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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느낀다는 건..?

title: Kendrick Lamar (MMTBS)Hipoo2023.10.29 23:25조회 수 500추천수 2댓글 31

기본적으로 사람은 어느정도 무엇이든 타고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취향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그래서 이에 맞춰 대중가수나 메인스트림에선 대부분
음악에 그닥 크게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게끔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느낌의 음악을 많이 하고요.
예를 들자면, 브루노마스 같은 아티스들의 음악은 얼핏 들어도 흥이 나고
바로 삘이 오는데, 반면에 타일러의 IGOR나 다수의 익페 앨범들은
딱 들었을 때의 첫인상이 그렇게 좋았던 적은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가 결국에 이런 앨범들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취향이 어느새 쌩뚱 맞게 바뀌어서가 아니라, 아마도 '이 앨범은 기존의 음악의 형태랑은 많이 다르다'라는걸
인식하면서, 동시에 그걸 즐기려고 하면서 저런 앨범들을 차츰 느낀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난해한 앨범들을 들을 땐 일반적인 팝송들에 비해 상당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매번 느끼기도 하고요.
근데 보통 음악에 대한 인식이란게 저희만큼 이쪽 문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서야
그저 단순한 분위기 전환용의 휴식 거리로 보는 사람들이 더 많기도하고..
한 때는 저도 이쪽에 가깝게 생각하던 사람이라, 아직까지도 좀 난해한 앨범을 들으면서 
'정말 이게 좋은게 맞나? 설령 내가 이 앨범을 느끼더라도 그건 자기최면 같은게 아닐까?'하며
쓸 데 없는 걱정을 늘 하곤합니다.. 뭐, 어쨌든 나중엔 그 앨범이 진짜 좋았으니까 좋다 느끼는게 맞긴 하지만..
서론이 길었는데,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제가 하고 싶던 말은
'과연 이전에 별로라 생각했던 앨범을 그 후에야 느끼는게 정말 그 앨범에 취해서인지,
아니면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듣는다는 상황 자체에 취한 것인지'
에 대한 의문입니다.
극단적이게 보면 토탈 재내 뭐시기도 내가 느끼고자하면 끝내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 해서..
다양한 앨범을 접할수록 점점 저만의 뚜렷한 음악적 주관이 오히려 더 퇴색되가는 것만 같아 이런 글을 남겨봐요..
엘이 분들도 같은 고민 해보신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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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1
  • title: Tyler, The Creator (CMIYGL)칼물고기트럼본Best베스트
    4 10.29 23:43

    그런 불확신이 호기심으로 바뀔 때 취향이 확장되지 않나 싶네요 이게 왜 좋다는 건지, 혹은 왜 좋게 느껴지는지 내적인 근거들을 스스로 구체화 시켜보면 과연 그게 가짜 만족감이었나 판단하실 수 있겠죠

  • title: QuasimotoPushedashBest베스트
    3 10.29 23:46

    음악을 느끼는 나 자신에 취한 상황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소위 '느꼈다'라고 표현할 만한 큰 감상을 남기는 앨범들의 경우에는 진짜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요즘 들어 이전에 별로였던 앨범의 맛을 알게 되는 일을 자주 겪고 있는데, 그런 변화가 첫 감상과 최근의 감상 사이에 쌓인 나의 데이터베이스, 경험, 지식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몰랐던/찾지 못했던/중요시하지 않았던 요소들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판타노 말마따나 한 번 가지고는 좋은지 별로인지, 어느 부분이 그런 건지 알기 어려우니까요.

    이런 변화가 주관이 퇴색되는 거라기보다는 식견?과 취향이 확장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락에서 힙합, 포크까지, 비틀즈와 오션에서 나스와 제이딜라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나름대로 탐험해왔지만, 저의 선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느꼈거든요. 서사에 대한 중시나, 대중적으로 풀어낸 실험적인 사운드, 극적인 전개 등 제가 좋아하는 거는 비슷하더라고요. 그걸 바탕으로 골든 에라, 네오 소울, 익페, 트랩 등등 여러가지 음악들을 들어보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거겠죠.

    그래서 저는 이런 과정이 참 즐겁고,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작성자님도, 다른 분들도 즐거운 음악감상 하셨으면 좋겠네요. :D

  • title: Playboi Carti (2024)midicountryBest베스트
    3 10.29 23:36

    저는 취항도 개발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청자가 평소에 듣던 음악이 무엇인지, 앨범을 들을 당시 기분은 어땠는지, 어떤 환경에서 앨범을 들었는지에 따라 감상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새 앨범을 청취하는 것도 일종의 경험이고, 그렇기에 익숙하지 않던 사운드를 듣는 것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시간일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앨범을 여러번 청취하게 되면 점차 그 음반만의 분위기에 익숙해질 것이고, 새로운 감정을 느낄 준비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라디오헤드의 앨범을 처음 들을 당시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기분이 좀 우울할 때 다시 들어봤더니 너무 좋게 들리더라고요. 그때 그 음악이 좋게 들렸던 건, 상황에 취했다기 보단 제 감정과 앨범의 정서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한 음반을 여러번 듣는 것은 앨범과 나 자신의 주파수를 맞춰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 끝에 주파수가 맞게 되면, 새로운 취향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10.29 23:28

    그냥 취향에 따라 느끼는거죠

  • 10.29 23:30
    @말론더위

    근데 원래 있던 취향도 무시할만큼

    앨범에 몰입하면 또 그 앨범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어서..

    아님 그것도 원래 있던 취향인데 나중에서야 찾았다고 보는게 맞을까요

  • 2 10.29 23:33
    @Hipoo

    그렇죠. 숨겨진 취향을 찾아낸거죠. 전 원래 난해한 음악을 잘 안듣는 편인데 창겁 듣고 나에겐 난해한 음악도 취향이 있구나하고 깨닫게되네요 ㅋㅋ

  • 10.29 23:36
    @말론더위
  • 10.29 23:36
    @말론더위

    나름 해답이 되는 조언이네요ㅋㅋㅋㅋ 감삼다

  • 10.29 23:31

    취향에 맞으면 좀 더 버프가 되는 건 있는데

    취향마저 박살내는 미친 앨범들이 있슴다

    최근에 수프얀 신보 듣고 그런 너낌을 좀 받았으여

  • 10.29 23:32
    @예리
  • 10.29 23:32

    아 ㄹㅇ 저도 이 생각 자주 합니다...내가 이 앨범을 진짜 좋다고 생각해서 좋은건지 그냥 많이 듣고 익숙해져서 좋은건지...

    그래서 한번만에 느낀 앨범들이 더 소중한 것 같아요. 이것들만큼은 적어도 아무 의심의 여지 없이 나의 취향이니깐..

  • 1 10.29 23:33
    @FrankSea

    저도 님 의견에 개쌉동의함ㄹㅇㅋㅋ

    바로 느낀 앨범들이 항상 탑스터 상단에 있음..

  • 10.29 23:55
    @Hipoo
  • 1 10.29 23:34
    @FrankSea

    ㄹㅇ 근데 한 번만에 느낀 앨범이 전 거의 투메쪽이라.. 엄청 칭송받는 명반들은 한 번만에 좋은 적 거의 없었던듯 MBDTF 빼고.. ㅎ

  • 1 10.29 23:35
    @첫눈
  • 1 10.29 23:56
    @첫눈

    저도 처음엔 그랬는데 점점 음악을 들으면서 취향이 변해가는지 들으면 들을수록 명반이라고 평가 받는 앨범들 중 한번에 느낀 앨범들이 많아지더라고요 ㅋㅋ

  • 10.29 23:33

    뭔가 듣는 상황이 중요한 거 같기도 해요 블론드를 기분 좋을 때 들으면 별로고 슬플 때 들으면 좋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는 것처럼 듣는 음악은 같은데 점점 많이 듣다보면 디테일을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고

  • 1 10.29 23:35
    @첫눈

    상황에 따라 앨범이 내게 가지는 의미가 달라지니..

    아예 외적인걸 배제하긴 힘들죠

  • 10.29 23:36

    저는 잘 공감이 안되네요 그냥 좋으면 좋은거라고 생각해서

    구리다고 생각했던것들도 여전히 구린것도 있고 좋아진것도 있고

  • 10.29 23:40
    @아니

    너무 지나치게 고민하는 것도 좋진 않다 생각하긴 합니다..

    근데 안좋던 앨범이 어느순간 좋게 들리니 전 좀 의문이 생겨서..ㅎㅎ

  • 3 10.29 23:36

    저는 취항도 개발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청자가 평소에 듣던 음악이 무엇인지, 앨범을 들을 당시 기분은 어땠는지, 어떤 환경에서 앨범을 들었는지에 따라 감상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새 앨범을 청취하는 것도 일종의 경험이고, 그렇기에 익숙하지 않던 사운드를 듣는 것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시간일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앨범을 여러번 청취하게 되면 점차 그 음반만의 분위기에 익숙해질 것이고, 새로운 감정을 느낄 준비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라디오헤드의 앨범을 처음 들을 당시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기분이 좀 우울할 때 다시 들어봤더니 너무 좋게 들리더라고요. 그때 그 음악이 좋게 들렸던 건, 상황에 취했다기 보단 제 감정과 앨범의 정서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한 음반을 여러번 듣는 것은 앨범과 나 자신의 주파수를 맞춰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 끝에 주파수가 맞게 되면, 새로운 취향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10.29 23:39
    @midicountry

    취향의 변화에 대해선 생각해봤지만 새로운 취향이 생겨날거란건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었네요..ㅋㅋㅋ

  • 10.29 23:40
    @Hipoo

    생겨난다는 표현보다는 발견이나 변화가 맞을 것 같긴 하네요

  • 1 10.29 23:42
    @midicountry

    아무쪼록 이렇게 정성스레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ㅋㅋ 많은 도움이 됐엉요..!!

  • 10.29 23:42
    @Hipoo
  • 4 10.29 23:43

    그런 불확신이 호기심으로 바뀔 때 취향이 확장되지 않나 싶네요 이게 왜 좋다는 건지, 혹은 왜 좋게 느껴지는지 내적인 근거들을 스스로 구체화 시켜보면 과연 그게 가짜 만족감이었나 판단하실 수 있겠죠

  • 10.29 23:45
    @칼물고기트럼본
  • 3 10.29 23:46

    음악을 느끼는 나 자신에 취한 상황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소위 '느꼈다'라고 표현할 만한 큰 감상을 남기는 앨범들의 경우에는 진짜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요즘 들어 이전에 별로였던 앨범의 맛을 알게 되는 일을 자주 겪고 있는데, 그런 변화가 첫 감상과 최근의 감상 사이에 쌓인 나의 데이터베이스, 경험, 지식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몰랐던/찾지 못했던/중요시하지 않았던 요소들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판타노 말마따나 한 번 가지고는 좋은지 별로인지, 어느 부분이 그런 건지 알기 어려우니까요.

    이런 변화가 주관이 퇴색되는 거라기보다는 식견?과 취향이 확장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락에서 힙합, 포크까지, 비틀즈와 오션에서 나스와 제이딜라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나름대로 탐험해왔지만, 저의 선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느꼈거든요. 서사에 대한 중시나, 대중적으로 풀어낸 실험적인 사운드, 극적인 전개 등 제가 좋아하는 거는 비슷하더라고요. 그걸 바탕으로 골든 에라, 네오 소울, 익페, 트랩 등등 여러가지 음악들을 들어보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거겠죠.

    그래서 저는 이런 과정이 참 즐겁고,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작성자님도, 다른 분들도 즐거운 음악감상 하셨으면 좋겠네요. :D

  • 10.29 23:48
    @Pushedash

    이렇게 글로라도 정리하고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네요ㅋㅋㅋ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1 10.29 23:51
    @Hipoo

    내가 뭘 좋아하는지, 이 앨범의 어떤 요소가 좋았고 뭐는 별로였는지 같은 걸 간단하게라도 정리하면 좋더라고요. 저도 그래서 오듣앨 쓸 때 진짜 열심히 쓰고 있고요ㅋㅋㅋ

    뭐가 됐든 음악 잘 즐기시길 응원합니다!

  • 오 정말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는데...

  • 10.30 06:55
    @스캇을좋아하는칸예
  • 10.30 00:21

    듣다보니 들리는 멜로디들이나 구성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런 일들을 더스미스랑 엘리엇 스미스 들으면서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감상할 때 가사가 진짜 중요하다는 것을 파다 보니 계속 체감하게 되네요 우연히 가사 딱 한 줄에 꽂혀서 찾아보다보니 귀가 뚫린 아티스트도 꽤 있었습니다 이것처럼 한번 들어서는 판단이 어려운 요소들이 많다고 보기때문에 전 음악을 느낀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10.30 06:55
    @호루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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