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음악

kuru - re:wired 가벼운 감상평

title: Destroy Lonely내통통배를타고7시간 전조회 수 166추천수 2댓글 4

일단 재밌게 들었음.

저크, 브레이크코어, 슈게이징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였는데도 난잡하지 않은 느낌.

다만 듣는 내내 "이게 디지코어 차트에 있다고?"라는 의문이 좀 들었음. 

rym에 누군가 이 앨범이 "퀴어 인터넷랩 버전의 TPAB"라는 아주 웃긴 댓글을 달았는데, 저도 정확히 그런 느낌을 받았음. 분명히 이 앨범은 디지코어나 서브장르란에 난잡하게 vote된 수많은 장르들을 아우르는, 아직 정확한 이름은 붙지 않은 어떤 장르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느낌. 그리고 동시에 디지코어라는 장르가 "퀴어 인터넷랩"이라고 표현된 거대한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사라지기 전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느낌을 받음. 

 

이 징후를 강하게 느꼈던 순간들을 적어보자면 

트위키피디아나 글레이브 같은 디지코어씬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이 랩을 완전히 버리고 드림팝/슈게이징/이모로 이동한 것, 

Fax gang과 파란노을의 콜라보 앨범 발매, 아시안 글로우의 bladee 리믹스 등 을 예시로 들 수 있음. 

또 데프톤즈를 샘플링하고, 마블발을 오마주한 머천을 내고 판치코와 콜라보를 시도한 ilck 시기의 디스트로이 론리도 비슷한 사례.

 

hexd, 디지코어, 슈게이징, 브레이크코어 등.. 음악적으로 봤을 때 꽤나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 장르들간의 교차는 이들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정서가 가진 공통점을 통해서 이뤄졌다고 생각함.   

공교롭게도 <릴리슈슈의 모든 것> , <시리얼 익스페리먼츠 레인> ,<신세기 에반게리온> 을 비롯한, 아마도 내향적 낭만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경향을 가진 일본 매체들은 이 장르들에서 거의 경전에 가까운 지위를 갖고 있음. 사운드 클라우드에 가보면 레인 사진을 커버로 쓴 노래를 갖가지 장르에서 적어도 수백개는 찾을 수 있고, kuru의 앨범 제목 역시 레인에 나오는 용어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됨. 

비록 이 장르들이 가진 음악적 형식과 악기는 다를지라도, 심미적인 우울함과 내향적 낭만주의, 사춘기 특유의 중성적인 느낌, 2000년대 디지털 카메라의 열화된 화질, 초기 인터넷의 인터페이스, 사운드와 이미지의 노이즈, 전깃줄이나 굴뚝과 같은 현대 도시에서 숨겨진 풍경들을 이미지의 중추로 삼는다는 점은 유사함. 

 

https://www.youtube.com/watch?v=I25Sz3hZYjc&ab_channel=kuru

https://www.youtube.com/watch?v=nOHedcVlDzo&ab_channel=gyn

https://www.youtube.com/watch?v=f5wrW7gv7b8&ab_channel=Deathbrain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운드를 통해서 나뉜 기존의 장르간의 경계를 넘어서 추구되는 어떤 정서와 이미지가 있고, 그것들을 공유하고 있는 장르끼리는 팬덤 역시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고, 음악적인 결합도 점점 대범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느낌. 

 

 

 

신고
댓글 4
  • 7시간 전

    앨범 이름부터 레인향이...

  • 7시간 전
    @파워힙합전사

    뮤비도 완전 레인 스타일임

  • 6시간 전

    확실히 추구하는 감성이나 팬덤이 비슷한 것도 있고,

    저는 뭔가 유독 디지코어라는 장르가 씬의 선두주자에 있는 아티스트들이 무언가를 더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에 장르적 결합을 시도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장르로 갈아탄다거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말씀하신 kuru나 twikipedia, jane remover, underscores 등등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점입니다. 리뷰 잘 읽었어요~~

  • 1 1시간 전

    하이퍼팝에 아시아인/퀴어 계열 아티스트가 많은 것도 신기함

    쿠루도 아시아인이고 언더스코어즈도…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아이콘] Mac Miller, Danny Brown 등 아이콘 출시 / 2월 아이콘 ...133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1.13
[공지] 회원 징계 (2024.01.10) & 이용규칙13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1.10
화제의 글 리뷰 타버린 재를 보며 추억하는 희나리 - Mac Miller [ Balloonerism ]14 saeronkim 7시간 전
화제의 글 리뷰 The Roots <Do You Want More?!!!??!> 30주년 리뷰8 title: Illmatic앞날 Hustler 17시간 전
화제의 글 인증/후기 맥밀러인증20 아재이통 15시간 전
205834 일반 맥밀러 벌루너리즘으로 입문2 title: Denzel Curry내눈을녹여미래를보시오 42분 전
205833 음악 Excelsior 앞에 나오는 샘플이 코쿤 golden cow랑 같은거네요 title: CMIYGL새끼손가락피노키오 1시간 전
205832 음악 벌루너리즘 베스트 워스트 title: Heartbreak피닛 1시간 전
205831 일반 Calvin Harris의 생일입니다! 🎉2 생일봇 2시간 전
205830 일반 정보) 현재 난리난 네이버페이 대란 요약.jpg952 소나두기 3시간 전
205829 인증/후기 벌루너리즘 Lp 인증 !!7 Kdot0215 4시간 전
205828 음악 Labrinth - Beneath Your Beautiful (Official Video) ft. Emeli ... FosterSanity 5시간 전
205827 음악 로직 뭐 나왔네요3 title: Mac MillerRainymatic 6시간 전
205826 리뷰 타버린 재를 보며 추억하는 희나리 - Mac Miller [ Balloonerism ]14 saeronkim 7시간 전
205825 음악 ㅇㄴ ㅈㅁ 뭐야 이거 상대적인거 였어요?4 title: The Weeknd (After Hours)Irvine 7시간 전
205824 음악 벌루너리즘 1회차 베스트 워스트5 title: Thomas Bangalter (2)PDFMAFIA 7시간 전
205823 일반 칲신 아이콘 출시 기원 88일차3 title: Westside GunnK드릭라마 7시간 전
음악 kuru - re:wired 가벼운 감상평4 title: Destroy Lonely내통통배를타고 7시간 전
205821 음악 반 정도 들었는데2 title: Thomas Bangalter (2)PDFMAFIA 8시간 전
205820 일반 제가 잘못보고 있는거겠죠?8 title: CALL ME IF YOU GET LOSTJiwon 8시간 전
205819 음악 왜ㅜ나는..?5 title: Flower BoyJCK25 8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