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집때의 가리온은 힙합을 만들어가던 개척자였는데,
3집에서의 가리온은 이제 한발짝 물러나, 세월의흐름에 대해 얘기하네요. 물론 나이가 나이다보니, 약간은 힙합씬 안에서의 이야기보단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게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아직도 제게 있어서 가리온은 무투(ep)때로 기억이 남아서 아쉽구 슬픕니다.
가리온1집 만들 당시엔, 기대치에 비해 앨범 곡들이 이미 긴 시간동안 활동하며 공개했던 것들로 체워져서 평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고
가리온2집 당시엔 상당히 은유적이면서도 유기성이 좋아서 호평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리드머 인터뷰를 정독하면서 인터뷰이의 앨범해석과 가리온의 부연설명을 통해 앨범을 여러번에 걸쳐 돌려 들으며 감미했던 기억이 나네요.
가리온3은 메타의 말에 따르면, 독짓는 노인처럼 온연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하고자하는 얘기에 집중했다고 하였는데
확실히 이번 앨범이 뭔가 모르게 회고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편 아쉬운건, 오히려 피쳐링이 없었으면 하는 느낌이 드네요.
청국장은 청국장대로의 꿉꿉한 맛으로 계속 먹듯, 가리온은 너무 공백기가 길어서인지 혹은 그 스타일의 구축이 오래되서인지 피쳐링이랑 같이 한 트랙에 묶이면 청국장의 그 꿉꿉한 맛이 되려 안좋은 냄새로 바뀌는거 같습니다.
차라리 전 앨범을 피쳐링 없이 하거나, 코러스마 훅 위주의 피쳐링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네요.
피쳐링진이 없었을 땐 음...이게 가리온이지...하면서 쭉 틀어놓고 들었는데 피쳐링진이 나온 이후론 오히려 가리온의 랩디자인에 아쉬움이 생기드라고요.
이건 피타입 최근 앨범에서도 느꼈는데, 전체적인 앨범에서는 피타입, 가리온의 냄새가 나서 음미할 수 있는데, 다른 토핑이 들어간 순간 이 요리의 개성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느낌...
아무튼 가리온3집 잘 들었습니다. LP 살까 싶어서 집중해서 세번 돌려 들었는데 고민되네요.
참 묘한 앨범이에요
방금까지 하셨던 우키팝 인터뷰 등 나오신 인터뷰 다 찾아보면서 몇 번이고 감상해보고 있는데
만든 의도를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또 뭔가 밋밋한
요즘 힙합의 화려한 맛에 귀가 익숙해져버린건지
1/2/3집을 가리온이 앨범 내고 나서 들어봤는데요
가리온이 랩적으로 크게 변한게 없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게 됩니다
10년에 한번꼴로 나왔던 앨범들이 전부다 비슷비슷한 느낌을 받으니깐요
물론 이렇게라도 한국힙합 거장 중에 거장의 앨범을 들을수 있기 때문에 좋지만
피쳐링으로 참여한 다른 래퍼들이 비트에 훨씬 더 잘묻어나오는것 때문에
아쉽다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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