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예 웨스트의 정규 5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2010)는 제작 배경부터 다른 앨범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2007년 어머니 Donda West 여사의 갑작스러운 사망, 약혼녀와의 이별, 808s & Heartbreak의 혹평, VMA 테일러 스위프트 시상식 난입 사건이 이어지며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은 칸예는 하와이로 도피해 건물 하나를 통채로 스튜디오로 개조하고, 앨범 작업에 사활을 걸게 됩니다.
제이지JAY-Z, 키드 커디Kid Cudi, 푸샤 티Pusha T, 존 레전드John Legend, 큐팁Q-Tip, 마이크 딘MIKE DEAN, 노아이디No I.D. 등등 최고의 참여진이 모이고, 칸예 본인도 하루에 90분씩 쪽잠을 자고 스튜디오 방을 옮겨가며 고강도의 작업을 진행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은 힙합 역사상 최고의 명반이었습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작업에 참여한 만큼, 실제로 만들어진 곡은 14곡(See Me Now 포함)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DJ Premier, 매들립Madlib, 스위츠 비트Swizz Beats 등 내로라하는 프로듀서가 만들어낸 곡들이 발매 과정에서 탈락되었지만,(이중에는 매들립의 No More Parties in LA 초안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이 시기에 공개된 곡들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칸예는 MBDTF 발매 이전 만들어둔 곡들을 털어내고, MBDTF 및 G.O.O.D. MUSIC 홍보를 위해 'GOOD FRIDAYS'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앨범 발매 몇달 전부터 G.O.O.D. MUSIC 소속 아티스트를 포함한 여러 피처링진을 모아 만든 곡들을 일주일에 하나씩 무료 공개하는 프로젝트로, 총 15곡이 공개됩니다.
이중에는 MBDTF에 포함되는 트랙들도 있었고(JAY-Z의 피처링이 포함된 POWER, Monster, Devil In a New Dress, So Appalled) Watch The Throne의 디럭스 버전에 수록된 'The Joy'도 여기서 공개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KQPyWfmKYA
https://www.youtube.com/watch?v=Emz2ciGhsXM
곡들의 퀄리티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믹싱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거나, 중간중간 아쉬운 피처링들이 있지만 무료 공개된 곡인걸 감안하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제 추천곡은 위에 걸어둔 Christian Dior Denim Flow, Christmas In Harlem 입니다.
유튜브 재생목록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N50dy1RARk1Xu1v6uuDnXHaHeMP2OMmE
다운로드 : https://mixtapemonkey.com/2637/kanye-west-good-fridays
https://www.youtube.com/watch?v=CX1oZj4OPjw
MBDTF에는 애플 뮤직(발매 당시 iTunes)에서만 독점으로 공개된 보너스 트랙 'See Me Now'가 있습니다.(이 곡은 많이들 아시죠) 그런데 발매 당시엔 See Me Now가 아닌 다른 트랙들도 iTunes 독점 보너스 트랙으로 공개될거라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중 Chain Heavy와 Power (Remix)는 앞서 GOOD FRIDAYS로 공개되었지만, 'Momma's Boyfriend' 와 'Pure' 는 결국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Pure'는 현재까지도 유출되지 않았지만, Momma's Boyfriend(Mama's Boy)는 2011년에 유출되어 칸예 미공개곡의 대명사가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uP6vs3vcwY
(아래 다운로드 링크에 고음질 버전 넣어두었으니 그걸로 듣는걸 권장합니다)
가사는 칸예의 어머니 돈다 웨스트 여사와의 관계를 다룬 내용입니다. 어린 시절 칸예는 돈다의 남자친구를 보면서 자신의 어머니를 빼앗긴다는 질투심을 느끼지만, 자신이 성인이 된 후 만난 여자친구의 아들이 칸예를 싫어하는 걸 보면서 느끼는 복잡미묘한 상황과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발매 과정에서 탈락된' DJ Premier의 곡이 바로 이 곡으로, 샘플 클리어(Billy Joel - Movin' Out (Anthony's Song)에 실패해서 발매되지 않았다는게 유력합니다.
제가 이전에 올린 글 - 칸예의 4집은 원래 808s & Heartbreak가 아니었습니다. 에서 칸예의 4집이 될 뻔 했던 Good Ass Job에 대해 다뤘습니다. 2009년에 작업된 Good Ass Job은 VMA 시상식 난입 사건 이후 MBDTF의 초안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 시기에 작업된 또 하나의 대표적인 미공개곡이 바로 See Me Again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7U8zEtHDko
(아래 다운로드 링크에 고음질 버전 넣어두었으니 그걸로 듣는걸 권장합니다. 목소리 훨씬 자연스러워요)
Never See Me Again으로도 알려진 이 곡은 칸예가 1980년대 일본 아이돌 오카다 유키코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일화를 듣고 나서, 오카다 유키코의 곡 二人だけのセレモニー(둘만의 세레모니)를 샘플링해 만들어진 일종의 자살 암시곡이라는 루머가 있습니다. 잘못된 루머라는게 정설이지만(실제로 샘플링한 곡은 Quasi - I Never Want To See You Again) 듣고 나니 좀 묘해지는 내용이긴 하죠. 이 곡은 DONDA 제작 당시 잠깐 검토되기도 합니다.
유출된 원본들은 MBDTF 특유의 오토튠으로 낮게 깔린 칸예 보컬이 들어가 있었지만, 8분 내내 그렇게 듣긴 좀 힘들어서 아래 다운로드 링크에는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편집한 버전으로 올려두었습니다.
이 밖에도 Good Ass Job ~ MBDTF 시기에 제작되었다가 다른 아티스트에게 넘어간 곡들(Rick Ross - Live Fast, Die Young / Snoop Dogg - Eyez Closed / B.o.B - Shoot Up the Station)의 칸예 솔로 버전, Mama's Boy의 Madlib 버전, 기타 데모곡들을 몇개 모아서 준비했습니다. 대부분의 곡들은 유출본보다 더 듣기 좋게 다듬어진 편집본으로 모아두었습니다 (제가 만든건 아닙니다! 크레딧 참고해주세요) - 다운로드
앞으로 Thank God For Drugs ~ Yeezus 2, So Help Me God ~ TLOP 등등 칸예의 미공개곡들을 시기별로 나눠서 다뤄보는 글을 계획 중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칸붕아 어짜피 나중에 해커들이 돈 주고 팔텐데 그냥 너가 미공개곡 좀 풀어주면 안되겠냐? 응?? 돈다2도 작년에 미완성으로 내놓고 나중에 완성시켰으면서 왜 안내는건데 tq
곳간에 곡식을 쌓아놓기만 하는 양반을 보는
노비의 심정을 느끼게해주는 칸예
제가 가지고 있는 mamas boy v1과는 또 상당히 다르네요
예추
너무 좋은 글이네요 ㅎㅎ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
압도적 감사
See me now 제가 한 5번째로 들었던 칸예 노래였는데 MBDTF인데 음원차트에 없어서 슬펐던 기억ㅇ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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