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Times
Feb 7, 2013
Jeff Himmelman
2012년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 Channel Orange의 발매 이후, 다음 해 이루어진 뉴욕 타임즈와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의 인터뷰 <Frank Ocean Can Fly>입니다. 데뷔 초 프랭크 오션을 이해하기에 좋은 인터뷰 중 하나이며, 형식적인 인터뷰가 아닌 일종의 산문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문의 맛을 살리기 위해 의역한 부분이 있으나, 문장의 핵심은 그대로이니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프랭크 오션은 제가 렌트한 포드 퓨전1에 타고 싶지 않아 했어요 - 그것만큼은 확실했죠. 차를 주차한 뒤, 저는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그의 모던한 (modernist) 아파트 빌딩 밖에서 그를 만났고, 그는 세 대의 BMW를 위해 렌트한 주차 공간이 있는 차고로 저를 안내했어요. 그는 캐주얼한 차림이었습니다 - 회색 후드티, 청바지, 빨간 끈을 단 반스 하이탑, 야구 모자 - 우리가 그의 최신형 파란색 BMW M3를 향해 걸어가는 길에 그는 연석과 주차방지턱 사이를 가볍게 점프하며 이동했죠. 오션은 최근 위법 행위2로 인해 운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불과 몇 주 전에 대마 소지로 소환된 상태이기도 했죠. 그는 제가 운전을 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전 그것이3 그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 미국 자동차 회사 Ford 사의 중형 세단 모델
2. 대마초 흡연 운전 + 불법 창문 틴팅 + 정지된 면허로 운전
3. 자신이 운전을 못한다는 사실
그날 점심에 일찍이 있었던 저희의 첫 번째 공식 인터뷰에서 처음 5분 동안 오션은 핸드폰만 들여다보았습니다. 제가 그의 매니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관심을 얻기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저를 딱히 쳐다보지 않았죠. 그러던 중 그는 말했어요, "제 생각에 음악과 저널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냥 재생 버튼을 누르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는 "전반적으로 전 그냥 기자들을 믿지 않아요 - 기자들을 믿는 것이 제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라고 말했죠.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제가 제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랬기에 저흰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죠. (다시 현재) 전 차에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섰습니다, 그러나 Vine 길로 들어가며 방지턱을 너무 빨리 넘고 말았죠. 앞 범퍼가 도로에 갈리며 불길한 소음이 들렸고, 오션은 얼굴을 찡그렸어요. 전 혹여나 그가 절 때리진 않을까 걱정했죠. 그러나 그 날 점심에 흐르던 딱딱하고 거리감 있던 공기는 어느새 훨씬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걱정하지 마, bro," 오션은 미소를 띠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흰 다시 출발했죠.
아마 그가 신경을 쓰지 않았던 이유는 저희가 향하던 장소가 그가 정말 가고 싶어 하던 장소였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네 번째 BMW인 1990식 E30 세단이 그의 요구대로 조립되고 있는 노스할리우드에 위치한 차고로 가던 중이었거든요. 그는 사전 통보 없이 방문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정말 그들이 자신의 차를 정비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죠.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오션은 제 차에서 뛰쳐나가 차고로 향했습니다. 그의 차는 리프트 위에 있었으며, 그는 차 주위를 한 바퀴 돌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을 체크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직 25살이지만, 남의 말을 듣기보단 남들이 자기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보였습니다. 전날 밤 그의 매니저들인 크리스찬과 켈리 클랜시는 제게 프랭크는 자신이 관련된 일에 대한 결정은 모두 본인이 한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 인터뷰 중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였죠. 그들은 일의 진행만을 도와줄 뿐, 모든 일의 시작은 프랭크에게 달려있다는 말이었어요.
프랭크는 차의 뒷부분에 부착될 빛나는 금속 배기 팁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아뇨, 검정이요. 빛나는 건 별로예요." 완벽하게 정중하면서도 단호했죠. 그러자 정비공이 팁을 치웠습니다. 차의 앞쪽으로 이동했을 때 그는 어떤 문양이 그려져 있는 검은색 금속 부품을 발견했습니다. "이 문양은 뭐에요?" 그는 물었죠. "이 문양이 필요한가요?" 차고의 주인은 오션에게 아무 문양이 없는 검정 부품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어차피 엔진 작업이 끝나면 보이지 않을 부분이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죠. "보이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닌걸요," 오션이 답했습니다.
제 앞에 있는 이 사람은 2012년 가장 세심하게 구성된 음반 중 하나인 Channel Orange를 프로듀싱한 남자와 명백히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전 어떠한 상황에도 사람들이 절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환상을 갖지 않아요," 이전에 그가 제게 해주었던 말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기 위해선 다수의 의견과는 다른 위치에 서 있을 때도 있다는 거죠." 현재 조립 중인 이 BMW의 운전석은 오른쪽에 위치할 예정입니다, 그가 그 방식을 원하기 때문이죠. 또한, 엔진과 차체는 가능한 한 최대한 조용하며 가벼울 것입니다. "제가 들리지도 않을 거에요," 그가 자신의 차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아주 조용하게 (sleeper) 만들고 싶어요. 당신 바로 옆에 정차해도 옆에 차가 있는지 모르도록 말이죠" - 이때 그의 얼굴에 미소가 피었습니다 - "그리고 초록 불과 함께 저는 사라질 거예요."
작년 7월 Channel Orange가 발매되기 전, 오션은 힙합과 알앤비 씬의 sleeper4이었습니다. 그가 2011년 온라인에 무료로 배포한 믹스테이프 Nostalgia, Ultra를 통해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혹은 그가 2010년 들어간 오드 퓨처라는 로스앤젤레스의 한 집단을 통해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2011년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인 칸예 웨스트와 제이지의 합작 앨범 Watch the Throne 속 그의 보컬로 알고 있는 사람들 또한 있었습니다. 오션의 목소리는 Watch the Throne을 틀면 가장 먼저 들리는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 해당 앨범의 아티스트들이 그의 보컬에 대해 어떠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죠.
4. sleeper = 숨어있는 강자
작년 7월 4일의 이른 새벽, Channel Orange의 발매를 며칠 앞둔 시점, 오션은 그의 텀블러 계정에 - 그가 자신의 팬들과 소통하던 대표적인 장소였죠 - 자신의 새로 발매될 앨범에 대한 하나의 글을 올렸습니다. "네 번의 여름 전,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했죠. "저는 19살이었고, 그도 그랬습니다." 그 두 문단짜리 글은 그의 세심한 머릿속과 아직 치유되지 않은 마음에서 탄생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제가 사랑에 빠져있다고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희망이 없었습니다. 제 첫사랑이었고,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라고 그는 적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던져지는 기분과도 같았습니다."
미디어는 이 메시지를 즉시 그의 동성애적 성정체성에 대한 솔직한 고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오션 본인은 자신을 하나의 라벨로 정의하기를 꺼려했음에도 불구하고요. 작년 12월 진행된 GQ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흑인 음악에서 우린 수용과 관용을 얻기 위해 수많은 도약을 이루어야 합니다," 라고 밝히기도 했죠. 이러한 그의 커밍아웃에 대해 러셀 시몬스와 제이지와 같은 힙합의 거장들은 지지를 보냈습니다. 50센트와 같은 래퍼들은 그를 옹호하긴 했으나 그가 이러한 발언을 한 계기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죠. 50센트는 MTV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군가는 용감한 발언이라고 말하겠지만 누군가는 의도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가 모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션의 글이 과연 마케팅이었는지에 대한 여부를 떠나서, 그의 성정체성에 대한 미디어의 집착은 그와 그의 음악에 대한 어마어마한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7월 9일 방영된 지미 팰런 쇼에서 오션은 Channel Orange의 최고 곡 중 하나이자 한 남자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곡인 Bad Religion을 완벽에 가깝게 노래하였고, Def Jam 레코딩스가 아이튠즈로 발매한 이 앨범은, 그의 무대가 동부 지방에 공개되며 발매 첫 주 만에 무려 13만 천장을 팔아 빌보드 차트에서 2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13만 천장의 Channel Orange들이 (이 중 한 장은 제가 소장하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아이팟과 자동차 라디오로 들어가며 오션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자, 그의 성정체성에 대한 불필요한 질문들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앨범들은,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누군가의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곤 합니다. 이런 앨범들은 아주 필요한 순간에 누군가의 인생에 들어와 잠시 머물며, 지루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곤 하죠. 아주 많은 사람에게, 각기 다른 배경과 취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hannel Orange는 이러한 앨범으로 여겨집니다. SPIN이나 Paste와 같은 음악 매거진들은 Channel Orange를 올해의 앨범으로 뽑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롤링 스톤즈에선 2위였지만요. SNL에선 오션을 그들의 시즌 첫 번째 게스트로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현재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 프린스, J. D. 샐린저, 그리고 조앤 디디온과 같은 인물들과 비교되고 있기도 하지요. 이번 주말엔 제 5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총 6개의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올해의 신인,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즈와 같은 부문에 말이에요.
오션이라는 사람이 그렇듯, 이 앨범은 분명 어렵습니다. 앨범만의 확고한 이야기가 존재하고, 어느 지점에선 청자들에게 큰 집중을 요구하죠. 이 앨범을 처음 듣는 사람이 느끼기에 파티에서 틀 법한 음악은 5번째 트랙인 Sweet Life에서야 나올 것입니다. 심지어 바로 다음 트랙에 나오는 인털루드로 인해 이 감흥이 얼마 가지도 못하죠. 하지만 앨범 전체를 듣고 나면 앨범에 수록된 모든 인털루드들과 샘플들, 곡들의 배치 순서와 허세와 연약함이 공존하는 가사 속 숨어있는 이 앨범의 진정한 본질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The best song wasn't the single." Sweet Life에서 오션이 말하듯, 두번, 세번, 앨범을 듣다 보면 어느새 그에게 설득되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는 일을 왜 하며,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기자들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내놓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게 모두를 위해 좋은 것일 수도 있지요. 가끔은 가사가 이해되지 않는 노래들이 우리에게 더 깊은 울림을 주곤 합니다. 오션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그 무엇보다도 '아이디어'를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5 "그래서 이미지가 중요한 거예요," 그는 말했어요. "그렇기에 이러한 인터뷰를 할 때 간결함을 보여줘야 하는 거죠. 당신이 내 이미지를 좋게 포장하는 글을 쓰게끔 당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내 예술은 그 자체로 자명해' 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는 대부분의 일에서 간결함을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인스타그램, 그리고 텀블러의 사진을 자주 업데이트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를 공유하지는 않죠. 그는 GQ 인터뷰에서 "작가로서, 예술가로서, 전 제 경험을 공유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그 이상으로 궁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방어적인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전 제 작품에 붙는 모든 것들을 최대한 벗겨내고 싶어요."
5. "내가 파는 음악은 남들이 각자 해석하고 대입할 수 있는 '주제'에 불과하다"
얼마나 자주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제가 좋아하는 인터뷰들을 번역해서 올려볼까 합니다. 원문이 워낙 긴 글이라 여러 파트로 나누어서 올릴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굉장히 재밌고 흥미로운 글이네요 번역 너무 감사합니다!
와 마지막 부분 정말 멋지네요 잘읽었습니다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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