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음악

kuru - re:wired 가벼운 감상평

내통통배를타고2025.01.17 00:59조회 수 359추천수 3댓글 8

일단 재밌게 들었음.

저크, 브레이크코어, 슈게이징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였는데도 난잡하지 않은 느낌.

다만 듣는 내내 "이게 디지코어 차트에 있다고?"라는 의문이 좀 들었음. 

rym에 누군가 이 앨범이 "퀴어 인터넷랩 버전의 TPAB"라는 아주 웃긴 댓글을 달았는데, 저도 정확히 그런 느낌을 받았음. 분명히 이 앨범은 디지코어나 서브장르란에 난잡하게 vote된 수많은 장르들을 아우르는, 아직 정확한 이름은 붙지 않은 어떤 장르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느낌. 그리고 동시에 디지코어라는 장르가 "퀴어 인터넷랩"이라고 표현된 거대한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사라지기 전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느낌을 받음. 

 

이 징후를 강하게 느꼈던 순간들을 적어보자면 

트위키피디아나 글레이브 같은 디지코어씬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이 랩을 완전히 버리고 드림팝/슈게이징/이모로 이동한 것, 

Fax gang과 파란노을의 콜라보 앨범 발매, 아시안 글로우의 bladee 리믹스, bladee와 영린의 드림팝 앨범 발매, dissmiss yourself 아티스트간의 교류 등을 예시로 들 수 있음. 

또 데프톤즈를 샘플링하고, 마블발을 오마주한 머천을 내고 판치코와 콜라보를 시도한 ilck 시기의 디스트로이 론리도 비슷한 사례.

 

hexd, 디지코어, 슈게이징, 브레이크코어 등.. 음악적으로 봤을 때 꽤나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 장르들간의 교차는 이들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정서가 가진 공통점을 통해서 이뤄졌다고 생각함.   

공교롭게도 <릴리슈슈의 모든 것> , <시리얼 익스페리먼츠 레인> ,<신세기 에반게리온> 을 비롯한, 아마도 내향적 낭만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경향을 가진 일본 매체들은 이 장르들에서 거의 경전에 가까운 지위를 갖고 있음. 사운드 클라우드에 가보면 레인 사진을 커버로 쓴 노래를 갖가지 장르에서 적어도 수백개는 찾을 수 있고, kuru의 앨범 제목 역시 레인에 나오는 용어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됨. 

비록 이 장르들이 가진 음악적 형식과 악기는 다를지라도, 심미적인 우울함과 내향적 낭만주의, 사춘기 특유의 중성적인 느낌, 2000년대 디지털 카메라의 열화된 화질, 초기 인터넷의 인터페이스, 사운드와 이미지의 노이즈, 전깃줄이나 굴뚝과 같은 현대 도시에서 숨겨진 풍경들을 이미지의 중추로 삼는다는 점은 유사함. 

 

https://www.youtube.com/watch?v=I25Sz3hZYjc&ab_channel=kuru

Loading

https://www.youtube.com/watch?v=nOHedcVlDzo&ab_channel=gyn

Loading

https://www.youtube.com/watch?v=f5wrW7gv7b8&ab_channel=Deathbrain

Loading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운드를 통해서 나뉜 기존의 장르간의 경계를 넘어서 추구되는 어떤 정서와 이미지가 있고, 그것들을 공유하고 있는 장르끼리는 팬덤 역시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고, 음악적인 결합도 점점 대범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느낌. 

 

 

 

신고
댓글 8
  • 1.17 01:12

    앨범 이름부터 레인향이...

  • 1.17 01:15
    @파워힙합전사

    뮤비도 완전 레인 스타일임

  • 1.17 01:47

    확실히 추구하는 감성이나 팬덤이 비슷한 것도 있고,

    저는 뭔가 유독 디지코어라는 장르에서 씬의 선두주자에 있는 아티스트들이 무언가를 더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에 장르적 결합을 시도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장르로 갈아탄다거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말씀하신 kuru나 twikipedia, jane remover, underscores 등등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점입니다. 리뷰 잘 읽었어요~~

  • 1.17 09:55
    @Satang
  • 1 1.17 06:42

    하이퍼팝에 아시아인/퀴어 계열 아티스트가 많은 것도 신기함

    쿠루도 아시아인이고 언더스코어즈도…

  • 1.17 09:54
    @kuru

    이쪽 계열 장르는 아티스트들의 출신지가 유독 다양한 점이 흥미로운 것 같음. 인터넷에서의 경험/문화가 장르 형성에 영향을 끼친 만큼 영미권 일색에서 벗어나서 좋은듯

  • 1.17 08:50

    ㅇㅈ

  • 1.17 09:56
    @힙합앨이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아이콘] Lil Tecca, Jane Remover 등 아이콘 출시 / 6월 아이콘 ...82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5.23
[공지] 회원 징계 (2025.05.09) & 이용규칙 (수정)27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5.09
화제의 글 그림/아트웍 찐짜x100초고퀄리티 내한 칸예웨스트 벽화57 title: MUSICㄹrebt 4시간 전
화제의 글 리뷰 GZA - Liquid Swords19 예리 9시간 전
화제의 글 인증/후기 최근에 산 lp들12 title: Jane Removerchalogd 2025.05.24
204329 음악 센트럴씨 x 21 세비지 신곡나왔네요11 김힙찔 2025.01.17
204328 음악 ㅈㄴ 클래식8 내눈을녹여미래를보시오 2025.01.17
204327 일반 어유 이 찌질아6 title: Kanye West (Donda)트스웨예니카 2025.01.17
204326 음악 맥밀러는 왜 사후앨범도 다 좋나요 ㅋㅋㅋ5 title: Quasimoto파버카스텔콩테하나 2025.01.17
204325 음악 Excelsior 앞에 나오는 샘플이 코쿤 golden cow랑 같은거네요 title: CMIYGL새끼손가락피노키오 2025.01.17
204324 음악 벌루너리즘 베스트 워스트7 title: [로고] Shady RecordsFINNIT Hustler 2025.01.17
204323 일반 Calvin Harris의 생일입니다! 🎉5 생일봇 2025.01.17
204322 인증/후기 벌루너리즘 Lp 인증 !!16 Kdot0215 2025.01.17
204321 음악 Labrinth - Beneath Your Beautiful (Official Video) ft. Emeli ... FosterSanity 2025.01.17
204320 음악 로직 뭐 나왔네요5 title: Daft PunkRainymatic 2025.01.17
204319 리뷰 타버린 재를 보며 추억하는 희나리 - Mac Miller [ Balloonerism ]21 saeronkim 2025.01.17
204318 음악 ㅇㄴ ㅈㅁ 뭐야 이거 상대적인거 였어요?4 title: Jane RemoverIrvine 2025.01.17
204317 음악 벌루너리즘 1회차 베스트 워스트8 PDFMAFIA 2025.01.17
204316 일반 칲신 아이콘 출시 기원 88일차3 title: Chief KeefK드릭라마 2025.01.17
음악 kuru - re:wired 가벼운 감상평8 내통통배를타고 2025.01.17
204314 일반 제가 잘못보고 있는거겠죠?8 title: CMIYGLJiwon 2025.01.17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