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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Dead Prez, 단단한 신념의 사운드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4.06.17 19:51추천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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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 Prez, 단단한 신념의 사운드

※ 데드 프레즈(Dead Prez)를 처음 만난 것은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의 <Dave Chappelle's Block Party>에서였습니다. 데이브 셔펠(Dave Chappelle)의 극찬 속에 등장하는 이 그룹은 무대를 장악하며 ‘누군가가 감추려고 하는 것을 용감하게 고발하는’ 랩을 뿜어냅니다. 여러분도 익숙할 오픈 슬랭 사전 얼반딕셔너리(urbandictionary.com)를 보면, 유저들이 데드 프레즈를 '실제로 현실적인 삶을 랩 하는 얼마 남지 않은 래퍼들 중 하나 (Dead Prez is one of the last remaning rappers who acctually raps about real life)'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이들의 지난 시간을 함께 돌아봅시다. 





1. 그룹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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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프레즈는 플로리다(Florida)의 탤러해시(Tallahassee) 출신 스틱 맨(stic.man)과 뉴욕(New York)의 브룩클린(Brooklyn) 출신 엠원(M-1)으로 이루어진 듀오이며, 1996년에 뉴욕에서 결성됐다. 이들의 만남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엠원은 플로리다 농공대(FAMU, Florida Agricultural and Mechanical University)를 다니기 위해 탤러해시로 왔고, 그곳에서 스틱 맨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음악을 향한 애정과 정치적 이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분을 쌓는다. 특히 엠원은 흑표범당(The Black Panther Party: 1966년에 결성된 미국의 급진적인 흑인 결사. 흑인 공동체의 권익을 지키는 활동을 전개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후 엠원은 사회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시카고(Chicago)로 이동하고, 스틱 맨은 플로리다에 남는다.

3년 후, 다시 만나 함께 음악을 하게 된 이들은 브랜드 누비언(Brand Nubian)의 멤버 로드 자마(Lord Jamar)의 눈에 띄어 라우드 레코즈(Loud Records)와 계약을 해내기에 이른다. 라우드 측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밀지는 않았지만, 달러 지폐를 태우거나, 건강한 식생활을 해야 한다며 관객에게 사과를 던지는 등의 독특한 무대 퍼포먼스는 이들에게 나름의 확고한 팬층을 가져다 주었다.

데드 프레즈는 데뷔 앨범을 발표하기도 전에 몇몇 영화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다. 그들의 첫 녹음곡 "The Game Of Life (Score)"는 1997년 영화 <Soul In The Hole>에 삽입되었고, 이어서 1998년, "D.O.P.E. (Drugs Oppress People Everyday)"이라는 곡이 영화 <Slam>에 사용되었다. O.S.T. 외에도 빅 펀(Big Pun)의 [Capital Punishment] 앨범에 스킷(skit)으로 참여한다든지, 비트너츠(The Beatnuts)의 "Look Around"에 참여하는 등 점차 그 모습을 여기저기 내비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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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0년, 드디어 이들의 데뷔 앨범 [Let's Get Free]가 공개된다. 이 앨범에는 데드 프레즈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Hip Hop"이 수록되어 있다. 비평계에서는 사운드도 충실할뿐 아니라 지향점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이 앨범에 매우 좋은 점수를 주었다. 흑인 운동가 오말리 예시텔라(Omali Yeshitela)의 신랄한 정치 비평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과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소설 <동물 농장>에서 영향을 받은 "Animal In Man"과 같은 곡에서 특히 그들의 지향점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와 같이 이들은 음악으로 사회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는데, 2002년에는 [Red Hot + Riot]이라는 앨범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 앨범은 레드 핫 협회(Red Hot Organization)의 기획으로, 나이지리아 출신 뮤지션 펠라 쿠티(Fela Kuti)의 음악과 생애를 기리는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앨범의 수익금은 에이즈(AIDS) 치료 관련 홍보와 활동 및 다양한 기부에 활용되었다.

데드 프레즈는 이 시기부터 [Turn Off The Radio]라는 믹스테입 시리즈를 시작한다. [Turn Off the Radio: The Mixtape Vol. 1(2002), [Turn Off The Radio: The Mixtape Vol. 2: Get Free Or Die Tryin'] (2003), [Pulse Off The People: Turn Off The Radio Vol. 3(2009), [Turn Off The Radio Vol. 4: Revolutionary But Gangsta Grillz] (2010)로 이어지는 이 믹스테입 시리즈는 팬들의 좋은 호응을 얻는다. 세 번째 편에는 DJ 그린 랜턴(DJ Green Lantern)이, 네 번째 편에는 DJ 드라마(DJ Drama)가 참여했는데, 데드 프레즈의 데뷔 앨범인 [Let's Get Free]의 10주년에 발표된 네 번째 편에서는, 데드 프레즈의 [Turn Off The Radio] 믹스테입 시리즈와 DJ 드라마가 진행하고 있던 [Gangsta Grillz] 믹스테입 시리즈의 콘셉트를 혼합하는 흥미로운 시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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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는 그들의 트랙 "Hell Yeah"가 영화 <2 Fast 2 Furious>에 삽입되기도 한다. 그리고 사회변혁 등 정치적 이야기를 다룬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Revolutionary But Gangsta]가 2004년에 공개된다. 이 앨범 역시 데이브 셔펠의 영화 <Dave Chappelle's Block Party>에서 주요 곡이 공연에 등장하는 등 팬덤의 지지와 우호적인 비평을 얻는다. 

2006년에는 투팍(2Pac)과 함께했던 그룹, 아웃로즈(The Outlawz)와 조인트 앨범을 내기도 하고, 케이블 방송국 스타즈(Starz)를 통해 다큐멘터리 <Dead Prez: It's Bigger Than Hip Hop>를 공개하기도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데드 프레즈의 인터뷰와 라이브 공연을 담고 있는데, 흑인 공동체 내의 여러 전문가도 함께 나와 공립학교의 교육 체계의 부족함, 유색인 기업가 문제, 사회 변혁의 가능성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엠원과 스틱 맨은 각각의 솔로 앨범을 내는 등 계속해 활동을 이어간다. [Turn Off the Radio] 믹스테입 시리즈도 계속되었고, 2012년에 정치적인 메시지는 그대로이나, 사운드적으로는 일렉트로닉 뮤직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 [Information Age]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길 스캇-헤론(Gil Scott-Heron)을 기리는 [Evolutionary Minded: Furthering The Legacy Of Gil Scott-Heron]에도 참여했다.





2. 추천 트랙

♬ Dead Prez - Hip Hop (From [Let's Get Free] (2000))

이들의 대표곡이다. 비프음에 가까운 주요 루프와 그루브감이 강한 드럼이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곡의 인스트루멘틀 버전은 데이브 셔펠이 코미디 센트럴(Comedy Central) 방송사의 자기 쇼에서 등장곡으로 활용했는데, 거의 모든 에피소드에서 울려 퍼졌다. 또한 유명한 게임인 <SKATE>에도 수록되었다. 이들에게 이후의 길을 열어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 Dead Prez - Hell Yeah (From [RBG: Revolutionary But Gangsta(2004))

"네가 갱스터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잘못된 사회 구조를 공격해라. 그리고 자유를 얻을 때까지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보여줘라 (If you claimingangsta / Then bang on the system / And show that you ready to ride / Till we get our freedom)"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리믹스 버전에는 제이 지(JAY Z)가 참여했고, 영화 <2 Fast 2 Furious>의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었다. 속도감 있는 신 나는 비트가 좋다. 뮤비도 가사의 내용에 맞게 스토리를 가지고 흐르는 것이 재미있다.




♬ Dead Prez - Time Travel Re-Mix (Feat. TRX, Bun B, Busta Rhymes & Black Thought) (From [Information Age] (2012) Deluxe Edition)

변화된 데드 프레즈의 사운드가 돋보이는 트랙이다. 참여진이 쟁쟁한데, 번 비(Bun B),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 루츠(The Roots)의 블랙 똣(Black Thought)이 곡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시곗바늘이 째깍거리는 소리가 루프 전반에 깔려 있는데, 그 사운드가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주요 루프와 잘 섞이며 시간 여행의 신비감을 그려낸다. 인식의 한계를 좁히지 말고 우리 자신이 우주임을 깨닫자는 취지의 가사가 또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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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치며

데드 프레즈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적 갈등 해결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자는 이야기를 담은 가사에 있다. 이들이 영향을 받은 흑표범당이나, 이들이 표방하고 있는 범아프리카주의(Pan-Africanism : 백인의 지배에서 탈피하는 아프리카의 정치ㆍ경제적 연합, 즉 전 세계의 흑인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이념)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체계를 뒤엎고자 하는 성격이 강하다. 즉, 기본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는 흑인의 권리와 해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에 덧붙여 이 듀오 그룹은 거대 기업이 미디어를 지배하는 것에 격한 반대를 보내고 있다. 특히 힙합 레코드 레이블의 통제에 불만을 퍼붓는 가사가 두드러진다. 이렇게 사회에 대한 메시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성향에 따라 모두가 이들의 이야기에 동의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한번 들어볼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데드 프레즈의 멤버 엠원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는 대중의 목소리 중 일부다, 우리는 힙합 내에서의 자기 반성의 목소리이며, 힙합의 성장과 발전을 향한 도전의 목소리이다. 우리는 기쁘게 그 책임을 짊어지겠다.

목소리를 높이지 못할 사람들을 위해 음악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그룹 데드 프레즈. 메시지는 굽히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음악적 변화 또한 놓치지 않는 현명한 이 그룹에 존중의 마음을 보낸다. "It's Bigger Than Hip-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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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6.18 16:45
    몰랐던 아티스트인데 멋지네요. 소개된곡들만 들어봤는데 앨범 다 들어봐야겟어요!
  • 6.18 17:44
    메인스트림 끝나자마자 언더그라운드 시작하는군요! 기다렸습니다ㅋ Dead prez 이름만 들어봤지, 이런 그룹이었군요ㅋ 잘 보고 갑니다
  • 6.18 22:42
    캬 데드프레즈 오랜만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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