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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열전
2014.07.09 13:37

[연재] 아티스트 열전 - DJ Premier

조회 수 10886 추천 수 9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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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열전]
DJ Premier
 
힙합을 좋아한다면 DJ 프리미어(DJ Premier), 그러니까 프리모(Primo)가 누구인지, 그리고 정확히 어떤 곡을 만들었는지 잘 모르더라도 어디선가 그의 곡들을 몇 개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관심이 있다면 적어도 이름과 얼굴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BET 사이퍼 때 뒤에서 판을 긁는 사람, 갱스타(Gang Starr)의 1/2, 지금의 나스가 있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프로듀서 중 한 명, 그리고 제리케이(Jerry.k)의 “발전을 논하는가”에서 등장하는 가사 ‘프리모가 최고라면서 샘플링은 싫텐다’와 같은 언급까지. 프리모는 두말할 필요없는 아이콘적 인물이다. 힙합이 부흥하는 동안 동부 최고의 아티스트는 누구였냐고 물었을 때, 그의 이름을 꺼내는 것을 의심하거나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여러 매거진에서 힙합 역사상 최고의 프로듀서를 뽑는 리스트를 만들 때 그의 이름을 빼놓는 일은 없었다.

그의 본명은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이고, 휴스턴(Houston)에서 태어났다. (물론 풀 네임은 콜드플레이(Coldplay)의 보컬이자 기네스 펠트로(Gwyneth Paltrow)의 남자인 그와 다르다.) 의외일 수도 있겠지만 동부 최고의 프로듀서인 그는 어린 시절을 휴스턴에서 보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음악적 근거지가 휴스턴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그곳에서 자란 것은 사실이지만 어릴 적부터 뉴욕을 오가기도 했고, 휴스턴 음악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재즈 뮤지션인 할아버지와 함께 브루클린(Brooklyn)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일찍 음악에 눈을 뜰 수 있었던 환경에서 그는 어릴 때 비보이들을 만났고, 그들의 음악 역시 접하게 되었다. 이후 텍사스(Texas) 쪽에 있는 프레리 뷰 A&M 대학(Prairie View A&M University)을 다니던 중에 본격적으로 디제잉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는 RP 콜라(RP Cola, Randy Pettis)에게 스크래치와 믹싱을 배웠다고 하며, 이때부터 다니라는 학교는 안 다니고 각종 파티와 공연에서 디제잉을 했다고 한다. 당시 지었던 이름은 프리모가 아니고 웩스마스터 C(Waxmaster C). 안 어울린다. 이때까지 프리모는 디제잉 외에도 많은 악기를 다룰 줄 알았다고 전해지는데, 이후에는 로컬 레코드 숍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숍에서 같이 일하던 사람이 와일드 피치 레코즈(Wild Pitch Records)의 대표에게 프리모를 자랑했고, 이후 연이 닿아 뉴욕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때마침 보스턴(Boston)의 갱스타라는 랩 그룹에 DJ가 필요했는데, 그룹의 일원이 보스턴으로 돌아가면서 구루(Guru)라는 멤버 혼자 남게 되었다. 그리하여 1MC 1DJ로 그룹을 만들게 되었는데, 그것이 역사적인 갱스타의 시작이다. 그때 프리모는 이름도 지금의 멋진 이름으로 바꾸었고, 이후 이 그룹은 명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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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스파이크 리(Spike Lee)의 영화 <Mo Better Blues>에 참여한 것도 그렇지만, 프리모는 훵크(Funk) 루프를 중요시하게 여기던 그 당시에, 훵크 루프에 재즈를 담는 작업을 했다. 프리모는 그때부터 붐뱁(Boom bap)이라고 말하는 음악들을 들었을 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혹은 대표적으로 연상되는 부분들을 구축해냈고, 구루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호흡해냈다. 구루는 단순히 MC로서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프로듀서로서, 또 재즈 음악을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함께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왔다. 프리모는 1990년대 힙합의 골든 에라라고 불리는 시기 동안 다른 아티스트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활발하게 참여했다. 이는 언더그라운드, 동부, 서부, 유럽과 아시아, 심지어 랩과 보컬을 막론하고 이루어진 일이었다. 당시 구루가 음악적으로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아이스 티(Ice-T), 투 숏(Too $hort), 다스 이펙스(Das EFX), KRS-원(KRS-One), 막스만(Marxman), 벅샷 르퐁크(Buckshot LeFonque), 디안젤로(D’Angelo), 제이지(JAY Z), 나스(Nas) 등 정말 많은 사람과 함께했는데, 여기에 도저히 다 적을 수 없이 폭넓고 그 양도 많다. 그리고 90년대를 거친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그는 브랜디(Brandy), 림프 비즈킷(Limp Bizkit), 스눕 독(Snoop Dogg), 알리샤 키스(Alicia Keys), 씨 로(Cee-Lo) 등 정말 많은 범주에 해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장르나 분위기마다 자신의 작업을 바꾸거나 스타일을 바꾼 것도 아니다. 최근에 와서는 마크 론슨(Mark Ronson), 세바스티앙(SebastiAn), 디스클로저(Disclosure) 등의 다른 장르의 DJ/프로듀서들과도 교류하고 작업하니 이 정도면 그야말로 미친 게 아닌가 싶다. 그는 한 자리에 머무는 것 같지만, 은근히 계속해 변화를 수용하고 있고, 또 늘 그걸 어느 정도 읽는 것이 가능한 사람이다. 그러니 그가 샘플로 고르는 곡들에서도 한계가 없다. 재즈/훵크 등의 기본적인 장르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이고, 사토 마사루(佐藤 勝)의 영화음악부터 최근의 곡들, 이상한 루터교의 음반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요사이, 그러니까 2010년 이후에 들어와서는 프리모가 인터뷰도 많이 하고, 라디오 DJ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 뉴욕 스타일의 힙합을 들려줄 때 뭔가 예전만큼의 좋은 곡들이 나오지 않고 있어 시원찮은 구석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가 이제 드디어 현재진행형에서  벗어나는 것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실제로 퍼커션의 자리에 기계 소리, 새 소리(!) 등 신기한 소리를 넣는 시도를 하거나 허를 찌르는 커팅 등 기가 막히는 루프 디자인을 보여줬던 과거에 비해 최근의 몇 작품에서는 조금 아쉬운 구석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신기한 것, 재밌는 것들을 들려준다. 무엇보다 그는 같이 일하는 사람의 활동 범주나 스타일을 가리지 않는다. 물론 프리모와 함께 작업할 때는 그에 대한 존경을 전제로 접촉해 오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갓 신인부터 자신만큼의 중견급 뮤지션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것은 대단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음악 얘기만 했는데, 사실 그를 이야기할 때는 정말 음악 이야기밖에 할 게 없다. 긴 시간 쉬지 않고 작업해왔고, 많은 음악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마칭 밴드와의 협연,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혹은 스크래치 훅을 짜는 데 있어 워드를 기가 막히게 뽑아내는 능력 정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대신 정말 많은 프리모의 음악을 들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결국 그의 음악에 대부분 담겨 있기 때문이다.


♬ Kanye West, Rakim, KRS-One, Nas & DJ Premier - Classic


글│Bluc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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