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좋아하는 것보단 잘 하는 걸 업으로 삼는 게 좋다.”
내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다. 그 당시엔 이 말에 의문점이 많았으나 지금은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고개를 들어 키드 커디를 보자. 자기가 하고 싶은 락하겠다고 만든 앨범의 꼴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들으면서 욕이 나오는 앨범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감탄사로써, “ㅅㅂ 미쳤네”가 나온 앨범은 있지만 찐텐으로 빡이 쳐서 욕이 나온 건 처음이다. 그래서 정주행을 겨우 마치고 새벽에 내가 뭔 짓을 한 건가 의자에서 15분동안 멍 때렸다.
1. 키드 커디의 목소리
키드 커디는 목소리 하나만으로 따지면 사기캐릭이다. 그가 만든 Man on the moon이 PBR&B의 태동을 알리는 동시에 충격을 준 걸 생각해보자. 그 앨범의 분위기의 반은 키드 커디의 목소리가 해먹는다. 비트 또한 우주적이고 몽환적인데 키드 커디 목소리는 더더욱 그렇다. 어딘가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그런 목소리. 듣고 있으면 공중부양할 것 같은 기분.
근데 이 목소리가 과연 메탈과 어울리냐 묻는다면 절대 아니다. 키드 커디의 목소리는 몽환적이고 낮고 먹먹하게 울리는 느낌인데 이게 메탈에 어울리기는 할까. 기본적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거다. 애초에 시작부터 성공하는게 어려운 조합이다.
2. 의미 없게 많은 곡 수와 스킷
앨범 퀄리티 개똥망인데 길기까지 하다. 91분이면 짧은 영화 한편이다. 곡 수가 26곡이다. 곡 퀄리티 자체를 차치하고 앨범 내에서 정말 필요한 트랙만 골라보면 몇 개가 걸러질까 생각해보았지만 그랬으면 앨범이 발매가 안 되었겠지.
그리고 스킷. 진짜 의미없게 많은데 길다. 트랙 한 서너개 정도? 마다 한번씩 나오는 것 같은데 이게 뭔가 싶다. 과연 필요한 스킷일까, 하는 생각이 들으면서 계속 든다. 락을 하고 싶으면 락을 하는게 맞는데… 사운드는 락인데 트랙 구성은 힙합처럼 해 놓은 느낌이다. 스킷 자체가 힙합에선 정말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앨범의 유기성을 적절히 맞춰주는 동시에 청자에게 환기점과 쉬는 구간까지 제공한다. 근데, 완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적어도 메탈 사운드의 앨범이라면 속도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쉴 땐 쉬더라도 달릴 땐 주저없이 트랙이 달려줘야 한다. 근데 ㅅㅂ 이건 그냥 뭐 곡도 신나지 않는데 중간중간에 스킷이 툭 튀어나와 없던 흐름까지 막고 그 위에 댐까지 건설하는 기분이다.
3. 성의없는 곡 구성
일단 곡 하나하나가 재앙이다. 기승전결이 하나도 없는 느낌. 곡 하나에서도 나름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뭔가 싶다. 아니 키드커디의 보컬이나 멜로디 라인이 변화가 없으면 뒤에 비트라도 좀 제 일을 해야지 기타 리프마저 그 지랄이 나면 어쩌냐 진짜.
4. 더 성의 없는 비트 및 프로듀싱
이게 3번과 이어지는 문제인데 키드 커디 혼자서 똥 싸질렀나 하면 절대 그렇다 할 수 없는 게 애초에 일렉 기타 루프, 비트가 개똥망이다. 키드커디가 아니라 정말 락 쪽의 엄청난 재능이 와도 이 비트는 못 살릴 정도로 형편없다. 이건 비트를 못 찍은 게 아니라 그냥 안 찍은 수준이다. 기타 리프에서 적어도 뭔가 괜찮은 리프 하나라도 하겠다는 그런 성의조차 보이지 않는다. 코드 자체의 변화조차 거의 없는 수준. 키드커디 멜로디라인도 변화가 없고 기타루프조차 변화가 없으니 앨범을 다 듣고 곡을 생각해보면 90분동안 코드 하나로만 기타 치면서 소리지른 느낌이다.
이건 솔직히 프로듀서가 손 놓았거나 안티 둘 중 하나일 듯하다.
키드커디 : 아 락 앨범 만들건데 락 사운드 비트 없냐
프로듀서 : 키드 커디가 락 앨범을 만든다고? 그게 과연 괜찮을까?
키드커디 : 이 노래 어떰? 내가 방금 녹음한거임
프로듀서 : 아 망했네 ㅅㅂ 당신은 락이랑 안 어울려요 그냥 힙합이나 하ㅅ..
키드커디 : 아 락 할거야 ㅃㅐ애ㅐㅐ애애ㅐ애ㅐㅐㄱ
프로듀서 : ㅅㅂ
이렇게 돼서 프로듀서가 작정하고 대충 찍거나 ㅈ망해서 안 팔린 비트만 쫘악 모아서 던진 게 아닐까 싶은 느낌.
5. 2CD
CD 1 하나로도 벅찬데 이 앨범은 무려 2 CD이다. 근데 두 번째 CD가 제일 미친 놈이다. 트랙수가 8개인데 이게 CD 1과 맞먹는 피로도를 가진다. 일단 첫번째 곡부터 그 느낌이 오는데 이건 그냥 광기임. 거의 소음 비스무리한 비트가 거의 1분 가까이 나오는 것 같은데 체감상 10분이었다. 이게 도대체 뭔 개 같은 트랙인가 싶어서 제목을 보니까 Anomaly(Rehearsal Demo)란다. 근데 그 다음 트랙은 더 미쳤음. The Return of Chip Douglas(Demo). 이 트랙은 특히 위에서 지적한 무성의함의 끝판왕이다. Anomaly의 분위기가 졸라 예술병/천재병 걸린 놈이 소음 만들고 이거시 예술이지 하는 분위기면 The Return…이건 그냥 동네 아저씨가 술쳐먹고 기타코드 하나만 잡고 3~4분동안 ㅈㄹ하는 노래. 3번 트랙은 데모가 아닌데 퀄리티 역시 ㅈ망이지만 이미 1~2트랙의 존재감이 미쳐서 3번 트랙이 갑자기 좋게 들리는 기적이 들린다. 그렇게 휴식인가 싶지만 어림도 없지 바로 데모 트랙 간다. 진짜 여기서 이어폰 집어던지고 싶었음. 아니 데모 트랙이 무슨 뜻인데. 데모 트랙은 아직 완벽하게 완성이 안 된 곡이잖아. 그걸 ㅅㅂ 왜 앨범에 쳐넣냐고 진짜 이게 진짜 상술이지 다른 애들은 그래도 완성된 곡으로 20곡 채워넣는데, 그래도 트랙 수 많다고 욕 먹는데 이 앨범은 완성도 안된 개쓰레기 곡을 3개씩 쳐넣고 곡 수를 26개 쳐먹는다. 2CD 빼도 18곡이야 미친
앨범의 장점을 굳이 꼽자면 앨범 커버 하나. 커버는 무난함. 근데 그게 끝.
결론은 듣지 마세요 이런 거 세상엔 1시간 반이란 시간동안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많음




ㅋㅋㅋㅋㅋㅋㅋ 듣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안드레가 좋다고 한 앨범ㅋㅋㅋㅋ
물론 전 다 듣고 현타 씨게 왔습니다ㅋㅋㅋ
이거 리뷰 볼때마다 들어보고 싶어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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