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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작품들 리뷰 (1)

title: Illmatic앞날 Hustler 2024.03.14 19:37조회 수 1152추천수 10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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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Petras <Slxt Pop Miami> 2024.02.14
과유불급, 시종일관 쏟아붓는 저속함

 

<Slut Pop>의 후속작 <Slut Pop Miami>의 주 타겟층은 누구였을까. 만약 그 대상들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Kim Petras의 지나친 섹스 심볼 어필은 기괴함을 불러일으키지 않나 싶다. 분명한 점은 앨범 및 트랙의 제목부터가 의도되고 노골적 성적인 움직임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요구가 지나치다면 청자에게 무언의 불편감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겠다. 클럽 음악이 지닌 소구력조차 지나치고 불필요한 가사들이 청자의 집중을 흐트러뜨릴 뿐이다. 애초에 일렉트로 댄스 팝이 가진 최소한 기능조차 방해하는 구성이 문제다.

Dr.Luke가 전적으로 프로듀싱한 전형적인 하우스 비트들이 제 기능을 하는지도 의문스럽다. 나름의 일관성을 지니는 트랙들이나, 다른 말로 하자면 시종일관 엇비슷한 비트들은 듣기에 지칠 뿐이다. 실제로 Dr.Luke의 손길을 거쳐 간 음악들이 즐비한 클럽에서 댄서들이 춤을 제대로 출 수 있냐는 상상을 해본다면, 활력을 잃은 공허함만이 클럽을 가득 메운다.

<Slut Pop Miami>는 특정 주류의 청중에게 어필하기 위한 과도한 노력이 잘못된 방향으로 선회한 작품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뱅어 곡도 전무하며, 서투른 클럽 뮤직만이 고막을 시종일관 때릴 뿐이다. 결국 비슷한 댄스 뮤직 위에 형편없는 코러스와 노래들이 가득하다는 감상을 주니, 그녀가 부르짖는 성적 자유가 오히려 지나치게 상업적인 대규모 플라스틱으로 묶여버렸다. 혹, 무료한 일상의 자극이 필요하다면, 재미로 듣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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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ka de Casier <Still> 2024.02.21
Y2K R&B로 지워진 본유의 매력

 

덴마크 출신 Erika De Casier은 간결한 목소리의 보컬리스트이다. 이번 작품 <Still>은 Aaliyah, Janet Jackson의 Y2K R&B 스타일에 근간을 둔 것으로 보인다. <Still>은 영국풍의 드럼 앤 베이스을 기두로 힙합, 트립합의 요소를 90년대의 R&B 등을 취합했다. 덕분에 그녀가 의도한 대로 2000년대를 그리는 매력을 담은 앨범이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 역시 사운드를 독특하게 만드는 의도에 집중한 나머지, 보컬의 매력과 화자의 의도마저 감춰버리는 형태가 되었다는 점이다. 음반 전체적으로는 매끄러우나, 멜로디에 어울리는 보컬의 주목도가 떨어진다. 물론 그 사이에 일부 독특한 아이디어가 빛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가벼운 보컬과 깔끔한 베이스는 앨범의 흡인력을 더해주니 말이다. 비록 자기복제적인 작곡과 빛을 발하는 트랙이 부족하지만, 자기 모습을 풀어감에는 진심이 담긴 점은 만족스러울 것이다.

<Still>은 전체적으로 사운드를 독특하게 만들어 냈지만, 밋밋한 감정선의 깊이가 아쉬운 작품이 되었다. 다운템포의 컨템포러리 R&B로의 회귀는 분명히 좋은 선택이 되었다. 그러나, 회귀와 개성 사이의 균형을 미약하게 조절하지 못한 것이 악수가 되지 않았나 싶다. 번뜩이는 순간조차 지루한 구성으로 잊히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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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T <Loss Of Life> 2024.02.23
빛나는 우주적 낙관주의의 아쉬운 말로


<Little Dark Age>이후, 7년 만에 나온 <Loss Of Life>는 분명 MGMT에게 기대를 걸었던 음악을 보여준 것은 아니나, 본작의 일관된 주제 의식은 빛나는 순간이 잦은 것이다. 자신들의 삶과 죽음, 사랑의 이야기까지 천천히 탐구하는 본작의 면목은 두려움을 마주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Little Dark Age>의 신스 팝의 양상은 줄어들고, <Loss Of Life>는 사이키델릭 팝과 록의 향취가 더욱 짙은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특히나 신디사이저, 어쿠스틱, 일렉트로닉의 사운드를 적절하게 조합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론 이전의 작품들에도 존재하던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결합한 모양새지만, 전 작품들의 장치들을 답습한다는 감상은 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에게서 보지 못했던 요소들이 적용된 우주적 공간이 비추는 밴드의 성숙하고 서정적인 면모가 물씬 드러난 작품이 되었다. 아쉽다면 장르를 넘나드는 몽환적인 보컬이 있지만 청자와의 감정적 연결고리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진다. 만약 보컬이나 섹션의 구성이 호오를 애매하게 흩트려놓는 결과를 만들었다면, 당연히 그럴 수도 있는 작품이 되었다. 낙관적 수용과 성숙이 앨범의 주제로 제시되었지만, 음악으로서의 자극점이 아쉬운 부분이 일부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MGMT의 관록이 물씬 녹아있는 작품이나, 그 관록이 그들에게 기대했던 점을 총체적으로 모아놓은 형태는 아니다. 그럼에도 기이한 요소들과 특유의 재가공된 서정성은 MGMT의 새로운 시도로 보이니 어떠한가. 혹자의 감상 기준을 가르는 데에는 그들의 변화이자 새로운 시도에 대한 호불호에 달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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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boy Q <BLUE LIPS> 2024.03.01
야망과 내상의 한 끗 차이


ScHoolBoy Q의 <Crash Talk> 이후 5년 만의 작업물 <Blue Lips>는 구관을 되짚어 보는 작업에 가깝다. 따라서 앨범 내에는 자연스레 그의 복잡다단한 심경이 회상의 방식으로 담기게 되었다. 야망과 불안정함 사이를 달리는 다양한 비트와 플로우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과연 그가 내재된 우울함과 야망의 모순됨을 그리고 싶었기에 그랬을까.

이러한 의문은 그간 <Crash Talk>의 상업적 행보를 일부분 뒤짚는 데에서 시작한다. 실제로 <Blue Lips>에는 흔히 그가 자랑하는 뱅어 트랙이 없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앨범 전체로써 지나치게 화려함과 우아함을 좇지 아니한다. 오히려 고달픈 5년 간의 회상에 따라 본인의 원숙함이 더욱 부각되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지점도 여기에 있다. 뒤섞인 아이디어의 혼재가 현재의 혼란스러운 SchoolBoy Q를 현상하나, 청취자의 경험마저 혼란스럽게 뒤섞어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Blue Lips>는 <Oxymoron>만큼의 강렬함을 선사하는 앨범은 아니다. 그럼에도 본작은 파랗게 질려 이빨 빠진 웃음을 짓는 앨범의 커버처럼 ScHoolBoy Q의 현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그려내는 작품이 되었다. 아쉬운 점조차 본작을 조망해보았을 때, 모자이크 빛깔의 ScHoolBoy Q라고 생각한다면 일관적인 구성을 자랑하니, 5년간의 경험을 비롯한 성장이 앨범 내에도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 않은가? 그 점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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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 Tony Seltzer <Pinball> 2024.03.06
자그마한 변화구가 이뤄낸 증명

 

이제껏 MIKE가 내놓은 앨범들의 감상 포인트는 농후한 목소리와 본인 명의(DJ Blackpower)의 투박하고도 서정적인 샘플이 되겠다. 그러나, 프로듀서 Tony Seltzer와 만남으로 만들어진 <Pinball>은 기존의 MIKE가 이제껏 자랑해온 음악과는 한참 다른 노선을 취한 작품이 되었다.

11개 트랙, 21분에 불과한 본작이 추구한 방향은 기존의 MIKE가 지녀왔던 이미지를 한 꺼풀 벗기는 데에서 기인한 듯하다. 외골수의 힙합을 고수해 온 래퍼가 트랩과 플러그라는 장르를 재해석하는 광경은 쉬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인상적인 지점 역시 존재할 수밖에 없을 테다. 게다가 그 해석이 조잡하거나 엉성하지 않다. 적어도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하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MIKE는 Tony가 제공한 트랩이나 플러그 비트 위에 랩을 함에도, 기존에 그가 지닌 탄탄한 성량과 비트를 백분 이해하여 내뱉는 랩 퍼포먼스 덕분에 어색함이 현저히 줄은 모양새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은 Tony Seltzer의 자유로운 프로듀싱은 MIKE의 보컬을 적절히 피치 변환하고, 트랩 특유의 무거운 사운드와 8-bit 게임 같은 사운드를 적극 응용해, 랩이 맛있게 들리기 위한 무대를 마련해 주었다. 물론 아쉬운 점 역시 둘의 합작 방향성에 존재하는데, 1MC 1PD의 합작이란 것과 새로운 도전이라는 작품적 방향이 힙합이란 카테고리 내에서는 작품 내의 주제 의식마저 흐릿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Pinball>은 분명히 MIKE에겐 새로운 도전과 증명의 순간과도 같은 작품이었을 테다. 이제껏 보여준 다작, 그리고 특히나 <Pinball>로 보여준 증명의 기조에는 MIKE 그가 랩을 정말 잘한다는 사실이 똑똑히 남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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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Gordon <The Collective> 2024.03.08
불균형한 혼합 방식의 담대한 전시

 

Sonic Youth의 베이시스트이자 보컬을 담당했던 Kim Gordon의 예술성은 일흔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녀가 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솔로 앨범, <The Collective>는 보다 본질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표현주의적 작품이다.

본작의 주요 감상점은 그녀가 노이즈 록의 흐름 사이로 인더스트리얼 힙합의 요소를 얼마나 배합했냐를 보는 것이다. 또, 그 요소들이 어떤 식으로 앨범 전체에 작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겠다. 한 트랙에서 트랩의 리듬을 지녔음에도, 신디사이저의 음향보다 노이즈의 밀도가 가득한 것이 그 예다. 독특한 배합 방식 위로 작사는 인터넷 세대를 따르는 듯하지만, 이야기의 중추적 사고는 정반대의 화법으로 이야기한다. 이것이 그녀가 세계를 어떻게 비추어 보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이다.

단편적이고, 본능적이며, 공격적인 작곡 및 작사의 방식은 2020년대의 소음과 조롱에 대한 비명과도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위의 같은 작법으로 하여금 만약 Kim Gordon이 어떤 세태를 표현하고자 했는지 모른다면 본작에 대한 이해는 감퇴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Gordon의 의미심장한 전달력과 Justin Raisen의 불협화음에 가까운 프로듀싱의 만남은 현대적인 괴로움을 보는 그대로 현상하니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그녀는 본작을 통해 세상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인터넷 세대에게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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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na Grande <eternal sunshine> 2024.03.08
영원한 햇살이지만 외투를 벗기진 못했으니.


Ariana Grande의 <eternal sunshine>은 인트로에서 작별을 고한 것처럼, 그 감상 역시 ‘이러다 끝나?’라는 의구심이 시종일관 이어진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 빌려온 제목으로 시작한 본작의 감상은 회고와 자가 치료에 중점을 두었으나, 어딘가의 공허함이 느껴지는 것도 별수 없는 일이 되었다.

그녀에게 닥친 불륜, 이별과 같은 각종 구설수에 대한 감정과 일화를 정제된 팝과 R&B의 조화로 표현하는 것은 그간 그녀가 꿰찼던 영역을 자랑스레 전개한다. 이로써 그녀의 보컬 역량이 어느 정도의 우수한 영역에 들어서며, 음악의 조화로움도 상당히 만족스럽게 되었다. 게다가 본인의 만족스러운 역량 치는 Max Martin과 ILYA의 참여로 잘 포장된 팝의 선율로 점철되어 나간다. 다만 이들의 프로듀싱의 전개는 Ariana의 감정마저 그럭저럭 이쁨 새 있게 포장해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본작이 Ariana의 개인적인 면모를 담은 앨범임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프로듀싱은 Ariana 본인의 모호한 작사와 함께 만나면서 어딘가의 공허함을 일구기에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결국, 본작은 그녀가 아직 거대한 팝의 산업성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여준 아쉬운 작품이 되었다. <eternal sunshine>의 맥락은 그녀가 겪은 이별에 대한 토로와 그에 대한 위안을 중심으로 흐르나, 정제된 팝과 만나며 어딘가의 아쉬움을 자극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젠 누구나 Ariana Grande의 장점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만큼, 그녀가 가진 단점도 크게 느끼지 않을까.
 



https://www.instagram.com/radar_critic/

목요일마다 제가 들은 신보 리뷰들을 짤막하게 올려볼 예정입니다.
인스타에는 더 빨리 올라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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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3.14 19:39

    영원한 햇살이지만 외투를 벗기진 못했으니….라…

    감탄만 나오내요

  • title: Illmatic앞날 Hustler 글쓴이
    3.14 20:42
    @midwest

    감사합니다!~

  • 3.14 19:43

    글 너무 좋네요 인스타두 잘 보겠습니다

  • 3.14 19:45

    그라고 혹시 시간 되시면 선전기술 x 리뷰도 보고 싶습니다. 한번 부탁드려 봅니다..

  • title: Illmatic앞날 Hustler 글쓴이
    1 3.14 19:52
    @국힙원탑휴철

    https://hiphople.com/kboard/26570593

     

  • title: Illmatic앞날 Hustler 글쓴이
    1 3.14 19:53

    이미 옛날에 ㅎㅎ

  • 3.14 20:34

    인스타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앞날님 탑스터가 왠지 궁금해지네요ㅋㅋ

  • title: Illmatic앞날 Hustler 글쓴이
    3.14 20:43
    @스리슬쩍보이

    아마도 근래에는 탑스터를 만들 일이 없지 않을지. 취향이 너무나 다양해져서요:)

  • 3.15 09:33

    핀볼 너무 취향에 맞았어요

    잘읽었습니다

  • title: Illmatic앞날 Hustler 글쓴이
    3.15 18:15
    @DannyB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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