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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ael님의 글을 보고 반박거리가 떠올라서 장문의 댓글을 쓰려다가, 댓글로 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글을 쓰려다가, 귀찮아서 미루다가 결국 이제야 올리네요. 많은 생각을 담아봤습니다. 절대 저격이 아니에요!!
1.
BROCKHAMPTON의 [SATURATION] 시리즈는 Wu-Tang의 [Enter the Wu-Tang (36 Chambers)]와 동급이고,
BROCKHAMPTON은 Wu-Tang을 이미 뛰어넘었다.
활동을 중단한게 아쉬울 따름.
사실 저도 브록햄튼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꽤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옛날에는 없어서 못 죽었어요. <SATURATION> 트릴로지는 제 이상 속 힙합 음반 모델을 구축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앨범들이고, 그 매력이나 음악적 완성도나 부족할 바가 없죠. 그리고 사실 그 후속작들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특히 <GINGER> 같은 경우 반드시 후대에는 브록햄튼의 음악에 있어 중요한 앨범으로 평가받지 않을까 싶고, <ROADRUNNER: NEW LIGHT, NEW MACHINE>은 잠깐 <SATURATION>의 광휘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고점 하나는 높은 앨범이었죠.
각설하고, <SATURATION>은 마치 얼터니티브 힙합과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중간선에서 장르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만 꾹 담아 만든 궁극의 테이프랄까요. 강렬한 인트로와 감성적인 아웃트로라는 공식 사이에 순수하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꾸며낸 하나의 종합선물세트. 게다가 역량을 제하고선 각 멤버들의 개성 또한 오드 퓨처를 능가할 정도로 뚜렷해서 질리지가 않는 것 같고요. 거기에가다 케빈 앱스트랙트가 가볍게 녹여낸 퀴어 감성 한 스푼. 전 케빈이 퀴어로서 브록햄튼의 음악에 행한 일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록햄튼에 퀴어가 없었다면 브록햄튼은 과도하게 과격해졌을테고, 그러면 쉽게 질렸을 거에요. 그런데 <SATURATION>이라는 시작점부터 퀴어 감성의 투여로 부드러움이 생겼죠. 개인적으로 퀴어 예술에 대한 거부감을 허무는데 브록햄튼의 도움을 많이 받은 입장으로서, 힙합이란 장르의 팬이라면 <SATURATION>의 의의를 꽤나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SATURATION>이 날고 기어도 <Enter The Wu-Tang (36 Chambers)>의 위상에 비할 수 있을까 싶어요. 그냥 2000년대 이후로 발표된 모든 힙합 크루들의 음반을 합쳐도 우탱 1집의 영향력, 그 발가락 정도에 미칠 수 있을까요? 그만큼이나 <Enter The Wu-Tang (36 Chambers)>는 동부 힙합, 붐뱁, 언더그라운드 힙합 전반, 익스페리멘탈 힙합 작법부터 래퍼들의 표현 방식까지 모조리 바꿔놓은 명반 중의 명반이에요. 르자의 작법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감이 오시나요? 당시 동부 힙합은 퍼블릭 에너미의 밤 스쿼드가 제시한 샘플 기반의 맥시멀리즘 힙합 프로덕션, 다수의 MC들이 애용했던 펑크 기반의 붐뱁 비트, 그리고 데 라 소울의 기조를 이어받아 큐팁이 주조한 재즈 샘플 기반의 재즈 힙합 프로덕션 등으로 나뉘었죠. 그런데 르자는 혼자 아예 다른 길을 갔어요. 부족한 제작비 때문인지, 혹은 실력 때문인지 르자의 비트는 단출하기 그지 없는데, 그 단출함 앞에서 르자의 감각이 극에 달했죠. 그리고 그가 향후 3년 간에 제작한 비트들을 본다면, 사실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단지 그는 미니멀리즘의 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고 있었죠.
르자는 한 곡에 결코 과다하게 많은 샘플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멜로디 샘플 하나에 드럼 샘플 하나, 거기에 가끔씩 사운드 소스가 되는 샘플 하나 정도. 힙합이 추구할 수 있는 미니멀리즘의 극한이자 힙합 내에서 로파이가 장르화되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르자는 천재적인 감각으로 단점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모조리 혁신점으로 치환시켰어요. 어떤 면에서 전성기의 르자는 칸예나 제이 딜라보다도 위대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르자의 테크닉을 다수의 동부 프로듀서들이 이어받아 발전시켰고, 둠은 그 중 가장 특이하게 재해석한 부류였죠. 10년 가량이 흐르고 락 마르시아노와 카 등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프로듀서-래퍼들이 르자가 래퀀을 얼굴로 앞세워 추구한 마피오소 힙합 프로덕션 테크닉을 재해석했고, 그렇게 또 몇 년이 지나 웨스트사이드 건을 필두로 한 그리젤다 레코즈가 드럼리스를 유행시키며 르자의 유산을 부흥시켰습니다. 게다가 르자 본인조차 메인스트림에서 칸예의 부름을 받아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위대한 트랙 몇 개를 프로듀싱했죠. 닥터 드레의 지펑크가 짧은 전성기 동안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가 10년도 안되어 사실상 사장된 것과 비교해보면, 르자의 영향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게다가 르자뿐일까요? 르자만큼이나 우탱의 래퍼들이 보여준 랩 또한 가히 역사적인 수준입니다. 우탱은 <Enter The Wu-tang (36 Chambers)>에서 랩을 한 차례 진화시켰어요. 인스펙타 덱의 랩 스킬은 완벽했고, 고스트페이스 킬라와 래퀀의 피 튀기는 랩 스킬 경쟁은 지금 들어도 그 무결함에 대적할 래퍼가 몇 되지 않았습니다. 즈자는 작사라는 면에서 압도적인 천재였죠. 게다가 메소드 맨이라는 걸출한 개성파도 있었고, 올 더티 바스타드는 힙합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래퍼임과 동시에 가장 환상적인 보컬리스트였습니다. 가끔 등장해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는 유 갓과 마스타 킬라는 덤이었죠. 이토록 그 라인업조차 말도 안되는데, 우탱은 랩의 작사법에 있어 혁신적인 청사진을 제시했어요. 기성의 갱스터 랩과 스웨거 위주의 라임에서 벗어나 훨씬 더 컨셉슈얼하고 자유분방한 작사법을 유행시켰죠. 우탱은 공격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했어요. 그리고 라임의 날도 갈고 닦았고, 수량도 증가시켰죠. 오죽하면 우탱 1집이 나스와 비기라는 힙합 최고의 래퍼들에게 라이밍 면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었겠어요? 라임의 본고장인 뉴욕에서 우탱은 랩이란 작사법 자체를 모조리 바꿔놨습니다. 그것은 추후 각각 래퀀이 마피오소 힙합, 즈자가 앱스트랙 힙합을 시도함으로써 서브 장르의 탄생에도 기여했고, 그 중간에 위치한 고스트페이스 킬라가 의식의 흐름 작사법으로 <Supreme Clientele>이라는 또 하나의 걸작을 탄생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죠. 그리고 <Enter The Wu-Tang (36 Chambers)>는 제가 방금 우탱에 대해 설명한 모든 것들을 담은 앨범입니다.
게다가 두 그룹 모두 거의 데뷔하자마자 이른 전성기를 맞은 후 잠깐 반짝하다가 팀 단위로는 힘을 잃은 걸 생각해보면 브록햄튼이 우탱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싶네요... 애초에 브록햄튼의 솔로가 우탱의 솔로만큼 임팩트 있었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어떻게 <Liquid Swords>, <Only Built 4 Cuban Linx...>, <Ironman>, <Tical>, <Return to the 36 Chambers: The Dirty Version> 같은 걸 뛰어넘을 수 있나요... 애초에 상업, 비평적으로 동시에 성공한 사례가 케빈 앱스트랙트 외에 또 있나 싶고...
https://youtu.be/-qKRnJowkGY
그냥 이 곡의 존재 자체만으로 우탱과 브록햄튼의 우열 관계는 정리된 게 아닌가 싶어요.
2.
2Pac과 Biggie는 물론 위대하지만 솔직히 거품이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2Pac 3집, 4집과 Biggie 1집, 2집은 물론 명반이다. 또 힙합의 대중화를 부른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역대 래퍼 Top 10안에 두 래퍼가 언급되는 것에는 별로 동의할 수 없다.
2Pac의 디스코그래피가 Ye, Nas급으로 화려한것도 아니고
Biggie가 Eminem, MF DOOM보다 랩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Rakim 만큼의 파급력이 있지도 않았다.
그냥 디스전의 임팩트가 쎄서 거품이 낀 경우라고 본다.
뭐, 투팍과 비기에게 거품이 좀 껴있다는 건 인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위대한 아티스트들 중 거품 안 껴있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거장이라면 추앙받는 게 당연하기에 거품이라는 약간의 과장이 껴있는 것도 당연한 처사지요. 거품을 걷어낸다 한들 그들은 여전히 위대한 존재들입니다. 게다가 투팍과 비기라면, 힙합이란 장르 내에서 잠깐이나마 가장 위대했던 아티스트들이죠. 단순히 명반을 만들거나 힙합의 대중화를 초래한 수준이 아니라, 그냥 당시 가장 거대하고 아이코닉한 스타들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투팍과 비기의 위상이 언론의 억지 구도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애초에 언론이 건드릴 정도로, 그리고 언론이 건드리기 전에도 이 둘은 당시 가장 유망하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아티스트들이었어요. 투팍의 3집과 4집은 첫 주에만 각각 24만 장과 56만 장을 팔았고, — 이는 2024년 현재에도 믿을 수 없는 수치입니다. — <Ready to Die>는 나오자마자 신인 래퍼의 데뷔작으로서 'Big Poppa'라는 싱글을 빌보드 차트 6위까지 올리고 소스지로부터 별 4.5점을 받은 준클래식이었습니다.
투팍과 비기의 위상을 부정하는 이들의 주 의견은 딱 이거인 것 같아요. "가장 위대한 힙합 아티스트들이란 사람들이 어떻게 4~6년밖에 안되는 활동 기간 안에 앨범을 그렇게 조금 발표해놓고선 위대한 취급을 받을 수 있냐?" 이걸 반대로 말하면, 그 짧은 활동 기간 내에 그들이 가장 위대한 힙합 아티스트 취급을 받을 정도로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걸출했다는 소리에요. 애초에 상업성이란 결과적인 거고, 음악성 면에서 실제로 그들의 명반들은 동시대의 다른 명반들에 밀리기보다 오히려 특정 면에서 고평가받는 추세죠. 투팍의 경우 순수한 음악성이 약간 저평가받긴 하지만, 막대한 사회적 파급력이 그 빈 자리를 충분히 채우고도 남고요.
뭐, 생전 활동이 짧았다고 하니 개인의 TOP 10에 팍과 비기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근데 TOP 10에 투팍과 비기가 있다고 해서 이상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있기만 했어도 세 손가락에 안 들어간다면 이상할 정도의 래퍼들이었어요. 각종 매니아들부터 평론지들이 괜히 투팍과 비기를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하는 것이 아닙니다. 텐타시온과 팝 스모크가 30년이 지나서도 투팍과 비기 같은 반열에서 거론될 수 있을까요?
투팍의 디스코그래피가 칸예나 나스 급으로 화려한 것이 아니다... 근데 나스의 디스코그래피가 길어서 그랬던 것이지, 투팍의 활동 기간과 동일한 6년을 잡았을 때 나스가 과연 투팍을 능가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Illmatic>과 <It Was Written>, <Stillmatic>과 <God's Son>, <King's Disease>와 <Magic> 3부작, 어느 시기를 보아도 나스는 이런 걸출한 앨범들 전후로 항상 범작, 심지어는 망작까지 가지고 있어요. 나스가 앨범을 못 뽑는다는 가스라이팅을 제쳐두고 나스의 커리어를 좀 거시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나스가 그 위상에 비해 압도적인 커리어를 가진 래퍼는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라이벌로 평가받는 제이지처럼 오래, 그리고 가끔 굵게 가는 디스코그래피에 가깝지. 그리고 칸예랑 비교했을 때, 당연히 칸예의 커리어가 투팍보다 좋긴 하지만 칸예는 사회적 영향력이 단 한 번도 투팍을 능가한 적이 없었습니다. 칸예가 예술계에서 절대적인 존재이고 정치에도 발을 들이는 전무후무의 천재 광인이긴 하지만, 투팍은 사후 30년이 되어가는 데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단순히 디스코그래피에 대한 비교로 투팍의 위상을 설명할 순 없죠.
그리고 비기... 아무리 생각해도 비기가 에미넴, 엠에프 둠, 라킴과 동일선상에 비교되었을 때 어느 하나한테 밀리는 상상이 들지 않습니다. 비기가 역사상 최고의 래퍼로 평가받는 이유는 무척이나 지당합니다. 발성, 라이밍, 전달력, 어휘력, 플로우, 스토리텔링, 비유, 연출, 라이브까지 모든 면에서 비기는 당시에 등장할 수 있는 래퍼 중에 최강과 다름 없었어요. 모든 면에서 만점 수준이 아니라, 그냥 다르게 태어난 수준이었죠. 제가 <Ready to Die>의 리뷰를 두 번이나 하며 수도 없이 강조하고 찬양했지만, 비기는 모든 면에서 특출난 래퍼입니다. 발성 면에서 다른 인종에 비해 이점을 가진 흑인들 중에서도 혼자 성악하나 싶을 정도로 성량도 무시무시했고, 랩에서 라임이 끊기지 않고 계속됐어요. Party And Bullshit, Gimme The Loot, Machine Gun Funk, Warning, Kick in the Door 등의 곡에서 잘 드러나죠? 한 문장에서 두터운 라임이 연속적으로 등장하다가, 숨이 멎을 때쯤 문장을 쉬어줘 청자에게 숨쉴 틈을 주고, 다음 문장에서 반 박자 빠르게 라임이 등장하는 극한의 그루브. 비기는 배우로 치면 <대부>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급의 호흡을 보여줬어요.
https://youtu.be/fJo8E_FQ8po?si=YmyQzIhwuqGgzKot
https://youtu.be/RWZhlDdjNTM?si=j9u3lBRBo7sXqDUk
이 영상들 좀 보세요. 저는 비기가 최고의 래퍼가 아니라는 의견을 10분도 안되는 시간만으로 반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에미넴과 엠에프 둠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에미넴과 둠의 라임 수량이 비기보다 더 많고, 더 진화된 형태의 랩 스킬을 보여줬죠. 근데 비기만한 부드러움과 무게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플로우를 구사하지도 못했고, 라임 간 간격을 두며 비기만큼 탄력적인 랩을 구사하지도 못했어요. 어떤 랩을 들어도 비기만큼 청각적으로 만족감이 들지 않는 이유는 그 누구도 비기만큼 많이 좋은 랩을 위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물론 비기의 텁텁한 톤을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어요. 그건 취향이니까. 하지만 힙합이라는 장르 내에서 비기의 랩은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이들을 동시에 만족시켜왔습니다. 그건 부정할 수 없어요. 모든 최고의 래퍼들이 비기의 영향을 받아왔으니까요. 게다가 비기가 정식 데뷔 4년 만에 세상을 떠나서 간과되는 사실이지만, 비기는 타 래퍼들의 스타일을 참고해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능했습니다. <Illmatic> 발매 후 비기는 앨범을 들으며 공부했다고 밝혔고, 제이지의 Dead Presidents나 Brooklyn's Finest를 듣고서도 제이지가 자신보다 랩을 잘한다고 말했을 정도에요. Notorious Thugs에서는 본 서그의 벌스를 듣고 놀라서 벌스를 다시 준비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전설적인 비기의 차퍼 랩... 에미넴과 함께 한 Dead Wrong에서 에미넴이 비기보다 잘했다는 평이 있지만, 애초에 그의 사후에 나온 곡이니만큼 만약 비기가 에미넴의 벌스를 직접 들었다면 벌스를 바꿨을 가능성이 컸다고 생각해요. 그냥 비기는 랩이라는 경쟁에서 남들보다 뒤쳐지는 걸 굉장히 싫어하면서도 타 래퍼들의 랩에 존경을 표할 줄 아는 사람이었어요.
라킴과 비교했을 때는... 당연히 라킴에게 밀릴 수밖에 없죠. 라킴은 랩이라는 장르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고 후대의 모든 래퍼가 자신에게 영향을 받게 한 거장인데. 다만, 라킴 이래로 랩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래퍼라면 비기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라킴과 빅 대디 케인이 차지하던 위상을 나스와 비기가 나눠가진 느낌이랄까요? 애초에 랩에서의 첫 번째 혁명이 라킴이었던 만큼 그 어떤 래퍼도 순수 영향력으로 라킴을 상회할 수는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라킴이 절대적으로 가장 위대한 래퍼라고 한다면... 음... 전 래퍼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 비단 영향력 외에도 실력, 디스코그래피, 대중성, 사회적 영향력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면에서 투팍과 비기는 5년이 안되는 시간 안에 그 조건을 충족시켰고요. 가장 위대한 힙합 아티스트 논쟁에 껴도 되는 수준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항상 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힙합엘이도 투팍 비기 아이콘은 최고가인 3만 포인트에 판매함 ㅇㅇ
3.
Ice Spice는 과소평가 되고 있다.
조금더 자세히 말하자면 과대평가를 받는 것도 있지만, 장르 팬들은 그녀를 일방적으로 혐오하고 있다.
아마도 피치포크가 [UTOPIA] < [Y2K!] , [Like...?] = [MMTBS]라는 희대의 개병신짓이 이니시가 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브롱스 드릴을 재해석하고 그녀 나름대로 예술성을 지키려고 하는 노력이 보인다.
지금보다는 고평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최소 Sexyy Red보다는 더 고평가 받아야 한다.)
뭐... 사실 아이스 스파이스와 섹시 레드 둘 모두 별로 좋아하질 않는 입장이라 할 말이 거의 없긴 한데, 둘 다 실력이 처참할 걸 제외하면 음악은 어느 정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작정 헤이팅할 정도는 아닌? 나름대로 지역 음악을 재해석하려 하고 있고, 특유의 '무식한' 매력을 최대한 강조하거든요. 어쩌면 플레이보이 카티를 위시한 멈블 래퍼들이 호평받았던 이유와 같은 결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둘 모두 비트 초이스가 카티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나쁜 편도 아니고... 오히려 전 어떤 면에서는 아이스보다도 섹시를 더 높게 평가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네요.
그리고 피치포크에 대해서는... 그냥 자기들 취향이 무척이나 확고한 매거진이 글을 잘 쓴다는 이유로 그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뭔가 싶네요. 판타노나 RateYourMusic, 롤링 스톤이나 애플뮤직 리스트도 마찬가지고요. 재미로 참고하며 볼 순 없나요? 음악 팬들은 앨범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너무 과하게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Power is for the people, 권위란 사람들에 의해 부여되는 것입니다. 피치포크 같은 평론지들이 현재의 위상을 가지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평론지를 읽고 맹신한 여러분 탓이기도 해요. 뒤집어 말하면, 여러분 스스로가 음악에 대해 확고한 취향을 견지하고 평론지의 의견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평론지의 권력 역시 자연스럽게 약화됩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피치포크의 편향적인 평론에 대한 독자들의 반향이 심화되며 인기가 하락한 것이 증빙하죠. 저의 경우, 어떤 매거진도 저의 의견에 정확히 부합할 순 없습니다. 다만 동의하는 부분은 있죠. 전 그저 영감을 받고, 동감을 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공받을 뿐이에요. 그렇다 보면 음악을 새롭게 들을 수 있고 더 자세히 분석할 수 있더라고요. 전 그런 2차 수용 과정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점수로 판가름하며 앨범들을 제단하는 것보다도.
4.
Frank Ocean >> SZA >= The Weeknd
Alternative R&B에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TOP3이다.
이분야에서 Frank Ocean은 독보적으로 잘하지만 독보적으로 개새끼인것은 틀림없다.
The Weeknd랑 SZA 중에서 난 개인적으로 SZA를 선호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위켄드가 [After Hours], [Dawn FM], [House of Balloons] 같은 앨범이 있어도
장르적인 이해도는 [Ctrl], [SOS]의 SZA가 더 높다고 본다.
이건 좀 많이 동의하고 싶었습니다. 프랭크 오션은 정말 압도적인 천재고, 시저가 위켄드보다 장르적으로 걸출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전 옛날에 위켄드를 정말 죽을 듯이 들었고, 지금도 심심하면 위켄드 곡을 듣긴 하지만 솔직히 위켄드 음악은 일부분 과대평가된 면이 있습니다.
그 전에 먼저 프랭크 오션의 위대함을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어요. 저는 프랭크 오션의 음악을 들으면 칸예 웨스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나 위켄드가 떠오르기보단 라디오헤드, 고릴라즈, 악틱 몽키즈, MGMT, 라나 델 레이 같은 아티스트들이 떠올라요. 얼터니티브 알앤비는 분명 알앤비에 기반한 장르이고, 근접한 장르인 힙합의 영향도 많이 받은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프랭크 오션은 시작부터 뭔가 확실히 달랐달까요. 홀로 레퍼런스가 아예 다른 장르에서 놀고 있었어요. 위켄드가 <House Of Balloons>를 비롯한 <Trilogy>에서 보여준 알앤비와 타 장르의 결합도 정말 당시로선 혁명이었으나, 오션의 음악은 그의 보컬을 제외한다면 아예 알앤비가 아니었죠. <nostalgia,ULTRA.>에서 오션은 콜드플레이, 미스터 허드슨, 이글스, MGMT를 커버하면서도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녹여냈어요. <channel ORANGE>는 더욱 웅대했고요. 그 어떤 알앤비 앨범도 <channel ORANGE>의 아성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션의 감정선은 그 어느 보컬의 추종을 불허했고, 음악은 대중적이면서도 알아채지 못하게 실험적이었어요. 분명 알앤비의 심장을 가지고 있었지만 2000년대 메인스트림 알앤비 특유의 천박함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순수하게 섬세한 표현력만을 전수받았죠. 인스트러멘탈은 기성 알앤비나 락의 고리타분함에서 벗어나 그들의 장점만을 흡수했고요. 게다가 켄드릭 라마와는 다른 면으로 서사시적이기까지 했어요. <channel ORANGE>를 처음 듣고 저는 오션이 분명히 이 시대 최고의 아티스트라고 확신했습니다. 이후 드레이크, 블러드 오렌지, 다니엘 시저, 디 인터넷 등 많은 아티스트들의 음반을 들었으나 그 누구도 오션의 음악만한 감동과 만족감을 주진 못했어요. 그나마 솔란지가 오션에 대적할 만한 인상을 줬는데, 프랭크만큼이나 솔란지를 자주 듣진 않네요. 오션은 이 시대에서 가히 독보적인 아티스트였습니다.
그리고 <Endless>와 <Blonde>에서 그가 꿈을 꾸기 시작할 때, 프랭크 오션이란 이름은 더 이상 한 인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것만 같았어요. 그의 음악, 음악을 듣고 상기되는 감정과 추억, 청자들의 공감대, 커뮤니티, 그 모든 것을 종합하는 하나의 개념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사실 프랭크 오션의 신보를 간절히 바라는 수많은 신자 중 한 명이긴 하지만, 적어도 장난으로라도 오션을 죽은 사람 취급하거나 툭하면 앨범 내라는 댓글을 다는 풍조가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미 프랭크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줬습니다. 그는 마치 이 시대의 디안젤로 같은 존재라서, 그가 커리어를 만약 여기에서 멈춘다고 해도 음악 안에서 영원히 위대하게 기억될 겁니다. 이처럼 위대한 아티스트를 장난으로라도 계속해서 밈 취급하는 건 좀 마음에 걸리네요. 혹은 밈으로 승화하는 만큼이나 프랭크의 위대함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던가요.
그리고 시저와 위켄드의 비교에 대해 논해보자면... 위켄드의 체급이 훨씬 크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건 사실이에요. 요즘 아무리 시저가 부상한다고 한들 위켄드는 스트리밍 시대의 제왕 중 하나이니까요. 다만, 위켄드의 어떤 앨범도 시저의 음악만큼이나 청자를 깊은 감정의 골로 빠뜨릴 수 없는 능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가장 장르적인 앨범인 <House Of Balloons>나 역작으로 평가받는 <After Hours>마저요. 전 <Ctrl>과 <SOS>가 더 훌륭한 음반이라고 생각해요. 제 심리적 성별 비율이 여성이 높아서 그런가, 시저의 진솔하고 내향적인 가사가 위켄드의 자기파멸적이고 과시적인 가사보다 심장에 더 가까이 손을 뻗더라고요. 비단 가사가 아니라 창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음색으로는 제일 가는 알앤비 아티스트로 평가받지만, 느낌이 꽤 상이해요. 위켄드의 음색은 청아하면서도 관능적이고, 심지어 때로는 공감각적이기까진 하지만 전 딱 거기까지라고 봅니다. 위켄드의 기교는 아주 화려한 편이 아니고, 그가 PBR&B보다 팝에 더 가까운 가수가 되었을 때부터 그의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정함이 사라졌어요. 향수만 남았을 뿐. 제가 위켄드의 보컬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보컬은 여전히 현 세대에서 가장 훌륭한 보컬 중 하나에요. 심지어 디스코 & 신스 팝 앨범이었던 <Dawn FM>에서조차 그는 다채로운 폭의 가창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시저의 압도적인 표현력에 비하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Ctrl>에서의 감정선과 진솔한 고백은 정말 독보적이었습니다. 심지어 음색과 멜로디 메이킹까지도 위켄드가 소화할 수 있는 대중성의 영역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죠. <Beauty Behind The Madness>는 <Trilogy>를 메인스트림 버전으로 소화한 아름다운 묵시록의 유화였고, <Starboy>는 자기가 이만큼 많은 장르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과시에 가까웠죠. <After Hours>는 레트로와 신스웨이브를 기존 위켄드에 접목시켜 하나의 공간적 경험을 선사한 걸작이었습니다. <Dawn FM>은 잠시 마이클 잭슨에 가장 가까운 존재가 브루노 마스와 위켄드 중 누구인지 고민하게 만들 만큼 훌륭한 댄스 뮤직 음반이었죠. 허나 시저가 <Ctrl>로 얼마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았으며, <SOS>라는 음반 단 하나에서 지금까지 위켄드가 소화한 것보다 훨씬 폭넓은 장르를 모두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현 시점에서... 음. 위켄드와 시저가 <UTOPIA>라는 동일한 음반에서 목소리를 내었을 때, 누구의 등장이 더 전율적이었는지 떠올려본다면 저는 문득 이 우열관계의 정답만을 알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특히 켄드릭 라마의 신보로 시저의 역량만을 여실히 느꼈어요. luther도 좋았지만, gloria는 정말 감동적이었다니까요. 세상에.
물론 아직까지는 더 오래 전부터 알차게 디스코그래피를 축적하고 역사에 남을 기록까지 세운 위켄드가 이 구도에서 앞서있는 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대일 비교에서는 시저가 앞선다고 생각해요. 그만큼이나 <Ctrl>과 <SOS>는 정말 믿을 수 없이 걸출한 음반입니다. 게다가 위켄드가 디 아이돌 제작 후로 상당히 아쉬운 점이 많은 싱글들만을 발표하며 <Hurry Up Tomorrow>에서 자신의 과거를 담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는 반면, 시저는 오히려 그녀의 음악을 더 발전시키고 나날이 가면 갈수록 체급 또한 성장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어쩌면 이 구도가 전환될 때가 머지 않았다고도 생각해요. 시저는 분명 우리 시대가 맞이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여성 아티스트 중 하나입니다. 근데 물론 오션이 둘 다 바름
참을성 있게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음악 좋아하는 찐따의 기나긴 넋두리에 불과한데, 많은 분들이 감상을 남겨주시고 저와 더 긴 얘기를 이어가신다면 그것만큼이나 더 행복한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다 읽어봤는데 3은 제가 모르는 내용이고
원글을 제가 몰라서 여기서 발췌된거로 유추해보면
1은 그냥 대꾸할가치가없는 개소리고(저도 브룩햄튼 좋아하는데 어따갖다댑니까 짜증나게)
엔터더우탱한테 도전장 내밀거면 N.W.A 정도는 되어야한다고 봅니다.
2는 웃기네요. 투팍 비기 아무나 데려와도 현역중 켄드릭 제외하면 떡을 칠텐데요.
그리고 4는 저는 위켄드가 SZA보다 위긴 합니다만 그건 그렇다치고 그래서 오션 앨범 언제 나옴
우문현답이군요
너무 재밌는 글이네요... 1,2,3번 다 ㅇㅈ입니다. 그치만 4번은 동의하기 힘든거같아요..
이유를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위켄드가 없었다면 지금 위의 말씀하신 PBR&B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SZA는 그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R&B씬이 위켄드를 기점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R&B씬뿐만 아니라 힙합씬에는 HOB, BBTM 영향을 받은 음악들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해서요.. 과장 좀 보태서 이 앨범들 없이는 텐타시온도 못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저는 위켄드가 선구자라는걸 더 인정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이면 케이티 페리, 케샤, 데이비드 게타, LMFAO가 주류이던 시절이잖아요?
Chris Brown, Usher, Rihanna의 이 시절 앨범을 들으면 몇년뒤 R&B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는걸 알 수 있죠.
저는 위켄드가 가장 큰 기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 모습에 대한 평가도, SZA의 표현력과 앨범이 우위라고 하시는거도 어느정도 이해합니다...
그저 전 아티스트를 평가할 때, 후대에 미친 영향력을 좀 더 쳐주는 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탱은 저 앨범 하나로 그저 전설
1집으로 혁명을 일으켰고, 이후 멤버들의 데뷔 명반들이 줄줄이 발매되며 그 혁명이 결코 단발성에 불과한 것이 아니란 걸 증명했죠. 그 후의 부진이 아쉽긴 하지만. 꼭 이런 것까지 브록햄튼이 우탱을 닮을 필요는 없었는데...
다 공감가는데 1, 2번이 특히 공감가네요
OG는 OG인 이유가 있음
비기 랩 ㅈㄴ 잘함 진짜..
비기보다 발전된 랩을 구사하는 사람은 있어도 비기보다 랩을 잘하는 사람은 없죠. 랩에 있어 지미 헨드릭스나 레드 제플린의 존 본햄처럼 절대적인 존재랄까요.
히히 재미따 재미따 더 내놔
우탱도 그렇고, 투팍과 비기, 어쩌면 에미넴이나 MF DOOM, 오늘날에는 켄드릭 라마 같은 이들은 단순히 커리어나 실력 같은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감과 상징성을 지니는 것 같네요. (분명 더 있을텐데 전 힙알못이라 잘 모름 ㅇㅇ) 물론 실력도 커리어도 정상급인 이들이고, 능력이 없었으면 그런 "압도적"임을 성취하지 못했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우탱과 투팍, 비기가 여전히 힙합 그룹, 서부, 동부 힙합의 상징이나 최고점으로 군림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프랭크 오션은 하나의 종합적인 개념이다'라는 말 매우매우 동의합니다. Blonde와 함께 오션은 한 명의 아티스트, 하나의 앨범을 넘어서는 어떠한 문화적 현상 혹은 사건으로 초월해버린 것 같네요. 우리는 오션이라는 사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Blonde의 발매 혹은 청취의 순간 목도한 것을 다시금 만나길 기대하는 거겠죠... 나는 그게 코첼라에서 이루어질 줄 알았어...
사실 오션도 위에서 말한 "압도적"인 이들 중 하나기도 하겠죠. 8년째 앨범을 안 내는데 아직도 최고잖아.
SZA 눈나는... 내가 안 들어서 잘 몰?루
아니 댓글에서 부등호로 괄호 치면 삭제되냐? 왜 입력이 안 돼... 괄호Blonde괄호 라고 적고 싶었는데....
아이콘이란 이들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걸 넘어서, 시대를 지탱하는 일종의 넥서스 비잉처럼 느껴져요. 같은 음악을 해도 이들의 음악은 괜히 더 좋게 들리고, 뭔가 다른 의도가 있을 것만 같고.
그리고여기서더내놓을순없습니다너무귀찮아서이걸몇주를미뤘는데요
많이배웁니다
서로 배우는 기회가 엘이에서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런 지식과 관점의 공유야말로 커뮤니티의 진정한 묘미가 아니겠어요?
프랭크 오션은 정말 위대합니다
내가 이래서 엘이를 사랑한다니깐
프랭크 오션은 이 시대의 디안젤로 <— 이 말이 제일 마음에 드네요
예전에 비해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담은 글이 조금씩 자취를 감춰 아쉬운 마음에 홀린 듯이 적어봤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어떻게 보면 프랭크는 이 시대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디안젤로보다 더 크다고도 생각해요.
"그나마 솔란지가 오션에 대적할 만한 인상을 줬는데,"
개추. 물론 둘의 음악은 꽤 다르지만..
알앤비라는 공통분모에서 각각 얼터니티브와 컨템포러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흑인음악의 훌륭함을 구현해낸 인디 뮤지션들이죠. 전 솔란지에 대한 언급도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비욘세 여동생이나 제이지 폭행녀 정도가 아니라, 그 장르 내에서는 단 2장의 앨범만으로 과거 에리카 바두를 연상케 하는 독보적인 세계를 만든 아티스트인데.
다 읽어봤는데 3은 제가 모르는 내용이고
원글을 제가 몰라서 여기서 발췌된거로 유추해보면
1은 그냥 대꾸할가치가없는 개소리고(저도 브룩햄튼 좋아하는데 어따갖다댑니까 짜증나게)
엔터더우탱한테 도전장 내밀거면 N.W.A 정도는 되어야한다고 봅니다.
2는 웃기네요. 투팍 비기 아무나 데려와도 현역중 켄드릭 제외하면 떡을 칠텐데요.
그리고 4는 저는 위켄드가 SZA보다 위긴 합니다만 그건 그렇다치고 그래서 오션 앨범 언제 나옴
나올 리가요.
제 개취로는 우탱에는 ATCQ가 많이 비빈다고 생각합니다.
Midnight Marauders
이렇게 생각합니다..
atcq정도면 붙을만하죠.
근데 일단 브룩햄튼은 아님
ㄹㅇㅋㅋ
많이 들어보진 않아서 글을 더 이을수는 없지만
이런 글을 볼때마다 엘이 가입하기 참 잘했다고 느낍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제 글로 많은 분들께서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배우게 된다면 저로서는 그 이상의 행복이 없습니다.
우문현답이군요
원글도 딱히 우문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많은 음반들을 계속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들 수도 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음악을 듣는 것만큼이나 음악을 듣고서 잠깐의 쉬는 시간을 주며 여러모로 돌아볼 시간도 필요한 것 같아요. 운동 후의 휴식이 근성장에 중요한 것처럼요.
SUPER hot takes
너무 재밌는 글이네요... 1,2,3번 다 ㅇㅈ입니다. 그치만 4번은 동의하기 힘든거같아요..
이유를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위켄드가 없었다면 지금 위의 말씀하신 PBR&B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SZA는 그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R&B씬이 위켄드를 기점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R&B씬뿐만 아니라 힙합씬에는 HOB, BBTM 영향을 받은 음악들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해서요.. 과장 좀 보태서 이 앨범들 없이는 텐타시온도 못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저는 위켄드가 선구자라는걸 더 인정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이면 케이티 페리, 케샤, 데이비드 게타, LMFAO가 주류이던 시절이잖아요?
Chris Brown, Usher, Rihanna의 이 시절 앨범을 들으면 몇년뒤 R&B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는걸 알 수 있죠.
저는 위켄드가 가장 큰 기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 모습에 대한 평가도, SZA의 표현력과 앨범이 우위라고 하시는거도 어느정도 이해합니다...
그저 전 아티스트를 평가할 때, 후대에 미친 영향력을 좀 더 쳐주는 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sza가 위켄드보다 음악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영향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위켄드를 높이 칠수 있을것 같아요. TC랑 808이 고평가 받는 이유중 하나가 영향력이니..
말씀해주신 점 동의합니다. 사실 위켄드 본인이 얼터니티브 알앤비의 창시자 격에 해당한다는 걸 상기한다면 본문에서 말했던 장르~ 어쩌고 얘기가 무의미해질 수 있겠네요. 단지 제 개인적으로도 시저가 더 좋을 뿐, 저도 현재는 위켄드가 앞선다는 데 동의합니다.
종종 과대평가다 뭐다 하면서 누구나 힙합계의 전설로 인정하는 투팍비기를 까내리려고 하는데 걍 취향에 안맞는다고 하면 될 일을 이악물고 억까하는게 상당히 역겹다는거임. 애초에 브록햄튼 따위가 자타공인 전설들과 동일선상에 서서 비교당한다는 사실이 말도 안되지만, 저런 소신발언을 가장한 똥글에 양질의 글로 친절하게 반박하며 동시에 힙합을 사랑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들까지 소소하게 박혀있으니 상당히 유익한 반박글이네요. 가끔 보면 사람들이 본인의 생각에 잠식돼서 취향을 드러내는 것과 억지로 까내리려하는 것의 경계선을 인지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안타깝습니다.
어차피 까내리려고 까내려지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냥 이 작은 곳에서나마 정론이란 게 뭔지 상기시켜주고 싶었습니다.
저도 온암님의 취지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리 비기옵 까는건 못참는게 맞잖아!
제 글을 다시 한번 보고
다시 이 글을 보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시간이 의미가 있어지네요.
그냥 싸지른 글이 이런 글을 낳았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영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쓰면서 재밌었어요.
sza 시저라고 하니까 다니엘 시저랑 헷갈려서 순간 당황
스자가 아니라 시저라네요. 왜인지 저도 모르겠지만.
다른 생각들을 듣는 건 항상 재밌어
1, 2는 동의하고 3은 안 들어봐서 모르겠고 4는 매우 동의합니다
글 진짜 잘 쓰시네요
제가 전문적으로 쓸 때보다 힘을 빼고 회화적으로 적어나간 글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다들.
저정도로 길게 달변하려면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할텐데 얼마나 애정이 깊은지 보이네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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