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음악

힙합엘이 줌터뷰 쉰두번째 손님 정재헌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2023.07.28 07:42조회 수 301추천수 5댓글 12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43861196

 

줌터뷰 배경사진 ep.60.jpg

 

Intro : 자기소개 & [escape!] 간략 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줌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정재헌 (이하 정) : 안녕하세요, 저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고, 밴드를 하고 전자음악을 만드는 정재헌이라고 합니다.

: 안 그래도 힙합엘이 작성글을 보니까 가장 최근에 업로드하신 글이 [escape!] 앨범 발매됐을 때 리뷰 및 컴피티션 이벤트예요.

글을 안 올리신 2년 동안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 제가 2년 동안 글을 안 올린 게 쓸 게 없는 것도 있고, 그 시간 동안 다음 앨범을 낼 계획 때문에 곡을 만들고 있었어요.

힙합엘이에서는 한국 힙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무지성으로 보거든요. 요즘 이슈는 손심바가 테이크원을 디스한 것이더라구요.

줌터뷰도 굉장히 오래하셨잖아요? 올리신 줌터뷰 글을 거의 다 봤기 때문에 나도 한 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 이전에 인디 음악사에서 인터뷰 섭외가 들어와서 인터뷰도 진행하셨다고 들었어요.

: 맞아요. 지금은 그 영상을 내려버리긴 했는데 하긴 했었습니다.

: 보통 인터뷰이 분들은 인터뷰 경험이 없으신 분들이 많은데, 인터뷰 경력이 있으셔서 오늘 인터뷰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기대가 되네요.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기 전에 정제라는 활동명으로 발매하신 [escape!] 앨범 이야기를 먼저 조금 할게요.

 

escape! - 정제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www.melon.com

 

본인의 앨범을 1에서 10으로 점수를 준다면 몇 점 정도를 주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 현재로서의 만족도는 3 정도예요. 그 앨범에 들어있는 곡들은 사실 제가 음악을 제대로 시작하고 나서 1년에서 1년 반 정도 시기에 작업한 게 대다수예요.

물론 그 때 당시에 제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퀄리티기는 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서 앨범을 돌이켜보면 그 때보다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앨범 구성은 초반부는 힙합으로 가다가 뒤로 가면 갈수록 힙합이 빠지고 락으로 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저도 앨범을 만들면서 힙합보다는 락에 더 재능이 있는 것 같아서 이번에 발표될 앨범은 거의 다 락이예요. (웃음)

다음 앨범도 정제라는 활동명으로 발매될 예정이고, 무조건 올해 안으로는 나올 것 같아요. 곡은 다 써놨거든요.

편곡, 녹음, 마스터까지만 하면 사실상 끝인데 어차피 이 과정을 제가 다 혼자하거든요.

그래서 한 달이면 끝낼 수 있는데 지금 제가 아마추어 힙합 아티스트의 앨범을 제작 및 퍼블리싱 작업을 하고 있어서 이게 끝나면 제 앨범 작업이 마무리 될 것 같아요.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Dabeull - <Don't Forget It>

 

: 다음 앨범은 보다 락킹한 사운드로 채워져있다는 것과, 올해 안으로 정재헌님의 새로운 앨범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볼게요. 가장 최근에 들은 곡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거짓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지금 제가 뭘 제일 최근에 들었나 찾고 있어요. Dabeull이라는 프로듀서의 <Don't Forget It>이라는 곡이네요.

 

 

제가 전자음악도 좋아하다 보니까 이런저런 아티스트를 찾아보다가 이 사람의 앨범 커버가 너무 강렬하더라구요.

지렁이 네 마리가 그려진 이 커버는 해당 사항이 아닌데, 다른 앨범들은 상상 이상으로 커버가 강렬해요. 가슴털의 사내와 신시사이저의 조합은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누 디스코 느낌이 나는 트랙이고, Dabeull은 프랑스 사람으로 알고 있어요. 프랑스 쪽이 전자음악으로 유명하다고 하더라구요.

이 곡을 비롯해서 Dabeull이 프로듀싱한 트랙은 안 좋은 게 없었어요.

: 다음 앨범에서는 전작의 어두운 느낌을 계속 가져가시나요? 아니면 이 곡 같은 스타일의 밝은 트랙도 들어가있을까요?

: 초반에 락킹한 사운드에서는 전작의 어두운 느낌을 이어가다가, 후반부에서 한 트랙 정도는 전자음악과 락의 중간 같은 느낌이고, 나머지 두 트랙은 완전히 전자음악으로 갈 예정이예요.

이전 앨범에서는 힙합으로 시작해서 락으로 끝났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락으로 시작해서 전자음악으로 끝나는 구성입니다.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Arctic Monkeys - <Brianstrom>

 

: 거짓말 없이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 1주일 정도를 기준으로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Arctic Monkeys의 <Brianstrom>이에요.

 

 

Arctic Monkeys는 정말 특이한 밴드예요.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이라는 펑크 장르를 이어가는데, 보컬이 말하고 발성하는 건 되게 힙합적이예요.

실제로 이 사람이 Wu-Tang Clan을 존경한다고 이야기도 했구요. 그런 힙합적인 부분을 차용했다고 언급했고, 그래서인지 곡을 들어보면 라임이 다 맞아요.

요새 옛날에 들었던 노래들을 다시 들어보고 싶어서 찾아서 들어보다가 이 밴드의 음악이 나와서 최근에 가장 많이 듣게 되었네요.

이 곡이 Arctic Monkeys의 2집에 수록되어 있는데, 전작을 포함해서 에너지 넘치는 트랙들이 많아서 자주 듣게 되는 것 같아요.

Arctic Monkeys의 1집과 2집을 비교했을 때는 저는 1집을 더 좋아해요. 전반적으로 구성이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하지만 2집에서는 추천한 <Brianstrom>을 비롯해서 꽂히는 곡들이 더 많구요.

: 보통 곡을 들으실 때는 앨범 단위로 들으시나요?

: 보통 앨범 단위로 듣는데 끝까지 다 돌리지는 않을 때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1번 트랙부터 듣는 게 아니라 제가 듣고 싶은 트랙부터 끝까지 돌린다던지..

앨범이 나름대로 그 안에서 표현하고 싶은 게 분명히 있을테니까 개별 곡보다는 앨범 단위로 청취하는 편이에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Porcupine Tree - [In Absentia]

 

: Arctic Monkeys의 2집 수록곡을 추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할게요.

나만 알고 있는 노래인데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 나만 알고 있는 노래는 고르기가 정말 빡세더라구요. 나만 알고 있지는 않을텐데 사람들이 은근히 모르는 노래 정도는 될 것 같아요.

Porcupine Tree의 [In Absentia]라는 앨범이고, 저도 이 아티스트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해요.

뭐라고 설명하기 애매한 포스트 락이라는 장르가 있는데, 대충 뭉뜽그려 말하자면 엄청 현학적이예요. 사운드가 굉장히 꽉 차 있고, 별별 소리 다 나고..

이 앨범에서는 Porcupine Tree가 포스트 펑크와 메탈이라는 장르를 접목했구요. 하지만 결국에는 포스트 락이다 보니까 앨범 안에서 사운드가 계속 바뀌기는 해요.

제가 제일 많이 들었던 곡은 <Trains>이고, 이 노래의 잔잔한 초반부에 속으면 안 돼요. 나중에는 또 빡세지기 때문에..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이랑 포스트 락이랑은 또 느낌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전자는 Kanye West의 [Yeezus] 같은 단순한 느낌이라면 후자는 갈 때까지 간 Kanye의 5집 같은 느낌인거죠.

: 전자가 단순함의 미학을 다시 부흥시키고자 했다면, 후자는 난해함의 끝까지 달려보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던 거네요.

또 이 앨범은 후자에 속하다 보니까 커버에서도 머리 아픈 듯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있네요.

: 맞아요. 얼굴 시퍼래져가지고.. (웃음)

: (웃음) 여담인데 이런 락이나 전자음악도 좋아하시니까 포락갤도 하시나요?

: 글은 몇 번 올린 적 있었는데 저는 포락갤보다는 힙합엘이를 더 많이 들어가는 편이예요.

힙합엘이는 눈팅은 10년 하고, 아이디를 만든지는 거의 9년이 됐어요. 그러다보니까 힙합엘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는 게 저한테는 너무 익숙해진 거죠.

되게 재밌는 분들도 많았었는데, 지금은 어디 가셨는지 잘 안 보이네요. 힙합엘이의 LEGACY가 남아 있어야 하는데.. 남자인데 귀여운 척하는 분도 갑자기 기억이 나네요.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Suede - <Beautiful Ones>

 

: (웃음) 저랑 힙합엘이 입사 동기시네요.

잔잔한 초반부에서 사운드가 점차 추가되면서 강렬한 후반부가 연출된다고 말씀해주셨고, 포스트 락 장르의 [In Absentia] 앨범을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라이브 공연 가시는 걸 즐겨하시나요?

: 몇 번 가봤는데, 저는 집에 있는 게 좀 더 편하더라구요. 작은 공연이었지만 제 노래로 라이브를 해 본 경험도 있어요.

밴드 셋을 구성해서 한 번, 힙합엘이에서 자체적으로 공연한다고 해서 한 번, 이렇게 총 두 번인데요.

후자는 노래를 부르러 온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노래만 부르고 나왔고 전자는 제가 기타도 직접 메고 있다 보니까 되게 재밌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관객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되지만, 제 노래를 듣는 사람이 있기는 있더라구요. 불러만 주신다면 공연은 어디든지 가죠.

다음 앨범은 전작보다 훨씬 더 좋을 것이라는 제 나름대로의 자신이 있어서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라이브를 가시는 건 그렇게 선호하는 건 아니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럼에도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 Suede라는 밴드의 <Beautiful Ones>라는 곡입니다. 정말 좋아요.

 

 

이 밴드는 음악성이 정말 좋은데 과소평가되었죠. 그런데 음악성을 보여주려는 앨범은 다 쪽박이 나고, 이제부터 우리 밝고 경쾌한 음악하자라고 마음 먹은 음반은 말도 안 되게 대박이 나서 유명해진 밴드예요.

<Beautiful Ones>는 정확히 돈을 벌 것이라는 목표 하에 제작된 앨범에 수록된 곡이고, 사운드만 들어도 그런 포인트들이 느껴지죠.

Suede가 음악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던 앨범은 평점 사이트 같은 곳을 서치해보면 상업적인 앨범보다 100위 단위로 높아요.

그들의 음악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표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돈 버는 음악을 하는 게 나쁘지는 않았어요. 왜냐면 이것도 좋거든요.

제가 만약에 Suede처럼 상업성과 음악성을 놓고 고민을 하는 쪽이라면, 저는 후자를 선택할 것 같아요. 음악을 하더라도 돈을 다른 걸로 벌면 되니까요.

제가 대학을 다니는 이유도 딱 하나거든요. 음악 말고도 돈을 벌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두자. 근데 그것이 음악과도 관련이 있다면 너무 좋겠다.

지금 전공은 경영-경제인데, 목표는 전기 기사 쪽 자격증을 따서 음향 기기를 다루어 보고 싶어요. 물론 기사 자격증을 따기 어려운 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웃음)

음악 안 되면 이걸로 돈 벌다가, 또 음악 만들고.. 저한테는 음악 작업이 취미 이상이라고 생각이 돼요.

: 마인드가 되게 건강하시네요. Suede의 <Beautiful Ones>를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를 골라주셨는데, 왜 듣고 싶으신지 이유도 한 번 말씀해주시나요?

: 이유는 별 게 없는데, 이 밴드가 런던에서 라이브를 한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근데 이게 정말 너무 멋있더라구요.

 

 

흔들리는 카메라 연출이라든지 습한 공연장 환경이라든지.. 땀 흘리면서 노래를 부르는 보컬도 섹시한 감성이 있구요.

이런 느낌이 너무 멋있어서 저도 관객 중 한 명으로 공연을 즐겨보고 싶었어요.

: 지금 관객들을 보면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는 사람이 없는데, 공연을 눈과 귀로 즐기기보다 촬영 목적으로 오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 제가 공연을 한다면 저의 역할은 공연 자체인 것 같아요. 듣는 사람들이 뭘 하는지는 본인이 정하는 게 더욱 바람직하다고 봐요.

밝은 음악인데 자살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을 해도 OK. 관람 및 해석은 다 청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Justice - <TThhEe PPaARRrTYY>

 

: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과 관련된 노래인데요. 라이브 가는 걸 크게 안 좋아하시고 내향인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여행 가시는 건 어떠신가요?

: 여행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래도 1년에 두 세번 씩은 가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간 여행은 강릉이였어요.

남자인 친구와 둘이서 가서 강릉 가서 바다, 문화제, 습지를 보고 왔습니다. 사진을 찍는 친구였어서 그 친구가 사진 찍는 거 예쁘네.. 하고 보는 정도?

기억에 남는 여행은 제가 몽골을 한 번 갔다온 적이 있어요. 중학교 때 체험학습 느낌으로 간 여행이었는데 알고 보니 교회에서 주최한 거였어요.

그래서 밖에 못 나가고 몽골의 교회 안에서 계속 성경 공부만 하고, 심지어 되게 인터내셔널한 교회라서 제가 할 수 있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를 빡세게 학습만 하다가 왔습니다.

몽골 여행을 빙자한 어학 연수였던 거죠. 2주 코스였는데 딱 하루 나가서 말 타고, 산 오르고, 양고기도 먹고, 몽골의 지평선도 한 번 구경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죠.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웃음)

: (웃음) 몽골 학원 잠깐 갔다오신 거네요. 마지막 여행과 기억에 남는 여행을 각각 언급해주셨고 여행에 관련된 노래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 제가 여행을 많이 안 다니다보니까 여행을 가도 딱히 대단한 걸 듣지는 않아요. 그래도 한 곡을 고르자면 Justice의 <TThhEe PPaARRrTYY>입니다.

 

 

여행을 갔으니까 잔잔한 노래를 듣고 싶어서 앨범을 돌렸는데 사실 크게 잔잔하지도 않더라구요.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여행 가면서 플레이리스트를 듣다 보니까 이 앨범이었던 것 같아요.

노래가 되게 또 좋아요. Porcupine Tree처럼 이 잔잔함에 속으면 안 됩니다.

보컬로 참여하신 분은 누군지 정확히 모르는데, 찾아보니까 일본-영국 혼혈의 Uffie라는 아티스트였네요.

: Justice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게 Frank Ocean의 <Dear April>도 Justice 리믹스 버전이 있잖아요?

 

 

제가 되게 좋아하는 트랙인데 이 곡을 들으니까 제가 좋아하는 Justice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네요.

혹시 모르셨다면 한 번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베이스 딱 들어자마자 바로 생각났어요.

: 꼭 들어볼게요. 아.. 진짜 앨범 좀 내지. 이 정도면 DEAN보다 더 해요. 둘 다 싱글만 조금씩 내고..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Grimes - [Art Angels]

 

: 이게 안 낼 수는 있는데 앨범 예고를 살살 하면서 결과물이 안 나오니까 더욱 애타는 것 같네요.

여행과 크게 관련은 없지만 여행을 가시면서 들었던 기억이 나는 Justice의 곡을 추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 제가 정말 극한의 노잼 라이프를 사는 사람 중 한 명이거든요.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는데 밖에 나가는 것도 크게 안 좋아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취미는 기타를 딩가딩가 친다, 할 게 없으니까 미디를 연다, 밖에 산책을 조금 한다, 누워서 유튜브 무지성으로 보는 거 밖에 없어요.

그나마 산책할 때 듣는 곡들이 있는데 무지성으로 밝은 노래를 듣고 싶을 때 Grimes의 [Art Angels] 앨범을 많이 들어요.

그 중에서도 전반부 트랙들이 더욱 끌리는데 <California>나 <Belly of the Beast>를 꼽고 싶어요.

 

 

: 저랑 되게 비슷한 라이프를 즐기시네요. 저도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고 밖에 나가는 걸 크게 선호하지 않거든요.

주변에서 '너는 무슨 재미로 사냐?'라는 말을 많이들 하시지 않나요?

: 정말 많이 들어요. 거기다가 여자친구랑 헤어진다? 그럼 '넌 이제 어떻게 하냐?'라는 시선으로 많이들 보시죠.

여자친구 유무는 오늘 헤어졌어요.. 하지만 별로 데미지는 없는 게 제가 헤어지자고 했어요.

: 갑자기 숙연해지네요.. 힙합엘이의 저주를 받으신 게 아닌지? (웃음)

: 오히려 좋아.. 혼자가 편하더라구요. 저는 <California>에서 후렴구가 나올 때가 특히 좋아요.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앨범은 전반부가 마음에 들어서 전반부 위주로 많이 듣고, 또 제가 산책을 오래하는 편이라 앨범을 한 두 개 정도는 준비해놓는 것 같아요.

집 앞에 공원 같은 게 있어서 노래를 틀어놓고 앞에 볼 게 있으니까 앨범 돌리기 좋더라구요.

Grimes는 NME라는 영국의 인디밴드를 좋아하는 잡지가 있어요. 그 잡지에서 이 앨범을 2015년 최고작으로 뽑길래 얼마나 좋은거야? 하면서 듣게 되었어요.

근데 들어보니까 진짜 좋더라구요. 적당히 락적인데 여러 장르가 다 들어있어요. 목소리가 살짝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Stereophonics - <Maybe Tomorrow>

현재) The Rah Band - <Message from the Stars>

미래) Kanye West - <Black SkinHead>

 

: 일론 머스크의 부인 Grimes의 곡을 산책할 때 듣는 노래로 뽑아주시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세 가지 테마를 전부 골라주셨나요?

: 다 골라보았고, 과거 먼저 소개하자면 Stereophonics의 <Maybe Tomorrow>입니다.

 

 

옛날에 힙합만 들었을 때 이 곡을 접하게 됐는데, 이상하게 이 곡이 힙합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기들이 샘플처럼 사용된 느낌이 들더라구요.

뒤에 깔리는 둔~닷 둔~닷 하는 허밍 사운드가 차핑한 것처럼 계속 나오거든요.

앨범 커버는 되게 오묘한 느낌을 줘요. 잔을 기울이고 있는 형제와 포커 카드.. 뭘 의미하고 있는지는 당최 모르겠네요.

원래는 힙합을 되게 좋아했었고 락은 조금만 파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락의 비중이 힙합보다 좀 더 커졌죠. 물론 힙합도 많이 듣습니다.

락 입문할 때 들은 노래는 Radiohead 같은 밴드의 곡이었는데, 이상하게 요즘은 잘 안 듣게 되네요. 최근에 들을 작품이 너무 많다 보니까는..

정말 유명하고 좋은 걸 알지만 '이것만 듣고 나중에 들어야지..'라는 생각이 항상 들어요. 어렸을 때 워낙 많이 듣기도 했구요.

: 은근히 클래식한 앨범들이 많은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는 주기가 그렇게 짧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Kanye West의 5집이 너무 좋은 앨범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앨범 단위로는 잘 안 듣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들을 때마다 감탄하면서 확실히 잘 만든 앨범은 때깔이 다르다는 걸 느끼곤 합니다.

: 그렇죠. 들을 때마다 눈물 흘리고.. <Runaway> 후반부에 나오는 디스토션 섞인 Kanye의 보컬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로 넘어가서 요새는 80년대의 디스코스러운 스타일의 음악이 다시 뜨고 있는 것 같아요.

The Rah Band의 <Message from the Stars>라는 곡을 골라보았고, 어떻게 보면 이런 음악들이 다 전자음악에 속해 있잖아요.

 

 

최근 전자음악이 뜨는 흐름을 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The Weeknd의 영향력이라고 볼 수 있죠.

이 곡을 추천하게 된 다른 이유는 이 트랙을 Dabeull이 리믹스하기도 했어요. 이것도 정말 맛깔납니다. 곡 시작부터 참 맛있죠?

 

 

게슴츠레한 시선으로 우리를 보고 있을 것 같은 선글라스와 대놓고 드러내는 가슴털..

하지만 음악은 포화지방이 쌓이지 않을 것 같은 적당한 느끼함을 선사하는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Dabeull의 곡의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신시사이저 솔로가 꼭 나와요. 짧기 때문에 이 곡을 들으셨다면 꼭 끝까지 듣는 걸 추천합니다.

Dabeull의 바이브와 Rude Jude의 멋드러진 신스 솔로까지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곡입니다.

Sped Up 버전도 들어보았는데 좋기는 하지만 전부 애니메이션 그래픽이 영상에 포함되어있더라구요.

애니메이션에 큰 관심이 없어서 영상에 큰 공감은 못 했습니다.

: 한 곡을 세 가지 버전으로 들어보았고,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 저는 미래에는 결국 힙합과 락만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Kanye West의 <Black Skinhead>를 골라보았습니다.

 

 

찢어지는 락킹한 사운드와 힙합이라는 장르가 결합된 걸 아주 잘 보여주는 예시인 것 같아요. 이 곡도 뮤비가 정말 기괴하죠.

Kanye West는 음악만 좋아하는 편이예요. 인간 됨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앨범 중에서는 [Yeezus]를 제일 좋아합니다.

이런 식의 장르만 살아남는다는 의미는 아니고, 이 곡처럼 툭툭 던지는 듯한 음악이 주류가 될 것 같아요.

툭툭 던진다는 건 아무 의미 없는 가사를 내뱉는다기보다는 대충 만든 듯한데 자세히 보면 엄청 잘 짜여진 음악들이 있잖아요?

국내 힙합에서는 [FREE THE BEAST]가 딱 이런 질감인 것 같아요.

곧 나올 저의 앨범에서도 이런 전자음악 Shit으로 무장한 곡이 하나 있기도 하구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언니네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

 

: 미래에는 사운드적으로는 락, 힙합이 짜임새적으로는 대충 만든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잘 만든 트랙들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질문인데요.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이 질문을 고르기가 제일 힘들었는데, 그래도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를 골라보았습니다. 오늘 한 곡을 고르자면 <아름다운 것>이예요.

 

 

제가 이 앨범을 18살 정도에 듣게 되었는데 힙합만 평생 듣다가 이런 음악을 접하니까 너무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저랑 음악 같이 하던 형이 '넌 랩에 재능이 없다, 노래를 해라'라고 말하던 시절이고, 저도 그 부분을 동감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밴드 음악을 서치하다가 언니네 이발관을 접하게 되었는데, 노래를 잘 부르는 건 아닌데 음악과 가사를 기가 막히게 만들고 쓰는 것 같아요.

이 앨범과 [킁]은 정말 인생 앨범이라고 할만큼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 앨범 [escape!]에서도 [킁]의 영향이 짙게 묻어나오는 트랙들도 몇몇 있구요.

<아름다운 것>을 고른 이유는 <산들산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트랙들은 슬픔이 들어가 있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아름다운 것>은을 듣고는 슬픈 건 슬픈 것이지만 그래도 담담히 이겨낸다라는 느낌을 받았아요.

<산들산들>은 완전한 극복, <아름다운 것>은 중간 정도의 극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웃음) 지금 제 상태는 전자와 가깝습니다.

제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듣는 노래들도 살짝씩 바뀌는데 제 기분이 좋다 싶으면 밝고 경쾌한 노래를, 기분이 조금 다운되었다 싶으면 쏜애플 음악들을 듣죠.

그러다가 완전히 밑바닥으로 내려가면 [가로사옥]을 한 번 돌리는 편이예요. 힙합과 락을 동시에 듣다 보니까 확실히 들을 수 있는 앨범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더라구요.

힙합만 좋아할 때는 아는 게 소울 컴퍼니, 빅딜이나 외국 힙합에서 유명한 Wu-Tang Clan, 2Pac 등을 삼촌이 준 CD를 통해서 듣곤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락 음악을 듣기 시작하니까 확실히 더 많은 음악을 청취하게 되더라구요.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 <아름다운 것>을 통해 잔잔한 위로를 받으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인터뷰 직접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재밌어요. 재밌습니다?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인디 음악사에서 진행했던 인터뷰는 아무래도 앨범 관련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조금 딱딱했다면 줌터뷰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 취향을 자유롭게 얘기하는 거니까 편하고 재밌게 대답할 수 있더라구요.

: 인터뷰 즐겁게 참여해주셨다고 하니까 저도 너무 기분이 좋네요. 다음 앨범은 올해 안으로 발매한다고 하셨는데 언제쯤으로 예상이 되시나요?

: 한 10월쯤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 때 되면 힙합엘이에도 한 번 홍보하러 가야죠. 배너는... 생각보다 너무 비싸더라구요.

글은 남기겠지만, 배너는 생각해봐야 될 것 같아요.

: 다가올 새 앨범을 듣는 날을 기다리면서 오늘의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Skit 1 : 80년 전통의 전자음악 맛집 박대불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이야기를 하던 중 . . .) 근데 Dabeull은 어떻게 읽는 건가요? 대불인가요?

: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한국어로 읽게 되면 누가 봐도 대불이기는 해요. 어감이 박대불 이러면 살짝 근엄 있어 보이잖아요?

약간 80년 전통의 3대째 내려오는 전자음악 맛집 느낌도 나면서.. (웃음)

: 이름만 봐도 믿고 듣게 되네요.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신고
댓글 12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아이콘] Eminem, Starboy, A Great Chaos 아이콘 출시20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4.07.16
[공지] 회원 징계 (2024.07.02) & 이용규칙12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4.07.02
화제의 글 음악 다들 LP를 들을 때 난 카세트를 듣지9 SoulStage 13시간 전
화제의 글 그림/아트웍 기억나는대로 드레이크 그려봤습니다14 솔난조르겐 14시간 전
화제의 글 음악 개인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붐뱁 앨범8 title: Aminéamineminem 21시간 전
157171 일반 유토피아 트랙리스트1 title: Playboi Carti (WLR)ටㅅ 2023.07.28
157170 일반 갑자기 내한 하시는 노엘 겔러거16 title: Eminem (Slim Shady)EastBrit 2023.07.28
157169 음악 billy woods 같은 사람들이 잘 모를만한 좋은래퍼 더 있나요??7 11.19.18 2023.07.28
157168 음악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정주행중 title: Kanye West (Vultures)Alonso2000 2023.07.28
157167 음악 never was wrong 재등록되면서 가사 어떤부분이 바뀐건가요?1 title: Frank Ocean - channel ORANGEbandy 2023.07.28
157166 일반 뉴진스 롤라팔루자??? 이건 뭐임3 title: Eminem (Slim Shady)EastBrit 2023.07.28
157165 일반 Travis Scott [UTOPIA] 또다른 앨범아트14 title: Playboi Carti (King Vamp)GolfKing 2023.07.28
157164 일반 가입인사😁(3x3 탑스터)9 title: Young Thug로데오 2023.07.28
157163 음악 포말은 락스타에서 팝스타가 되었네요 포스미드사고싶다 2023.07.28
157162 일반 스캇 역대 평점5 title: Dropout Bear말론더위 2023.07.28
음악 힙합엘이 줌터뷰 쉰두번째 손님 정재헌님 인터뷰12 title: Quasimoto공ZA 2023.07.28
157160 일반 Soulja Boy의 생일입니다! 😍7 생일봇 2023.07.28
157159 일반 퀘이보, 테이크오프의 사후 앨범 발매 예고 title: Playboi Carti (WLR)BlackMatter 2023.07.28
157158 음악 이게 무슨 차이인가요3 예림 2023.07.28
157157 일반 뉴진스 신보에 대해서13 withoutme 2023.07.28
157156 음악 포말 막곡 개인적 커리어 최고의 곡3 조이밷애즈 2023.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