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 Savage & Metro Boomin - SAVAGE MODE II
- BROCKHAMPTON - GINGER
- Vampire Weekend - Vampire Weekend
- Coin Locker Kid - The Salmon of Doubt
- GZA/Genius - Liquid Swords
- Westside Gunn - Hitler Wears Hermes 8: Side B
힙합 농도가 솔직히 저 치고 진하네요. 요즘 유독 힙합에 손이 많이 갑니다. 들을 만한 록 앨범이 생각이 안 나기도 하고요. 맨날 듣던 거 살짝 듣기 싫은데, 아무래도 신보의 양에서 지금은 힙합이 록을 넘어서는 시대니까요. 갑자기 슬프군...
어떤 것이 별로인 이유는 정말 차고 넘치게, 술술 말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좋은 이유는 참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좋은 건 그냥 좋더라고요.
21 Savage & Metro Boomin - SAVAGE MODE II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트랩 앨범입니다. 애초에 트랩, 멈블 계열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21은 살짝 예외인 편. 랩을 너무 잘 해서 취향마저 무너뜨리네요. 부민의 명 비트들도 만족스럽고요. 별생각 없이 순수한 쾌락 랩 쉿을 즐기고 싶을 때 종종 꺼내듭니다.
BROCKHAMPTON - GINGER
서정적이고 단촐합니다. '단촐하다'라는 표현을 힙합 앨범에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어쿠스틱 기타, 혹은 비슷한 악기가 주도하는 곡들이 특히 아주 매력적입니다. 약간 쓸쓸하고 서정적인, 포크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게 정말 좋았어요. 특히 첫 두 곡 NO HALO와 SUGAR, 정말 좋았습니다. SUGAR을 우연히 플리에서 듣고서 GINGER를 들어야겠다고 바로 들었는데, 그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감도는 게 역시 좋았네요. 다만 포크스러운 느낌이 좀 빠지고 덜 서정적이고 비교적 격정적인 곡들이 나올 때는 살짝 아쉬웠습니다. 곡의 퀄리티가 그렇게 부족하다던가, 지나칠 정도로 무드가 엇나가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왕 서정적이고 단촐한 사운드로 가는 김에 끝까지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그리고 브록햄튼이 그룹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점이지만, 보컬이 여러 명이다 보니 몰입이 살짝 흔들리더라고요. 그룹, 밴드라는 포맷 자체에서 기인한 것이기에 브룩햄튼 탓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감성 가득한 스타일은 화자가 오락가락하면 좀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이런 사소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인 단촐함과 서정성을 적절하게 선보였다고 생각합니다.
Vampire Weekend - Vampire Weekend
젊네요. 약간 미국 명문대 캠퍼스 잔디밭 같은 데서 되게 지적이지만 실없는 모임 하는 느낌이에요. 아메리칸 캠퍼스 청춘 라이프 느낌 낭낭합니다. 그리고 현악 사운드가 적절히 들어와서 (관악기가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챔버 팝 느낌도 물씬 풍깁니다. 트랙 간 편차, 혹은 앨범 전체적인 균형과 몰입도 관리라는 측면에서는 Modern Vampires on the City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만큼 Step처럼 최고점을 찍는 곡은 좀 아쉽고, 사운드 자체의 매력도 MVotC보다는 덜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Coin Locker Kid - The Salmon of Doubt
매ㅐㅐㅐㅐㅐㅐ우 흥미롭습니다. 사이키델리아, 사운드 콜라주, 익스페리멘탈 앨범입니다. 힙합적인 요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포크나 약간 포스트 록? 같은 요소들도 혼재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약간 환각적이고, 주술 의식 같은 느낌도 들고, 뭐랄까요, 초현실적이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고 난해한데, 한편으로는 듣기에 그렇게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듣기 어렵지 않다'와 '이해가 잘 된다'라는 아주 다르니까요. 뭔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흥미롭고, 대체 뭘까 궁금해지는 음악입니다.
추천해 주신 분들 중에 "Tinker creek.이 대체 뭔지 모르겠다", "영어 리스닝 듣는 줄 알았다"라고 말씀하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실제로 남성, 여성의 추상적이고 난해한 대화를 TTS로 읽어주고 약간의 효과음만 얹은 곡이니까, 제정신 아니긴 해요. 그런데 저는 이 트랙이 너어어어어어어어어어무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이게 음악...으로서 좋냐고 하면 솔직히 그렇지는 않죠, 음악...의 형태를 살짝 잃었으니까. 하지만 시선을 살짝 바꿔서 난해한 현대시, 실험적인 단막극, 현대 예술이라는 생각으로 들으면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 많아요. 대사를 대충 훑어봤는데, 메타적이기도 하고, 앨범에 대한 난해한 형식의 해설이라는 생각도 들고, 이 트랙이 앨범의 중요한 조각인 것 같더라고요. 청자의 입장인 것처럼 앨범에 대해 해설하기도 하고, 시를 읊기도 하고, 주제의식(인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매우 매우 흥미롭습니다. TTS와 실제 목소리의 활용도 흥미롭고, 효과음들도 대사의 내용과 맞물려서 재밌는 장치로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너무 재밌어요. 과제 때려치고 이거나 파볼까 진지하게 고민했었습니다 (그럴 수 없었지만). 물론 상술했듯 좋은 음악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데, 그냥 너무 흥미롭네요. 괜히 예술혼 불타게 만듭니다.
GZA/Genius - Liquid Swords
묵직하고 서늘하고 어두운데, 그게 너무 좋네요. 그리고 이다음에 웨싸건 듣다가 느낀 건데, 시대를 앞서갔다는 말이 정말 안 어울리는데 시대를 앞서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둑어둑한 이스트 코스트 하드코어의 원형이 확실히 우탱에 있었네요.
Westside Gunn - Hitler Wears Hermes 8: Side B
FLYGOD이나 Pray For Paris보다 재지함이 조금 진합니다. 그게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세 앨범 중 가장 좋았습니다. 단점이라면 1시간 정도 듣고 있기엔 살짝 무겁다는 점? 그래도 퀄리티가 좋아서 큰 단점은 아니었네요.
제목좀 줄여주세요 ㄷㄷ
길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기네요;;;
근데 이정도로 길 줄은ㅋㅋㅋ
진저는 아예 딥하고 우울한 느낌으로 가면 너무 좋았을 것 같음
I BEEN BORN AGAIN, LOVE ME FOR LIFE는 왜 있는지 모르겠음.
후반부는 베어페이스가 아예 캐리했고…
저도 첫 두 곡에서 아주 그런 방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좀 아쉽더라고요
그래도 세츄레이션 시리즈나 로드러너는 꽤나 분위기가 잘 이어집니다
그래서 담아는 놨는데 오늘 어쩌다가 그리젤다로 살짝 흘러서...ㅋㅋㅋ
그래도 조만간 다 들어볼 것 같네요 기대가 됩니다
The coin locker = Iris 만든사람
최근에 알았네요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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