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el Dumile a.k.a. MF DOOM & etc. (1971 ~ 2020)
목차
1) Daniel Dumile의 삶
2) MF DOOM의 음악
Daniel Dumile는 1971년 7월 13일, 런던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그의 동생 DJ Subroc과 Rodan이라는 래퍼와 함께 Zev Love X라는 이름에 KMD(Kausing Much Damage) 라는 그룹으로 1988년,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1989년 Rodan이 DOOM 형제가 Elektra Records와 계약할 때 레이블과 계약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Onyx the Birthstone Kid라는 래퍼가 합류합니다. 2대 KMD가 형성되고, 그들이 KMD로서 발매한 앨범은 2개가 있습니다. 바로 1991년작 [Mr. Hood]와 2000년에 세상에 나온 [Bl_ck B_st_rds]입니다.(음악에 관한 이야기는 후에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의 KMD에는 2가지 비극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KMD의 2집에 대해서 레이블과 마찰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KMD는 1집에서도 인종차별과 관련된 민감한 사항들을 소재로 삼았지만, 2집은 그 내용이 증폭되어 나타났습니다. 앨범커버에서 KMD의 마스코트 캐릭터 (흑인)이 교수형을 당한 모습에, 앨범명도 Black Bastards(흑인 씹새들) 였기 때문이었죠. 두번째로는 DJ Subroc의 사망입니다. DJ Subroc이 교통사고로 1993년 사망하자, 1993년에 이미 완성 단계를 밟고 있던 앨범이 재때 발매되지 못하고 KMD의 커리어는 잠정 중단 되었죠. (여담으로, 2000년 MF DOOM으로 데뷔 이후 KMD의 2집은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이후, Daniel Dumile는 어떻게 지냈을까요? 동생을 잃은 후 그는 노숙생활을 하기도 하며 굉장히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죠. 그가 돌아왔을 때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Doctor Doom의 가면을 쓰고, 음악에서는 악당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렇게 그가 MF DOOM이라는 이름으로 내건 첫번째 앨범, [Operation: Doomsday] (1999)가 세상에 공개됩니다.
이 앨범은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주목받으며 점점 그가 MF DOOM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근데? 그는 예상하지 못할 길을 걸어갑니다. 바로 얼터 이고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우리나라로 치면 유재석의 유산슬, 매드 클라운의 마미손 같은 '부캐'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MF DOOM이라는 이름은 그 당시 주류 힙합씬에서 유명한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유명해지지도 못한 래퍼의 이름 하나를 더 유명하게 하지는 못할 망정, 그는 그의 페르소나들을 여럿 만들어 이를 적극 활용합니다. 그의 첫 페르소나는 2001년부터 활약한 Metal Fingers입니다.
'랩을 할때는 강철 가면에 자신을 맡기고, 프로듀싱을 할때는 강철 손가락에 자신을 맡긴다.' 어쩌면, Metal Fingers라는 MF DOOM의 얼터 이고를 가장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 아닐까 하네요. 그의 1집에서도 여실히 보여주었던 그의 거치고 정제되지 않은 샘플링은 오히려 그 자체의 딱딱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그 매력을 극대화 한것이 바로 Metal Fingers의 Special Herbs 시리즈입니다. Special Herbs 시리즈는 [Special Herbs, Vol.1] (2001)을 시작으로 MF Grimm 과의 합작 [Special Herbs + Spices, Volume 1] (2004)과 총집편 [Special Herbs: The Box Set Vol. 0-9] (2006)으로 구성되있는 장수 시리즈입니다.
프로듀서로서의 그의 역량은 Metal Fingers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닙니다. 또한 그의 캐릭터 또한 Doctor Doom에 국한 된 것 또한 아니고요. MF DOOM의 알터 이고 중 가장 MF DOOM에서 벗어나고 MF DOOM의 정규 중 가장 MF DOOM에서 벗어난 King Geedorah의 [Take Me To Your Leader] (2003)를 발매합니다. 이름의 유래는 고질라 시리즈에서 따온 굉장히 '둠'스럽지 않은 네이밍 센스인데... 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King Geedorah는 프로듀싱에 초점을 둔 MF DOOM의 알터 이고로서, 후술할 Viktor Vaughn과 본체 MF DOOM과는 상반되죠.
???: 그럼 굳이 왜 Metal Fingers와 구분하는 건가요?
Metal Fingers와 King Geedorah의 결정적인 차이는 랩을 하냐 안하냐 입니다. Metal Fingers의 이름으로 발매된 앨범은 MF Grimm과의 합작을 제외, 전부 인스트루멘탈 앨범입니다. 하지만, [Take Me To Your Leader]에서 King Geedorah는 랩을 하고, 게스트를 적극 활용한 앨범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 앨범은 2000년대 초반 앨범들 중 월등히 뛰어난 프로듀싱으로 주목받습니다. 이점은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성공적인 컴백으로 그가 King Geedorah로서 고점을 찍고 3달이 채 되지 않아, 그의 커리어는 또다시 고점을 찍습니다. 그것도 또 다른 이름으로 말이죠.
여러분은 Doctor Doom의 본명을 아십니까? 바로 Viktor von Doom입니다. MF DOOM은 여기서 착안하여 자신의 또다른 알터 이고 Viktor Vaughn을 창조합니다. 그리고 그 이름으로 2개의 앨범을 냅니다. 바로 [Vaudeville Villain] (2003)과 [Venomous Villain] (2004) 입니다. 후자인 [Venomous Villain]의 경우에는 수작 내지는 평작 취급을 받지만, 전자인 [Vaudeville Villain]은 우주명반 취급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기존의 MF DOOM과는 또다른 악당인 Viktor Vaughn의 이야기 또한 재미가 있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MF DOOM과는 사뭇 다른 프로듀싱이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면서, 그의 또 다른 알터 이고는 또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죠.
그의 똘마니들이 일을 했다면, 이제는 본체가 일을 해야겠죠. 그가 MF DOOM으로서 낸 정규 앨범 이후 5년만에, [MM.. FOOD](2004)로 악당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서 였죠. 악역으로서, 애초에 음악으로서 소재가 되기는 사뭇 어려운 음식이라는 소재로 돌아온 그는 우리의 귀에 신선한 충격을 선보였습니다. 특유의 밝은 분위기가 압권이죠. 이 역시, 그의 고점이 됩니다. 그 이후 한동안 조용했습니다. 이전의 폭풍같은 콤보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죠. 하지만, 악당이 잠시 사라졌다 해서 해치웠다고 단언하면 안됩니다. 악당은 또 다른 정규 앨범 [Born Like This] (2009)를 발매했고, 그의 추종자들은 난리가 납니다. 세월이 지나도 그의 스타일은 '빈티지'하면서도 '트렌디'했죠.
그에게 있어서 알터 이고만큼 중요한 커리어적 요소는 '협업'이었습니다. 이제는 전설이 된 프로듀서 Madlib과의 협업으로 Madvillain을 창조해, 우주명반 [Madvillainy] (2004)를 만들어냅니다. 기존의 밝은 DOOM에서 한없이 어두워진 VILLAIN의 모습을 하고 있었죠. 이외에도, 2022년 [Cheat Codes]라는 명반을 만들어낸 프로듀서 Danger Mouse와 함께한 DANGERDOOM, Jneiro Jarel과 함께한 JJ DOOM, Wu-Tang의 Ghostface Killah와 함께한 DOOMSTARKS, Bishop Nehru와 함께한 NehruvianDOOM, Westside Gunn, Czarface와도 협업을 하며, 신인을 키우기도 하면서 베테랑들 사이에서 꿇리기는 커녕 더 빛내 보이는 악당의 자질을 보이며 칭송 받았죠.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지구란 지배하기 하찮은 행성이었을까요. 2020년 10월 31일 그의 고향 영국에서 별세하였습니다. 사인은 병원의 합병증을 고려하지 않은 진단 (결과적으로는 오진)이었다죠. 그렇게 그의 반세기동안의 정복이 끝이 나게 됩니다.
MF DOOM의 삶에 대해서 살펴보았으니, 이제는 그의 음악을 깊게 확인해 볼까요?
먼저 프로듀싱적인 측면에서 봅시다. 그의 프로듀싱의 A에서 Z는 그만의 독특한 샘플링 기법입니다. 이를 가장 잘 찾아볼 수 있는 앨범은 [Take Me To Your Leader]와 [Born Like This]입니다. 그는 J Dilla, Daft Punk같이 잘게 쪼개서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것이 아닌 통샘플링을 하되, 그 샘플 안에서 독창적인 변화를 주어 지루하거나 진부한 비트에서 벗어나는 프로듀싱을 선보입니다. 이런 비트메이킹 능력이 탁월해서, 많은 동료 래퍼들도 MF DOOM의 비트를 애용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그와 함께 활동 했었던 Ghostface Killah와 뉴스쿨의 황제 Joey Bada$$ 등이 있겠네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그의 진가는 가사에서 들어납니다. 힙합 역사상 최고의 리릭시스트로 꼽히는 Kendrick Lamar와 MF DOOM을 비교해봅시다. Kendrick Lamar의 진지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가사와는 다르게 MF DOOM의 가사는 만화에 대한 레퍼런스를 자주 사용하며 이를 이해했을 때 웃음을 주는 일종의 펀치라인 뭉탱이를 만들어냈죠. 또한 그의 라임 수준은 대단하다를 넘어서 '살벌하다'라고 표현해야할 지경입니다. 문장의 앞, 중간, 뒤 어디서든 라임을 넣어대고, 때로는 문장을 넘어서도 라임을 창조해냅니다. 그의 라임은 Rakim, The Notorious B.I.G의 영향을 받되 그 라임을 체계화하고 복잡한 라임을 높은 수준의 가사와 결합하여 또 다른 레벨의 라임을 창조해 많은 래퍼들에게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비영어권 리스너들이나 레퍼런스에 대한 이해력이 딸리는 사람듩은 MF DOOM의 가사를 100%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이런 위대한 래퍼가 왜 Rakim, The Notorious B.I.G보다 더 덜 알려지게 되었을까요?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의 디스코그래피는 회괴망측할 정도로 복잡하고 깊습니다. 그의 인생의 약 30년을 음악에 전념했던 그이기에 그는 굉장히 많은 작업량을 자랑합니다. 또한 그의 알터 이고들 까지 전부 알아야 그의 모든 작업물을 들을 수 있죠. 또한 앞에서 서술했듯, 가사의 수준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는 또 하나의 진입장벽이 되었죠. 그리고 근본적으로 그는 '언더그라운드'래퍼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대중성 과는 타협이라는 걸 해본적이 없는 래퍼이기에 대중들에게 눈에 띄기 쉽지 않았죠. 더군다나 그의 전성기인 1999년에서 2004년은 래퍼들의 슈퍼스타 Eminem의 전성기였었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다른 래퍼들보다도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MF DOOM의 사망 이후 힙합을 접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처음 외힙에 입문 후 2024년에 그를 알게 되었고 굉장히 관심이 많이 가서 요 근래 몇달간은 그의 일생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굉장히 감명을 받았던 래퍼였고, 인간적으로도 존경할 부분이 있어서 이벤트에서 소개하게 되었네요.
마치면서, 개추 부탁드립니다!
이벤트링크 ----> https://hiphople.com/fboard/29829921
REST IN POWER, SUPERVILLAIN DOOM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이 글 작업하느라 이틀치 한줄평 못썼네요
내일부터는 정상 연재됩니다.
개추 제발!!
나도 정상 연재 될줄 알았어…
선 개추 후 정독
선 정독 후 나감
장난이고 개추 눌렀습니다
이건 개추다
정성추
긋굿
캬
Catch a throatful
From the fire vocaled
Ash and molten glass like
Eyjafjallajökull
굿굿굿굿
이길수가없네요
아 1등 뺏겼다
글 왜캐 잘쓰심
그냥 지금 이벤트 조기종료 했으면 좋겠어요 ㅠㅠ
ㅋㅋㅋㅋㅋㅋ 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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