원래 이 앨범이 2집이랑 믹테 faces 사이 만든 앨범이라 고 사이에 잘 싸서 드셔보세요

  • 1.17 01:51

    리뷰글 잘 읽었습니다

    베스트 트랙 어떻게 되시나요

     

  • saeronkim글쓴이
    1.17 01:58
    @PDFMAFIA

    DJ's Chord Organ, Funny Papers, Tomorrow Will Never Know 이정도가 가장 좋았는데 전체적으로 다 너무 좋은 앨범이라서 의미가 크게 있나 싶네요 허허

  • 1.17 02:03
    @saeronkim

    그렇긴 하죠

    전 Funny Papers 받고 Stoned도 특히 좋았습니다

  • saeronkim글쓴이
    2 1.17 02:04
    @PDFMAFIA

    단편 영화가 기대되네요..!

  • 1.17 01:59

    마지막글 비유가 진짜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 saeronkim글쓴이
    1 1.17 02:00
    @pearrl
  • 1.17 02:21
  • saeronkim글쓴이
    1.17 17:12
    @Frankdrizzy
  • 1 1.17 07:15

    벌써 기대가 되네요

  • 1 1.17 08:25

    잘 읽었습니다

  • 3 1.17 08:28

    좋네요!

  • 1 1.17 09:06

    잘 읽었습니다

  • saeronkim글쓴이
    1.17 17:12
    @에미넴앨범
  • 1.17 10:21

    항상 감사합니다

  • saeronkim글쓴이
    1.17 17:12
    @dDog

    아이고 그럴것 까지야.. 감사합니다

  • 1 1.17 17:24

    와 이걸 이제봤네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 1 1.1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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