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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힙합의 접점을 찾아서 #5-1 Kamasi Washington [The Epic]

title: Kendrick Lamar (2)sk8brdK2021.03.16 19:35조회 수 494추천수 7댓글 12

오늘은 드디어 Kamasi Washington을 향해 갑니다.
아마 힙합에서 출발해 재즈로 향하는 이번 항해 시리즈 중에서 가장 멀리 재즈의 바다로 가는 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의) 오늘은 다른 편에 비해 조금은 진지충 같은 자세로 임할 것입니다.
이 번에 이 앨범을 감상하면서 생에 몇 안되는 압도적 카타르시스를 느꼈기 때문이죠.

(사람이 형용할 수 없을 만한 규모의 아름다움을 맞닥뜨렸을 때, 몸이 굳고 눈에 저절로 눈물이 맺히는 경험 다들 있으시죠?)

Kamasi는 재즈 씬에서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이자 재즈의 미래를 짊어질 인물로 평가받곤 합니다.
그는 LA 출신의 음악가입니다.
LA라는 도시 혹은 넓게 캘리포니아를 떠올려 봤을 때,

이 여유로움이 넘치는 서부의 해안가는 장르의 출발점, 발원지라는 이미지보다는

오히려 어떤 거대한 음악적 용광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지에서 발생한 장르 음악들은 이 곳으로 흘러들어와 한 데 뒤섞여 듣도보도 못한 새로운 독창적 예술로 재탄생이 되었습니다.
펑크락은 이 곳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아 세컨 웨이브를 시작했고, 뉴욕에서 시작된 힙합 역시 이 곳으로 들어와 G-Funk라는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 했습니다.

 

많은 음악가들이 모여드는 이 곳에서 하드밥의 대명사 Art Blakey와 갱스터 랩의 대명사 N.W.A.를 좋아하던 어린 Kamasi는
연주자이자 음악 교사였던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음악가의 꿈을 갖게 됩니다.
어린 Kamasi의 동네 친구들 중에는 앞전에 소개드린 Thundercat, 그의 형 Ronald Bruner, Jr., 재즈 피아니스트 Cameron Graves가 있습니다. 물론, 이들은 음악적 동료로서 함께 성장해나가죠.
이들의 음악 행보를 바라보면 무슨 소년 점프에서나 볼 법한 전개입니다.
각기 다른 악기를 다루는 동네 친구들끼리 '우리 정상에서 만나자'와 같은 성장형 모험기.

이들은 의기투합해 나간 콜트레인 음악 대회에서 무려 우승(!)을 거머쥐며 씬의 주목을 받았고, 그 인연으로 또 한 명의 동년배 음악 천재, 콜트레인 집안의 후손 Flying Lotus를 만나게 됩니다.

 

1558601010317.jpg
(그래 Brainfeeder두목 플라잉 로터스. 그 인간이 바로 존 콜트레인 집안 종손이다.
이봐라~ 이봐라 그런 정보력으로 무슨 앨범 리뷰를 한다고?)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의 리뷰할 앨범은 레이블 Brainfeeder의 도움으로 발매한 Kamasi 첫 메이져 데뷔 앨범 The Epic입니다.

81uCFcru8iL._SL1500_.jpg

(띵반의 포스)


서사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총 세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합 165분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자랑합니다.

그야말로 대서사시.
앨범의 참여진 또한 밴드 구성만 그의 세 동료를 포함한 12명의 빅밴드,
게스트로 참여한 아티스트 4명, 앙상블 23명의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볼륨당 한시간 남짓한 플레잉 타임이므로 시간적 여유가 없으신 분들은 한권씩 감상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Vol. 1 The Plan ;  계획
Kamasi 음악의 핵심 화두는 "One Music"입니다.
'내가 접한 음악은 다 다른 장르처럼 보여도 결국은 하나의 음악이었고, 그러므로 나는 그 하나의 음악을 표현한다.'라는 마인드 덕에 그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협업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LA 음악 씬의 특성과도 잘 닮아있죠?
(물론 이러한 그의 음악적 특성 때문에 난잡한 음악이라 혹평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의 이러한 마인드가 가장 고스란히 베어있는 게 이 1권입니다.
저의 얕은 음악 스펙트럼으로는 가늠조차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장르적 특성이 녹아있다 느꼈습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Cameron의 시원 시원한 건반 터칭과 함께 색소폰과 트럼펫의 에너지 넘치는 연주가 매력적인 'Change of the Guard'는 이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올려줍니다.


두번째 곡 'Askim'의 주인공은 단연 썬더캣입니다.
연주력이 출중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솔직히 이 정도 수준인 줄은 정말 몰랐네요. 놀랍습니다.


1권에서는 영상으로 두 곡 정도 소개를 드리고 싶은데 먼저 'Isabelle'입니다.
https://youtu.be/7DzHAxd7_PA

 

익숙한 힙합 스타일의 드럼 리듬과 어쿠스틱 업라이트 베이스 소리를 바탕으로 색소폰과 트럼본, 피아노가 솔로 플레이를 주고 받는 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앨범 내에서는 가장 힙합적인 색깔이 잘 묻어나는 느낌이어서 영상으로 소개 드려봤습니다.

제가 재즈를 잘 몰라도 이것은 분명 제가 듣던 흑인 음악의 색깔이 맞습니다.


'Final Thought'은 신나게 달려나갑니다.

순간 순간 아! T-Square가 퓨전 재즈가 아니라 정통 모던 재즈를 했다면 이런 느낌이었을까하는 지점들이 있네요. 흥미롭습니다.


'The Next Step'은 1권에서 가장 감미로운 스타일의 Kamasi 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 또 그낭 무던히 지나가는 곡으로는 절대 냅두지 않습니다.

썬더캣의 베이스가 혼자서 막 달렸다가 또 느리게 맞춰줬다 변칙적으로 운용이 되면서 묘한 텐션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업라이트 베이스와 물흐르듯 바톤 터치.

그리고 언제인지 눈치도 못 채게 슬그머니 끼어드는 건반 악기들. 그에 따라 고조되는 색소폰의 텐션...

와... 이것이 재즈의 매력일까요.


1권의 마무리이자 하이라이트 'The Rhythm Changes'.

https://youtu.be/OkLz4MyDmuE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배순탁 작가는 The Epic의 2시간 44분이 부담스럽다면 이 곡 하나는 반드시 들으라고 했더군요.

이 곡은 저에게는 Kamasi Washington이란 이름을 알게 해준 곡이기도 한데 팝과 알앤비 보사노바 애시드 재즈가 맛있게 잘 섞인 정말 매력적인 곡입니다.

Kamasi Washington 음악을 듣는다면 다른 건 안 들어도 이 곡은 안 들어보실 수 없으실 거에요.

마치 드레 박사님으로 치면 Still D.R.E같은...

짙은 여운을 주면서 이렇게 1부의 막은 내렸습니다.

 

(2편에서 계속)

https://hiphople.com/19897139

 

앨범의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소개드리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글을 반으로 잘랐습니다.

영문판 위키피디아에 The Epic(Album) 항목으로 가셔서

Personnel 단락을 참고하시면 감상에 많은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소중한 댓글들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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