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으로 앨범 단위로 듣게 된 앨범
Tyler, The Creator - IGOR
음악을 앨범 단위로 듣는 즐거움을 깨닫게 된 게 이고르 덕분이었습니다. 얘는 트랙 단위로는 거의 안듣고 앨범채로만 듣는데 아마 가장 많이 돌린 앨범이 아닐까 합니다. 들을 때마다 이고르가 된 것 같고 샘플링들도 너무 아름다워서 기분 좋게 해주는 인생 앨범. GONE, GONE / THANK YOU는 가장 좋아하는 타일러 곡입니다.
2. 취향의 전환점이 된 앨범
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당신이 갈등했던 걸 기억해
영향력을 오용하면서
가끔 나도 똑같이 그랬어
분개로 가득 차 내 힘을 남용하면서
분개는 깊은 우울증으로 변했고
호텔 방 안에서 절규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어
나는 자멸하고 싶지 않았어
루시의 악이 나를 온통 둘러싸고 있었지
그래서 난 답을 찾기 위해 달렸어
집에 돌아올 때까지
하지만 그게 생존자의 죄책감을 멈추지는 못했어
갈팡질팡하며 내가 얻은 줄무늬들을 스스로 납득시키려 애썼지
아니면 아마도 내 출신이 얼마나 특 A급이었는지를
하지만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도시 속 계속되는 전쟁에서 싸우는 동안에, 나는 새로운 전쟁에 돌입하고 있었어
아파르트헤이트와 차별에 기반을 뒀던 전쟁에
나로 하여금 도시로 돌아가 친구들에게 배운 걸 알려주고 싶게 했지
그 단어는 존중이었어
당신이 나와 다른 갱의 색깔을 입었다고 해서, 내가 당신을 흑인으로서 존중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야
이 길거리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가한 모든 고통과 상처는 잊을게
내가 너를 존중한다면, 우리는 하나가 되어 적이 우리를 죽이는 것을 막을 수 있어
근데 모르겠다, 난 필멸의 인간이 아니야
어쩌면 나는 그저 또 한 명의 깜둥이인지도
이 레전드 앨범은 저를 음악에 빠져들게 해주었습니다. 이 앨범을 접하기 전에는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운 건 줄 몰랐고 음악으로 이런 게 가능한지도 몰랐습니다. tpap을 듣고 켄드릭의 전집을 다 들었는데, 인간의 자아성찰이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게 해줬습니다. 이 뒤로 힙합 앨범들을 찾아 듣기 시작했고 지금은 gkmc를 더 좋아하지만 tpap은 그냥 제 인식을 많이 바꾼 앨범입니다. (근데 항상 궁금했는데 저 시 마지막 가사에서 immortal이 문맥상 어울리지 않나요?)
3. 힘든 시기에 나를 지탱해준 앨범
Harry Styles - Fine Line
입시 때문에 좀 혼란스럽고 힘들었을 때 해리 스타일스 노래를 들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가사도 마음에 들어서 직접 번역해서 기록했던 기억이 있네요. 신나는 곡들도 있고 몽환적이고 아련한 곡들이 마음을 달래줬던 거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 곡 Fine Line은 정말 아름다운 거 같아요.
4.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준 앨범
Sampha - Lahai
처음 듣고 너무 좋아서 황홀했습니다. 들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경건해지는 정말 아름다운 앨범입니다. 가을이나 겨울에 특히 잘 어울리는 앨범. 중간에 한국 곡 샘플링된 게 나와서 놀랐음ㅋㅋ.
5. 가장 사랑하는 앨범
Frank Ocean - blonde
말이 필요없는 많은 사람들의 인생 앨범이죠. 제가 가장 깊이 빠져든 앨범은 블론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젊은 나날에 대한 예찬과 끝난 사랑들을 지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렇게 담아내다니 정말 들을 때마다 눈물 나게 완벽한 앨범이라고 느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앨범을 더욱 사랑할 것이고 프랭크 오션은 평생 저의 최애 아티스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 샘파 앨범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듣다가 너무 피곤해서 잠들어버렸던지라
라하이,, 👍
샘파추..
바로 라하이 들으로 갑니다
I'm no mortal man. 해석의 여지가 많음. 하나의 해석은 켄드릭은 인간으로서의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영향력과 평가의 시점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음. 그런 시선에서 봤을때 팬들이 떠나거나 켄드릭이 아티스트로서의 영향력이 없어지게 되면 켄드릭이 "그저 한명의 깜둥이"가 되는 거
그런 뜻이 있군요. 음악으로 영원히 기억된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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