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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ULTURES 2

title: [로고] Wu-Tang Clan예리3시간 전조회 수 798추천수 15댓글 24

(본 리뷰는 블랙뮤직 매거진 w/HOM #14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https://hiphople.com/fboard/29127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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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ULTURES 2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 요한복음 3장 16절


 그 사랑과 믿음은 어찌도 이리 극진히 이바지하는가. 그가 산 신실한 공경은 숭앙하는 절대자에 못지 아니하도다. 그는 정말 영생에 다다르리라 믿어지니라. 고된 발딛음에 깃든 영겁으로 말미암아, 진리의 영을 계명과 같이 보여주옵고도, 어쩌면 이 땅 위에 무한한 종과 믿음을 남길지언정 광채를 휘감은 채 우리의 곁을 떠날 날 역시 멀지 아니하리라.


 노아의 대홍수를 겪은 오랜 과거의 인류는 감히 신에게 닿아보고자 하였다. 지도자였던 니므롯 왕의 진두지휘 아래 적신 흙을 불에 굽고 벽돌을 쌓아올리며, 더 높은 땅을 딛고 창공의 끝에 닿고자 하였다. 주제를 넘은 교만과 어리석음엔 징벌이 다가왔다. 바벨탑이라 불리우는 이 불신앙은 언어의 분할에 의해 멈춰섰고, 끝끝내 낙성되지 못한 채 창세기 11장의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신의 권능은 원론적인 그 전지전능함에 비해 심히 남발되곤 한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이 경의로운 위엄과 칭송을 위해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이끌어낸다고 볼 수 있다. 미력한 미물에게서 범상치 않은 존재를 발견한다면, 극에 달하는 어떠한 개인의 눈부심을 신성의 영역에서 빌려오는 것이다.


 필히 주소지를 찾아 밟았을테니 성마른 이들에겐 무요한 머리말이다. <VULTURES 2>를 감상한 이들이라면 기다랗게 늘어놓은 주인공을 익히 아리라. 당신은 어떠한가. 이미 신실한가? 오래 전 잃어버린 영웅인가? 관심 밖의 이름인가? 드높은 명성의 구원자인가?


 실로 명확히 찬란했던 순간은, 그의 성정이 무엇에 이르고자 한들 언제나 사려깊은 말장난과 힘있는 전언이 그의 목소리에 닿아있던 찰나들이다. 그는 흔히 졸업 3부작이라 불리는 음반 세 장만으로 입지전적인 위치를 구축해냈다. 15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맞물리는 주류 음악의 통용 규칙을 최초로 빚어냈다. 세계를 향한 역사상 최고의 사죄예술을 빚어냈다. 우매하다 평할 만큼 어리석게도 몸소 영적인 존재를 자청하기도 했다. 허나 눈감아줄 수 있는 자격에 힘입은 그 호소로 많은 이들을 꾀어내기도 하였다.


그는 감히 목숨을 바치지 않아도 어느덧 전설의 반열에 오르고 말았다. 시기는 대략 그의 일대기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간결한 작품 <ye>의 탄생으로 2막의 불씨가 발화하기 전까지. 상상력과 차원의 경계를 헤집고 다닌 창의와 참신으로 뒤덮은 역량은 음악 산업을 넘어 의류, 미술, 건축을 넘어 정계 진출까지 이르게 된다.


그의 지난 성과와 업적을 기리고 재확인하기엔 불필요한 활자가 너무나도 많이 낭비되어야 한다. 기위 서론에서 상당수를 할애한 뒤다. 하지만 정작 근간이 된 음악에서 이상하리만치 소홀한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JESUS IS KING>, <Donda>, <VULTURES 1> 그리고 <VULTURES 2>에 이르는 그를 지켜보아라. 작금의 그는 너무나 위태로워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자신감이 넘치지만, 과거와 달리 한참 뒤지는 역량만이 도드라진다. 기억해야한다. 이카로스의 밀랍은 언감히 높은 비행에 장렬히 불타버렸음을.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아래에서 났고 나는 위에서 났으며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였고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느니라. - 요한복음 8장 23절


No I.D., Just Blaze, Mos Def와 Common을 비롯한 수많은 과거의 이름들. 또는 Pusha T, Kid Cudi, 070 Shake와 같은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난 이름들. 그리고 오늘날의 Ty Dolla $ign, Digital Nas, Future 그리고 North West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조우와 결별엔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으나, 모든 융합은 그를 필두로 알맞게 배치되며 고르고 일률적인 퍼즐을 완성해왔다. 분명히 그래왔다. 이제 긴말할 것 없이 축자적으로 곧장 <VULTURES 2>를 청취해보자. 자. 대체 이 앨범은 누구의 것인가?


전작에 비해 더욱 미미한 <VULTURES 2>의 감상은 어디에 있는가. 적어도 모든 결집의 주체인 그에겐 보이지 않는다. 도통. "FIELD TRIP"의 3인방(Don Toliver, Playboi Carti, Kodak Black), "FRIED"를 압도하는 훌리건들, "530"을 간결히 장식하는 Swsh, 하다 못해 미사여구가 불필요한 "BOMB"에 이르기까지.


뜻을 구하고자 그를 쫓아 당도한 낙원엔 정작 그가 없다. 힙합씬의 슈퍼스타들이 즐비한들 그의 이름값을 따낸 특출히 매력적인 곡은 없다시피하고, "530"과 "HUSBAND"의 이야기는 너무나 짧고 과거의 명곡들만큼 인상적이지 못한다. 모든 관심과 주의가 객원 아티스트들에게 쏠렸음을 확인한 뒤 다시 한 번. 그는 대체 어디 있는가.


 이 지점에서 <VULTURES 1>과의 비교가 필수불가결적이다. "BACK TO ME"의 멍청하지만 중독적인 킬링파트도, "BURN"에서 드러난 1분 안팎의 번뜩임도, "BEG FORGIVENESS"와 "GOOD (DON'T DIE)" 등으로 뽐낸 장엄함도 남지 않은 채 완벽히 소거된 듯하다. 비록 여러 수정 작업을 거치며 더욱 매끄럽고 설득력 있게 변했을지언정, 본작은 그저 개인 아티스트 사단의 유사 컴필레이션 앨범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두 아티스트의 잠재력 표출도, 16곡이란 기회 중 어떠한 히트곡들을 터뜨리지도, 앨범 전체적인 응집력이나 특색 있는 예술적 시도들을 돋보이게 만들지도 못했다. 단연 그의 작품들 중 가장 아쉬운 결괏값이다.


오해하면 안 될 것이, 그는 지금도 타고난 천성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시선을 놓친 뒤통수에 상처들이 남아도 결코 뒷걸음질치는 법이 없었다. 마치 빗발치는 열병기에 둘러싸인 존 윅의 꼴이 된다 한들, 그를 꺾으려는 좌절의 순간이 수십 번이었다 한들, 그는 결코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았다. 더 이상 이 긍지가 유효하지 않을 뿐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 과거의 찬란함이 양날의 검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익히 알려진 그의 사건사고들을 보면 오늘날은 어느덧 그의 이름을 접하는 순간들이 음악과 무관해지는 상황도 그리 예삿일이 아니게 되었다. <VULTURES 2>의 평가들을 살피면, 이젠 그의 음악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자 하는 시도가 되레 어리석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20년의 시간이 지났다.수많은 추종자들의 절대자로 추앙받는 그이지만, 과연 지금의 그는 이대로 영원한 삶을 얻을 것만 같은가?


그들이 말하되 네가 누구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처음부터 너희에게 말하여 온 자니라. - 요한복음 8장 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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