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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알: Booker T. & The M.G.'s - Green Onions (1962)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2017.02.23 16:14조회 수 3248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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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알: Booker T. & The M.G.'s - Green Onions (1962)
 

스티브 크로퍼(Steve Cropper)와 부커 티 존스(Booker T. Jones), 루이 스타인버그(Lewie Steinberg), 알 잭슨 주니어(Al Jackson, Jr.)는 스튜디오에 모여 있었다. 세션 연주자였던 이들은 로커빌리 가수 빌리 리 라일리(Billy Lee Riley)가 오길 기다렸다. 기다림에 지쳤던 이들은 그 짬을 활용해 블루스곡 하나를 녹음하기로 했다. 부커 티 존스는 해먼드 오르간을 잡았다. 그가 주도적으로 연주했고 나머지 멤버들은 반주를 했다. 후반부에 가서는 스티브 크로퍼가 블루스 필이 짙은 솔로 연주를 펼쳤다. 그날 스튜디오에는 스택스 레코즈(Stax Records)의 사장 짐 스튜어트(Jim Stewart)가 녹음 엔지니어로 와 있던 참이었다. 이들은 스택스 레코즈 소속 세션 연주자들이었고, 이들의 연주를 지켜본 짐 스튜어트는 이걸 싱글로 출시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곡의 제목은 "Behave Yourself"로 정해졌다. 짐 스튜어트는 이 곡을 싱글로 출시하자고 제안했고, 멤버들도 굉장히 기뻐했다. 싱글로 출시하기 위해서는 싱글의 B면에 수록할 곡을 하나 더 녹음해야 했다. 멤버들은 다시 악기를 잡고 연주했다. 이번에도 오르간 연주가 중심이 됐다. 가스펠의 오르간 반주를 연상시키는 연주로 시작해 블루지한 기타 연주와 듀엣으로 이어지는 "Green Onions"는 단순한 구조를 띠지만, 직관적인 재미와 여러 감상 지점을 제공한다. 녹음을 들은 모두가 대단히 만족했다. 그런데 부커 티 존스는 그 곡이 '구리다'며 출시하기를 꺼렸다. 제목을 제안한 것도 그였다. 무슨 의미냐는 멤버들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샬롯(Green Onion)처럼 역겨운 건 없으니까."

 

스티브 크로퍼의 생각은 달랐다. 싱글의 B면을 '채우는' 용도로 녹음한 "Green Onions"가 "Behave Yourself"보다 더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그 두 곡을 들고 라디오 DJ인 루벤 워싱턴(Rueben Washington)을 찾아갔다. 그는 "Behave Yourself"를 먼저 방송에 내보냈다. 이어서 "Green Onions"를 재생했다. 루벤 워싱턴은 깜짝 놀라더니 그 곡을 네 번 정도 연달아 재생했다. 그러고선 "Green Onions" A면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힘을 얻은 스티브 크로퍼는 모두를 설득해서 이 곡을 싱글의 A면에 싣게 했다. 부커 티 존스의 오르간 연주가 역할이 컸던 만큼 팀 이름은 부커 티 앤 더 엠지스(Booker T. & The M.G.'s)로 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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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기대는 했겠지만, 그렇다고 이 싱글이 크게 히트를 기록할 거라고 예상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팝 차트 3위에 오르는 전국구적인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성공을 확인한 멤버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Green Onions"의 히트를 의식한 리듬앤블루스 곡 "Mo' Onions"와 기존의 리듬앤블루스/소울 명곡을 추가로 녹음했다(이중에는 레이 찰스(Ray Charles)의 히트곡 "I Got A Woman"도 포함되어 있다). 녹음물을 모아 같은 해 10월에 [Green Onions]라는 제목으로 앨범을 출시했고, 앨범의 표지에는 샬롯 묶음 사진이 실렸다. 히트 싱글을 앨범 제목으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채소를 앨범 표지에 실은 것은 충격적이었다.

 

더 큰 파격은 가수가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에 리듬앤블루스/소울 음반 시장에서 가수의 존재는 필수적이었다. 애초에 리듬앤블루스/소울 연주 앨범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연주가 중심이 되는 재즈마저도 몰락하던 시기였다. 이들이 [Green Onions]를 냈던 1962년은 재즈 피아니스트 듀크 조던(Duke Jordan) 같은 유명 연주자마저도 음악을 그만두고 택시 운전으로 업을 바꿔야 했던 참혹했던 해다. 그럼에도 연주 음악만을 담은 이 앨범은 싱글의 히트를 앞세워 팝 앨범 차트 33위라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 팀의 음악을 소울로만 정의하기는 어렵다. 남부의 팀이란 사실을 증명하듯 블루스 필이 짙은 리듬앤블루스와 소울 음악을 선보인다. "One Who Really Loves You" 같은 수록곡에선 이들이 전성기를 열어준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의 음악이 즉각적으로 연상된다. 앨범의 곳곳에선 가스펠과 록의 영향이 드러난다. 부커 티 존스의 해먼드 오르간 연주는 60년대 소울 재즈를 이끌었던 두 오르가니스트 지미 스미스(Jimmy Smith)와 로니 스미스(Lonnie Smith)를 떠올리게까지 하니, 앨범에 50년대와 60년대의 거의 모든 장르가 응집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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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택스 레코즈의 합리적인 판단과 세션 연주자에 대한 합리적인 대우가 없었더라면 이런 성공도 없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아도 가수가 없는 연주 밴드에다가 하우스 밴드에게 싱글과 앨범 발매의 기회를 준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스택스 레코즈와 경쟁 상대로 지목됐던 모타운 레코즈(Motown Records)만 보더라도 그런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모타운 레코즈 소속의 하우스 밴드 훵크 브라더스(The Funk Brothers)는 수십 년간 수많은 명곡의 탄생에 기여했지만, 앨범은커녕 싱글을 발매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참여곡의 히트에 따른 인센티브나 합당한 급여를 받지 못했으며, 1972년에는 사무실 문에 해고 메모를 붙여 해산시켰다. 많은 하우스 밴드가 이런 박한 대우를 받던 시기에 부커 티 앤 더 엠지스는 굉장한 특별 대우를 받았던 셈이다.

 

단지 "Green Onions"의 성공 때문만은 아니었다. 스택스 레코즈의 공동 대표인 짐 스튜어트와 에스텔 엑스턴(Estelle Axton)은 모두 백인이었지만 흑인스러운 음악을 추구했다. 그게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건 차후의 문제였다. 덕분에 부커 티 앤 더 엠지스는 [Green Onions] 이후 별다른 차트나 판매 성적을 내지 못했음에도 앨범을 꾸준히 발표할 수 있었다. 이러한 믿음과 신뢰는 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스택스 레코즈의 임직원의 이러한 존중과 지원에 힘입어 부커 티 앤 더 엠지스는 스택스 레코즈의 60년대 전성기를 이끌게 된다.

 


| 류희성

이미지 | 안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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