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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뷰 V2] 음악을 빌려 나의 ‘인생’ 리뷰

title: Dropout Bear적극마인드갖7시간 전조회 수 243추천수 14댓글 12

 

제 솔직한 감정을 눌러 담아 써보았습니다 !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1. Travis Scott - Utopia (처음으로 앨범 단위로 듣게 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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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좀 뉴비스러운 앨범이네' 싶은 앨범이죠? 사실 앨범을 처음 풀로 돌려본건 19년도 초에 크러쉬, 백예린같은 국내 알앤비 아티스트의 앨범을 돌렸었던 것 같고, 외힙도 이 앨범 이전에 Post Malone - Hollywood's Bleeding, Young Thug - So Much Fun, Lil Uzi Vert - Pink Tape 등의 앨범을 듣긴 했는데 이게 좀 옛날이다 보니 정확히 하나 콕 집어서 맨 처음이 어떤 건지 정확히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어쩌다 듣고 지나간 앨범들이라 저에게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개인적인, 처음으로 앨범 단위로 듣게 된 앨범의 시작점으로 기준을 잡은 앨범은 이 앨범입니다. 이유는 외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해준 앨범이며 넓게 보자면 해외 앨범에 눈을 돌리게 해줬고, 좁게 보면 칸예의 앨범을 정주행하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앨범이기도 합니다. '얘가 이 정도면 스승격인 칸예는 어느 정도란거지?' 라는 의문을 가지게 해줬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봐도 이 앨범이 없었다면 지금 수많은 앨범들을 접하고, 지금 엘이에서 이 글을 쓰고 있었을지도 확신이 안 서네요. 이렇게 글을 써보니 약간 스캇이 칸예 발사대로 전락해버린 것처럼 표현을 한거 같지만 사실 스캇의 다른 앨범도 무척 좋아하고, 유토피아를 쭉 들으면서 'FE!N'  인트로를 들었을 때 자세를 고쳐앉았던 제 모습, 그 순간은 저에게 잊혀지지 않는 순간입니다.

 

+ 유토피아와 같은 날에 나왔던 Post Malone - Austin 을 듣던 기억도 새록새록,,

 

2. Tame Impala - Currents ( 취향의 전환점이 된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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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vis Scott - Utopia 가 외힙 스타터팩인 칸예를 소개해준 앨범이었다면, Tame Impala - Currents 는 저에게 음종 스타터팩 그 자체인 앨범. 엘이에서 언급이 되는 듯, 안되는 듯. 제 생각엔 예전만큼은 엘이에서 잘 안 보이는 것 같아 아쉬운 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예전에 엘이에 음종게가 열리기 전, 외게에 탑스터를 올리시는 분들의 글에서 몇 번 마주하면서 이 오묘한 앨범 커버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외힙을 입문할 당시에 듣던 Lil Yathy - Let's Start Here. , Travis Scott -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과 같은 스타일의 앨범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 앨범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취향의 전환점까지는 아닌거 아니냐' 라고 하실 수 있지만, 저의 취향을 180도 돌려버렸다기보다는 취향을 완전히 뒤집어서 새롭고 넓은 시야로 앨범을 받아들일 수 있는 판을 깔아준 앨범이라는 점에서 제게 의미가 있습니다. 이 앨범이 사이키델릭 록, 팝이나 슈게이즈, 노이즈 락, 프로그레시브 락, 아트 락 등등,, 수많은 장르의 앨범에 닿을 수 있도록 도와준 징검다리의 역할을 해주었기에 제 취향의 전환점이 된 앨범으로 충분히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앨범을 들은 이후에 접한 앨범 중에는 이 앨범보다 뛰어나다고 느낀 앨범도 많지만, 그 앨범들을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준 건 제게는 분명하게 이 앨범입니다.

 

+ 인트로 트랙 Let It Happen 의 사운드, 구성은 지금 들어도 소름이 돋아요.

 

3. 파란노을 - Sky Hundred ( 힘든 시기에 나를 지탱해준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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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지금 시점의 제 삶은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누구에게 위로를 받고 싶을 만큼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낸 시기, 순간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고요. 수능을 본지는 꽤 되어서 수험 생활이 가물가물하지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그 정도는 아니었고 아무도 모르는 공간에 떨어져서 경험했던 대학 생활, 군대도 사실 그렇게 어렵고 힘들진 않았거든요. 오히려 재밌게 보냈다는 편에 훨씬 가까울 듯. 다만 가끔씩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 잠깐의 외로움이나 과제, 공부같이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들에 대한 회의감같은 감정이 가끔 어쩔 수 없이 오기는 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위로가 되어주는 앨범을 생각해보니 이 앨범이 떠올랐습니다. 굳이 이 앨범이 아니더라도 파란노을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인 열등감, 평범한 존재, 무기력함을 그냥 시원하게 털어버리는, 이런 감성이 위로가 되더라고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막연히 '넌 할 수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라는 말보다 지금 나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고,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상기시켜주는 이 앨범의 가사들이 제게 큰 위로가 되었어요. 저에게 가장 와닿았던 가사는 '고통없이' 의 첫 소절인 '고통이 없으면 행복도 없어' 입니다. 상투적인 표현이긴 합니다만 당연한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이 없다면 행복도 없겠죠. 고통이 없으면 행복이라는 감정이 그만큼 가치있게 느껴질 수도 없을 것이구요. 고통의 감정을 부정하기보다 그냥 그 감정을 받아들이고 행복으로 향하는 계단 하나쯤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여담이지만 만약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말끔히 지워주는 버튼이 있다면 누르실 건가요? 저는 누르지 않을 겁니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요.

 

4. Frank Ocean - Channel Orange (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준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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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앨범의 선정 이유는 간단합니다. 비록 표본이 제가 멜론에서 스포티파이로 스트리밍 사이트를 바꾼 약 1년 전부터 쌓인 것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현재 제가 가장 많이 스트리밍 한 앨범에 자리하고 있는 앨범이기 때문이죠. '그럼 여기가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앨범'에 위치할수도 있는거 아닌가?' 도 일리있는 의문이지만, 제가 이 앨범을 가장 많이 들은 이유는 일상과 연관된 점이 결정적입니다. 어쩔 수 없이 'Blonde' 에 비교하여 표현하자면 'Blonde' 는 무엇의 방해도 받지 않는 캄캄한 방 안에서 숨죽여 감상할 때 그 감성이 온전히 느껴진다고 생각하는데, 반면에 이 앨범은 그런 순간은 물론이고 샤워할 때, 거리를 걸을 때, 드라이브할 때 등등 어느 분위기에도 어울리더라고요. 굳이 앨범 전체를 처음부터 한 호흡에 이어듣지 않고 몇 트랙만 골라들어도 충분히 좋기도 하고요. 조건을 안 탄다고 할까요. 그래서 빡빡한 일상 사이에 몇 트랙씩 끼워넣으면 좀 숨통이 트여요. 엄청난 전율을 주는 것만이 행복은 아니잖아요? 그런 점에서 이 앨범이 해당 주제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요즘 좀 멀어졌던 앨범인데 다시 한동안 제 일상에 이 앨범이 침투할 것 같네요.

 

+ 이 앨범은 봄, 가을 환절기에 특히 어울리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서,, 여름, 겨울 두 계절 날씨로 변하는 요즘 날씨가 개인적으로 좀 아쉽네요. 

 

5. Radiohead - OK Computer ( 가장 사랑하는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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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앨범과 처음 마주한 순간을 어렴풋이 떠올려보면, Kanye West - Yeezus 를 처음 접했을 때처럼 호기심과 의문이 가득한 감정에 사로잡힌 기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앨범을 낮이든 밤이든 버스 안에서, 방 안에서, 길을 걸을 때 등등 다양한 시간과 장소에서 여러 번 반복하며 들었습니다. 특히 저는 자기 전 잡생각이 많아 빠르게 잠에 들지 못하는 터라 이 앨범을 머리 맡에 틀고 자주 잠을 청하곤 했죠. 그 이유는 저에게 Kanye West - Yeezus'힙잘알이 되려면 이해해야 할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을 가지고 도전했다면, Radiohead - OK Computer '음잘알이면 이해해야 할 것 같은 음악' 이라고 유치하지만 당시엔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이 앨범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을 설득하고 싶었어요. 결국 익숙함을 이길 수 없었던지, 이 앨범은 라디오헤드 입문작이자 최고작을 넘어 모든 앨범 중에서 최애 앨범이 되었습니다. 이 앨범은 들을수록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색다르고, 더 좋게 들려요. 마치 자체 명반라이팅으로 이 앨범이 저에게 좋아진 것처럼 서술하긴 했지만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Radiohead - OK Computer 는 앨범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녔습니다. 점점 일상을 넘어 음악에도 AI의 영향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제가 감히 앞으로의 음악에서 AI 활용도의 무궁무진함을 미리 가늠할 순 없지만 훗날 AI가 이런 앨범과도 동등한 수준을 넘어 높은 퀄리티를 웃도는 앨범을 출현시키더라도 과연 이 앨범의 가치를 폄하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앨범이 오히려 이 앨범이 높은 가치임을 방증하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가 생각하는 이 앨범의 가치는 이미 가사에서 대변하고 있습니다.

 

"In an interstellar burst, I am back to save the universe." - <Airbag>

별들의 폭발 속에서, 내가 우주를 구하기 위해 돌아왔어.

 

 

 

 

 

 

 

 

 

글을 마치며,

  전 처음엔 '남들이 듣는 건 안 들을래', '그냥 내가 재밌으려고 이것저것 듣는거지' 라는 단순한 마음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는데, 음악을 본격적으로 즐기게 되면서 어느새 얻게 된 가장 큰 가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음악을 듣는 거구나' 를 깨달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지만 진짜 '나다움' 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에서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음악에 대해서 사람들은 흔히 '음악은 나의 삶', '음악은 나라가 허락한 마약이야' 라고 표현하지만 누군가 제게 음악이 정확히 저에게 어떤 존재인지 물어보아서, 그냥 제 식대로 대답하자면 '음악이 없으면 나 자신이 설명이 안돼.' 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말 내 삶, 내 생각에서 음악을 제외한다면 '나' 라는 사람을 이해시킬 수도, 이해할 수도 없어요. 또한 다양한 음악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구요. 제 인생에서 큰 목표로 잡은 두 가지가 1. 나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기, 2. 모든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기 인데 음악을 통해 비록 완벽할 순 없겠지만 이 목표들에 계속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음악을 듣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음악은 어떤 가치가 있나요? 누구든 100% 단정지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도 이 물음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답을 끝없이 해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아쉬워서 추가하는 주제별 후보군 탑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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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rush - wonderlost / 백예린 - Our love is great / ELO - 8 Femmes

2. yeule - softscars / New Jeans - Get Up / The Cure - Disintegration

3. Common - be / 최엘비 - 독립음악 / Kanye West - Donda

4. Porter Robinson - Nurture / Big Thief - Dragon New Warm Mountain I Believe In You / Alvvays - Blue Rev

5. Kanye west - Yeezus / The Weeknd - dawn FM / Sufjan Stevens - Illinois

 

+ 말 못할 비밀 이야기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저에 대한 글을 쓰니까 후련하네요.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아깝지 않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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