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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산이 - Season of Suffering (고난의 시기)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7.03.03 23:00추천수 10댓글 112

San E.jpg


산이 - Season of Suffering (고난의 시기)



01. I Can Go All Day

02. 서울, 소돔의 120일

03. 카운셀러

04. Lost In Myself (Feat. eSNa)

05. 나쁜X (BAD YEAR)

06. I Am Me (Feat. 화사 Of 마마무)

07. Ready-Made (Marcel Duchamp)


2016년 흑인 음악계의 키워드는 단연 정치적 입장 선언이었다. 몇 년 전부터 불거진 경찰에 의한 총격 사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대선 승리 등에서 기름이 부어진 입장 선언은 솔란지(Solange), 비욘세(Beyonce), 칸예 웨스트(Kanye West), 찬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가 인종과 젠더에 관한 본인의 입장을 앨범으로 말하는 결과를 낳았다. 많은 매거진도 '올해의 앨범' 1~10위에 앞서 언급한 앨범들을 선정하며 인종과 성별, 젠더에 관한 매거진의 정치적 입장을 선언했다. 한국 음악가들 또한 어떻게 보면 마찬가지였다. 많은 이가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스캔들에 관해 선언했다. 선언은 주로 광장 혹은 무료 공개 곡으로 이어졌고, 제리케이(Jerry. K), 양희은, 전인권 등의 좋은 사례도, DJ DOC처럼 완벽하게 실패한 사례도 있었다. DJ DOC는 팀의 고민이나 의식의 전달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을 단순히 여성으로 치환하여, 사회가 여성을 조롱하는 방식을 그대로 곡에 차용했단 점에서 비판받았다.


DJ DOC와 비슷한 비판을 받은 곡이 산이(San E)의 "나쁜X (BAD YEAR)"이다. 곡은 연도를 의미하는 '년'과 여성을 하대하는 단어 '년'이 연상되는 말장난으로 최순실 스캔들을 다뤘다. 공개된 사실만을 말장난을 통해 나열했을 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잘못을 비판하거나 본인의 의식을 내비치는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바람을 피운 여성을 '나쁜 년'으로 선정하고, "충혈된 네 눈 홍등가처럼 빨개"나 "꼭두각시 마리오네트"라는 분명한 여성 혐오적 표현으로 최순실 사태를 묘사하는 건 비판을 받을 요지가 충분한 지점이었다. 한편, 이 곡이 산이의 새 앨범에 수록된다는 소식은 [Season of Suffering (고난의 시기)]가 어떤 뉘앙스의 자료일지를 예상할 수 있게 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번 앨범은 실제로 산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 산이 - 카운셀러



산이가 만든 앨범 속 흐름은 명확하다. 앨범의 기승전결은 소재보다는 화자의 이야기 중심으로 진행된다. 초반부의 산이는 어두움과 비장함, 그리고 자조로 무장한다. "I Can Go All Day"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헤이터들을 생각하고, "서울, 소돔의 120일"과 "카운셀러"는 메인스트림과 언더그라운드 사이에서의 고뇌를 이야기한다. 고뇌의 결과는 "Lost in Myself"에서 무너진 모습으로 드러난다. 앨범은 이후 흐름과 관계없이 인터루드의 역할을 소화하는 "나쁜X (Bad Year)"을 기점으로 변한다. '자신을 잃어버렸다'며 바닥을 찍은 산이는 "I Am Me"와 "Ready-Made (Marcel Duchamp)"로 자신이 깨달은 바를 이야기하며 다시 일어난다.


문제는 앨범의 구성이 다소 유치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소설 형식의 앨범들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건 사회나 특정 집단에서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이의 앨범에는 자의식만이 담겼을 뿐, 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의식 또한 산이의 고뇌가 이루어지는 이유나 과정은 생략된 채 약이나 상담, 병, 분노 등의 표면적인 이유만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카운셀러"는 '산이'란 인물이 고뇌하는 이유는 전혀 알 수 없는 채 고통만을 이야기하는 트랙이 되며, "I Am Me"도 '나는 나야'라는 결론에 도달한 이유와 과정을 알아내는 게 불가능한, 삼류 소설의 모든 공식을 담아낸다. "서울, 소돔의 120일"이나 "카운셀러"에서 소화한 콘셉트 또한 산이가 과거 소화했던 형태를 답습할 뿐, 왜 그러한 콘셉트를 차용했는지에 관한 설명은 쉽사리 찾아볼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산이의 음악 자체도 불안하다. 산이의 랩은 처음 등장했던 시절 신선함의 대명사로 통용되었다. 하지만 세월이 10년 가까이 지난 현재의 산이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전혀 발전이나 변화가 없는 래퍼다. 그의 플로우는 리듬과는 별개로 늘 같은 스타일을 반복한다. 각 곡의 오리지널리티도 의심스럽다. 앞서 말했듯 "카운셀러"는 "Rap Genius"와 "LoveSick"의 자가복제이며, "I Am Me"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24k Magic"을 노골적으로 빌려온다.


산이는 가사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낸다. 그가 사용하는 주제나 단어는 트렌디하다. "나쁜X (BAD YEAR)"은 최근의 정치 스캔들을 빠르게 정식 싱글로 소화했고, "I Am Me"는 작년 뜨거웠던 여성혐오 이슈를 다룬다. 하지만 그저 시의성 있는 소재를 단순히 다루기만 할 뿐이다. 민감한 이슈에 관해 문제점이나 생각을 드러내기보단 그저 곡을 만들기 위한 주제로 가볍게만 사용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I Am Me"과 "서울, 소돔의 120일"에서 두드러진다. "I Am Me"은 실존하는 여성 혐오와 사회적 맥락에서 존재할 수 없는 단어인 남성 혐오를 단지 남성 기득권층을 향해 부정적 입장을 표한다는 것만으로 동일 선상에 놓는다. 메갈리아와 일간베스트를 등치시키는 것 역시 그렇다. "I Can Go All Day"에서 '얼싸' 같은 여성 혐오적 표현을 사용한 점도 이와 유사한 결로 보았을 때 혐의를 쉽게 피할 수 없다. "서울, 소돔의 120일"의 경우에는 소설을 각색한 영화에만 기반으로, BDSM의 키워드만 가득한 곡이다. 이러한 가벼움의 백미는 "Ready-Made (Marcel Dunchamp)"에서 완성된다. 산이는 곡에 '자신은 이미 자신으로서 완벽한 기성품'이란 메시지를 담지만,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기성품>을 끌어오며 외려 전하고자 한 의도를 스스로 전복시킨다.



♬ 산이 (Feat. 화사 Of 마마무) - I Am Me



[Season of Suffering (고난의 시기)]는 시도는 분명 좋은 앨범이다. 빠르게 정치적 이슈를 음원으로 담아내고, 트렌디한 음악을 차용했으며 음악가가 원하는 방향도 분명 있다. 단지 이를 다룰만한 고민과 능력이 산이에게 부족했을 뿐이다. 그의 예술적 의도는 스스로의 얕은 식견을 드러냈을 뿐이며, 음악 또한 본인의 한계점을 노출했다. 첨예한 이슈를 다루기 위한 공부도 부족했다. 앨범의 시작이었던 정치의식에 있어서도 회색 논리로 일관하며 어느 의견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재밌게도 어떠한 문제에 관해 해결할 의도보다는 숨기고, 쉬쉬하는 식은 다분히 덮어놓고서 있는 걸 없는 척 하는 한국힙합다운 태도이기도 하다. 문제점이 무엇인지 인식했음에도 고치지 않는 태도나, 인식조차 거부하는 태도 말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코리안 스타일 아닐까.



글 | GDB (심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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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2
  • CrispBest베스트
    20 3.3 23:13
    아 진짜 메갈냄새 나서 못읽겠네 ㅅㅂ 산이가 구린건 맞는데 적당히 좀 하세요
  • 남조선Best베스트
    10 3.4 04:07

    좆같은 스텝이 쓰는 더 좆같은 앨범 소개

  • title: Kanye West (2)켄드릭빠Best베스트
    10 3.4 00:45

    나쁜년에서 여성혐오 남성혐오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네 박근혜가 여자라서? 남자를 놈이라 하고 여자를 년이라 하는데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네 걍 대통령이라서 까이는거고 박근혜가 여자일뿐이라는거야 까일대로 까인 대통령 찾아보면 노무현이 인터넷상에서 젤 비하 당했는데 . 박근혜가 까인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 쨌든 산이 앨범 구림 리드머였나 변명같은 앨범이라고 리뷰를 했었는데 그말에 백번 동의한다./이거 앨범소개 맞음?

  • 2 3.8 19:25
    제발 시팔 엘이에서 남자여자 어쩌고저쩌고 글좀 안봤으면 했는데 스태프마저 이런 글이 나온다는거는 하..



  • 2 3.8 22:19
    못볼것 잘봤습니다
  • 1 3.9 14:40
    메갈 워마드식 궤변 늘어놓기를 여기서 볼 줄이야. 여성혐오는 가능하지만 남성혐오는 가능하지 않다! 왜? 사회적 위치가 다르기 때문! 이런 논리는 본질 흐리기의 말장난임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을텐데 참! 그리고 이런 글을 쓰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워딩을 남기다니 허허. 아 또 국가가 강자이므로 '혐오'는 아니라는 말로 피해가려고 하겠구나, 그게 면죄부라도 된다는 듯이 말야.
  • nfd
    1 3.11 03:24
    작성자 사상 잘 알겠는데 앨범 리뷰글로 여성혐오 운운 하는지 이유좀. 외국래퍼 여자 따먹는 가사는 스웩이고 산이는 여성혐오 클라스ㅎ 애초에 맞는 논지와 예시도 아닐 뿐더러, 존나 사람 많은 커뮤니티에 분탕글 던져놓는 모양새가 ,, 공유해놓은 글만 봐도 딱 꼴페미 사이즈 나오는데 페미니즘을 실천하지 않고 사회개혁에 무관심한 남성이 한남이라고? ㅋㅋ 에효 예수 안믿는다고 지옥간다 지랄하는 개독이랑 뭐가 다르냐
  • 1 3.11 17:21
    @nfd
    sns을 들어가보면 알 수 있어여
  • 1 3.14 09:00
    매운 갈비찜 도신은 당대체
  • 1 3.21 00:01
    일기는 일기장ㅈ에
  • 4.29 17:11
    심은보:한남들 꾸에에엑!!꽦꽦꽦!!왈왈 꿀꿀 컹컹 크르르르 ㅂㄷㅂ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7.23 20:32
    이걸 이제야 보다니...저도 스텝시켜주세요 리뷰쓸래요
  • 8.4 16:59
    진짜 궁금한게 위캔드랑 스캇 앨범은 어떻게 좋게 들으신거에요? 이게 코리안스타일......
  • 8.4 17:00
    멍청한거 자각 좀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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