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경기 양평에 살고 있는데, 지역도 지역인데 양평에서도 완전 시골에서 살아서 동네에 사람이 별로 없다보니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 갈 때면 풀벌레 소리랑 하천에서 물 흐르는 소리 밖에 안들립니다. 그렇다보니 집 들어갈 때마다 음악을 듣는데, 정말 힘들 때는 집 가는 내내 Runaway만 듣게 됩니다. Runaway는 조금 색다릅니다. 다른 노래들은 "괜찮을거다", "잘될 거다" 하는데, Runaway는 인트로부터 피아노만 띵띵 거리다가 "Look at ya!" 하면서 시작하잖아요. "널 좀 봐!" 라며 시작하는 게, 추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현실을 직시하라는 의미로 다가와서 괜스레 위로가 됩니다. 이은 코러스에서의 "Runaway fast as you can~"하며 끝나는 부분은 힘든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멜로디가 좋아서 곡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Pusha T의 벌스랑 랩은 자기도 자신이 쓴 벌스 중에 최고라고 자부했으니 말이 필요없고.. 아웃트로에서의 심하게 변형되어 뭐라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는 흥얼거리는 Kanye의 보컬이 트랙 내내 도망치라고하다가 결국엔 완전히 망가져버린 Kanye를 뜻한다는 해석도 인상에 남습니다.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는 "9분 동안 들으라고? 안그래도 ㅈㄴ 지루한데?" 라는 생각이 컸는데, 1년 정도 지나고 오랜 친구랑 척지고, 가족 관련 해서 문제도 생기고 했는데, 그 때 들으니까 눈물이 쬐끔 나더라고요. 이제는 인생곡이 되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MBDFT 바이닐까지 하나 사서 맛있게 즐기고 있구요.
"음악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다." 라는 니체의 격언이 있습니다. 저는 다른 노래는 몰라도 Runaway는 제 인생에 꼭 있어야할 것 같네여. 여러분의 인생곡은 무엇인가요?
https://youtu.be/EMnQwBTJnMM?si=KjrBNjQKNF2ZUR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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