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는 소리 지르는 거 말고 뭐 합니까' 하는 질문이 간간히 올라옵니다.
그간 그에 대해 덧글로만 달아왔는데,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길어져서 이렇게 게시글로 쓰게 되었습니다. 아실 분들이야 잘 아시겠지만 모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신 것 같아 써봅니다.
잘 썼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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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믹스테입... 그 중 릴 웨인의 믹스테입 Dedication을 예로 들어 보면, 릴웨인 말고도 DJ Drama의 이름이 같이 올라가 있습니다.

수록곡을 듣다 보면 특별히 랩도 노래도 하지 않는데, '디제이 드라마~, 갱스터 그릴즈' 같은 드라마의 시그니처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면 일단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죠.
'아, 이 사람이 비트 찍었구나'
근데 막상 제작진을 보면 만든 사람 따로 있고 이 사람은 정말 소리만 지르고 있습니다.
근데 드라마가 뭐라도 한 앨범인 양 '갱스터 그릴즈'라고 써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이에, 전제로 깔아야 할 것이... 디제이가 하는 일은 원래부터가 음악을 틀어주는 일이지, 음악 만드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비트메이킹이나 디제잉 스킬은 이와는 별개입니다)
그럼 '뭐 그까이거 음악 틀어주는 게 뭐 그리 대단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꼭 디제이가 음악을 틀어줘?'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힙합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부터 존재해왔습니다. 그런 시절, 래퍼가 자신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라면, (개인적으로 시디나 테이프에 녹음해서 사람들한테 뿌리는 방법도 있고 그렇게 한 사람도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클럽에서 디제이가 자신의 음악을 틀어주는 게 단시간에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해줄 방법일 것입니다.
이렇게 클럽에서 틀어주고 사람들에게 뿌릴 노래 모음집으로 만든 게 바로 '믹스 테입'입니다.(물론 곡 자체는 이미 있는 비트일 수도, 새로 만든 비트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믹스테입 디제이의 역할은 수록곡을 작곡하는 게 아니라, 그 엠씨의 제작 겸 홍보담당이 되는 겁니다.
다만 어느 정도 규모의 자본을 들여 앨범을 제작하고 방송이나 각종 매체 광고 같은 걸로 홍보 하는 정규앨범과 달리, 개인적으로 틀어주고 싶은 곡들을 골라 클럽 같은 곳에서 그 앨범을 틀어주고 뿌려서 홍보한다는 등, 그러니까 좀 더 소규모로 이루어진다는 점 다르다 할 수 있겠습니다.
제이지, 패벌러스의 음악을 틀어준 디제이 클루, 지유닛의 디제이 후 키드, 에미넴, 제이지의 디제이 그린랜턴, 일 윌, 롹스타, 케이슬리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물론 모든 믹테가 다 디제이를 통해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믹테는 디제이 없이 인터넷에 뿌리기도, 또는 정규앨범처럼 판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기 디제이가 틀어주면 훨씬 더 주목을 받는 만큼 '누가 틀어주는가'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령, 디제이 칼리드가 있었기에 릭 로스가 마이애미를 넘어 힙합계의 보스가 될 수 있었고, 드라마가 있었기에 티리보이에서 투체인즈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죠.
아울러, 믹스테입을 두고 얘기했지만, 이는 여러 아티스트를 모아 정규앨범화 해버린 디제이 칼리드와 드라마의 정규앨범도 한 사람이냐 여러 사람이냐만 다를 뿐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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