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어떻게 이 앨범에 대한 리뷰를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리뷰를 위해 본작을 몇 번씩이나 청음하고 나니 상당히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상태가 되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말하자면, 이 10곡 분량의 EP는 최근 10년 동안 발매된 그 어떤 작품들보다도 최악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앨범의 커버부터 시작하여 구성까지, 아무리 애를 쓰고 장점을 찾아보려 해도 오직 단점밖에 보이지 않는다.
MGK와 트리피 레드(Trippie Redd)의 커리어를 간단히 되짚어보겠다. MGK는 2012년 첫 앨범을 시작으로 조금씩 하입을 받아오다가, 에미넴과의 디스전으로 한순간에 세간의 모든 주목을 받게 되었고, 유명 팝스타들과의 콜라보는 물론, 이제는 힙합이 아닌 팝펑크 아티스트로 변모하였다. <Lace Up>, <Bloom> 등의 앨범에서는 개성 없는 50분간의 무의식적인 팝 랩을 그만두고, <Tickets To My Downfall>, <mainstream sellout>에선 영혼 없는 힙합이 아닌 영혼 없는 팝 펑크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트리피 레드는 어떠한가? MGK의 디스코그래피와 비교하면 훌륭한 힙합 아티스트로 평가되겠으나, 그의 앨범들은 여타 트래퍼들의 것과는 다르게 난해하고 유치한 음악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genre: sadboy>가 발매되기 전부터 올해 최악의 앨범이 될 것이라고 필자 본인이 점쳐놨던 까닭 또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역시나 정확히 적중했다. 아니, 조금은 부족한 예상이었다. 제목부터 이모(Emo)스러움으로 가득 젖어있는 이 레코드는 27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비슷하고 지루한 트랩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본작에선 둘이 이전에 보여줬던 강력하고 화끈했던 퍼포먼스도, 서정적인 모습 또한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끔찍할 정도로 진부한 가사말에, 둘에게 유일하다시피 존재했던 강점인 개성 또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앨범이란 것이다. 앨범을 들으며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 앨범 전반에 걸친 비슷비슷한 프로덕션 먼저 이야기를 해보겠다. 10곡 모두 하루에도 수백 곡씩 쏟아져 나오는 일반적인 트랩 비트 위 MGK가 항상 연주해왔던 똑같은 기타 리프, 가끔씩 등장하는 신디사이저 사운드로 이루어져 있다. 창의성은커녕 음악에 그 어떤 노력도 담지 않은 것처럼 보일 뿐이다. 할 수 있는 한 가장 뻔하고 진부한 사운드가 사용된 본작은 과할 정도로 평면적으로 느껴진다.
보컬과 랩 퍼포먼스 또한 훌륭하지 않다. 고난, 우울증, 외로움. 지금껏 수백 번도 우려먹은 주제를 기어코 또다시 다루고야 만 <genre: sadboy>는 최대한 귀엽고 캐치하게 들리고 싶어 하는 듯한 코러스나 가식적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우울한 MGK의 보컬 퍼포먼스는 오직 탄식만을 불러오지 못한다. <genre: sadboy>라는 앨범명에 걸맞게 앞서 언급한 주제들로 가득 찬 가사말 또한 놀랍도록 유치하고 식상하다. 초등학생이 쓴 듯한 가사를 진지하게 내뱉는 둘은 어딘가 엉성하고 안쓰러운 얼간이들로 보인다.
본작에 대한 리뷰는 여기서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트랙이 전혀 없어서 리뷰를 이어나가기 상당히 어렵다. 앨범을 다시 한번 요약해 보자면, MGK 특유의 오글거리는 감성이 잔뜩 묻은 본작은 콜라보레이션 앨범이 아닌 MGK의 솔로 EP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트리피 레드는 이 앨범에서 정말이지 한 게 아무것도 없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진부한 가사말과 보컬 퍼포먼스, 물리다 못해 토가 나올 것 같은 단순한 기타 리프와 트랩 비트를 압축시킨 작품이다. 정말 음악이라 불리기도 부끄러운 앨범이다. 청음을 권하지 않는다. 음악 커뮤니티 내에서 '망반'으로 일컬어지는 Lil Xan의 <TOTAL XANARCHY>, Tones And I의 <Welcome To The Madhouse>등 여러 걸출한 이름의 작품들과 비교해 보아도 가장 하위권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둘의 앞으로의 커리어는 정말이지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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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감정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JID는 도대체 여기 왜 참여했는가
저도 이 앨범 전곡해석 해보려다가 가사가 너무 아쉬워서 포기하게 된 프로젝트 입니다. 17년도의 EMO 전성기 느낌이 그리워 계속 듣곤 있지만 정말 인상 깊었던 가사도 없을 뿐더러 Trippie의 가사는 분위기에 맞지 않은 가사도 많더군요
오랜 팬으로써 너무 아쉬울 나름입니다. 전 그래도 이들이 다시 EMO 음악을 다시 꺼내줘서 고마움을 느낀 앨범입니다.
have you ever cried in a limousine?
힝꾸 트리피는 괜찮았다구~
글을 보면 트리피나 mgk의 팬도 아니신거 같은데, 굳이굳이굳이굳이 앨범을 찾아들어서 상한 감정만 남은 리뷰를 쓰신 이유가??
제가 쓰고 싶어서 쓴거죠 뭐~
좀 심하게 구려서 귀를 의심한 앨범ㅋㅋ
와 허슬러 받으셨네요
ㄹㅇ 영어가사인데도 구린게 확 느껴지더라구요
막귀쉑 ㅋㅋㅋ
님 트리피 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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